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속리산 칠형제봉 능선(산수유릿지길) _ 릿지 말고 능선. 본문

등산

속리산 칠형제봉 능선(산수유릿지길) _ 릿지 말고 능선.

mangsan_TM 2023. 11. 27. 11:20

 

 

 

 

2023년 11월 24일(금).

속리산 칠형제봉 능선에 다녀왔다.

속리산 등산지도

 

 

 

걸은 길은 화북탐방지원센터 - 칠형제봉 능선(산수유릿지) - 청법대 - 문수봉 - 문장대 - 화북탐방지원센터로 원점회귀를 했다.

 

 

 

장갑을 끼지 않으면 손을 내놓을 수 없을 정도의 영하의 날씨로 바람이 심하게 불어 몹시 추운 날이었다. 그 덕분에 어제까지 미세먼지로 뿌옇던 하늘이 맑아져 있었다.산악회 MTR의 리딩을 좇았다.

 

 

 

참 오랜만에 화북탐방지원센터에 도착을 했다. 한 10여 년 전만 해도 직장 동료들과 자주 왔던 곳. 사무실이며 주차장 시설이 모두 새롭게 단장이 되어 있었다. 하도 추워서 입은 옷 그대로 9시 30분경, 산행을 시작했다.

속리산 화북탐방지원센터

 

 

 

마을 끝자락을 벗어날 즈음, 까치밥으로 보기에는 과하다 싶을 정도의 홍시감이 매달린 감나무를 보고는 오늘의 리더께서 나뭇가지를 던져 감 몇 개를 따고, 맛보라고 건네주어 맛을 보았는데... 대박!! 감이 엄청 맛있다.

 

 

 

갈림길. 예전에 오른쪽에 있는 다리를 건너며 또 다른 세계로 들어서느니 하면서 문장대로 갔었는데... 오늘은 왼쪽의 성불사로 향하는 길로 방향을 잡았다. 그렇다고

 

 

 

성불사로 가는 것은 아니고...  가다가 적당한 곳에서 오른쪽에 있는 산자락으로 올라서고 능선을 따라 걸었다.

능선길을 가다가 보면 왼쪽 아래로 성불사가 보인다.

 

 

 

뚜렷하지 않은, 오지의 느낌이 물씬 나는 산자락을 헤집거나 걷거나 해서 어느 커다란 한 바위로 올라 잠시 숨을 골랐다.

 

 

 

오우~~  하늘이 활짝 열리고 거대한 암릉으로 치장한 봉우리들이 보이는데...

 

 

 

그 웅장하고 겨대함에 잠시 경건해졌다. 그렇지만 아직도 한참을 올라가야 저 바위 능선에 닿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면 그렇지. 한참을 오르다가 작은 고개를 넘고 또 가파른 사면을 올랐는데도 아직도 오름길이 남아 있다.

 

 

 

에휴~~  쉬었다 가야지. 대단한 위용을 지닌 암장 밑에서 리더께서 준 귤 하나로 행복한 쉼을 갖고 있는데

 

 

 

암장 밑쪽으로 어느 산우님의 추모패가 붙어있다. 고인의 명복을 빌었지만, 워낙 경관이 좋은 곳이라서 위에서도 좋아하실 듯했다.

 

 

 

 

다시 거친 산비탈을 오르고 또 올라가서 마침내 칠형제봉 능선길에 접속을 했다. 현재 시간 11시 30분. 화북탐방지원센터에서 2시간 정도를 걸어서 도착한 곳인데... 

 

 

 

우선 문장대의 멋진 위용이 들어오고, 그 앞쪽으로 대간길(지금은 닫혀있는 길)의 암릉이 보여 냅다 환호성을 지르긴 했으나, 얼른 아래쪽으로 다시 내려섰다. 왜냐하면

 

 

 

그동안 산자락이 막아주던 칼바람과 마주했기 때문이다. 음~ 이게 3봉이려나...? 이 능선길을 산수유릿지라 불리는 만큼 바위 위를 오르고 내리는 재미를 봐야 하겠지만, 

 

 

 

워매~~  장갑을 벗고 손을 바위 위에 대는 순간. 그대로 얼음이 돼서...  잠시 망설이다가 다시 길을 나섰는데... 이 길 꽤 까다롭다.

 

 

 

절벽 험지를 오르락내리락하거나 아득한 벼랑을 발아래에 두고 마사토길로 이동하거나 혹은 비탈길을 오르거나 하다 보니

 

 

 

 

이 추운 날씨에도 등에는 땀이 흥건하게 고였다. 다시 몇 번째 봉우리인지 올라섰지만... 오늘은 바위들과 함께 놀 수 없어서 주위만 둘러보고 망설임 없이 통과했다. 

 

 

 

ㅋㅋ  나야 좋지! 바위 타는 것 평소에도 음청 무서워하거든. 실제로 바위놀이를 하고 싶다 해도 할 수 없는 환경이다. 엄청 추운 날씨에 몸이 휘청일 정도의 바람이 불어와서 굳이 핑계가 필요 없을 지경이다.

 

 

 

아무리 추워도 걷는데 에너지는 정량대로 소모가 되는지... 한 굽이돌아 안부에 올라서니 뭔가를 채우라는 듯 배에서 신호를 보내 시간을 보니 12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

 

 

 

그려 때가 되면 먹어야 사람이지. ^^ 큰 암벽을 돌아가다 바람 잦은 곳에서 자리를 잡고 점심을 가졌다. 다이어트 시늉으로 컵라면 하나를 먹었는데... 좀 모자란 듯해서 은근슬쩍 에너지바 하나를 입속에 넣고 한참 동안 쉼을 가진 후

 

 

 

이제는 큰 굴곡이 없는 산죽이 빼곡히 난 사잇길을 걸어 문장대로 향했다. 어라? 이쪽의 산죽은 모두 죽었네...? 땅속의 뿌리로 번식하는 대나무. 그 땅속의 영양을 다 취하고 나면 일제히 꽃을 피우고 씨를 날려 또 다른 번식을 하고는 일제히 죽는 댄다. 이것을 대나무개화병이라 하던데... 다른 이유로 죽지 않아 마음이 조금은 편안했다.

 

 

 

12시 45분경. 이제 가는 길 왼쪽으로 속리산 주능선이 펼쳐 보이고

 

 

 

펑퍼짐한 바위 밑으로는 대간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만 속리산 주능선을 꼼꼼히 짚어보니...

 

 

 

 

멀리 보이는 저곳이 천왕산일 테고... 앞쪽으로 오다 보면 매점이 보이니 그 뒤쪽이 신선대가 분명하다. 그렇다면 여기가 청법대? 궁금해서

 

 

 

청법대를 언급한 어느 산우님의 글을 뒤져 살펴보니... 이 자리는 7봉이고 청법대는 조금 더 가야 할 모양이다.

신선대에서 본 칠형제봉, 청법대와 문수봉.

 

 

 

잘생기고 멋들어진 바위를 지나니 이 녀석 보다 덩치도 크고 더 잘생기고 더 멋진... 어찌 보면

 

 

 

예술품만 같은 커다란 바위 봉우리가 보였다. 아래쪽으로 내려가 우측에 바위봉을 두고 걸으면서 위를 올려다보니... 많은 산우님들이 청법대라 칭한 사진의 모습이 보이는데.. 아하!!  이 바위가 청법대인가?

 

 

 

그 앞쪽으로 오리바위니 뭔 바위니 하는 바위가 있는 것을 보니... 청법대 맞다는 섣부른 확신도 들고... 암튼,

 

 

 

이제부터는 대간길. 치열한 삶을 조용히 웅변하는 소나무를 지나 문수봉에 오르고, 그곳에서

 

 

 

가야 할 문장대의 멋진 위용을 살펴보고, 내친김에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문수봉에서 본 문장대

 

 

 

지금까지 걸어온 칠형제봉 능선을 살펴보면서 어깨를 한 번 으쓱했다.

문수봉에서 본 칠형제봉 능선

 

 

 

이제는 말 그대로 탄탄대로를 걸어

 

 

 

문장대 쉼터에 있는 전망바위로 갔는데...

 

 

 

그 전망바위에서 보는 풍경이 또한 일품이어서 바위 위에서 한참 동안 풍경을 감상했다.

 

 

 

속리산 주능선을 눈으로 좇아 비로봉, 천왕봉을 지나고

 

 

 

산등성이에 홀로 우뚝한 문장대도 원 없이 감상하고는  예전엔 매점이 있던 자리에 의연히 자리한 문장대 쉼터로 내려와

 

 

 

오후 1시 40분. 마침내 문장대 표지석과 조우를 했다. 새 표지석이 있었나? 할 만큼 오래전에 왔었던 그 기억 한 자락을 부여잡고

 

 

 

열심히 철계단을 올라가 문장대 위에 섰다. 여전히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는 웅덩이는 단단한 얼음을 덮고 있고

 

 

 

정말 까마득히 먼 옛적에 한 번 걸어본 생동감이 있는 관음봉 능선이 보이고, 그 능선을 조금 더 멀리 이어가 보니 이 역시 오래 전에 걸었던 묘봉, 상학봉 능선이 장쾌하게 눈에 들어섰다.

문장대에서 본 관음봉_사진 왼편의 중간 오똑한 봉우리가 묘봉이다.

 

 

 

ㅋㅋ 360도 둘러보기? 다시 시계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바라본 풍경에도 호연지기가 담겨있어서 보면서 연신 가슴에 저장했다. 우선 아직 미답인 백두대간길을 보고는 언젠간 걷겠다 다짐하고

문장대에서 본 백두대간길(현재 길이 닫혀있음)

 

 

 

비록 바위 봉우리에는 추위 때문에 하나하나 오르지 못했지만, 열심히 걸어온 칠형제봉 능선을 보고는 능선 어디부터 접속을 했나 살펴보기도 했다. 보아하니 아래에서 세 번째 봉우리로 접속한 듯 싶다. 

문장대에서 본 칠형제봉능선, 앞쪽 능선은 백두대간

 

 

 

마지막으로 속리산 주능선을 보면서 갈재에서 형제봉으로 올라 종주를 했던 옛 기억을 곰곰히 되새기다가 여기 문장대에서 내려가기 시작했는데...

 

 

 

하단부 바위 틈새에서 사람 소리가 들려와 바라보니... 두 산우님들이 열심히 사진을 찍고 계셨다. 오호! 이런 곳도 있었네? 하면서 바위 틈새로 들어가 보니... 와우~~  안 보고 갔으면 후회했을 비밀스런 장소였다.

 

 

 

다시 문장대쉼터로 뒤돌아와 온 길과 달리 왼쪽으로 난 화북탐방지원센터로 향했다. 

 

 

 

백두대간과 칠형제봉 사이로 난 이 길. 예전엔 주로 이 길로 올라왔다가 되짚어 내려가곤 했었던 길인데... 뭔지 낯이 설어서, 이곳저곳을 유심히 살펴보니 예전에 비해 없던 다리도 생기고 정비도 잘되어 있고 어느 곳은 길이 바뀐 것 같다.

 

 

 

그리고 또 예전엔 그냥 지나쳤던 풍경이 지금은 의미있게 다가오기도 하고... 에효~~  저기 보이는 칠형제 1,2봉도 들렸어야 했는데... 

하산 중에 본 칠형제 1,2,3봉

 

 

 

어라? 언듯 보기엔 하트 모양의 바위여서 가까이 다가가 보았는데... 우측 앞의 두 바위가 고개를 앞 사람 등에 기대고 편하게 쉬는 모습으로 보였다. 나만 그리 느낀게 아닌지 바위 이름이 '쉴바위'였다.

 

 

 

1시간 10여 분 정도를 걸어내려와 아침에 오를 때, 성불사 갈림길에서 흘깃 바라봤던 그 다리를 건너가고,

 

 

 

산행을 시작하느라 그리 맛났음에도 맛보기만 해야 했었던 홍시감이 달린 감나무 앞에 도착을 했다. ㅎㅎ 이제 하산도 끝인데 그냥 갈 수야 없지. 굵직한 나무줄기를 주워 던지거나 치면서 까치밥 적당히 남기기 운동을 했다. 홍시가 땅에 떨어져 터지고 뭉개졌어도 얼마나 맛있던지. ^^ 

 

 

다시 도착한 화북탐방지원센터. 추위가 아침보다는 덜했지만 여전히 추워서 도착 즉시 차 안으로 들어가 산행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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