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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속리산국립공원 칠보산 _ 구봉능선길. 본문
2022년 7월 3일(일). 괴산의 칠보산에 다녀왔다.
산악회MTR의 일정에 따랐다.
쌍곡휴게소에서 구봉능선에 어프로치하고
구봉능선 - 칠보산 - 활목재 - 살구나무골 - 쌍곡폭포 - 쌍곡휴게소로
원점회귀 산행을 했다.
쌍곡휴게소에 도착한 시간은 9시 경.
5분 정도 산행준비를 마치고 출발을 한다.
아침인데도... 덥다!!
떡바위에서 칠보산을 올랐던 일은 두세 번의 기억이 있고,
언젠가 가봐야지 하면서 가보지 못했던 구봉능선을
오늘 비로소 오를 예정이다. 칠보산산장 아랫쪽으로 가서
쌍곡천을 건너 구봉능선에 어프로치 하는데
주변이 사유지라서 이리 저리 눈치를 보다가 적당한 곳을 찾아
산으로 들어선다. 그리고 능선을 따라 길인 듯한 흔적을 쫓아 한동안 오름질.
결국, 떡바위에서 이어진 등로와 만나 잠시 숨을 고른다. 어휴~~
이미 옷은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고 어째 어질거리는 몸상태가 심상치 않다.
그래도 이 구봉능선의 특징이라는 바윗길을 즐기지 않을 수야 없지...
에효~~ 더위 때문인가? 조금만 걸어도 힘에 부치니...
바람 솔솔 들어서는 그늘을 찾아 빈번한 쉼을 갖지만
아찔한 오르내림이 또 금새 방금 전 얻은 에너지를 몽땅 소진시킨다. 그러니
전망 좋고 바람이 들어서는 곳만 보이면 주저 앉아서 에너지를 보충하기 바쁘다.
다행이라면, 걷다가 간간히 보이는 기암과 괴목이 있어 그를 핑계로
또다시 쉼을 가질 수 있다는 것. 그것도 부족하면 뒤돌아 조망 즐기기.
역시!! 이 부근의 맹주인 군자산은 어디에서 봐도 멋지군.
봉우리를 서너 개 정도 넘고 나서 조금은 걷기가 수월한 길을 가다가 만난 바위.
와우~~ 여기가 뷰 맛집인 걸?
지난 봄에 지났던 막장봉 능선이 멋지게 조망이 되고
왼편으로 군자산 라인이 오른편으론 여기 칠보산과 이어지는 보배산 라인이
멋지게 펼쳐져 보인다. 보배산은 아직 미답인데...
그곳 역시 언젠가 걸어보리라 생각하고, 다시 앞으로 궈궈궈.
그런데 좀 전에 본 가야할 산등성이의 모습은 평범했건만
가는 길 도처에 위험 구간을 숨겨놓았군?
에휴~~ 지친다. 다시 그늘에 철푸덕 주저앉아 가져온 우유 한 팩을 꺼내어
쭈욱 드링킹!! 조금은 힘이 나는 듯 하다.
그 우유 한 팩의 힘으로 다시 힘있게 오르고 내려가는데...
여기 로프를 매 주시면 안될까요?
자칫 미끄러지면 큰일 날 것 같은데요? ㅜㅜ 네네 알겠습니다.
까짓거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ㅠㅠ
얼마나 신경을 쓰고 힘을 썼는 지, 내려서고 나니 다리가 다 풀릴 지경이다. ㅋㅋ
보자~ 12시가 막 넘어서는 시간. 점심 먹고 갑시다!!
여전히 온순한 모습을 보이는 방금 내려선 바윗길을 보면서 빵을 꺼낸다.
더위에 지쳐서인지 두 조각 가져온 빵 중에 겨우 한 조각을
시원한 냉커피에 말아 먹고 느긋하게 배낭을 추스린다. 그리고 다시 출발.
느낌 상 이 오름을 마치면 곧 정상에 도달할 것 같은데... 확실히
이 무더위가 낸 몸을 통제하는 듯. 잠시 오르다 보면
절로 헐떡이는 숨소리. 이럴 바에는 온 길 뒤돌아 보는 것도 처방 중 하나. 아니면
바람 잘 들고 조망이 좋은 곳에 앉아 신선놀음 하는 것도 좋은 처방이겠지.
'테라스바위'란 워딩이 절로 나오게 하는 곳에 도착을 했다. 오우~ 세상에 여기 참 멋지다.
막장봉라인과 속리산라인을 원없이 구경하고 다시
출발을 한다. 느낌 적으로는 정상이 아주 가까이 있을 것 같은데
느닷없이 나타난 큰 바위가 길을 막아선다. 워낙 바위를 좋아하는 산우님들은
어떻게든 바위를 오르고 넘어서 진행을 했지만, 나는 아랫쪽 숨겨진 길을 찾아
우회해서 큰 바위 지대를 통과했다. 와우~ 저기 흰바위로 이루어진 희양산. 그리고
요 앞 능선이 시루봉, 악휘봉 등과 이어지는 능선인가?
오후 1시 40분. 마침내 칠보산 정상석 옆에 선다. ㅎㅎ 이 짧은 거리를
무려 4시간 30분 넘게 걸었다니... 분명 험한 구간이 아닌 무더위 때문이 아닐까?
멀리 보이는 희양산. 많은 산우님들이 그 앞에 있는 능선
시루봉, 악휘봉 그리고 마분봉을 거쳐 구왕봉과 희양산으로 갔던데... 그 길을
나 역시 언젠가는 걷겠다는 희망을 새김질 하면서 절말로 향한다.
이 데크 계단이 설치되기 이전에는 조기 거북바위의 모습이
좀 더 거북과 같은 모양이었는데... 지금은 찾아보기도 어려워졌다. 단지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길을 재밌어 져라 재밌어 져라 노래 부르며
내려와 활목재에 도착을 한다.
올 4월부터 열렸다는 각연사로 가는 길. 그와 마주하는 살구나무골로 가는 길. 그리고
지금은 닫혀있는 악휘봉 가는 길. 이렇게 활목재는 네 갈래 길이다.
그 중 살구나무골로 내려서는데, 초반 내림길은 마사토가 길을 덮고 있어
주위에 신경 쓸 여력 없이 내려가고는 있지만,
6,7월의 여왕인 원츄리꽃 만큼은 보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살구나무골에 도착을 하고 시원한 물에 손 한 번 담갔다가 곧
시묘살이골과 합류한다. 여기 지명을 선사한 쌍곡이 합류하는 지점이다.
휴게소까지 남은 거리는 약 1.5 km 정도.
시묘살이골로 조금 거슬러 올라 맑은 물이 담긴 웅덩이에서 땀을 씻고
다시 쌍곡계곡을 걸어 휴게소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 19분.
그 차가운 계곡물은 산행을 지금 다시 시작 해도 할 수 있겠다는
근자감으로 충만한 마음을 갖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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