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설악산 귀때기청봉 _ 설악의 단풍은 벌써 와 있었네. 본문

등산

설악산 귀때기청봉 _ 설악의 단풍은 벌써 와 있었네.

mangsan_TM 2023. 10. 16. 08:41

 

 

 

2023년 10월 13일(금).

설악산 귀때기청봉에 다녀왔다.

설악산 서북능선 등산지도

 

 

 

자양3교에서 출발하여

제1폭포 - 2폭포 - 상투바위우골 - 귀때기청봉 - 도둑바위골 - 자양3교로 오는 환종주로 약 10km의 거리를 8시간 10분 정도 걸었다.

 

 

 

내일(토)부터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오늘은 약간 맑음 정도. 하지만 멈춰 있을 때는 쌀쌀함이 느껴지는 날씨였다. 이번 역시 설악산 산행의 전문인 산악회MTR의 리딩을 쫓았다.

 

 

 

이맘때면 늘 매스컴이 설악산 단풍으로 요란을 떨었는데, 올핸 조용하다. 아마도 정치권 이슈(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에 밀려진 듯 싶다. 그래도 혹시 단풍이 오지 않았을 까 싶어 설악산 자양3교 근처에 차를 두고 계곡으로 들어섰는데... 엇? 단풍이 언듯 보인다. 

 

 

 

오우~~  단풍이 이미 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기대감을 안고 본격적으로 계곡 탐방을 시작하는데...

 

 

 

유후~~ 계곡 상류쪽으로 올라갈수록 곱디 고운 붉은색, 노란색 등등을 단풍들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본격적인 단풍들의 세계가 펼쳐지는데... 오우!  혹은 와~~  걷던 걸음이 쉬이 멈춰지곤 한다.

 

 

 

세상에~~  내일에 온다는 비가 내리고 나면 이곳 많은 단풍들이 가고 없을 것 같은데... 지금 이렇게 볼 수 있다니

 

 

 

분명 내게도 복이 있음을 이로써 확인을 하면서 첫 번째 폭포에 도착을 했다.

 

 

 

'뭔가에 대한 결과를 얻기 위해선 그만한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은 불변의 이치인 듯 싶다. 이 멋진 폭포를 보고

 

 

계곡 윗쪽의 있을 풍성한 단풍을 보기 위해서는 폭포 상단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내 능력으론 엄두가 나지 않고, 오늘의 리더께서 내려준 밧줄에 의지해 폭포 상단으로 올라갔다.

 

 

 

밑에서 보는 세계와는 또다른 세계. 혼자 왔다면 보기 아주 힘들었을 풍경. 

 

 

 

그래! 무쏘의 뿔처럼 홀로 헤쳐나가는 것도 좋지만, 굳이 남의 도움을 마다할 필요는 없는 것이지. 그의 도움으로

 

 

 

이렇게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듯이, 나도 뭔가는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아가면 되는 거야.

 

 

 

계곡 상류 쪽으로 갈수록 단풍이 풍성해 진다. 그만큼 내 가슴은 더욱 윤택해 진다는 것이 느껴지고...

 

 

 

두 번째 폭포에 도착을 했다. 와우~~  입이 절로 벌어지는 풍경. 한참을 구경하고서도 아쉬운 마음으로

 

 

 

폭포 위쪽을 올라가는데, 이곳을 오를 때마다 리더의 도움을 받았던 곳. 이번엔 도움 없이 올라가 봤다. 으휴~~

 

 

 

아찔한 스릴과 더불어 오른 폭포 상단. 그래선지 단풍들이 내게로 더 곱게 다가오는 것만 같다. 다시 계곡을 계속 오르는데...

 

 

 

멀리 나란히 서 있는 화사한 암봉 세 개가 보여 카메라로 당겨봤다.  그 중 맨 왼쪽의 암봉이 옛 어르신들의 상투모양과 비슷하다. 음~~  저게 상투바윈가...? 나중에 자료를 찾아본 결과

 

 

 

상투바위는 귀때기청봉 남서쪽에 있는 1148봉 위에 있는 바위를 지칭하는 것이랜다. 암튼, 이 골짜기 이름이

 

 

 

상투바위골이고 저쪽 세 암봉으로 가는 골이 상투바위좌골이니 저 봉우리가 상투바위려니 하고 오른쪽의 상투바위우골로 향했다.

 

 

 

물소리는 점점 잦아들었지만, 더욱 화사해지는 단풍들.

 

 

 

어느 순간부터는 계곡의 물이 보이지 않았지만 단풍의 모습은 여전히 깨끗하고 화려했다. 물이 없어 어쩌면 

 

 

 

단조로울 수 있는 산행. 하지만, 함께 가는 산우님 중 한 분이 또 약초 전문이라서 쓰러져 있는 큰 나무에 기생하는 느타리버섯의 모습이나  고추냉이와 비슷한 맛을 가진 는쟁이 나물의 모습을 익히면서

자연산 느타리버섯과 는쟁이나물

 

 

 

계곡을 오르다 보니 지루하지도 않고 힘도 드는 것 같지 않았다. 게다가 틈틈히 올라온 길 뒤돌아 보면

 

 

 

또 다르게 펼쳐지는 단풍의 모습은 또 얼마나 화려하던지... 저 먼 뒷쪽으로 보이는 가리봉의 모습도 예술이다.

 

 

 

이제 계곡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간간히 갈림길이 나오지만 계곡 옆의 붉은 단풍의 색깔처럼 진하게 오른쪽 길을 고집하고는 마침내

 

 

 

이 계곡의 정수리인 약수터에 도착을 했다.  물 한 그릇 시원히 들이키고는 계곡을 벗어나

 

 

 

숲향 그윽히 퍼진 숲 속으로 들어섰다. 계곡과는 달리 가파른 산길. 오르면서 오는 힘듦은 옆 산우님이 알려주는

 

 

 

여러 질병에 좋지만 독성이 있어 많이 섭취하면 좋지 않다는 만병초, 뼈 건강 특히 뼈 부러진데 특효라는 접골목나무 등등을 살펴보면서 줄여나갔다.

만병초(좌)와 접골목

 

 

 

와~~  가을 초입인줄 알았더니.. 어느새 가을 깊숙한 곳에 와 있는 듯 하다. 어쩌면 올 단풍으론 이 보다 나을 수 없을 것 같은데... 눈에다 가슴에다 많이 담아둬야 겠다.

 

 

 

오후 1시 13분. 서북능선 주능선길에 접속을 했다. 가벼운 간식 타임을 보낸 후

 

 

 

귀때기청봉으로 향했다. 이곳을 오를 때마다 루틴처럼 하는 행동.

 

 

 

오르다 틈틈히 뒤돌아보기이다. 오르는 높이마다 보여지는 가리봉의 모습과

가리봉과 주걱봉(뒷쪽 왼쪽에 있는 봉우리)

 

 

 

서북능선과 그 끝쪽에 있는 안산의 모습이 그렇게 멋질 수 없다. 물론

안산(사진 중앙의 가장 먼 곳의 봉우리)

 

 

 

봉우리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앞쪽으로 보이는 공룡능선과 대청의 모습에 가슴이 웅장해 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오후 2시 04분. 귀때기청봉 정상에 올라섰다. 산행 4시간 50분 째. 평소보다 무려

 

 

 

한 시간 가까이 늦은 시간. 그만큼 볼 것이 많았던 길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가리봉과도

귀때기청봉에서 본 가리봉

 

 

 

서북능선과 그 끝의 안산과도 눈맞춤으로 인사를 대신하고

귀때기청봉에서 본 서북능선

 

 

 

저 멀리 대청, 중청, 소청과 그 밑으로 이어진 공룡능선을 바라보면서 

 

 

 

내림길에 올라섰다. 윤기있고 생동감이 있는 검붉은 잎을 가진 털진달래 나무들. 아마도 내년 5월이면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꽃을 피울 것 같다.

 

 

 

서북능선하면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바위 너덜길. 무엇보다도 틈이 넓고 깊이가 있어 그 틈에 발이라도 끼이면 큰 부상으로 다가오는 곳이라서

 

 

 

다른 곳보다 더 세심하고도 조심스럽게 발을 디디고 건너뛰면서

 

 

 

바위너덜 구간을 통과 했다. 그리고 나무 숲으로 다시 들어서는데... 우와~~

 

 

 

단풍으로 둘러싸이는 느낌이다. 멀리 있는 단풍을 감상했던 산을 오를 때의 느낌과는 전혀 다른 기분.

 

 

 

단풍 그늘에 서 있으면서 그들이 주는 기운으로 샤워도 해보고

 

 

 

손으로 살짝 접촉하면서 그 감성을 공유하다보니

 

 

 

ㅋㅋ 자연과 내가 물아일체가 된 느낌? 그것까진 좋았는데...

 

 

 

길이 워낙 원시적이라서 거친 마사토도 있고 미끄덩 진흙길도... 그것들이 가파른 비탈 곳곳에 있어서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넘어졌다. 두 번씩이나 ^^

 

 

 

이제 비교적 평탄한 계곡으로 들어서고, 집채만한 바위 옆을 지나는데, 이 바위가 이 계곡에 도둑바위골이란 이름을 준 도둑바위이다. 이 바위 밑쪽으로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구멍이 있는데, 그 안에서 도둑들 20여 명이 살았대나 뭐래나...

 

 

 

암튼, 물박달나무는 종종 보았지만 드물게 보는 박달나무 곁을 지나

박달나무

 

 

 

4시 42분 한계로와 접속을 했다. 그리고는 그 길을 따라 한 40여 분 걸어 자양3교에 도착을 하면서 산행을 마무리 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