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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청계산 _ 오랜만에 다시 찾은 운중농원길. 본문
2023년 9월 2일(토).
오랜만에 운중동에서 국사봉으로 올라 청계산(망경대)을 다녀왔다.
운중농원 뒷쪽의 큰길가에 차를 두고
국사봉 - 이수봉 - 석기봉 -망경대 - 해맞이공원 - 이수봉 - 국사봉 -운중농원으로 원점회귀를 했다.
운중농원 뒷쪽, 판교에서 안양으로 넘어가는 큰 길. 그 가장자리에 차를 두고
길 건너편에 있는 굴다리로 들어서면서, 11시 경 산행을 시작했다. 그런데 제법 뚜렷했던 길이 무성히 자란 관목과 풀에 지워져 있어서
이리 저리 헤집다 보니 본의 아니게 많은 거미들에게 피해를 입혔다. 그렇지만, 얼굴에 달라붙은 거미줄을 떼어네다 보니 미안한 마음은 ...
다행히 조금 더 올라가서 찾은 산길. 5년 전까지만 해도 틈나는 대로 다녔던 길인데 이렇게 헤맬줄은 ㅜㅜ
30여 분 넘게 꾸준한 오름 끝에 도착한 공터. 이후로 오름 강도가 약해지는 곳이라서 매번
나뭇가지에 가방을 매달고 물 한모금과 쉼을 공급했던 곳. 옛 모습 그대로여서 그 때의 루틴을 답습하고는
비록 짧은 거리이지만 걷기 좋은 길을 기분 좋게 걸어가다가... 갸우뚱~ 이 정도에서 오른쪽으로 가야 하는데?
예전에 다녔던 샛길이 보이지 않아, 한동안 왔다갔다 한 후에 길을 발견하고 좋아라 그 길을 걸어 올라가서
국사봉 코 끝에 있는 전망봉에 올라섰다. 사실, 전망봉이라 부르기엔 좀 부족한 점이 있어서 단지, 광교산 약간하고
백운호수와 그 뒤의 모락산. 안양 시가지와 그를 두른 수리산 정도를 볼 수 있지만, 언제나 붐비는 국사봉을 피해 이곳에서 종종 쉼을 가지곤 하는 곳이다. 이제 바로 옆
국사봉으로 가서 가볍게 정상석과 교감을 하고
저 멀리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청계산을 향해 다시 걸음을 옮긴다. 현재 시간 12시 03분.
당분간 급하게 내림길을 걸어 국사봉 영역을 벗어나고 부터는 완만한 오르내림길, 그러니
어허! 저 녀석 이번 비를 견디지 못했나 보군. 자연의 이치이니 부디 편안해 하거라. 하거나
척박한 바위 위에서도 군락을 이루며 왕성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달개바를 보고는 작은 것에서도 얼마든지 윤택함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느끼는 등 그런 편안 길을 한 40분 정도 걸어
이수봉에 도착을 한다. 시간을 보니 12시 43분. 어쩐지 에너지 게이지가 아래쪽에 있는 느낌이더니...
좀 더 갈길을 가면서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가 바람 살랑 이는 곳에서 배낭을 내리고, 행복하게 점심을 가졌다.
즐거운 점심을 마치고 석기봉으로 가는 길. 벌써 억새는 가을빛을 머금고 있고 바람도 선선하니... 이미 가을에 들어선 건가?
과천매봉으로 갈리는 갈림길에서 한 웅쿰 내려가서
오늘의 하이라이트 구간인 석기봉 오름길에 들어서서, 또 다시 거친 호흡으로 산을 오르는 맛을 즐기고는
그 여세를 몰아 석기봉을 올라간다. 대부분이 육산인 청계산, 하지만 거친 바위 구간도 있다는 것을 아는 분들만 알고 있다. 온 몸을 써서 한 구간 올라서고
또 한 구간을 밧줄에 의지해 올라서고 나면
사방이 확 열리는데, 여기가 석기봉이다. 멀리 광교산에서 부터 백운산, 국사봉 그리고 여기로 이어지는 장쾌한 능선.
서울 대공원과 과천 시가지. 그리고 그 뒤로는 관악산. 물론, 성남 시가지도 보이는 멋진 조망터이다.
사실, 코 앞으로 보이는 망경대에는 나랏시설이 들어서 있어서 많은 산우들이 정상놀이를 이곳에서 하기도 한다. 암튼, 망경대를 향해서 출발. 가깝게 보이는 것과는 달리
상당히 가파르게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서고, 때론 줄을 잡아야 지날 수 있는 곳도 지나면서 산모퉁이를 지난다 싶을 때,
오른쪽 바위 위에 있는 희미한 발자국을 따라야 여기 망경대의 관문 앞에 설 수 있고, 이곳을 지나
상당히 까탈스러운 바위들을 오르고 나서야
망경대에 올라설 수 있다. 예전엔 이곳에 청계산이라 글이 쓰인 작은 바윗돌이 있었는데... 이 후론 본 적이 없다.
암튼, 오후 1시 30분, 산행 2시간 30분 만에 오늘의 최종 목적지에 망경대에 닿았다. 여기 역시 조망 명소인데... 석기봉에서와 달리
이곳에선 서울 시가지를 보다 더 멋지게 조망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랄 수 있을까?
아랫쪽으로 서초구의 자랑인 매봉은 물론이고 멀리
남산은 물론 그 뒷쪽으로 주욱 펼쳐진 북한산도 보여, 느닷없이 북한산을 가고 싶게 만드는 곳이다.
그런데, 까탈스럽게 올라온 곳인데... 내림길은 거기에다 위험성 마저 있는곳이라서 아주 조심스럽게 내려와
청계산 주 등산로에 접속을 한 후에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이제부터는망경대 앞쪽을 두르는 평안한 길. 쉬기 좋은 곳이 보이면 앉아서 물 한 모금하고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면서 가다보니
하늘이 열리면서 밝은 햇빛 아래로 물봉선이 보이고 산딸나무도 보였다.
동쪽으로 훤히 열려있어서 새해 첫 날 많은 분들이 해맞이를 한다는, 청계산 해맞이공원이었다. 음~~ 그런데, 나는 지금도 이곳에서 해맞이를 할 생각이 들지 않을까?
해맞이 공원에서 포장도로를 몇 발자국 걷다가 또 다시 임도길 같은 곳을 걸어 석기봉 아래를 지나고
아까의 하이라이트 오름 구간을 되내려갔다가
이수봉 영역으로 다시 올라서고
역시 이수봉을 지나 온길 뒤짚어 국사봉으로 향한다.
걸은 길이가 있고 높이가 있는 만큼, 이수봉 영역에서 국사봉 영역으로 갈리는 지점을 지나서 만난
이 평탄한 길은 내게는 마치 태풍 전의 고요함으로 다가왔다. 아마도, 이제는 온 힘을 쥐어짜서 국사봉에 오를 일만 남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렇지만
이 마지막 오름 구간이 재밌는 구간이라서 한동안 애써 오르고 나면 꼭 쉼을 주는 평탄길이 딸려있는 구조여서 그 여세를 가지고 오르다 보면
생각 밖으로 덜 힘들게 국사봉에 오르곤 했는데, 여전히 이 구간을 '힘듦'으로 기억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하오고개로 갈리는 길을 지나, 바로 옆에 있는 전망봉온 그냥 지나치쳐 올라왔던 길을 뒤짚어 내려간다.
재미있는 사실은 같은 길이라도 간 길과 온 길은 확연히 다르다는 것. 그래선지
길 초입, 등로가 지워진 그곳에서 또 거친 숲을 헤치고 나와서야 간신히
운중농원 뒷쪽 큰길가에 오독하니 홀로 있는 내 로랜 친구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길. 나 아니어도 많은 분들이 다니셨던 곳인데, 길이 지워진 이유가 뭘까? 그 분들 역시 요근래 다른 길을 걷고 계시는걸까? 에휴~ 5년 전 까지만 해도 매봉까지 다녀왔어도 5시간이 넘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망경대에서 뒤돌아왔음에도 5시간을 넘기는 것을 보니 이 또한 자연의 순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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