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대둔산 _ 허각봉과 월성봉 둘러보기.

 

 

 

2024년 3월 29일(금).

충남 논산과 전북 완주를 경계하는 대둔산에 다녀왔다.

대둔산 등산지도

 

 

 

논산시 수락리에 있는 수락계곡 주차장(무료)에 차를 두고

수락폭포 - 대둔산(마천대) - 서각봉 - 새리봉 - 월성봉 - 수락계곡주차장으로 원점회귀를 했다.

 

 

 

대둔산을 한두 번 다녀온 것이 아닌데... 생각해 보니 죄다 완주 쪽에서 오르고 내려선 것 같다. 그래서 처음으로 논산 쪽에 있는 길을 걸은 이번 산행이 무척 뿌듯했다. 잔뜩 찌푸렸던 하늘이 정상에서 내려오자 안개비로 변한 날로, 산악회 MTR과 함께 했다. 

 

 

 

며칠 전부터 오늘 대둔산 날씨를 검색해 왔는데 늘 비가 예보되다가 어제 오후쯤에서야 비가 없는 것으로 예보가 됐다. 수락계곡 주차장에 도착한 지금도 비록 흐리지만 비가 없는 날씨여서

 

 

 

가벼운 마음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당분간 포장도로를 따르고 그 길 끝에서 마주하는 갈림길에서도 역시 잘 정비된 계곡 왼쪽의 길을 따라가니

 

 

 

대둔산승전탑 입구가 나왔다. 그리고 비로서 산길이 시작되는데...

대둔산승전탑으로 가는 길 입구

 

 

 

길이 걷기가 아주 편안한 나무데크로 조성되어 있었다. 그것도 상당히 긴 거리를...

 

 

 

계곡의 청량한 물소리를 따라가면서 걷다 보면 이것저것 구경할 것도 많은데 꼬깔 모양의 거대한 바위도 있고 크고 작은 폭포들과 소들 혹은 식생들이 그것들이다. 아마도

 

 

 

남녀노소 누구든 이곳을 걸으면서 작은 행복을 찾으십사 하는 논산시의 수고로움이지 싶다. 암튼, 이 데크길은 

 

 

 

수락폭포에서 끝이 나는데, 누구든 여기까지만 걸어왔다가 뒤돌아가도 온 몸이 좋은 기운으로 가득 채워지리란 확신이 설 정도로 걷기가 좋았다. 하지만,

 

 

 

산 높은 곳에는 그곳 나름의 매력이 있고, 어느새 그 매력에 빠진 나로서는 수락폭포 옆 바위봉을 오르는 나무 계단을 마치 습관인 양 올라가서 

수락폭포와 마천대로 향하는 암릉길 입구

 

 

 

역시 루틴처럼 뒤돌아 내려다 보고는 보는 사람 없고 알아주는 사람 없이도 의기양양 거렸다.

걸어온 데크길

 

 

 

늙어가는 몸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마음인 것 같다. 다시 바위 하나 오르고 역시 뒤돌아 보며 그 즐거움을 주체하지 못하고 까불어 대니... ㅋㅋㅋ 마음은 아직 청년의 그 어디 쯤?

 

 

 

수락폭포에서 지금까지 온 것도 평탄하지 않은 암릉길이었는데, 앞에 보이는 길 역시 무던히 보이지 않는 길이다. 그렇지만

 

 

 

급한 것이 없으니 뒤돌아 서서 걸어온 골짜기를 보고, 정상에 올라갔다가 들려야 할 월성봉의 위치도 확인하면서...

 

 

 

그리고, 꽃을 활짝 피운 진달래와 그저 반갑다고 호들갑을 떨면서 오르다 보니, 힘들지만 힘들지가 않다.

 

 

 

좀 전 데크길을 걸을 때, 석천암으로 가는 길 입구를 지나쳤는데... 왼쪽 옆 산줄기 중턱에 석천암이 보였다. 이정표를 보니 이곳과도 연결이 된 듯 하니 언젠가는...  그 길도 걸어봐야지.

석천암 갈림길과 석천암

 

 

 

이 능선! 너무 멋지다. 아니~~  내 맘에 쏘옥 들어서는 길이다. 오름길을 적당히 올라서면 보상처럼 나타나는 쉼터.

 

 

 

아니~ 쉼터라기 보다는 조망터라고 해야 할 듯. 건너편 석천암 능선을 이어가다가 낙조대도 보고

 

 

 

올라온 뒷 쪽으론 월성봉의 모습이 보이는데... 마치 어느 보디빌더가 자신의 몸매를 뽐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시 거대한 바위 슬랩을 급한 곳은 계단으로 오르고 보다 완만한 곳은 걸어 올라가 마침내 

 

 

 

마천대의 개척탑이 가까이 보이는 봉우리 위에 올라섰다. 그런데...날씨가 점점 어두워지고

 

 

 

바람의 세기가 점차 커져서 추위가 느껴질 정도였다.  그래서 바람막이 옷을 꺼내입고는

 

 

 

부지런히 마천대로 향했다. 다행히 더 이상의 큰 오름이 없어서 

 

 

 

마천대 개척탑 아래에서 오랜만에 인증 사진 하나 남기고

 

 

 

개척탑으로 올라가 주변을 둘러보는데... 바람이 더욱 거세지고

 

 

 

하늘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어서 길을 서둘러 가기로 했다.

 

 

 

우선 서각봉(허각봉, 허둥봉)으로 갈 예정으로 안심사 방향의 길로 들어섰는데... 

 

 

 

산행을 함께하는 산우님들의 말씀이 혹시 비라도 내리면, 점심을 하기가 어려우니 먼저 점심을 하잰다. 그래서 

 

 

 

비교적 바람이 없는 곳에 자리를 펴고, 아름다운 경치를 반찬 삼아 점심을 가졌다. 11시 48분이니 밥 먹을 때도 됐지. ^^

완주 쪽, 케이블카 능선 

 

 

 

점심을 끝낼 무렵부터 희뿌연 운무 속에 작은 물씨들을 심어 놓더니 급기야 다시 길을 나설 때부터 작은 빗방울을 내비쳤다.

 

 

 

이미 주변은 짙은 운무로 싸여있어서 주변은 보지 않고 오로지 앞만 보고 간 결과 보다 빨리

 

 

 

서각봉 바위와 교감을 할 수 있었으나 그 뿐. 대둔산 남릉의 최고봉임에도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희뿌연 안개비와 세찬 바람이 주변을 볼 수 없게 했기 때문이었고 게다가 지금보다 빗방울이 더 커지면

 

 

 

간간히 나오는 난코스가 있는 길임을 감안해서 월성봉에 가기 보다는 주차장에 가는 것을 우선으로 해야했기 때문이다.

 

 

 

주위가 보인다면 분명히  멋지게 볼 수 있을 길이었지만 지금은 온 신경을 안전에만 쏟아야 하는 상황.

 

 

 

그렇지만, 깔딱재에 도착해서도 여전한 안개비라서 이곳에서 주차장으로 갈 수 있으나

 

 

 

우선은 월성봉을 목표로  빠른 걸음을 했다.

 

 

 

ㅋㅋ 그 의지가 하늘을 움직였나 보다. 빗방울이 점차로 운무 속으로 스며들더니 헬기장을 지나고 부터는 비는 그쳤다.

 

 

 

하지만 바람이 여전했지만, 그것 가지고는 월성봉을 오르고자 하는 마음을 꺾이지 않아서 작은 봉우리를 오르내려

 

 

 

수락재에 도착을 하고, 이곳에서도 역시 주차장으로 갈 수 있지만 망설임 없이 월성봉을 향했다.

 

 

 

그런데...  오름길이 몹시 가팔랐다. 아마도 다시 시작되는 봉우리임을 인식 시키려는 것 같다. 힘들게

 

 

 

한 고비 올라섰는데... 이 번엔 수직 암벽이 눈앞을 가려 어떻게 오르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오른쪽으로 계단이 있었다.

 

 

 

하지만 깎아지른 계단. 그래도 다 오른 후엔 괜찮은 조망을 보여줄 텐데... 오늘은 볼 수 없고 ㅜㅜ

 

 

 

암튼, 두 구역으로 된 계단을 올라 능선을 따라 걷다가...

 

 

 

다시 한소금 바윗길을 올라서면... 와~~ 맑은 날에 이곳에 왔다면 감탄으로 턱이 빠질 수도 있겠는 걸..?

 

 

 

하지만 오늘은 단지 그 느낌만 추측하고는 걷는 것에 열중했다. 

 

 

 

이제 월성봉까지는 500여 미터 남은 거리.

 

 

 

주변을 보는 것을 포기하고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오르는 것에만 신경썼는데... 엇?

 

 

 

저런 대단한 소나무가 있다고...?  음~~  마치 반송 같은 것도 있고... 덕분에 여기저기 둘러보며 한참을 쉬다가

 

 

 

나머지 오름을 올랐더니 이번엔 흔들바위랜다.  아니 이 넓대대한 바위가 흔들린다고...? 올라가 바위를 구르니.. 정말 흔들렸다. 세상에 아래로는 천길 낭떨어진데... 운무가 없었다면 간 떨어졌을 뻔 했다.

 

 

 

마침내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월성봉에 도착했다. 달빛에 물든 토성으로 둘려진 봉우리가 그렇게 멋질 수가 없었다는 전설에서 월성봉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한 옆의 안내판에 적혀있었다.  그렇구나 하고는

 

 

 

 

바랑산 쪽으로 향했다. 예전엔 주차장으로 가려면 무수재로 온 길을 되내려가야 했다는데... 조금 가다가 만난 갈림길에서는 직접 주차장으로 가는 길이 있었다. 아마도

 

 

 

아마도 논산시가 철쭉꽃밭을 공들여 만들면서 생긴 길인 것 같다. 하지만 짙은 운무가 꽃은커녕 나무조차 볼 수 없게 해서 전망대도 스치듯 지나고 산길로 접어들었는데...

 

 

 

경사가 아주 심했다. 덕분에 고도를 팍팍 낮추면서 내려서는데... 이럴 때면 종종 이 길로 올라가면 힘은 들겠지만 재미는 있겠다는 하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에휴~ 그 이유가 뭔지?

 

 

 

물 흐르는 소리가 점점 세게 들려오는 것을 보니 곧 산자락이 나오겠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조금 더 내려서니

 

 

 

막바로 건너기엔 부담스러운 큰 계곡과 마주했다. 건너기를 주저할 때 다행스럽게도 이정표가 눈에 들어왔고 그가 가르키는 대로 계곡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니 

 

 

 

그제서야 계곡을 건너는 다리가 보였다. 그 다리를 건너니 써프라이즈 하듯 막바로 주차장이 나왔다.

 

 

 

처음으로 완주 쪽이 아닌 논산 쪽의 대둔산 산행. 한 마디로 원더플한 산행이었다. 하지만, 저녁은  대둔산 케이블카 부근에 있는 '대둔산애 산사랑' 식당에서  가졌다. 맛이 좋고 정갈해서 이곳에 오면 늘 들리는 곳이다. 이 나물 저 나물을 한 그릇에 담고 쓱쓱 비벼서 한 숟갈 입에 넣고 오늘의 산행과 함께 행복한 식도락을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