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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 _그리움릿지 & 만물상능선

mangsan_TM 2023. 12. 8. 12:53

 

 

 

2023년 12월 6일(수).

가야산 그리움릿지만물상능선에 다녀왔다.

가야산 등산지도
가야산 만물상능선 지도

 

 

 

성주시 수륜면 백운동주차장에 차를 두고 심원사 - 사자바위 - 서장대(상아덤) - 만물상능선 = 백운동탐방지원센터로 내려와 주차장으로 원점회귀를 했다.

 

 

 

그동안 쌀쌀했던 날씨가 풀려서 산행하기 적당한 온도가 되었고 간간히 맑은 하늘을 보였으나 대부분이 흐렸고 오후에 비도 예보된 날이었다. 비는 산행을 마친 후에 만났고 산악회 MTR의 리딩을 좇았다.

 

 

 

가야산 하면 당연히 합천일 줄 알았는데... 여기 백운동주차장은 성주시에 있었다.  그래도 먼 곳에 있는 곳이라서 아침 일찍 출발했음에도 9시 25분경에서야 이곳에 도착을 했다.

가야산국립공원 백운동주차장

 

 

 

다행히 춥지 않은 날씨여서 산행 준비를 빠르게 마치고 9시 30분경, 심원사로 향하면서 산행을 시작했다.

 

 

 

통일신라 시대에 창건이 됐다는 심원사. 요즘엔 템플스테이로 각광을 받는 듯한데, 난 단지 스치듯 심원골로 향했다.

심원사. 뒷쪽으로 그리움릿지 1봉이 보이고 중간 멀리 만물상능선이 보인다. 보이는 골짜기가 심원골이다.

 

 

 

왜냐하면 심원골로 들어가서 몇 걸음 지나 왼쪽의 능선으로 올라서야 그리움릿지로 가는 길과 만나기 때문이다. 그렇게 능선에 접어들고 한 30여 분 오름길을 오르다 보니 하늘이 열리고 만물상능선의 펼쳐진 모습이 기분 좋게 다가왔다.

 

 

 

그리고 눈앞에는 뜨악!!! 그리움릿지 1봉이 위압적으로 서 있었다. 헉! 저길 오르는 것은 아니겠지? 조금은

 

 

 

콩닥거리는 심정으로 암벽 밑으로 다가왔는데... 흐유~~  다행이다. 이건 뭐 장비를 갖춘 암벽 전문가가 아니면 오르지 못할 수준. 망설임 없이 우회를 했는데... 

 

 

 

우회한다고 오르기 수월한 길은 아니어서 가는 길에 쉬기 적당한 장소가 보여 철퍼덕 주저앉아 쉼을 가졌다.

 

 

 

쉼이 채운 에너지. 그 에너지 탓인지 1봉의 뒷목에 쉽게 다다르고 그 여분의 힘으로 1봉 정상에 올라섰다. 오우~~ 

 

 

 

처음부터 끝까지 보이는 장쾌하고 멋진 만물상능선. 그 뒤로는 가야산 칠불봉 능선도 보이고... 왠지 가슴이 뿌듯해졌는데... 2봉으로 고개를 돌린 순간. 또다시 헉!!

1봉에서 본 만물상능선

 

 

 

설마... 요 아래의 슬랩부터 올라가야 하는 건 아니겠지? ㅋㅋㅋ 다행히 나무가 있는 쪽으로 올라가 중간 위쪽으로 오르면 되는데... 이게 또

1봉에서 본 2봉의 모습

 

 

 

쉽지 않은 길이다. 물론, 줄이 있기는 하지만... 손으로 당기고 발도 잘 디디면서 우선 1단을 오르고

 

 

 

연이어 2단을 오르고 계속해서 된비알길을 오르다 보니 힘이 쑥쑥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게다가 아직 남은

 

 

 

세 번째 로프구간. 1단계 구간 보다야 수월히 오를 수 있지만 계속 이어지는 경사길을 오르다 보니

 

 

 

지금까지 올라온 능선이 훤히 보이는 조망터에선 누구라도 발걸음이 멎어질 밖애... 심원사가 훤히 보이니 그곳에서 이어진 능선으로 왔을 테고,,, 그렇다면 요 아래 중간에 있는 흰 바위가 1봉이구만?

 

 

 

그리고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고는 와아~~  절로 나오는 탄성. 산 그리메가 완전 수채화다. 오늘의 리더께서 손가락 하나를 쭉 펴서 오른쪽 뾰족한 봉우리를 가리키더니, 저게 남산제일봉. 그 뒤가 비계산 능선. 그 왼쪽이 부라부라...

 

 

 

이렇게 보는 것만도 좋구먼... 하긴 이름을 알아두면 더 진한 감동으로 올까? 암튼, 다시 노각나무에 미안함을 보태고는 2봉 꼭대기에 올라섰다.

2봉 정상.

 

 

 

역시 2봉에서도 막힘이 없는 조망이다. 멀리 칠불봉능선이 보이고 칠불봉 아래에 있는 서장대(상아덤)와 그와 이어진 만물상능선. 한참을 보다가 

 

 

 

다시 전진했다. 많지 않은 나무들과 바위들을 통과해서 마치 구멍에서 쑥 빠져나간 것처럼 빈약한 숲을 통과하니

 

 

 

오호~ 짜잔 하듯이 펼쳐진 바위절벽이 나타났다. 마치 주름 잡힌 치마 같기도 하고...  당장 가보고 싶었으나, 시간을 보니 점심을 해야 할 시간. 주름치마바위 뒤로 보이는 3봉을 감상하면서 그렇게 점심을 즐겼다.

 

 

 

내 몸은 확실히 정직한가 보다. 점심 에너지가 쌓였다고 오르기 까다로운 주름치마바위를 가뿐히 올라섰는데... 오~~  저기  앞에 보이는 바위는 서부영화에 나오는 큰 선인장 같은데...? 궁금한 마음에 그곳으로 가서 모양을 확인하고

 

 

 

그 선인장 바위로 올라가 아직도 멋진 모습을 담고 계시는 오늘의 리더께 손을 흔들며

 

 

 

아주 상냥히 여기 한 장 찍어쥬셔요하고는 찰칵 소리가 들린 이후엔 냉정히 돌아서서 제 갈길로 갔다. ㅋㅋㅋ

 

 

 

이제 이 릿지길의 하이라이트인 해탈봉(3봉) 앞에 섰다. 3봉의 모습을 보니 암벽 하시는 분들은 좋아라 하실 생김새다. 하지만 우리는 오른쪽 안부로 내려섰다가

2봉에서 가다가 본 해탈봉

 

 

 

막바로 오르진 못하고 3봉 오른쪽으로 우회를 하다가

 

 

 

왼쪽으로 내려져있는 로프를 보고는  그것을 잡고 올라섰고, 계속해서

 

 

 

누군가 세워둔 나무등걸을 디디며 간신히 올라섰지만... 눈앞으로 다가온 직벽만큼은 어찌할 수가 없었다.

 

 

 

 

흔적으로는 누군가는 올라갔을 것이란 확신이 들지만 잠시 매달리기도 힘든 이곳을 어찌 올라갈 수 있었는지... 존경스러운 마음이 뿐이다.

 

 

 

2봉에서 여기로 온 길을 뒤돌아보고는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 ㅋㅋㅋ 위험한 것을 피해 안전한 것으로 이동하는 일이 그것이지.

3봉에서 본 가야산 칠불봉과 그 아래의 상아덤.

 

 

 

안전하게 우회를 하고 조금 더 걸어서 만난 집게손 바위. 왼쪽 밑 쪽에서 위로 통하는 구멍이 있어서 그 위로 올라갔더니

 

 

 

웬 하트 하나가 굵은 바윗덩이들로 얼기설기 이루어진 봉우리 위에 떡 하니 서서 나와 눈을 마주친다. ㅋㅋ 물론 떨어져 있는 별개의 바위가 겹쳐서 이룬 모양이지만 보는 것으로 설렘이 있으니 하트가 아닐 이유는 없지.

해탈봉(3봉) 정상

 

 

 

하트의 설렘을 뒤로하고 다시 길을 나섰는데... 오우~~  저거구만! 사자바위라는 것이. 마치 민화의 그림에서나 봄직한 사자를 닮은 바위가 눈앞에 떡하니 자리하고 있다. 그렇지만

3봉 쪽에서 본 사자바위

 

 

 

3봉의 하이라이트 구간은 아직도 진행 중. 고소감이 품 품 나는 직벽 내리막. 발 디딜곳도 머뜩찮아 내려서면서 온 신경을 곤두세우다 보니 내려오고 난 후엔 몸이 뻐근할 정도였다. 다행히

 

 

 

우회길이 있는 것 같아서 몇몇 산우님들은 이곳으로 우회해서 오셨다. 그리고 재미있는 구멍통과하기 및 줄에 매달리기를 끝으로 3봉의 영역을 벗어났다.

 

 

 

이제 그리움릿지의 마지막 봉우리인 사자바위(4봉)으로 가는 길. 3봉 내리막 바위절벽과 작별을 하고

4봉으로 가다가 뒤돌아본 3봉 바위절벽

 

 

 

4봉의 대문인 돌문바위에 들어서고는 

 

 

 

 

위에 올라갈 수 있게 해주서 하였으나... 대답이 없는 사자바위. 음~~ 누구는 저리로 해서 위로 오르는 것을 잘 허락했더만... 그렇다고 떼 쓸일은 아니니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된다. 즉

 

 

 

우회해서 뒷문으로 들어가기. 그렇지만 원하지 않는 곳에 발을 들이는 몰염치는 갖고 있지 않으니 그곳에 가지 않고

 

 

 

먼 곳에서 작별인사를 했다.

가야산 공룡능선에서 본 3봉과 사자바위(4봉:우)

 

 

 

이제는 칠불봉이 보다 가까로 보이고, 그 아래에 있는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상아덤도 가까이 보이는 위치.

 

 

 

4봉을 마지막으로 그리움릿지 구간은 끝이지만, 이 4봉은 가야산 공룡능선 상의 4봉을 함께 하는 봉우리라서 서장대까지는 공룡능선길에 접속을 하고 그 길을 따라 가야했다.

 

 

 

그리움릿지에 비해선 순한 길이지만, 때로는 안간힘으로 오르거나 땅 속 굴을 통해 나오기도 하는 순하다고 할 수 없는 길. 물론,

 

 

 

조릿대 풍성하여 안온하고 편안한 길도 있지만 여전히 오르내리는 길이라서 에너지 소모를 피부로 느낄 지경. 그래서

 

 

 

가다가 멈추고 이젠 코 앞으로 다가온 서장대와 만물상능선이 전해주는 기분 좋은 에너지로 충전을 마치고

 

 

 

여전히 거친 모습을 보여주는 길이지만, 축적된 에너지가 있어서 단숨에

 

 

 

심원골로 갈리는 갈림길에 도착했다. 이제 한 웅큼만 올라가면 서장대.

 

 

 

워낙 짧은 거리다 보니 발끝에 힘을 줬나 했더니 어느새 상아덤 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상아덤에서 본 그리움릿지. 1봉은 어딘지 특정할 수 없지만, 대략 왼쪽에 있는 봉우리들인 듯 싶다. 오른쪽 봉우리들은 가야산 공룡능선의 봉우리로 추정되고...

 

 

 

참 멋진 전설을 가진 상아덤. 워낙 머리 좋은 우리 민족이니 그 전설로 풍성한 문화 하나 만들어지길 기대하며

상아덤

 

 

 

저 앞에 보이는 만가지 상이 있다는 만물상능선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물론, 예전엔 모든 사물을 표현할 때 규모가 작으면 백이요 규모가 크면 만을 사용했으니 만물상이라 함은 모든 모양이 다 있다는 뜻일 테니

 

 

 

그냥 내려가는 것 보다야 어디에 어느 모양이 있는 지 찾아보는 것도 이 길의 재미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그렇지만 그것보다 우선해야 할 일이 있지. 이런 멋진 곳은 눈으로만 담기엔 부족함이 있으니

 

 

 

사진으로 박제를 한 다음, 수시로 꺼내어 뭔 바위들이 있나 찾아보는 일이다.

 

 

 

오우~~  맨 오른쪽 큰 바위는 소녀의 옆얼굴 같은데? 중앙 아랫쪽은 로보트 같고 중앙 윗쪽으론 사람 같기도 하고...  ㅋㅋ 이렇게 그때그때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으니까.

 

 

 

멋진 모습의 바위들이 가까이에선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서 부지런히 내려섰다가 다시 오르는데... 역시 서두르니 힘이 들지.

 

 

 

무심코 뒤돌아서서 바라본 풍경이 또한 일품이다. 저 칠불봉능선을 분명히 걸었지만 단지 걸었다는 인식만 있으니 참 오랫만에 가야산을 다시 찾은 것 같다.

만물상에서 본 가야산 칭불봉능선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멋진 많은 것들이 옆에 서 있는데도 이제는 단지 스치기만 했다.

 

 

 

그래도 잊지 않고 내려가는 틈틈히 그리움릿지 능선을 살폈다. 때마침 그것들을 조망하기에 좋은 곳이 나와 모처럼 360도 와이드스크린으로 촬영해 봤다. 그리움릿지 지나 공룡능선. 그 끄에 서장대와 이어지는 칠불봉.

 

 

 

이제 곧 하산길이 끝날 모양이다. 밑으로 백운리 마을이 훤히 보이는 것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그 유명한 국립공원 돌길(물론, 이곳의 돌길은 다른 곳에 피곤을 덜 주는 기분이다)을 열심히 따라 내려오니 곧

 

 

 

백운동탐방지원센터가 나왔다. 시멘트 포장도로로 내려서고 오른쪽을 향해 한 200여 미터 갔을까?

 

 

주차장 경계에 있는 화장실이 먼저 나와, 그곳에서 산행으로 얻은 먼지며 땀 등을 씻어냈다. 가야산 자체는 처음이 아니지만 오늘 오른 그리움릿지는 처음 밟아본 길이다. 말 그대로 그리워할 수 있을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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