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설악산, 형제폭포의 단풍 _ 도움을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이유. 본문

등산

설악산, 형제폭포의 단풍 _ 도움을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이유.

mangsan_TM 2024. 10. 18. 20:21

 

 

 

2024년 10월 17일(목).

설악산, 형제폭포로 가 예년에 비해 늦게 온 단풍을 맞이했다. 켄싱턴호텔 주차장(주차비:6천 원)에 차를 두고

 

 

 

 

소공원 - 비선대 - 형제폭포 - 마등령2쉼터 - 금강굴 - 소공원으로 원점회귀를 했다.

군량장 부근에서 폰 밧데리 아웃. 실 시간과 거리는 왼쪽 표와 같다.

 

 

 

맑은 날이었으나 산행 내내 뿌연 박무가 옅게 끼어 있었으며 바람이 없어서인지 약간은 덥다는 느낌이었다. 오늘도 메라피크 등반 대비를 위한 체력훈련으로 등반팀 리더 2명 외 두 분과 함께 했다.

 

 

 

 

평일 아침나절인데도 소공원으로 향하는 도로 위에는 차가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그래서 리더2님의 결단으로 켄싱턴호텔 주차장으로 들어가 주차 및 채비를 하고 10시경에 길을 나섰다.

 

 

 

 

금강교를 지나면서 조금 사람들이 뜸할 줄 알았는데... 조금 더 걷다가 만난 대학생인 듯한 청년들 100여 명. 도로공사 신입사원들이 연수 중이란다. 괜히 우리 집 애들이 생각났다. 잘 지내고 있겠지?

 

 

 

 

단풍을 보려고 왔는데, 아직도 길가에 있는 나뭇잎들이 푸르기만 해서 오늘 단풍에 대한 기대감을 살짝 놓고 있었는데... 키싱바위를 지날 때 보니 그 위로 멋진 단풍이 보였다. 덕분에

키싱바위와 그 위의 단풍.

 

 

 

 

사그라들던 단풍에 대한 기대감을 살짝 올리면서 걷다 보니 어느새 적벽이 보였다. 올 때마다 적벽을 오르던 사람들이 보였는데 오늘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니... 역시 평일의 영향이겠지?

 

 

 

 

비선대에 도착을 하고... 아마도 연수생들은 목적지가 비선대였는지 도착하는 즉시 인증 사진을 담고 한동안 구경을 하다가 뒤돌아 갔다. ㅋㅋ 갑자기 찾아든 고요함.

 

 

 

 

덕분에 근처에 있는 많지 않은 단풍을 조용히 감상을 하다가

 

 

 

 

토막골로 들어섰다. 몇 해 전에는 잦은바위골에서 말 그대로 흐드러지게 피어난 단풍을 보았었는데... 

 

 

 

 

이곳에서 또한 그와 같은 단풍을 볼 수 있을까...? 계곡으로 들어갈수록 고운 단풍이 보이기 시작했다. 무명폭포에 도착했을 때에는 예전 잦은바위골의 단풍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른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단풍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산행을 같이 하는 산우님들. 은근 단풍이 없을까봐 걱정하신 듯한데... 어느새 구경하면서 미소 짓기 바쁘다.

 

 

 

 

그렇지만 길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관계로... 혹은 계곡 옆에 있는 관계로... 상당히 미끌거려서 걷는 것이 무척 조심스러웠다. 그래도 간간히 보이는

 

 

 

 

멋진 단풍에서 에너지를 채우고 하다 보니 큰 피로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12시 11분. 산행 두 시간 만에 형제폭포에 도착을 했다.

 

 

 

 

대충 보기에는 3단, 4단? 암튼 무척 긴 폭포로 수량이 많은 날엔 무척 장관을 이룰 위용이다.

 

 

 

 

 

 

 

 

 

 

 

 

폭포 중턱까지는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고 해서 중턱으로 올라갔는데...  옆으로 보이는 위압적인 암봉과 그 아래로 고운 단풍이 멋지게 아우러져 한참을 보았다. 

 

 

 

 

암튼, 중턱으로 내려가 생뚱맞게 생긴 연못도 감상하고 다시 또 폭포상단도 살펴보는데...  오늘의 리더께서 저 위 폭포 상단으로 가야 한다고 하신다. 헉!!  올라갈 데가 없는 디요...?

 

 

 

 

등반 실력이 만렙인 분은 아까 본 단풍길을 따라 직등할 수가 있다고 하셨는데... ㅋㅋㅋ 우리야 당연히 왔던 길 방향으로 잠깐 내려섰다가 우회 하지요 ^^.

 

 

 

 

마침내 산등성이로 올라섰다!!!  허거거걱!!  이런 경치라니. 저기 화채능선. 요 앞은 천화대능선.

 

 

 

 

멀리 달마봉도 보이고... 왼쪽은 금강굴을 품은 장군봉이겠지? 오른쪽은 봉화대 같고...

 

 

 

 

에잇! 뭣이 중한디...? 그깟 이름이야 나중에 알아보면 될 테고... ㅋㅋㅋ 이런 멋진 바위들 위에 내 발자국을 남기는 것이 중하지.

 

 

 

우와~~  그래도 보이는 풍경이 너무 압도적이어서 단풍 생각이 쏙 들어갔다. 여기 풍경이 너무 좋아 이 길의 이름조차도 전람회길이라고 리더께서 귀띔해 주셨다.

 

 

 

한쪽으론 어마무시한 낭떠러지, 그렇지만 기묘한 바위들이 전시되어 있는 작품만 같이 보여서... 사람들의 작명실력에 연신 감탄을 하면서 올라갔다.

 

 

 

 

마침내 형제폭포에서 본 폭포상단 왼쪽에 있는 압도적인 암봉 위로 올라섰다. 전망대바위란 이름에 걸맞게 사방을 모두 둘러볼 수 있었는데...

 

 

 

 

우선, 유선대와 장군봉의 위용과 마주하면서 압도당하고... 무엇보다도

 

 

 

 

 

아래... 좀 전에 보았던 형제폭포를 내려다 보다가 그만 주저앉았다. 이 아찔함이 주는 스릴감.

골짜기 입구가 형제폭포 상단.

 

 

 

 

덕분에 다른 곳은 보지도 못하고...  폭포상단으로 방향을 잡고 가기 시작했는데...

 

 

 

 

이게 또. 나 혼자 였다면... 갈지 말지로 카오스 상태에 빠졌을 험난한 길. 리더2의 도움으로 간신히 내려갔으나...

 

 

 

 

 

형제폭포로 곤두박질 치는 벼랑 위를 가로질러 가는 이 아찔함이라니... 

 

 

 

 

이제는  세존봉과 토막봉이 아주 가까이 보이지만... 어느새 1시 30분이 넘어간 시간.

 

 

 

 

형제폭포 상단 위 평탄한 곳으로 가서 자리를 펴고

 

 

 

 

행복한 점심을 가졌다. 사실, 메라피크 등반을 대비해서 새로 구입한 로바 까미노. 비브람 메가그립과 같다는 가게 사장님의 설득력 있는 말솜씨에 젖어들어서 구입한 등산화.

 

 

 

 

바위 접지력을 염려해 구입했으나...  전혀 기대에 못 미치는 바위 그립감. 약간의 씁쓸함을 안고 다시 길을 나섰다. 아마도 계곡을 계속 이어갔다면 토막봉을 거치지 않고

 

 

 

 

마등령 방향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고 하던데... 우리는 오른쪽 사면으로 올라 작은 협곡도 오르고 아슬아슬한 마사토 낭떠러지길도 오르면서 토막봉으로 향했다.

 

 

 

 

마침내 다가온 토막봉. 보기로는 어느 곳으로 가든 길이 있을 것 같아서

세존봉(좌)과 토막봉

 

 

 

 

멀리 속초시도 구경하고 또 달마봉도 구경하고... 암튼, 멋진 풍광을 게걸스럽게 즐긴 다음

 

 

 

 

작은 구릉을 혹은 바위를 올고 내리고 하면서 부지런히 통과하려 했드니만... 아뿔싸!!

 

 

 

 

 

네가 왜 여기서 나와? 비브람창이라서 바위에서 미끄러지기 일쑤였는데... 이런 바윗길이라니... 에효!!  체면이고 뭐고... 못 오른다고 징징거리니 리더2님이 로프 내려줬다. 

 

 

 

 

휴~~  올라가서 한숨 돌리고 주변을 봤는데... ㅋㅋㅋ 거참 아찔하구만!

 

 

 

 

시련은 여전히 남아서... 다른 산우님들은 거뜬히 오르는 구간에서도 절절매기 일쑤! 암튼

 

 

 

 

어찌어찌해서 한 봉우리에 올라섰다. 우와~~  방금까지 올라오면서 내뱉었던 쌍소리가 싹 들어갔다. 

 

 

 

 

울산바위도 보이고 달마봉과 그 아래의 소공원도 보이고... 심지어는 동해바다도 보였다.

 

 

 

 

또 화채봉능선과 천화대능선은 어떻고? 저기는 공룡능선의 1275봉이고...

 

 

 

 

화채봉과 범봉을 중심으로 펼쳐진 바위봉들의 향연. 연신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풍경이다. 하지만

 

 

 

 

능력이 출중하신 우리의 리더께서야 장비 없이 쑥쑥 올라가시겠지만... ㅋㅋㅋ 고맙게도 리더께서 주신 동아줄로 난관을 극복할 수 있었다. 갑자기

 

 

 

 

오늘 걸으면서 느낀 행복을 우리의 리더가 없었어도 누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서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결론은 '없다'였다. 그런 결론에 이르니

 

 

 

 

두 리더께 감사한 마음이 뭉클거렸지만... 호들갑 떨지 않고 조용히 가슴에 삭혔다. 왜냐하면... 내 나름의 능력으로 두 분께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리 할 결심을 세웠으니까. 암튼, 토막봉을 뒤로하고

토막봉에서 본 세존봉(좌)

 

 

 

 

그동안 꾸준히 자신의 멋짐을 어필한 천화대능선도 뒤로하고

범봉 뒤쪽으로 중청, 대청이 보인다.

 

 

 

 

잠시 숲길을 걸어 

 

 

 

 

 

마등령2쉼터에 도착을 했다. 음~~  작년 5월에 이 길로 내려갈 때만 해도 이런 시설이 없었는데...

 

 

 

 

이제부터는 어려움이 덜한 내리막길. 이제야 다시 단풍에 눈길이 갔다.

 

 

 

 

제2쉼터에서는 잠시 배낭을 내리고 말 그대로 한참을 쉬었는데... 함께한 산우님이 쉼터 옆에 있는 바위 위로 올라가 하늘을 향해 자신의 정성을 쏘아 올리셔서... 그것에 살짝 내 것도 올려놓고는

 

 

 

 

부지런히 또 비선대를 향해 걸어갔다. 그런데... 이 길을

 

 

 

 

한두 번 걸은 것도 아닌데... 이런 선바위는 오늘 처음 본다. 하긴

 

 

 

 

그 유명한 금강굴도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은 지금도 보지 못했으니... 뭐 달리 할 말은 없다만...

 

 

 

 

비선대에 다시 내려오고 그래도 산을 올랐다가 내려가는 만큼 당연히 피로가 쌓여

 

 

 

 

곁눈질 없이 소공원을 향하다가... 군량장 부근에 있는 계곡에 앉아 잠시 피로를 씻어내고는 부지런히 소공원으로 향했다.

 

아무래도... 폰을 바꿀 때가 된 것 같다. 예전엔... 산행을 마치고 다음 날까지 폰 배터리가 살아있었는데... 금강교를 지나가기도 전에 폰 배터리가 방전됐다. 암튼, 켄싱턴호텔 주차장으로 가서 산행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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