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수락산(feat. 내원암 매점) _ 고난을 극복한 그대께 드리는 헌사. 본문

등산

수락산(feat. 내원암 매점) _ 고난을 극복한 그대께 드리는 헌사.

mangsan_TM 2024. 10. 25. 21:50

 

 

 

 

2024년 10월 24일(목).

수락산에 다녀왔다. 7호선 수락산역 1번출구로 나가

불암산, 수락산 등산지도

 

 

 

 

백운계곡 - 깔딱고개 - 독수리바위 - 수락산 - 내원암 - 수락산유원지(카페라플렌)으로 걸었다.

 

 

 

 

제법 쌀쌀한 기온으로 가을 내음 물씬 풍기는 날씨였으며, 직장 동료였으나 어느새 친구가 된 두 친구 S와 가덩(가식덩어리의 준말, 그가 나를 부르는 이름은 진가덩)이 산행을 함께 했다.

 

 

 

 

9시 50분경. 수락산역 1번출구 밖. 이제는 직장 동료라기 보다는 친구가 더 익숙해진 S와 가덩을 만나 큰길 따라 백운계곡 입구로 향했다.

 

 

 

 

 

수락산은 매번 매월정 방향으로 오르거나 별내 쪽에서 오르곤 했었는데...  참 오랜만에 백운계곡으로 가고 있다. 우와~~  무장애 데크로드도 있고 잘 정비된 도로도 있고... 정말 어리둥절 하다. 

 

 

 

 

 

길이 잘 닦여진 만큼 길찾기에 낭비 없이 그간 쌓여진 이야기를 풀어내며 걸으니 가벼운 산책 같기만 하다. 사실, 가덩은... 

 

 

 

 

이제 시작되는 거친 돌길 만큼이나 험난한 길을 헤쳐온 친구이다. 7년 전 몹쓸 병이 발병되고 

 

 

 

 

꼬박 3년 가까이 치료를 받아 이제는 완쾌 판정을 받은지 오래인 친구이다.  그리고 이제서야 얼굴을 맞대고 있으니 얼마나 반가울까. 당연히 그 친구의 선택에 따라 도솔봉 가는 길이 아닌 깔딱고개로 직행했다.

도솔봉 갈림길

 

 

 

 

가덩의 말로는... 이 정도 산 쯤이야 하지만... 그가 그 지난하고 고통스러운 치료과정을 들은 친구 S는 굳이 자신이 힘들어 함을 핑계로 한참을 쉬게끔 했다. 그리고

 

 

 

 

예전에 거의 숨 넘어가듯 하면서 올라갔던 이 깔딱고개. 지금도 헉헉거리며 오르고 있지만 가덩이 겪은 고통에 비할까.  ㅋㅋㅋ 하지만 현실은 꽤 힘이 들었다. 

깔딱고개

 

 

 

 

그리고 이제 시작되는 릿지길. 내 걱정과 다르게 앞장을 서서 오르는 가덩의 뒷태를 보니 왠지 모를 안도감이 왔다. 그래도 잠시 힘을 썼으니 뒤돌아 맞은 편에 있는 매월정을 바라보며 숨을 고르고

 

 

 

 

또다시 온몸으로 올라야할 경사도 높은 릿지길 위에 발을 들였다. 오우 오우~~  가덩!!  동네 베드민턴장을 휩쓸었단 소문이 사실이었구만? 날다람쥐가 따로 없네? ^^

 

 

 

 

나도 뒤늦게 쫓아 올라와 북한산국립공원을 뒤로 두고 에너지 파워!!

 

 

 

 

이 길. 재미난 릿지도 있고 뒤돌아 보면 멋진 조망도 있고... 그리고 지루하지 않을 가파른 오름도 있고...  비록 계단이 놓여있어서 예전 만큼의 스릴은 없지만... 수락산의 명품길이 분명하다.

 

 

 

 

1주 전 설악산 형제폭포에서 단풍을 보고는 왔지만, 갈증은 여전해서 혹시 이곳에서 해소할 수 있을까 했는데...  이곳에서도 붉은 단풍이 어쩌다 보였다. 

 

 

 

 

다시 가벼운 릿지를 통과해서 매바위에 도착했다. 음~~  어느 각도에서는 분명 매와 같은 모양이 보여서 매바위라 할 텐데 어째 내게는 의자로만 보였다.

 

 

 

 

그래도 오랜만에 재회를 했으니 인증 사진 하나 남겼는데... 불현 듯 가덩이 아주 오래전에 취하곤 했던

 

 

 

 

그 해학적인 포즈로 독수리바위와 교감을 했다. ㅋㅋㅋ 그 모습을 본 친구 S도 예전의 그 때처럼 서로 달라붙어 옥신각신 하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괜히 눈물이 핑 돌았다. 

 

 

 

 

ㅋㅋㅋ 그려... 늙어서 그런 겨. 괜히 늙은 티 안 내려고 멀리 도솔봉과 코끼리 바위 쪽을 살피는 척 하다가

 

 

 

정상을 향해 선두로 나아갔다. ㅋㅋㅋ 제깟 것들이 안 따라오면 뭐 할겨. 이제부터는 가파른 구간이 없으니 걷는 것이 너그러워졌다. 방금 놀았던 매바위도 보고 저 멀리 북한산 도봉산도 보고...

 

 

 

 

가는 길 왼쪽 나무가지 사이로 보이는 수락산 주봉에 휘날리는 태극기도 보고...

수락산 주봉_태극기가 사진으론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멀리서 보면 이 바위가 배낭을 멘 모습이라서 배낭바위라 했던 것 같은데... 암튼 예전엔 이곳을 통과하는 것도 꽤 까다로웠지만... 아주 편안한 데크길을 통해

 

 

 

 

철모바위 앞에 도착했다. 12시가 조금 지난 시간 같았는데...  뭐 급할 것이 없으니 자리를 잡고 앉아서

 

 

 

 

친구 S가 가져온 알콜 성분이 있는 음료와 고구마. 그리고 가덩이 가져온 닭다리와 감 말랭이로 맛난 점심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쌓인 이야기가 그리 많을 줄은... 장장 한 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나누다가

 

 

 

 

주봉을 향해 힘차게 출발을 했다.  ㅋㅋㅋ 사실 주봉은 얼마 떨어져 있지 않아서 곧

 

 

 

 

수락산 주봉 정상석과 교감을 했다. 평일 임에도 유명한 산이니 만큼

 

 

 

 

사람들이 꽤 붐벼서... 정상놀이는 이웃 바위봉에서 잠시 하다가

 

 

 

 

올라온 길을 잠시 뒤돌아 내려갔다가

 

 

 

 

내원암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사실, 자가용을 이용할 때면, 청학리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향로봉으로 올라 정상에 도착한 다음 도솔봉을 거쳐 다시 이곳으로 오곤 했던 곳인데... 대중교통으로 오기엔

 

 

 

 

많이 불편해서 요즘엔 거의 오지 않은 곳이다. 그렇지만 오늘의 목적은 따로 있어서 수락산장으로 내려와

 

 

 

 

시원하게 약수 한 그릇 드링킹하고 어느새 

 

 

 

 

한 가을로 접어든 숲길을 조마조마한 심정을 가지고 걸어내려가고 있다. 곧  

 

 

 

 

내원암에 도착했는데... 경내를 살피면서 부처님께 정성도 드리지 못하고 곧장 내려갔다.

 

 

 

 

왜내하면 요즘 이 수락산의 핫풀이 된 내원암 매점이 오늘의 최종 목표지 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곳을 다녀간 분들 얘기로는 매점의 문을 닫았다 열었다가 불규칙적이 했으니...

 

 

 

 

아하하하. 아마도 그 지독한 고난을 이겨낸 가덩의 복인가 보다. 매점의 문이 열려있어서 요즘 젊은 그대들 마냥 막걸리와 파전 그리고 라면 하나씩을 시켜서 또 그렇게 마냥 즐거움을 나눴다.

 

 

 

 

 

그런데... 늘 자리가 없어서 대기하곤 했다고 하던데...  오늘은 자리가 많이 비었다. 한 여름 더위를 물리치기엔 이곳 만큼 좋은 곳도 없을 테지만... 지금의 쌀쌀한 날씨엔 이곳도 그저 지나는 곳일 뿐이다.

 

 

 

 

 

뭐 사람관계라고 별 다를까? 내 곁에 사람이 많다고 으스댈 필요가 없듯이 내 곁에 사람이 없다고 괴로울 필요는 없다. 다만, 누군가의 더위를 식혀주는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은 해야 하겠지.

 

 

 

 

하산을 시작했다. 단풍 나무 밑을 지나고 시멘트로 포장된 길 임에도 자연과 절묘하게 어우러진 곳도 걷고

 

 

 

 

많이 다녔던 향로봉 릿지로 들어서는 곳도 무심히 지나 청학리 마을로 들어서면서... 오래 전 많이 남겼던 발자국을 찾으려 했지만...

 

 

 

 

얼마 쌓이지도 않은 세월의 켜가 그것들을 덮고 있어서 어쩌다 한두 개 정도만 찾을 수 있었다.

 

암튼, 예전엔 수락산 유원지 였으나 이제는 공원이 된 곳에 있는 카페로 들어가서...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했다. 가덩. 그 고난을 이겨낸 것을 축하해. 그리고 자랑스럽고 존경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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