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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문경, 운달산 성주봉 _ 용아능선 부럽지 않아.

mangsan_TM 2024. 10. 7. 09:39

 

 

 

 

2024년 10월 5일(토).

문경에 있는 운달산에 다녀왔다. 당포리 성주봉공용주차장(내비주소)에 차를 두고

운달산 등산지도

 

 

 

 

성주사 - 수리봉 - 성주봉 - 운달산 - 석봉산 - 조항령 - 주차장으로 원점회귀를 했다.

 

 

 

 

 

아침 자욱했던 안개가 걷히면서 청명한 하늘색을 보여줬던 날로 등산하기 적당한 날씨였다. 여전히 메라피크 등반팀과 함께 했으며, 모처럼 깜깜한 밤에 산행을 마친 날이었다.

 

 

 

 

아침 9시 30분. 문경읍 당포리에 있는 성주봉공용주차장에 도착했다. 화장실(의외로 깨끗함)에 다녀오는 등, 채비를 하고 9시 40분 산행을 시작했다. 오는 내내 지독한 안개가 있어서

주차장에서 본 수리봉(왼쪽 바위봉)과 성주봉(오른쪽 두 봉우리 중 뒷쪽)

 

 

 

 

뷰 맛집으로 소문난 이곳의 뷰를 보지 못할까 봐 안달을 했는데... ㅋㅋ 소란 떤 것이 무색하게 마을길로 들어서서 성주사를 찾아가는 동안 안개가 말끔히 걷히고 있었다. 

 

 

 

 

성주사. 일반 가정집의 규모를 가진 절로 천존각이 그나마 인상적이었는데 길은 그 천존각을 왼쪽에 두고 산으로 들어갔다.

성주사 앞에서 본 수리봉과 천존각

 

 

 

 

큰 나무 숲 아래, 경사가 있는 흙길을 당분간 걸어 올라 만난 데크계단. 아직은 넘쳐나는 기운으로 당차게 올라갔는데... 3!  2!  1! 와아~~~

 

 

 

 

조망이 열리고 펼쳐진 풍경에 절로 입꼬리 승천하다가 끝내는 지르고 마는 탄성이다. 당포리 너른 황금들녘에다 아직도 가시지 않은 안개 띠? 구름? 그 뒤의 산은 백화산이라는데...  오늘 내내 즐길 풍경이다.

 

 

 

 

백화산에서 고개를 살짝 오른쪽으로 돌리니 앞산 너머 빼꼼히 고개를 내민 산봉우리. 주흘산 관봉이라는데... 오늘 원 없이 주흘산의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암튼,

 

 

 

 

바위지대에 도착을 하고... 바위가 미끄럽지 않아서 줄 옆으로 가 슬랩을 즐길 수도 있지만... 메라피크 등정을 앞 둔 몸이니 안전하게 줄을 잡고 오르고

슬랩지대를 오르면서 본 수리봉의 모습

 

 

 

 

조금은 힘이 부친다는 느낌이 오면 굳이 오르지 않고 냅다 뒤돌아섰다. 왜? 저 황금들녘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으니까... 날씨 참 좋다!!

 

 

 

 

그래선지 오르는 방향 오른쪽에 있는 단산 밑 활공장 하늘 위로는 벌써부터 날아오른 페러글라이들이 보였다.

오르는 중에 본 조항령(안부)과 그 오른쪽 위에 있는 단산의 모습

 

 

 

 

슬랩지대의 끝을 알리는 인어공주 소나무와 눈 맞춤하고 그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우회 하면서 수리봉 석벽지대를 오르고 있는데... 다시 벌어지는 입.

인어공주소나무

 

 

 

 

당포리 황금들녘 뒷쪽에 있는 백화산. 그 오른쪽으로 주흘산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주흘산 오른쪽으로 포암산까지 보이기 시작했다. 세상에 지금 아니면 이 풍경을 어찌 볼 수 있을까...!

 

 

 

 

복 받았네... 복 받았어!!  주문처럼 외우다 보니 수리봉 정상석이 보였다. 지금 시간이 11시이니 성주사부터 대략 1시간이면 구경할 것 다 하면서 오를 수 있을 것 같다. 정상석 뒤쪽으로 조망터가 있다는데...

 

 

 

 

오길 잘 했지!!  이 풍경 어쩔 겨!!  지도를 참작해 보면... 아래의 저수지는 문경저수지(경천호)겠고... 사진 중간의 저 봉우리가 포암산이라고 하니... 그렇다면 저 산줄기는

 

 

 

 

포암산에서 대미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겠군!! 어쨌든 좋은 것을 보면서 비축된 즐거움을 행복하게 방출하고

 

 

 

 

사과 반쪽을 먹으면서 으례 갖는 정상타임을 채우고 다시 진행을 했는데... 허걱! 정상에서 조금 내려서자 무척 깊은 낭떠러지가 나타났다.

 

 

 

 

 

주차장에서 수리봉을 모았을 때, 움푹 꺼진 부분이 보였었는데... 아마 이 곳이 아닐까 싶다. 거의 직벽에 가까운 수준이었지만... 발 디딜곳이 있고 줄도 튼튼해서 내려오는데 큰 위협은 되지 않았다.

 

 

 

 

 

다시 오르기 시작. 부드러운 흙길로 헬기장까지 오르고 당분간 평탄한 길이 이어졌다가 다시 내리고...

 

 

 

 

 

그렇지만 전체적으론 오름을 유지하면서... 때로는 낭떨어지를 오른쪽에 두고 빠르게 걷는데...

 

 

 

 

빨리 갈 수는 없었다. 간간히 열리는 조망이 너무 좋아서... 무시하고 지나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조망터에서 본 당포리마을과 백화산의 모습

 

 

 

 

이제 성주봉의 모습이 눈 앞에 보였다. 그래서 금방 갈 것만 같아서 

 

 

 

 

잰걸음으로 부지런히 작은 구릉을 오르고 내리고 하고  

 

 

 

 

하늘에 페러글라이드 들이 마치 잠자리 떼처럼 활공하고 있는 멋진 모습도 외면하면서 걸었지만... 도무지 성주봉이 가까이 오질 않는다. 허허 참! 가까이 보인다고 가까이 있는 것은 아니란 것을 익히 알면서도...

 

 

 

 

오라는 성주봉 대신에 다가온 것은 아찔한 절벽길. 이 번의 것은 좀 전에 지난 것보다 난도가 높았다. 거의 수직이 되는 바위벽. 발 디딜 곳을 자세히 살피고 줄을 적당히 이동시키면서 바짝 신경을 써서 내려섰다.

두 번째 직벽. 난이도가 가장 높았다.

 

 

 

 

그리고... 바짝 곧추서는 길. 아마도 성주봉 전위봉으로 오르는 길 같은데... 경사가 급하긴 한데 크게 위험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단숨에 오르긴 힘들어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르면서 온 길을 봤는데... 막상 보려했던 위험한 절벽길은 나무에 가려져있고... 그냥 멀리 주흘산의 모습만 보다가 다시 길을 나섰다.

 

 

 

 

 

조금만 더 가면... 성주봉 앞봉우리에 도착할 것 같았지만... 벌써 12시 45분. 적당한 곳에 자리를 펴고 흑임자 인절미에 커피를 곁들여서 점심을 가졌다. 

 

 

 

 

 

다시 시작하는 길은 약간의 경사가 있는 바윗길. 이 후 

 

 

 

 

계속되는 오름길인데... 줄이 없었다면 오르기가 무척 힘겨웠을 곳이 포인트처럼 나타나곤 했다.

 

 

 

 

뿐만 아니라 천길 낭떠러지를 오른쪽에 두고 가는 곳도 나오고... 하지만, 그곳을 통해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으니 욕은 삼키고...

 

 

 

 

천년 고사목을 지나 성주봉 앞봉우리를 지났다. 저 멀리 보이는 것이 운달산일까? 저렇게 멀리 있다고?

 

 

 

 

암튼, 살짝 내려섰다가 성주봉 꼭대기를 향한 마지막 오름길을 앞뒀는데... 

 

 

 

 

우와~~  이런 절벽길도 있다고...? 낑낑 끙끙 대며 조심조심 올라가긴 했는데... 오른쪽 무릎에서 피 봤다. ㅜㅜ

 

 

 

 

그렇지만 다 오른 후에 보이는 풍경이 너무 황홀해서 아픔따윈 의식조차 할 수 없었다. 백화산 그 오른쪽으로

 

 

 

 

 

 

주흘산. 계속 오른쪽으로 이어가며 포함산. 그 옆으로 월악산

아래쪽 능선 _ 황금빛 논 오른쪽으로 수리봉이 보이고 성주봉을 거쳐 지금까지 오른 능선.

 

 

 

 

만수봉, 영봉 그리고 저 쯤 어딘가에 있을 대미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이러니 아무리 

 

 

 

 

빨리 걸어도 빨리 갈 수가 없는 이유이다. 그래도 멈출 수는 없으니 다시 올라가 1시 53분 성주봉 정상석과 교감을 했다. 정말 여기까지의 길은 7년 전에 지났던 용아능선 부럽지 않은 길이었다. 

 

 

 

 

 

충분한 쉼을 가진 후 운달산을 향했다. 길은 좌우 두 갈래로 나뉘는데... 오른쪽으로 가는 길은 당포리로 하산하는 길이고... 운달산으로 가는 왼쪽 길로 들어섰다.

 

 

 

 

급한 내림길 중에 보이는 운달산도 보고...? 엇? 금방 갈 수 있겠는데...? 에휴~~  가까이 보인다고 가까이 있는 것은 아니란다. 사람들 사이에도 그러하니 명심하거라!

 

 

 

 

한참을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서 성주봉 영역과 고별을 하고 다시

 

 

 

 

위험하지 않은 순한 길로 오르락내리락하다가, 지난번 안자일렌과 주마링 훈련에 빠졌던 대원이

 

 

 

 

이제야 그 훈련을 하는 것에 훈수를 두기도 하면서 어렵지 않게 걷고 있었는데...

 

 

 

 

길이 언뜻 스누피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큰 바위가 있는 곳에서 왼쪽 아래로 우회하는데... 이 부분에 있는 길이 터프하고 거칠었다. 큼직지막한 바위들을 온몸으로 오르내리는데...

 

 

 

 

엇? 아래위로 큰 구멍이 보였다. 아하! 여기였구나 이곳을 다녀가신 산우님들 글에 꼭 한 번씩 언급된

 

 

 

 

굴바위가 이곳이었구나. 그 크기나 규모가 한 사람 정도가 살림을 차려도 될 정도였다. 잠시 살펴보고는 위로

 

 

 

 

 

올라가 지나온 성주봉 방향과 가야 할 조항령 방향을 바라보는데... 주위엔 벌써 어둑한 기운이 내려앉아 있어서 시간을 보니 3시 17분이었다. 해가 짧아졌나?

 

 

 

 

 

암튼, 어둑한 기운을 대하니 마음이 급해져서 그 좋아하는 그늘사초길도 휑하니 지나쳐서

 

 

 

 

엣 지도에 표시된 안부에 도착했다. 다음 지도엔 여기에서 절골로 내려가는 길이 표시되어 있던데... 찾아보니 사람의 발길을 찾을 수 없다. 에효~~  길은 오로지 조항령으로 연결되는구먼!

 

 

 

 

해가 짧아지기도 하고... 갈 길도 멀고 해서 대충 산 어깨길을 휙휙 스쳐가는데... 어라 뜬금없는 데크길이 짜잔 나타났다. 음~~  몇 개월 전, 이곳을 다녀가신 산우님 글에 계단을 한참 만들고 있다더니

 

 

 

 

아마도 완성이 된 듯. 그런데 계단이 엄청 길다. 오르는 도중에 배낭을 내려 간식을 먹어야 할 정도.

 

 

 

 

암튼, 계단길을 지나 흙길 약간을 걸어 마침내 운달산 정상석과 마주했다. 한 옆에는 날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옛 정상석이 있는데... 아이 씨. 왜 그 정상석에 감정이입이 되는 겨? 

 

 

 

 

정상석 뒤로 커다란 바위가 있어서 올라갔다. 그리고 부디 해 지기 전에 산행을 마무리할 수 있기를 가무를 곁들여 열심히 기원했는데...

 

 

 

 

사실, 이 바위 위가 운달산의 유일한 조망처여서... 금세 춤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봤다. 어느 산우님은 자신의 글에서 저기 멀리 보이는 산그리메가 덕유산이라 했는데...  뭐 봐서 이렇게 멋지면 된 거지.

 

 

 

 

우와~~  이 구름과 하늘빛의 조화는 뭔겨? 느낌은 오는데... 말할 수는 없고!!  ㅋㅋㅋ 뭔 광고 카피인가?

 

 

 

 

운달산에서 석봉산으로 가는 길. 원시적이지만 거칠지는 앓았다.

 

 

 

 

김용사로 가는 갈림길(폐 헬기장)을 지나서도

 

 

 

 

관목과 큰 나무가 어우러진 고원길 같아서 걷는 내내 안온한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운달산에서 한 30여 분 걸어서

 

 

 

 

석봉산에 도착했다. 문경대간이라... 오호! 지난주에 간 공덕산도 문경대간이었네? 암튼, 현재 시간이 5시 30분. 아직 해가 남았지만... 

 

 

 

 

언제 떨어질지 몰라 조항령으로 급히 출발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던가? 이왕 떨어지는 해

 

 

 

 

멋지게 감상하려고 부지런히 걸으며 해넘이 장소를 찾았지만... 단산의 해너미는 방향이 맞지 않고... 주흘산 해넘이가 좋을 것 같은데... 보이는 것은 죄다 나뭇가지뿐.

 

 

 

 

6시 13분. 조항령에 도착했다. 아직까지 해가 주흘산을 넘어가지 않았는지 주변이 밝았지만

 

 

 

 

당포리 마을로 내려가는 임도길 위로는 점차로 어둠이 켜켜이 내려앉기 시작하더니

 

 

 

 

마을로 가기까진 아직도 긴 거리가 남았지만... 어느새 아침에 우리가 올라갔던 수리봉서 성주봉으로 이어진 산은 검은 단면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하늘을 보니 컴컴할 줄 알았건만 많은 별들이 얼마나 반짝이던지.

 

7시 10분. 주차장에 도착을 하면서 산행을 마무리했다. 볼 것도 많고 스릴도 많은 운달산 성주봉길. 운달산 용아능선이라 불러도 부족하지 않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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