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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공덕산 천주봉 _ 산행 만족도 : 아주 높음.

mangsan_TM 2024. 9. 30. 18:07

 

 

 

2024년 9월 29일(일). 

문경에 있는 공덕산에 다녀왔다. 윤필암 아래쪽에 있는 작은 주차장에 차를 두고

공덕산 천주봉 등산지도

 

 

 

 

윤필암 - 묘적암 - 묘봉 - 공덕산 - 천주봉 - 천주사로 걸었다.

 

 

 

 

공활하고 푸른 전형적인 가을하늘이었으나, 기온은 비교적 더움? 그렇지만 그늘에 잠시 쉬다 보면 서늘함을 주는 날씨였다. 이번 역시 히말라야 메라피크 등반팀과 함께 했다. 

 

 

 

 

 

복정에서 팀과 합류한 후, 문경으로 가는 도중, 괴산 휴게소에서 아침을 하면서 휴식을 곁들이는데...  하늘빛이 너무 좋아 왠지 좋은 예감이 들었다. 그 예감대로 대승사 못미처에 있는 과수원에서 좋은 사과를 

 

 

 

 

 

구입해서 차 안에 쟁여놓고... 윤필암 아래쪽에 있는 주차장에서 채비를 갖추고 10시 10분경. 윤필암으로 향하면서 산행을 시작했다.

 

 

 

 

시멘트 포장길을 한동안 올라가 먼 발치에 있는 윤필암과는 눈 맞춤만 하고는 곧장 묘적암으로 향했다.

 

 

 

 

 

묘적암. 주차장에서 한 15분여 올라 도착한 곳. 보기만 했는데도 마음이 안온해졌다. 음~~  이런 느낌 참 오랜만이네. 지금 스쳐가는 모든 분의 안녕을 기원하고...

 

 

 

 

그런데... 오래 전에 이곳을 걸었던 리더께서 급 당황 중. ㅋㅋ 분명 묘적암 뒤쪽으로 있어야 할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신다. 산에 대해서는 박사 이신대... ^^. 온 길을 잠시 되내려가서 묘적암 왼쪽 능선으로 난 길을 급기야는 찾으셨다. 역쉬!!!

묘적암에서 다시 내려오다 보면 오른쪽으로 들머리가 보인다.

 

 

 

 

잠시 특징 없는 산길이 이어지다가... 하나 둘 기암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바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무척 좋아하실 것 같은 길. 물론, 나 역시 

 

 

 

 

두 손 두 발을 활용해서 큰 바위들을 넘나드는 것을 싫어하지는 않아서... 아주 재미지게 넘어가고 있다.

 

 

 

 

아니~~  얼마 오르지도 않았는데... 이런 멋진 풍경을 보여주다니... 저 앞에 보이는 구름을 이고 있는 봉우리는 뭘까 하고 궁금했는데... 이제 와 지도를 보니... 운달산 같기도 하고. 암튼,

 

 

 

 

또 얼마 더 걷지 않아 뜬금없이 나타난 오뚝 솟은 바위. 매어진 밧줄을 보건대... 저곳을 넘어야 하는 것 같은데...

 

 

 

 

왼쪽에 있는 고사목과 어우러진 바위에 얹힌 바위가 말안장으로 보여... 이곳을 지난 어느 산우님이 말한 안장바위가 이것일까...? ㅋㅋㅋ 의견 분분했지만, 서로가 즐거운 마음으로 그 솟은 바위에 올라섰더니...

 

 

 

 

아하!!  누가 봐도 조 앞에 있는 바위가 안장바위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바위가 보였다. 그렇다면...  조 앞에 보이는 윗 봉우리가 묘봉일 테지...? 궁금해서 후다닥

안장바위

 

 

 

 

바위 봉우리에서 내려와 안장바위에 오르고... 가기 전에 쓱 뒤돌아 봤는데... 와우~~  머찌다 이 그림!! 덕분에 잠시 동안 명화를 감상하고는 다시

 

 

 

 

바윗길을 내려섰다가 올라서고 이번엔 부드러운 흙길도 걸어... 

 

 

 

 

 

엇...? 묘하게 생겼네 이 바위. 함께 가시던 두 번째 리더께서 지도를 살펴보시더니... 부부바위가 그 이름이랜다. 음~~  이리 맞추고 저리 맞춰보고... 어찌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부부바위

 

 

 

 

보기보다 큰 바위라서 오르기 쉽지 않은데... 우리 두 대원께서는 굳이 올라가셨다. 이궁~~  나도 오르고 싶지만... 혹여 작은 부상이라도 당하면 메라피크 등반을 접을 수도 있으니... 조신하게 있어야지.

 

 

 

 

다시 평안한 흙길을 걷고... 마침내 처음으로 접하는 밧줄이 매어진 슬랩 구간을

 

 

 

 

큰 힘 들이지 않고 수월히 올라서고 뒤돌아 섰는데... 정말로 확 들어서는 멋진 조망!!  우와~~ 

 

 

 

 

저 봉우리들... 내가 가 본 곳일까...? 참! 이럴 때 대비해서 깔아 둔 앺이 있는데... 처음으로 그 앺을 열고 렌즈에 접했다. 오우~~  저곳이 포암산이면... 다녀온 것은 맞고.. 저 너머가 월악산권이구만...

 

 

 

 

11시 53분. 마침내 묘봉에 올라섰다. 주차장부터 약 1시간 40여분 거리에 있는 것 같다. 이곳을 걸은 결과. 여기 이 묘봉능선을 걸은 누구든지 즐겁고 행복해할 것이란 확신?

묘봉 정상석

 

 

 

 

아하하하  그런데 여기 이 묘봉의 정상석이 너무 귀엽다. 어느 산우님이 남겨준 익살에 한바탕 재미지게 웃어젖히고는 다시 길을 나섰다. 아니 동지들~~  여기서 쉬기로 하지 않았나요?

 

 

 

 

잠시 쉬기로 했던 대원들은... 한참을 걸은 후에 가는 방향으론 공덕산이 보이고 아래로는 대승사가 보이는 널찍한 암반 위에서 편히 쉬고 있었다. 덩달아 좀 전 과수원에서 사 온 사과로 에너지를 보태고

공덕산과 계곡 아래 부분에 있는 대승사(우)

 

 

 

 

 

다시 공덕산을 향해 작은 구릉을 올라섰는데...  여기가 대승재라 하는 곳인가...? 암튼, 올라온 길 앞엔

 

 

 

 

등산로 아님이란 표지판이 큼지막하게 세워져 있었다.  음~~  어쩐지 오는 내내 이정표가 없더라니... 아마도 묘봉능선길은... 생태보전 중인가 보다. 여기부터 공덕산으로 가는 지도상에는

묘봉 방향의 팻말은 없다.

 

 

 

 

쌍연봉도 있고... 대승봉도 표시되어 있던데... 아직까지 봉우리 다운 곳은 나오지 않고 있다. 시간은 벌써 12시 30분이 넘어가고 있어서  아마도 쌍연봉으로 추정되는 곳에 자리를 내리고 점심을 가졌다.

 

 

 

 

점심으로 충분히 에너지를 채웠다는 것을 알았을까...? 길이 약간의 평지를 보여주더니... 냅다

 

 

 

 

솟구쳐 올랐다. 씩씩 거리며 돌계단을 오르고.. 또 이건 뭐 계단이 아닌 통나무 축대 같은 곳도 오르는데... 숨이 턱 밑까지 오니... 모처럼 만난 산우님들과 인사 나누는 척하면서 숨을 고르고... 그 비축된 힘으로 

 

 

 

 

마지막 데크계단까지 올라서 마침내 헬기장에 도착했다. 이젠 다 올라섰다는... 또 이뤄낸 뿌듯한 성취감을 가슴에 쟁였다. 이제 정상까지는 180 미터.  100여 미터 더 걸어 

 

 

 

 

도착한 삼거리. 여기서 공덕산 정상은  천주봉과 이어진 길과는 약 80여 미터 벗어나 있다. 그래서 우선 공덕산 정상으로 가 첫 대면이니 만큼 

공덕산, 천주봉 갈림길

 

 

 

 

아주 다소곳한 자세로 그곳 정상석과 인사를 나누었다. 리더께서는 이곳에서 차량을 회수해 천주사로 가신다고 대승사 쪽으로 내려가시고 나머지 대원들은

1시 50분 도착.

 

 

 

 

좀 전의 삼거리로 돌아와 천주봉으로 향했다. 그런데 길이... 거친 곳은 없는데... 아주 가파르다. 

 

 

 

 

한 10여 분 가파르게 내려와 만난 다소 평탄해진 길. 오호! 이제 급한 내리막길은 없겠거니 했는데...

내림길 중에 본 천주봉

 

 

 

 

또 시작이다. 이번엔 마사토까지 깔려 미끄러질까 온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급경사 내리막. 그러다 또 

 

 

 

 

만나는 약간은 평탄한 길...  이젠 정말로 급한 내리막은 끝이겠지? 하는 여유가 들다 보니... 엇? 저거슨 송 이 버 섯?? ㅋㅋㅋ 여보슈 산삼을 가져다 놔도 당신은 알지 못해. 그냥 가던 길이나 가셔!

 

 

 

 

그런 급한 내리막 패턴을 세 번 반복 즉, 40여 분을 급하게 내려오고 나서야 서낭당재가 보였다. 이 정도면 공덕산 천주봉이라 할 수 없겠는데...?

서낭당재

 

 

 

 

천주봉이 아니라 별개의 산으로 불려야 하는 것 아닐까? 쉬면서 한참을 구시렁대다가

예전엔 이곳에 서낭당이 있었던 듯.

 

 

 

 

본격적으로 천주봉 오름질을 시작했다. 결코 쉽지 않은 경삿길.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오름질이 잠시 한 매듭을 짓는 데에 삼거리가 나왔다. 수평2리에서 천주봉, 공덕산을 원점회귀하는 중요한 삼거리이다. 이제 천주산까지는 600여 미터. 뭣? 천주산이라고...? 그러면 지도엔 왜 천주봉으로 뜨는 거지?

 

 

 

 

음~~  이 정도의 구별이라면... 공덕산과는 별개의 산이구만...  구시렁대며 걷다 보니 천주봉 꼭대기가 가까이 보였다. 얏호~~  이제 다 왔구나 하고 휘파람을 불었는데...

 

 

 

 

정상을 300여 미터 앞둔 곳에 나타난 계단길이 장난이 아니다. 길이도 길이지만... 그 가파른 정도가 엄청 대단해서 함께 하던 한 대원님은 마치 대둔산의 삼선계단 같다고 하셨다. ㅋㅋㅋ 그 정도는 약간 아닌 것 같지만..

천주봉 계단과 삼선계단(우: 출처 _ women"s generation)

 

 

 

 

암튼, 가파르고 긴 계단이지만, 다행한 것이 오르는 뒤쪽으로 멋진 풍경이 펼쳐져 있어서 오르다 힘들면 그 풍경을 감상하곤 다시 또 오르고.. 그러다 보니 그렇게 큰 힘은 들지 않았다. 

지나온 공덕산(좌)과 황장산의 모습

 

 

 

 

 

계단이 끝나고 약간의 경사가 있는 석벽 아랫길을 줄에 의지해서 가다 보니  노은리 갈림길이 나왔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겨우 150여 미터. 그렇지만

 

 

 

 

거칠고 가파른 돌길을 걸어야 하고 막판 계단도 올라가야만 했다. 

 

 

 

 

그렇게 계단 끝으로 올라섰는데...어디선가 들리는 우리를 부르는 소리. 리더께서 천주사에 차를 대고 벌써 정상에 올라와 계셨다. 우리의 즐거움을 위해 기꺼이 수고로움을 하신 리더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천주사 내림길에서 본 공덕산으로 가는 계단길_우리가 오르는 모습을 리더께서 촬영함.

 

 

 

 

계단 위의 세상은 말 그대로 조망천국. 우선 지나온 공덕산의 모습을 눈에 담고 계단을 좀 더 오른 후에 뒤돌아 서니

 

 

 

거침없이 시야가 열렸는데... 그 모습들이 얼마나 환상적이고 아름다운지 발걸음을 떼지 못할 정도였다. 벌린 입 다물지 못하고 우선 와이드 촬영을 한 후

 

 

 

 

얼마 전에 깔아 둔 산봉우리 이름을 알려주는 앺을 열어 렌즈를 들이댔다. 우와~~  속리산까지 보이네? 저기 928봉은 혹시 황정산...? 도락산...? 아고 아직 대미산은 미답인데... 암튼,

 

 

 

 

즐거움이 주체할 수 없이 뿜어져 오르니... 그 기쁨의 춤사위가 절로 나왔다. 아무리 좋아도 이젠 가야겠지?

 

 

 

 

이것 봐~~  여기도 정상석이 전추산이구만... 저 멀리 보이는 공덕산하고는 완전 다른 산이구만... 어째서 공덕산 천주봉이 되었을까...?

 

 

 

 

에잇 몰라!!  산이면 어떻고 봉이면 어때? 구시렁대면서 천주사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멀리 경천호를 배경으로 한 정상석이 또 있네...? 아마도 옛 정상석인 듯한데... 여기도 천주산으로 적혀있다.

 

 

 

 

시간을 보니 벌써 오후 4시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좋기는 하지만... 이제 하산을 해야 할 시간. 그런데... 이곳의 풍경도 훌륭해서 발걸음이 무척 느릿해 졌다. 

 

 

 

 

절벽 위로 단풍이 든 나무들도 보이니 조만간 만산홍엽을 이룰 텐데...  앞으로 그 속을 거닐 때도 오늘처럼 행복감이 충만하길 소원하고 저 멀리 지나온 공덕산과도 작별을 하고는

 

 

 

 

천주사를 향해 거침없이 발걸음을 놓았다. 발아래로 펼쳐진 가슴이 열리는 녹색물결을 자세히 보지도 않고 혹은 바위 절벽을 가로지르는 계단의 특이성에도 눈길을 주지 않고...

 

 

 

 

어느 신심 가득한 불자님께서 쌓아 올린 정성 가득한 탑을 지나갈 때도 단지 눈 맞춤만 했을 뿐 전혀 그들과 교감하지 않고

 

 

 

 

천주사로 곧장 내려왔다. 종각을 보고 그 밑에 있는 약수를 얻어 시원하게 마시고... 대웅전을 바라보며 부디 우리의 메라피크 등정이 성공하기를 간단하게 기도하고는 또 머뭇거리지 않고

 

 

 

 

천주사 주차장으로 내려와 산행을 마무리했다. 평소 같았다면 내려올 때에도 가급적 여러 것을 보면서

 

 

보이는 것들을 즐기곤 했는데...  오늘은 오롯이 내려오는 것에만 집중한 것 같다. 아마도 천주봉 위에서 본 모든 것들이 내 감성의 그릇을 꽉 채웠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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