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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검단산과 용마산 _ 밤골에서 올라 산곡초교로 내려서기. 본문
2022년 8월 12일(금). 용마산과 검단산을 다녀왔다.
산곡초등학교 입구에 주차를 하고, 13-2번 버스를 이용해 섭말에 도착.
밤골 - 용마산 - 고추봉 - 검단산 - 산곡초교에서 산행을 마쳤다.
연일 내리는 비로 매스컴에선 불행한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 오늘 만큼은 비 예보가 없어
검단산에 오를 예정으로 산곡초 입구에 주차를 하고, 길 건너 버스정류장에서 13-2번 버스에 탑승.
섭말입구역에서 하차 한 시간은 10시 13분.
길을 건너서 큰 도로를 따라 마을로 들어간다.
밤골로 내려섰던 20년도 더 지난 한 번의 기억을 더듬어 보고자
지도에서 미리 공부한 밤골입구까지 가는 길을 쫓아
중부고속도로 밑 굴다리를 통과하고 오른쪽에 개천을 두고 용마산 쪽으로 진격.
그런데, 도로가 만나는 지점. 용마산으로 향하는 길은? 이리 저리
한참을 둘러보다가 비록 경고문이 붙은 철문이 있지만 그 안으로 들어섰다.
왜냐하면.... 이 길 같다는 산행 내공이 주는 감이랄까? 아니면
20년도 더 된 그림조차 지워진 기억 때문? 암튼, 문제가 생기면 뒤돌아 나올 결심으로
계속 진행을 했다. 수십 개가 넘는 벌통 단지를 지나고
어제까지 내린 큰 비의 흔적이 담긴 계곡을 건너기도 하고
밤골의 명성을 일깨우는 떨어져 있는 밤송이들을 건드리기도 하면서
처음으로 만난 갈래길. 그 어느 쪽으로 가든 상관 없을 테지만
이번 역시 감에 의존해서 왼쪽으로. 그렇게 올라가는데
물 흐르는 소리 요란하게 들려온다. 또 다른 계곡.
한 시간 정도 올랐으니 꽤 높이 올랐건만 계곡엔 물이 풍부하니 그간 비가 많이 왔음을 알겠다.
11시 23분. 마침내 용마산 주능선과 접속을 했다. 하지만
오름길은 계속 이어지고 후텁지근한 날씨 마져 내려앉아 있으니
작은 바람이라도 뭉텅 뭉텅 지날 때면 어김없이 그들을 맞이하려 부산을 떨어대곤 했다.
11시 57분. 오늘의 첫 목표지인 용마산에 도착을 했다.
ㅋㅋ 오래 전 함께 이곳을 산행하면서 헬기를 불러달라고 너스레 떨던 산우가 생각난다.
그 친구와 함께 봤던 두물머리엔 어제까지 내린 비가 실어온 흙탕물이 그득하다.
오늘 따라 더욱 싱싱해 보이는 나무숲을 따라 검단산으로 향하는 길.
그냥 걷기만 하기엔 왠지 아까운 생각이 들어 적당한 곳에 자리를 펴고
나무들이 주는 다채로운 기운 속에 몸을 담궜다. 내친 김에
점심까지 아주 여유롭게 즐기기도 하면서...
다시, 용마산을 내려서고 이제는 고추봉을 향해 다소 가파른 오름질.
고추봉 정상에 올라섰다. 이곳에서 산곡초교로 내려가는 길도 있어서
2년 전인가? 그 때는 이곳에서 산곡초교(하남공영차고지)로 간 적도 있지만,
오늘은 검단산 정상에 들렸다가 건너편에 보이는 능선으로 내려갈 예정이다.
다시 고추봉을 내려서서
윗배알미에서 오르는 길과 합류하는 철탑고개를 만나고, 다시
오름질의 시작. 숨이 거칠 때 쯤, 여기 지? 뒤돌아 서면
지금까지 걸어온 고추봉 능선이 보이는 유일한 곳이...
그동안 혼자만 이 산이 주는 기운을 독차지 했건만,
배알미 쪽에서 오신 분들인가? 간간히 홀로 산행 하시는 분들이 보인다.
정상에 들렸다가 뒤돌아 와야 할 산곡초교 갈림길을 지나
정상을 이쁘게 볼 수 있는 헬기장으로 막판 오름질에 힘써 올라섰지만,
두터운 잎들로 둘러싸인 나무들 때문에 정상의 모습을 이쁘게 볼 수 없었다.
예전 직장 등산대회 때마다 지났던 곱돌약수터로 가는 길로 가는 갈림길을 지나
곧바로 나무계단, 돌계단을 커친 호흡을 애써 유지하면서 끝까지 올라갔다. 왜냐면
그 답답한 가슴은 넓직한 정상을 보는 순간에 거친 호흡과 비례하여 시원해 지기 때문.
그렇지만 오늘은 맑은 날씨 임에도 하늘엔 부유하는 수증기가 많아
예봉산과 운길산의 장쾌한 모습은 물론,
멀리 동쪽으로 펼쳐지는 산너울의 모습도 만족스럽지 못하게 보였다.
두물머리에 담긴 한강물은 황토색으로 특이하다고는 할 수 있었지만.
2시 3분. 옆 산우님께 부탁을 하여 정상인증을 하고
아침에 지나온 중부고속도와 하남시도 설핏 바라본 다음
좀 전에 지나온 산곡초교 갈림길로 뒤돌아와, 이번엔 산곡초교 방향으로 내려간다.
가뭄 때도 마르지 않는 약수를 한 바가지 받아 시원히 원샷하고 조금 더 내려와
가을엔 억새꽃이 제법 멋지게 모여있는 군락지에 도달을 해서
계곡으로 가는 왼쪽길 대신에 이번엔 흔적이 희미한 곧바른 길로 들어섰다.
이번에 처음으로 걷게 되는 길. 오래 전,
산을 좋아하는 한 직장 선배가 알려준 이 길을 오늘에서야 가 보기로 했다.
처음엔 소 잔등 만큼이나 넓직하고 편안한 능선을 보여주더니
점차로 좁아들고는 마침내는 급전직하로 내려꽃히는 경사까지, 게다가
길도 수시로 없어지기를 반복하니. 아하! 이래서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구만?
그래도 산자락이대부분이 유순한 흙으로 되어 있어,
이쪽 저쪽 돌아다녀 없어진 길을 복구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날머리는 산곡초교 근처에 있다는 그 선배의 말과는 달리, 마을 끝의 계곡과 이어져 있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산길은 오죽할까!
후~~ 정말 어제까지 내린 비가 대단하긴 대단했나 보다.
마을길 곳곳에 비 피해의 흔적이 보이는 것을 보니,
3시 21분. 차를 주차한 주차장에 도착을 하여 산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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