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월악산 국립공원 만수봉과 포암산 _ 산 위의 산책. 본문

등산

월악산 국립공원 만수봉과 포암산 _ 산 위의 산책.

mangsan_TM 2023. 8. 3. 21:33

 

 

 

2023년 8월 2일(수). 

월악산 국립공원에 있는 만수봉과 포암산에 다녀왔다.

월악산 만수봉 등산지도

 

 

 

섭씨 36도를 넘나드는 무더운 날씨. 오히려 땀을 내어 더위를 극복하고자 월악산을 찾았다. 산악회MTR의 리딩을 좇았다.

 

 

 

만수휴게소(무료주차)에 주차를 하고, 느긋하게 산행 채비를 한 다음,

만수교 - 용암봉 - 만수봉 - 마골치 - 포암산 - 하늘재 - 미륵리주차장으로 걸었다.

 

 

 

엇? 이 집에서 내세운 간판이 만수골횟집이네? 만수봉을 오르시는 분들에겐 만수휴게소가 익숙한 단어일 텐데... 이런 변화가 체감이 되니 이곳을 다시 찾은 것이 10년도 더 넘었나 보다. 이곳에서 큰 도로를 건너

 

 

 

만수교를 건너면서 산길이 이어진다는 기억이 제법 뚜렷한데,  그 기억과 동떨어진

 

 

 

낯선 건물이 당당히 들어서 있는 걸? ㅋㅋ 그래서 약간은

 

 

 

우왕좌왕 했지만, 역시 산행 경력을 무시할 순 없지. 느낌적으로 건물 옆 쪽의 산자락에 놓인 길을 걸어

 

 

 

마침내 갈림길에 도착하고 예전의 그 때처럼, 가던 길 왼쪽의 철계단으로 올라갔다. 물론, 곧바로 가도 계곡을 따라 만수봉에 오를 수 있으나 선택의 몫은 개인의 취향.

 

 

 

이후로 약 800여 미터를 가파르게 올라가야 하는데... 무더위의 강력한 위력 때문인지 체력게이지가 급속히 떨어져 내린다. 일제의 상흔을 보면서 혹은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는 삶을 보면서 

 

 

 

악착같이 오르다가도 문득 문득 드는 생각. 이제는 "고생 후의 성취 보다는 즐기면서 얻는 행복"이란 것. 그래서

 

 

 

쉼터가 보이는 대로 외면하지 않고 그곳의 터줏대감과 충분히 교감을 한 후에, 다시

 

 

 

오름길에 올라섰는데 역시 그 가파름이 얼마나 심하든지... 주변에 멋진 소나무가 보이거나

 

 

 

지금까지 오르면서 보던 지형과 다른 곳이 나오든지 하면 어김없이 배낭을 내리고 함께하는 산우님들과 즐거웠었던 경험담을 나누곤 했다.

 

 

 

마침내 경사가 완만한 산등성이에 올라섰는데, 시간이 11시 22분! ㅋㅋ 1시간 30분이면 충분히 오를 길을 무려 30분 넘게 쉬면서 올라왔지만 여전히 지쳐있는 상태인걸 보니 역시 덥긴 더운 날씨라는 것을 실감했다.

 

 

 

그래도 급한 경사길이 없어 용암봉까지 수월히 갈 수 있었다. 용암봉에는

 

 

 

예전엔 볼 수 없었던 전망대도 설치되어 있어 땡볕임에도 일부러 올라섰는데, 조망이 좋아서 그 값은 충분했다.

 

 

 

전망대에서는 건너편 만수봉은 물론 오른쪽으로 오늘 가야할 포암산까지 훤히 보이는데, 걸어야 할 능선까지 볼 수 있어서 어떻게 걸어야할 지 가늠하게 한다.

만수봉(왼쪽)과 포암산

 

 

 

비록 오래된 기억일지라도 이 용암봉에서 만수봉으로 가기 위해선 상당히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가야 하는데

 

 

 

그 길이 몹시 급하면서 아래로는 낭떨어지가 있어서 몹시 긴장하면서 내려갔던 기억은 생생하다. ㅋㅋ 그런데 그곳이 안전하고 편안한 데크 계단길이 놓여 있네? ^^. 그렇지만

 

 

 

멋진 소나무가지 아래로 보이는 포암산과 주흘산의 모습은 놓칠 수 없는 곳이니 눈도장 꾸욱 누르고

포암산과 그 뒤로 주흘산의 모습이 보인다.

 

 

 

안부로 내려섰다가... 다시 경사가 있는 오름길을... 이번엔 악착같이 오른 끝에...

 

 

 

만수봉 정상석을 어루만졌다. 그리고 정상석 옆의 소나무. 여전히 쟁쟁하셔서 보기 좋습니다. ^^

 

 

 

12시 20분. 정상석과 함께 다정한 포즈를 취한 후, 월악산을 보는 뷰 맛집으로 가서 

 

 

 

영봉과 그 아래쪽의 덕주봉 릿지 그리고 왕관바위 능선을 차분히 살펴보고 내친 김에 느긋한 점심까지 마치고

 

 

 

오래 전의 그 때처럼 만수봉삼거리로 내려갔다. 청정구역에서만 볼 수 있다는 도마뱀도 보고 마루금 데크길도 여유롭게 걸으면서 어쩌다 보이는

 

 

 

포암산으로 향하는 산자락을 보면서 대충 가야할 길도 그려보면서 내려간다.

능선이 아닌 그 아래 허릿길로 걸은 것 같은데, 아마도 능선이 갖는 큰 잇점이 없어서일 듯.

 

 

 

잠시 뚝 떨어지다가 보는 것만으로도 청량감이 전해지는 산죽길을 걷다 보니 곧

 

 

 

만수봉삼거리. 예전엔 이곳에서 만수교로 뒤돌아 갔지만... 오늘은 벼르던 포암산을 향해

 

 

 

과단성 있고 호기롭게 발걸음을 뗐다. 높낮이가 작은 산죽길. 작은 바람이라도 오면 살랑이는 푸른잎들. 긴 걸음 끝인데도 걷는 맛이 좋다. 그런데

 

 

 

이 산자락의 식생이 신비롭다.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암반을 지나면서 약간은 오른쪽으로 산자락이 휘어지는데...

 

 

 

바다를 이루고 있던 산죽들이 갑자기 보이지 않고... 이번엔 그늘사초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길 바닥은 팍신 팍신하고... 키 큰 나무들은 잎을 내어 그늘을 만들고... 더군다나 큰 오르내림도 없으니

 

 

 

지금까지도 많이 걸었지만... 얼마든지 더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어~~ 이 나무... 철쭉 같은데, 꽃 필때 걸어도 환상적일 듯.

 

 

 

마골치. 등산 앺에서 문경 뱃지를 주는 것을 보니 충주와 문경을 구분하는 고개인 것 같다. 포암산까지는 아직도 많은 거리가 남았지만

 

 

 

커다란 나무들이 내어준 그늘과 이번엔 살랑이는 바람까지 있어서 높은 산에 있음에도 동네 공원을 산책하는 기분이라서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빨라지다 보니 어느새 포암산 가까이에 온 느낌이다.

 

 

 

포암산의 이름값이 있고 몸집도 있으니 마냥 지금처럼 길이 이어지지는 않겠지 하는 생각은 있었지만, 세상에 큰 산을 다시 오르는 느낌이다. 더 참을 수 없는 것은 아주 힘겹게

 

 

 

산봉우리에 올라 정상석을 찾아보지만... ㅋㅋ 이 봉우리가 아닌 저쪽 봉우리가 정상이란 것. 그래도

 

 

 

방금 오른 산길에 비하면 정상까지 가는 길이 아기 수준의 순한 길이어서 보다 빨리

 

 

 

정상석과 조우할 수 있다는 것이 위안이지 싶었다. 오후 4시 18분.

 

 

 

피서 겸용 산행이어서 시간에 대한 의미는 없지만 만수봉에서 여기까지 적어도 3시간은 걸어야 할 것 같다.

호암산에서 본 영봉(멀리 중앙봉우리)과 만수봉(오른쪽 봉우리)

 

 

 

독특한 모습으로 어디서든 자신을 어필하는 주흘산을 마주하면서 하늘재로 하산을 시작 했다.

 

 

 

만수봉 오름길에 비해 좀 더 단정하고 깔끔한 산길. 그리고 아랫쪽으로

 

 

 

하늘재 주차장이 가깝게 보여서, 오늘의 리더께서는 만수휴게소에 있는 차를 하늘재로 가져오시겠다 하시고는 빠른 걸음으로 하산을 시작 하셨다. 그런데...

 

 

 

여기 내림길도 마냥 순하지만은 않았다. 바위 너덜은 물론 거칠고 가파른 마사토길 까지... 

 

 

 

그러니 내림길이어도 힘들고 지치기는 여느 큰 산과 다름이 없고... 어쩌다 특이한 것을 보면서 쉬엄 쉬엄 내려오다가

 

 

 

느닷없이 하늘샘을 맞이 했는데... 세상에 이 물맛은 오랫동안 기억될 맛이다. 바가지 한가득 담아 벌컥벌컥 무려 두 바가지를 마셨더니, 피로가 싹 가시는 느낌? 그래서였는지

 

 

 

하늘재까지 쉽게 내려와 큰 나무 아래의 벤치에 앉아 리더께서 가져올 차를 기다리면서 산행을 마무리 했는데...

 

 

 

전화벨이 울리고, 차가 휴게소에서 하늘재까지 가려면 문경시내를 돌아 45km 이상을 운전해야 돼서 갈 수 없으니

 

 

 

미륵리마을 주차장이 있는 곳으로 내려오라는 리더님의 전언이다.  뭐 어렵지 않지요 ^^. 하늘재역사자연관찰로라고 새롭게 가꾼 길 같은데, 유년의 소달구지 생각을 하면서 그 길을 따라 걸어오니 곧

 

 

 

미륵리마을 주차장이 있는 곳이 나왔다. 아마도 6시 10분 정도? 그곳에서 산대장님과 반가운 해후?를 하고

 

부근에 있는 계곡에 발을 담구면서 오늘 산행을 마무리 했다. 꼭 가봐야지 했던 호암산을 다녀왔다는 것만으로 기분 좋을 일인데... 호암산에서 만수봉으로 이어지는 숲길을 생각하니, 가까운 지인들과 다시 함께 걷는 모습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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