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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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거창/합천) 비계산에서 우두산까지 _ 조망이 끝내 줘요.

mangsan_TM 2023. 10. 31. 09:01

 

 

 

2023년 10월 29일(일).

거창군 가조면과 합천군 가야면을 경계 하는 비계산과 우두산을 다녀왔다.

비계산, 우두산 등산지도

 

 

 

경남 거창군 가조면 도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가조면 수월리에서 마쳤으며 걸은 길은 다음과 같다.

한무정골입구 - 비계산 - 마장재 - 우두산 - 의상봉 - 고견사 - 고견사주차장.  

 

 

 

반소매나 반바지가 부담스러울 정도의 전형적인 가을 날씨로 비교적 맑았으나, 공기 중 습이 많아 먼 경치를 제대로 감상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산악회 ㅇㅌ의 도움을 받았다.

 

 

 

10시 45분 경, 버스가 거창군 가조면 소재의 한무정골 입구에 도착을 했다. 버스 안에서 기본적인 산행 채비를 해두어 내리자 마자 길을 나섰다. 멀리 닭벼슬 모양의 바위 봉우리가 보이는데, 저곳이 비계산이란 강한 느낌이 온다.

들머리에서 본 비계산.

 

 

 

어쩌면 몇 년 후엔 집들이 들어설 것 같은 넓은 길을 지나, 산길로 들어서고

 

 

 

마치 관문의 병사인 양 밀도 높게 서 있는 소나무 군락을 통과 해서, 비탈길을 오르기 시작 하는데... 

 

 

 

이건... 가파른 정도가 보통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 오르다 쉬다를 하지 않고는 못 견딜 정도다. 다른 산우님들도

 

 

 

지금의 나처럼 힘이 들었을 게 분명하다. 중간에 나타나는 돌무더기에 돌 하나 올려놓고 오늘의 안전 산행을 기원하면서 사실은 커친 호흡을 달랬는데... 이와 같은 돌탑들이 많은 것이 그 증거라 할까? ㅋㅋㅋ

 

 

 

하지만 이 가파른 오름길은... 정상이 500여 미터 남았는데도 여전하다. 정말이지 코 닿을 정도의 경사도? 에고

 

 

 

과장법이란 것이... 힘이 들거나 어려울 때 발전된 거이니까. ^^ 암튼, 그 가파름은 정상을 150 미터 남겨두고 끝이나고

 

 

 

마지막 고비를 넘어서면, 지금까지의 힘듦을 보상이라도 해 주듯이 주변이 확 열리는데... 무엇 보다도 정상석이 눈에 들어와 반가운 마음이 일고

합천군 정상석

 

 

 

거창군 가조면의 들녘과 그 뒤를 둘러싸고 있는 오도산 능선이 시원히 조망이 되어 가슴을 웅장하게 ㅎ한다. 

비계산에서 본 오도산(왼쪽 봉우리)

 

 

 

지금 시간 12시 10분. 도리에서 부터 그 무지막지한 가파른 길을 1시간 20분 꼬박 올라와 비계산 정상석과 대면을 했다.  첫 만남이니 만큼 교감을 나누고...  옆 봉우리로 건너가는데...

 

 

 

산 아래쪽에서 본 닭벼슬 모양의 봉우리라서 잠시 내려섰다가 훌쩍 올라갔다. 어라???

 

 

 

여기에도 정상석이 있네? 음~~  이곳은 거창에서 세운 것이군! 높이로 보면 이곳이 정상일 테지만... 나무들 때문에 조망이 없어서 합천 정상석에 밀리는 형세다. 에효~~  두 군이 협력하면 더 좋은 결과를 창출할 수 있을 텐데.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우두산을 향해 눈을 돌렸는데... 와우~~  이 경치라니!!

 

 

 

공기 중에 숨어든 습과 그에 영향을 받은 빛으로 인해, 그 멋진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없어 못내 아쉬운 감정을 속일 수 없을 정도다.

 

 

 

사실, 이 곳엔 바람굴로 유명한 곳도 있었지만 그곳을 굳이 찾아보지 않고 지나칠 정도의 경치다.

바람굴을 지나치면서 뒤돌아 본 풍경.

 

 

 

언제까지 풍광에 취할 순 없어 다시 길을 나서지만...

 

 

 

가을을 입은 산 새깔 때문에 한참을 보고, 그 아래에 있는 가야면의 죽전저수지를 보면서... 엇? 저 방향으로 가야산도 보인다고 했는데...? 뿌연 공기 때문에 찾다가 말기도 하고.

 

 

 

연신 뒤돌아 보면서 비계산의 미태에 홀리기도 하니... 이만하면 천하의 조망터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뒤돌아 본 비계산_ 닭이 나는 형상은 찾지 못했음.

 

 

 

갈길이 머니, 조망이 없는 숲길에선 걸음을 빨리 했다. 거여휴게소로 량하는 갈림길을 지나

 

 

 

엇? 내려섰다가 저 봉우리를 넘어야 할 모양인데...?  에휴 다시 오르기 싫은데.

 

 

 

살짝 내려섰는데... 이곳이 이정표에 뒷들재라고 적혀 있다. 상수월로 가는 갈림길이 있는 곳이다. 그런데...

 

 

 

우려했던 일이 턱하니 다가왔다. ㅋㅋ 통나무 계단을 올랐는데 또 철계단이 나오고... 이제는 다 올랐겠지 하면 또 오름질이다. 그래도 오기를 부려 오르는 데 까지 올라서고, 지도를 보니 여기가 1093봉인 것 같다. 그런데...

1093봉 피크(우)

 

 

 

이곳에서의 조망이 또 압권이다. 앞으로는 아마도 우두산 능선인 분명할 산줄기가 병풍처럼 펼쳐져 보이고

우두산과 의상봉(중간 뾰족 봉우리)

 

 

 

오른쪽으론 죽전 저수지와 그 뒷쪽으로 산자락이 보이는데... 아마도 뾰죽한 봉우리가 남산제일봉인 것 같고, 그 뒷쪽으로 보이는 희미한 산자락이 가야산이지 싶다.

 

 

 

이곳 저곳 살피다가... 비계산과 그곳에서 이제껏 걸어온 능선을 살펴보고는

1093봉에서 본 비계산

 

 

 

내림길에 들어섰다. 상당히 오래 내려가는 길. 뱃 속에서 점심하자는 신호를 계속해서 보내오고 있어 시간을 보니 1시 20분이 넘어가고 있다. 하지만 적당한 장소가 없어 계속 내려가는데... 

 

 

 

어째 길이 흐지부지 하고 갈팡질팡하는 느낌이라서 배낭을 내리고 등산 앺을 살펴서 다시 길을 가지만 확신이 서지 않는 상황. 그러니

 

 

 

점심을 할 처지가 아니라서 부지언히 걷다가 짜잔 하듯이 나타난 억새밭과 그 뒤로 보이는 산줄기가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 ^^ 이곳이 마장재일 거야. 아니면 그 부근이든지.

 

 

 

햇볕이 잘 드는 억새밭에 앉아서 우선 자리를 잡고 앉았다. 벌써 1시 40분이다. 배낭에서 빵을 꺼내 음료와 함께 급히 점심을 했다. 비록

 

 

 

빵 쪼가리로 점심을 했지만, 요즘엔 그것으로도 에너지가 충분히 채워지는 모양이다. 그 기운으로 가볍게 언덕에 올라서니 가조면 우두산마장재 표지판이 나오고

 

 

 

언덕을 내려서니, 실재 마장재가 나왔다. 이로서 비계산 영역을 벗어나

마장재에서 본 1093봉

 

 

 

우두산으로 향했다. ㅋㅋㅋ 날아가는 닭에서 쇠머리산으로 가는군.

 

 

 

이곳을 이미 지나신 산우님의 말씀으론 의상봉이 뾰족해서 오르내리기 쉽지 않다고 하셨으니... 아마도 조 앞 뽀족한 봉우리가 의상봉인 것 같은데... 암튼,

 

 

 

뭔가를 구분 하듯이 잠시 패인 재로 내려섰다가 우두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비계산과는 확연히 다른

 

 

 

암릉으로 길이 이어져 있어서 지금 껏 걸은 흙길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끼면서 올라간다. 그러다가

 

 

 

뒤돌아 보이는 풍경은 또 왜이리 멋진 건지!

멀리 비계산과 그 앞 1093봉.

 

 

 

울산바위와는 규모가 작기는 하지만 마치 그것인 양 하는 바위들. 그들이 주는 벅찬 감정을 추스리려고 잠시

 

 

 

아랫쪽을 바라봤는데... 어랏? 저 아래로 보이는 구름다리가 Y자형 구름다리 같은데...? 이곳 랜드마크인 만큼 저곳도 둘러는 봐야할 것 같지만... 시간이 되려나 모르겠다.

 

 

 

방금 지나친 멋진 암릉길을 눈에다 저장하고 뒤돌아 서자니 아쉬워서 멀리 보이는

 

 

 

비계산과 그곳부터 이곳까지 걸은 길을 대충 그려보고는 

 

 

 

 

암릉길 상단을 지나 능선길로 접어들었다.

 

 

 

 

약간의 스릴과 써스팬션을 주는 암릉길과 다르게 우두산 정상부 능선은 흙길이어서 암릉에서 쌓인 날카로움을 편안하게 순화시켜 줬다. 이제 정상을 지키는 수문장 바위 밑을 통과해서

 

 

 

2시 53분. 우두산 정상석과 함께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는 서둘러 이곳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의상봉으로 향했다. 시간 상으론 의상봉을 오르는 것과 출럴다리를 걷는 것을 선택해야 할 것 같은데...  헐~ 저 솟구친 봉우리에 수직 계단이라니.. 우선

 

 

 

우두산에서 한 5분 정도? 내려와 의상봉 아래에 있는 갈림길에 도착을 했다. 그런데, 좀 전의 선택에 대한 고민이 무색하게 몸은 이미 의상봉을 오르는 계단 앞에 있다. 

 

 

 

가파른 계단으로 올라가 의상봉 정상으로 향하는데... 한 계단 높이가 비교적 다른 곳보다 높기도 하고 

 

 

 

경사도가 매우 급해서 오르기가 무척 힘이 들었다. 하지만, 오르다가 힘들 때마다 뒤돌아 보이는 우두산의 풍경이 그 힘듦을 순삭시킬 정도의 절경이다. 

 

 

 

계단이 끝나고 이어진 바윗길을 올라 3시 28분. 의상봉 정상석과 인사를 하고는 주변을 둘러본다. 

 

 

 

지남산과 장군봉으로 이어진 능선도 멋지긴 한데... 언젠가 걸을 수 있는 인연이 오기를...

 

 

 

비계산이라... 들어보지 못한 산인데... 이렇게 멋지다니. 오늘 걷길 참 잘했구나란 생각도 들고...

의상봉에서 본 1093봉과 그 뒤의 비계산.

 

 

 

이제는 내려가야할 시간. 정상석과 석별의 정을 나누고

 

 

 

가파른 돌길과 계단길을 되내려와 좀 전의 갈림길로 도착을 해서, 고견사를 향해 줄발을 했다. 고견사로 향하는 길이 의상봉을 내려와 왼쪽과 오른쪽 둘 다 있지만, 왼쪽길을 택해야

 

 

 

의상봉 아래에 있는 우두산 옛 표지석을 볼 수 있다는 한 산우님의 조언이 있기는 했지만, 이 길이 좀 더

우두산 옛 정상석

 

 

 

내려가기 편한 길이란 이야기가 이 길을 선택한 이유이다. 그렇지만 여느 큰 산과 마찬가지로 거친 돌길이 있고 미끄러운 곳도 있어서

 

 

 

급하지 않게 천천히... 부처님이 보이면 기도도 하고 약수터가 나오면 물맛도 보면서 내려오다 보니 

 

 

 

천년고찰 고견사가 보였다. 지금 시간이 3시 50분이니 의상봉에서 내림길 20분 정도의 거리인 것 같다.

 

 

 

천년이 넘는 입식 석불을 모셔 놓은 곳. 더불어 천년이 넘게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을 준 곳. 많은 분들이 정성을 들여 자신의 간절한 마음을 놓아두고는 믿음을 쌓는 곳. 

 

 

 

내게는 쌓이는 믿음이 없으니 여기 굳건히 서 있는 은행나무에 보다 더 싱싱하게 보다 더 오래 살아가길 기원하면서 고견사를 나섰다.

 

 

 

고즈넉한 절길. 언제부턴지 함께 내려오게된 한 산우님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주고 받음에도 선덕이 쌓일 것 같은 길이다.

 

 

 

그런데 그 산우님 왈 '아주 큰 사찰인데 여느 다른 곳처럼 자동차 진입로가 없네요'. 생각지도 못했는데... 글쎄 왜일까? 신실한 믿음으로도 충분한 곳이기 때문도 일부 정답이었으면 좋겠다.

 

 

 

4시 20분. 고견사주차장에 도착을 했다. 가까이 Y자형 출렁다리가 보였다. 20분이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을 정도의 거리 지만 그냥 주차장으로 향했다. 왜냐하면

 

 

 

대형버스는 고견사 주차장으로 들어올 수 없어서, 집으로 데려갈 우리의 버스는 여기서 마을 셔틀버스를 타고 한 15분 정도 가야 도착을 하는

셔틀버스_공휴일 무료

 

 

 

가조면행정복지센터가 있는 마장리 주차장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견사주차장에 있는 화장실(깨끗함)에서

마장리 주차장_거창군 가조면 마장리 10. 셔틀버스(노란색) 승하차장

땀을 씻고 나서도 5시까지 타야하는 버스에 여유롭게 탑승을 할 수 있었다. 사실, 우두산의 랜드마크인 Y자출렁다리를 건너보지 않은 점이 서운했지만, 비계산에서 우두산으로 이어지는 조망을 생각하면 결코 아쉽지 않은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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