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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설악산 서북능선, 귀때기청봉 _ 먼 곳을 가려 가까운 것에 집중하게 하다. 본문
2024년 8월 26일(월).
설악산 서북능선의 주산인 귀때기청봉에 다녀왔다. 한계령휴게소에 차를 두고
한계령 - 한계령삼거리 - 귀때기청봉 - 도둑바위 - 한계령으로 원점회귀를 했다.
여전히 무더운 날씨, 게다가 오후 한 때엔 소나기도 예보된 날이었다. 다행이라면 산행 내내 뿌연 운무로 조망은 할 수 없었지만, 소나기가 내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메라피크 등반팀과 함께 했다.
한계령 휴게소에서 산행 채비를 하고... 9시 50분경 한계령삼거리로 향하는 길과 이어지는 108계단에 오르면서 산행을 시작했다.
이 곳을 오를 때라면... 귀때기청봉으로 가거나 아니면 구와 반대인 대청봉으로 갈 때 뿐인데... 앗 아니다! 예전 곡백운으로 갔다가 독주폭포로 내려오기도 했었네? 암튼,
그들 즉 귀때기청(대승령)이나 대청이 주는 무게감이 있어서 다른 곳을 오를 때 보다 힘겹고 발걸음도 무겁곤 해서 늘 주위를 보면서 오르곤 했던 곳이다. 그런데 오늘은 뿌연 운무가 시야를 모두 가리고 있고
농도 짙은 습기가 무더위를 더해서 이미 바지가 땀에 휘감겨 들었다. 그래도 50여 분 꾸준하게 올라가 마의 1 킬로 오름구간을 마치고 잠시 숨을 골랐다. 이제부터는 완만한 능선을 걷다가 잠시 내려서고
한동안 또 평지를 걸을 테니... 조금씩 에너지가 회복되는 것 같다. 말 그대로 평지에 있는 시그니처 고목을 지나고... 좀 전부터 채워둔 에너지를 사용해서
다시 시작되는 오름길에 들어섰지만... 채워둔 에너지의 양이 아주 적었는지... 오르는 길이 쉽지 않다. 다행히 안개가 없었다면 쉽게 보이지 않았을 작은 야생화들이 보여서 그 꽃들이 주는 힘으로
이 오름을 오르고 또 시작되는 계단길 오름도 올라가 잠시 주변을 두리범거릴 수 있었다. 그리고 한계령삼거리를 500여 미터 남겨진 지점에서 살짝 길을 벗어나 산비탈을 올라가
멋진 암릉으로 이뤄진 비밀의 장소에 들어서서 멋들어진 조망의 맛을 한참 동안 즐겼다.
거북을 닮은...? 아니면 뭔 상서러운 것의 날개를 닮은 바위에 올라 나름 멋진 포즈도 잡아보고...
구름에 가려 제대로 볼 수는 없지만... 그 모습이 오히려 신비스러운 지나온 산길도 뒤돌아보고...
앞으로 가야할 귀때기청을 방향을 바라봤는데... 아쉽게도 운무가 대부분을 감싸고 있었다. 그래도
한 20여 분 넘게 그곳을 즐겨서 인지 다시 걷는 발걸음이 가볍다. 그러다 보니 다른 곳에선 귀한 금강초롱을 길가에서 흔히 발견하고 얼마나 또 호들갑을 떨어댔는지. ^^
12시 3분. 한계령삼거리에 도착을 했다. 오는 도중 거북바위에서 즐긴 시간을 감안하면... 휴게소에서 급하지 않은 걸음으로 두 시간 거리. 때마침 점심시간이기도 해서 빵과 커피로 점심을 했다.
이제 귀때기청봉으로 가는 길. 당분간 나무그늘로 가다가 나무그늘이 벗겨지는 부분에서 보여지는...
엄청난 바위 너덜길!! 울퉁불퉁한 큰 바위들이 길을 감추고 있어서 곳곳에 세워둔 표시목을 기준으로 바위들 위로 걷는데... 자칫 균형을 잃어 바위 틈새로 발이라도 끼인다면 당연히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곳.
온 신경을 바짝 세우고 걷는데... 그 또한 쉽지 않은 걸음이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몸의 균형감각을 한층 더 높아졌음이 분명할 것이다. 여전히 귀때기청봉 정상은 운무로 가려져 있고... 그래서 워낙
사방으로 조망이 뛰어난 곳이라 예전 같았으면 뒤돌아 공룡능선을 찾아보고 그 밑의 오세암도 찾아보며 또 가는 길 왼쪽에 있는 주걱봉, 앞쪽 멀리로 안산을 보면서 오름길을 즐겼겠지만... 오늘은 죄다 안개 정국이라서
땅만 열심히 보고 걷는데... 오호!! 이런 곳에 이렇게 멋진 야생화가 있다니... 개미취? 쑥부쟁인가? 암튼 구절초는 확실하고... 한동안 꽃구경을 했다. ㅋㅋ 먼 곳이 보이지 않으니 비로소 가까운 곳을 살피는 꼴인가?
암튼, 2시 18분. 귀때기청봉 정상목 옆에 섰다. 마땅히 정상놀이를 즐겼어야 했지만...
주변은 여전히 구름에 가려져 있고...
무엇보다도 왠 날파리들이 떼로 달려들어서 온 길을 뒤밟아
하산을 시작했다.
다시 뒤뚱거리며 큰 바위 너덜길을 걸어내려오다가...
한계령쪽에서 보자면... 바위 너덜이 시작되는 첫 봉우리 쯤? 온 길을 벗어나
한계령에서 올라온 능선 오른쪽에 위치한 또다른 능선으로 길을 잡았다.
사람들의 흔적이 많지 않은 만큼 길도 희미한 원시의 산길. 길에 대한 의구심을 가질 때마다
누군가가 놓은 케른으로 방향을 잡고 능선으로 가다가 계곡으로 향해 내려갔다.
원시 자연이 주는 태곳적 신비감으로 길을 걷는 내내 뭔가 충만해 지는 느낌이 들었지만...
가파른 경사에 있는 마사토가 혹은 미끄덩 거리는 흙들이 종종 몸의 균형을 무너뜨리곤 해서 온 신경을 쓰게 했다. 지금의 나로서는 넘어지는 것만으로도 큰 부상에 이를 수 있으니 당연한 일이었으나
그만큼의 힘이 소진되는 것 역시 만고불변의 원칙. 그럼으로 해서 땀으로 뒤범벅이 된 몸을 계곡에 도착해서 식히고
오랜 옛날... 몇몇의 도둑들이 바위 및 자연 동굴에 생활근거지를 삼았다는 설에 의해 붙여진 이름, 도둑바위를 지나고
5시 27분경, 설악로로 내려서서 한계령으로 원점회귀를 하면서 산행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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