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밀양 구만산 _ 더위 말고 계곡. 본문

등산

밀양 구만산 _ 더위 말고 계곡.

mangsan_TM 2023. 7. 31. 07:15

 

 

 

2023년 7월 28일(금).

폭염특보가 있던 날, 친구 두 명과 함께 밀양에 있는 구만산에 다녀왔다.

구만산 등산지도

 

 

 

울산에서 장기 출장 중인 친구HJ의 차로 구만사 부근으로 가서

구만암 - 봉의저수지갈림길 - 구만산 - 구만폭포 - 구만굴 - 구만사로 원점회귀를 했다.

 

 

 

 

 

 

 

잘 지내고 있는 거지?

 

밥 한끼 하자는 문자가 내게 얼마나 큰 행복을 줬는지 이제서야 고백 하고 있어. 그렇지만, 그러지 못했던 이유는 얘기 했다시피 선약 때문이었고... 그래서, 미안한 김에 친구들과 구만산에 다녀온 얘기나 들려줄까 해.

 

 

 

SRT 이용해 봤어? 수서역에서 7시 5분에 출발했는데, 울산(통도사)역에 도착한 시간이 9시 25분이더군. 교통이 참 편리하고 빨라진 것을 실감했던 순간이었어. 울산역엔 이미

 

 

 

울산에 장기 출장 중인 친구HJ가 차로 대기 중이어서 그 차로 밀양의 구만사 앞까지 갈 수 있었고... 울산역과 거기까지는 생각 밖으로 긴 거리여서 10시 20분이 넘어서야 산행을 시작할 수 있었어. 마을 길을 따라

 

 

 

한 5분 정도 걸어 오르면, 구만암이 나오는데... 거기서 오른쪽 산자락길 혹은 직진 계곡길을 선택해서 구만산을 오르게 되어 있더군. 우리는

 

 

 

오른쪽 산자락길로 올라가 계곡길로 내려오면서 물놀이를 즐길 예정으로 산자락으로 들어섰는데... 

 

 

 

어휴~~  초반 오름길 경사가 만만치 않더라고... 게다가 거친 돌 위를 지나야 할 때도 있고...

 

 

 

얼마나 가파른지... 길 자체도 곧장 오르는 것이 무리라는 것을 알고 지그 재그로 놓여 있더군. 게다가

 

 

 

엄청 무더운 날씨여서 조금만 걸어도 얼굴에 땀이 주루륵 흘러 내리고... 어쩌겠어 그럴 땐, 좋은 경치가 보이면 자리 잡고 그 경치를 분석해 줘야지. ^^. 건너편에 보이는 구만굴을 보면서 내려올 때, 꼭 들려야지 하는 다짐도 하고... 

구만굴

 

 

 

암튼, 서두름 없이 구만사로 부터 이어진 산능선에 닿았어. 그런데...

 

 

 

SRT를 함께 타고 내려온 친구TH가 몹시 힘들어 하는 거야. 자전거로 거의 전국 일주를 하는 친구여서 체력이 부족할 이유는 아닐테고... 이유라면 이 친구

 

 

 

평소 아침을 먹지 않는다고 하던데... 그 때문이지 않을까? 이유야 어쨌든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쉼이라서 자리 잡고 앉아서 쉬고 있는데... 허~ 참! 서로 툴툴 거리지만 이 두 친구들 집에서 사랑 받는 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 시원한 수박화채와 달콤한 샤인머스켓을 꺼내 놓더군.

사랑의 증표(수박화채_TH's. 샤인머스켓_HJ's)

 

 

 

두 친구들이 내놓은 사랑의 힘으로 충전 했기때문인지 여전한 오름길이지만 전 보다는 덜 힘이 들더군... 더욱이

 

 

 

시야가 열리는 곳도 종종 나오기 시작해서, 힘이 드는 것을 잊게끔 했어. 가던 길 왼쪽으로 육화산 줄기가 보이는데, 보면 시원함이 느껴지고

육화산줄기

 

 

 

어느 곳에선 산행을 시작한 구만사 부근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데, 온 길을 대충 그리다 보면 왠지 가슴이 웅장해 지기도 해. 특히,

 

 

 

전망대라 불리우는 바위 위에 올라서면, 아래로 봉의저수지가 보이고 거기서부터 산자락을 이어가면서 보다 보면

 

 

 

북암산에 오르고 억산을 지나 운문산, 그 왼쪽의 가지산과 오른쪽으로 천왕산 등 영남알프스가 펼쳐져 보이는데, 정말 장관이었어. 개스만 없었다면 정말 환상적이었겠지만 비 오지 않은 것을 고마워 해야 하겠지? ^^.

 

 

 

오름질이 눈에 띄게 수그러지기 시작하더니 곧

 

 

 

봉의저수지 갈림길이 나왔어. 원점회귀를 하지 않는 많은 산우님들은 봉의저수지에서 올라 이곳을 거쳐 구만폭포로 내려가는 것 같애.  암튼, 이후로는 

 

 

 

길이 거의 평탄하고 걷기 좋은 나무숲으로 되어 있어서 걸을수록 기분이 좋아지기는 하는데... 길이가 의외로 길더군.

 

 

 

그렇게 한참을 걸으면 한 웅쿰 오르는 곳이 나오는데, 그 오름 끝이

 

 

 

억산 갈림길이더군. 그리고

 

 

 

아주 완만한 길을 한 300여 미터 더 갔을까? 너무 쉽게 정상석이 보여 조금은 허탈한 마음까지 들 정도였어. 그래도

 

 

 

정상석을 앞에 둔 마음은 늘 같애. 행복감? 성취감? 등등. 이번엔 고딩칭구들과 함께 있다 보니 고딩인 줄 착각해 발랄함도 추가 하고 ㅋㅋ.

 

 

한동안 정상놀이를 한 후에, 이곳을 두 번째 산행하는 친구HJ의 뒷꽁지를 잡고 구만폭포로 향했어.

 

 

 

경사가 상당히 있고 거친 바윗길 혹은 마사토로 덮힌 곳도 있어서 스틱의 고마움을 느껴지는 곳이었어. 

 

 

 

이 산 이름이 구만산인 이유는 임진왜란 때, 구만 명이 피난한 곳이다 해서 생긴 이름이래. 그만큼 깊은 산이어선지, 산 중턱도 다 내려오지 않았는데도 수량이 풍부한 계곡이 나오는 거야. 산길이 계속 그 계곡을

 

 

 

건너가고 오고 하거나 혹은 그 옆을 따르거나 하면서 이어지던데... 비가 왠만히 오더라도 이곳을 지나기엔 위험이 따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

 

 

 

꾸준히 내려오던 길이 살풋 올라치는 곳이 나왔는데... 올라가 보니, 오우~~  아래쪽으로 아찔한 협곡이 보이는 거야.

 

 

 

가면서 점점 보이기 시작하는 암벽과 봉우리는 말 그대로 장관이었어. 한참을 보다가 절벽 하단부로 내려갔는데...

 

 

 

거기가 이 구만산의 하이라이트인 구만폭포가 있는 곳이더군. 

 

 

 

깊은 계곡이지만 긴 가뭄 끝엔 물줄기가 볼품없어 진다고 하던대, 다행히 오늘의 물줄기는 우리들의 텐션을 충분히 높혀줄 정도를 넘어선 정도였고... 그러니

 

 

 

옷 입은 채 물 속으로 뛰어들지 않을 수 없었어. ㅋㅋㅋ 나만 그런 게 아니지 우리 셋 모두 그 동안 하지 못했던 물놀이를 원 없이 했어. 고래 고래 소리도 지르면서... 마치 스트레스 풀러온 고딩들 처럼. 

 

 

 

아주 충분한 물놀이를 마치고 다시 하산을 시작했는데... 아직도 

 

 

 

첩첩산중인 거야. 서너 개의 돌강을 지나고

 

 

 

계곡도 여러 번 건너 가고 건너 오고... 구만폭포가 준 시원함은 이미 없어졌고 다시 몸은 땀 범벅 되고... 구만폭포에 사람이 없는 이유를 넌지시 이해할 수 있겠지? 

 

 

 

계곡입구에서 너무 멀리에 폭포가 있는 것 같애. 이제는 물에 대한 감흥도 없어져 가는데... 데크 계단길이 짜잔 하듯 나왔어. 얼마나 반갑던지. ^^

 

 

 

왜냐하면, 이 계단 끝에서 계곡을 건너야 구만굴에 갈 수 있다는 것을 미리 공부해 뒀거든... 공부한 대로

 

 

 

계곡을 건너니 길이 보여서, 처음 가는 길이지만 확신을 가지고 길 따라 올라갔어. 그랬더니

 

 

 

예전엔 누군가의 생활터전이겠다 싶은 구만굴이 나오더군. 맞아! 때론 작은 확신이 미래의 뚜렷한 길이 될 수 있어.

 

 

 

이 구역의 두 번째 명소가 이 구만굴인데, 많은 젊은 친구들이 인생샷을 남기려고 찾아오는 사진 스팟이라고 하더라고...그러니 우리도 인생샷 하나 건지려고...

 

 

 

ㅋㅋㅋ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혼자 뛰고 단체로 뛰면서... 사진을 남겼는데...

 

 

 

친구TH의 멋진 촬영 덕에 몇 장의 사진을 얻었어. 그 사진을 보면 사진 자채도 멋지지만, 그 당시의 순간과 상황들이 떠올라서 절로 미소를 짓게 해. 그러니 당연히 인생샷 아니겠어?

 

 

 

그렇게 또 한참을 놀다가 왔던 길 뒤짚어 구만계곡으로 내려섰는데... 다시 풍덩 물 속으로 들어가고픈 욕구가 얼마나 나던지. 사실 들어가도 되긴 했지만, 주 등산로로 합류해 조금 걷고 나면

 

 

 

곧 구만암이 나올테고, 거기서 차 있는데 까지 또 금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어. 괜히 물에 들어가 차마 자동차 시트를 적시고 싶지 않았거든.

 

 

 

그렇게 구만산 산행을 마치고, 울산에 있는 친구HJ의 숙소에서 땀 투성이 몸을 씻고, 친구HJ가 설계한 오리불고기 저녁, 일산해수욕장의 야간해변산책 그리고 입가심 생맥주로 하루를 마무리 했어.

 

 

 

2023년 7월 29일(토)

다음 날도 친구HJ는 다시 분주 했지. 독한 감기앓이를 끝낸 것이 엊그제라서 얼굴이 핼쓱한데도 멀리서 온 친구들을 대접하는 정성이 눈에 보일 정도였어. 그런데 고작 '고맙다'란 말 밖에 못해 주고 와서 미안한 마음이야. 

 

이렇게 멋진 친구들과의 약속인데... 누구든 그런 약속을 소홀히 할 순 없을거야. 염치 없지만, '밥묵자'란 행복문자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을게. 더위 조심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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