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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운악산 _ 25년도 첫 산행, 많은 눈을 밟아 올해도 풍성할 듯.

mangsan_TM 2025. 1. 7. 16:16

 

 

 

 

2025년 1월 6일(월). 

가평과 포천의 경계에 있는 운악산에 다녀왔다. 운악산 공영주차장에 차를 두고

가평 운악산 등산지도

 

 

 

 

운악산 안내소 - 출렁다리 - 토봉 - 운악산 - 절고개 - 현등사 - 공영주차장으로 원점회귀를 했다.

 

 

 

 

복정에서 차로 운악산을 향해 갈 때만 하더라도 진눈깨비가 내려, 산행을 할 수 있으려나 했는데 운악산에 도착할 땐 이미 비가 그쳤고 온통 하얀 눈으로 뒤덮인 세상이었다. 새해맞이 겸 몸풀기 산행으로 메라피크 등반팀과 함께 했다.

 

 

 

 

질척이는 진눈깨비로 복정에서 8시 50분경에 출발한 차가 10시 40분이 돼서야 운악산 공영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깨끗한 화장실에 가서 몸을 가볍게 하는 등, 산행 준비를 마치고 10시 55경에 길을 나섰다.

운악산 공영주차장

 

 

 

 

어쩌다 한번 씩 찾았던 운악산. 가장 최근의 기억이 어느 여름날 현등사 일주문을 지나 왼편에 있는 백호능선으로 오르고 절고개를 지나 청룡능선으로 내려왔었던 것인데... 그게 몇 년 전의 기억인지 모르겠다.

현등사 일주문.

 

 

 

 

오래 전, 출렁다리가 생겼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와보지 못했으니 아주 오래 전임은 분명하다. 암튼, 오늘은 일주문을 지나 잠시 더 걸어올라서 말로만 들었던 

 

 

 

 

운악산 출렁다리를 건널 예정이다.

 

 

 

 

출렁다리는 골짜기 초입 부분에 있는 백호능선의 중턱과 청룡능선의 중턱을 이은 다리였는데 생각 밖으로 데크 계단을 통해 한참을 올라가야 했다.

 

 

 

 

오르는 도중에 보이는 출렁다리. 의외로 꽤 높은 곳에 있어서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을 것 같던데

운악산 출렁다리_아래쪽에서 본 모습.

 

 

 

 

실재로 건너가보니 여느 출렁다리 보다 더 출렁대는 것 같기도 하고... ㅋㅋ 느낌적인 것일까?

출렁다리_위쪽의 모습

 

 

 

 

건너가는 도중 청룡능선의 눈썹바위도 보이고... 그렇지만 옅은 안개가 있어서 정상 부근은 보이지 않았다.

오른쪽 봉우리 밑이 눈섭바위.

 

 

 

 

암튼, 다리를 건너와서 뒤돌아 보니 흰 눈을 덮은 백호능선을 뒤에 둔 다리의 모습도 몹시 멋지게 다가왔다. 

 

 

 

 

이제 출렁다리도 건넜겠다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려는데, 쉽게 발걸음을 옮길 수 없었다. 

 

 

 

 

눈으로 뒤덮인 나무들과 산길이 감성을 자극해 연신 눈을 두리번 거리게 하기 때문이다. 

 

 

 

 

메라피크를 등정하면서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은 결과 몸무게가 거의 4킬로그램이나 빠져 있을 정도여서 방에서 뒹굴거리며 체력회복을 하다가 오늘 처음으로 산행을 하는 것이라서 

 

 

 

 

은근 산을 잘 오를 수 있을지 걱정을 하면서 왔는데, 우려와는 달리 가볍게 진행하고 있다. 눈섭바위를 지나

눈섭바위

 

 

 

 

표면에 살얼음이 있어서 설핏 잡으면 주르륵 미끄러지는 철로 만든 줄을 온 신경을 써 가며 잡고 올라가기도 하고 아니면  

 

 

 

 

가파른 경사면을 미끄러지지 않게끔 조심조심 오르기도 했지만, 큰 힘이 들지는 않았다. 설마!!  몸무게가 4 킬로그램 감량된 결과인가? 암튼,

 

 

 

 

12시 10분 쯤? 산등성이에 닿았다.  그렇지만, 예전에 걸어봤던 길이라 순한 길은 기대도 하지 않았다.

 

 

 

 

생각한 대로 눈을 덮고 있어도 나 험해요 하는 구간이 연이어 나와서 아주 조심스럽게 길을 걷다가

 

 

 

 

이제는 한숨 돌릴 수 있겠다 싶은 구간에서 자리를 펴고 점심을 가졌다.

 

 

 

 

점심을 마치고 당분간 평탄한 능선길을 걷고는 있지만, 여기 운악산 하면 늘 떠오르게 하는 말굽모양 계단이 가파른 바윗길을 지나지 않아서

 

 

 

 

뭔가 큰 고비를 하나 남겨둔 기분이 무겁게 남아있다. 여전히 위험 구간을 지나고는 있지만

 

 

 

 

생각했던 그 구간이 아니라서 이정표가 정상까지 겨우 0.8 km가 남았다고 가르키고는 있지만 뭔가 큰 고비가 남았다는 암시 때문에 주변을 즐기지 못했다. 그런데

 

 

 

 

눈으로 주변을 두르고 있어서 늦게서야 존재를 알아 챈 미륵바위를 지나고 부터 이제 그 큰 고비가 머지 않았음을 예감할 수 있었다. 그런데

 

 

 

 

바위에 적당한 굵기의 철주를 말발굽 모양으로 구부려 고정시킨 계단이 나오기는 하는데...  갸웃!!  비록 가파르긴 했지만 내가 생각했던 그것은 아닌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가다가 만난 데크 계단길. 엄청 가파른 계단인데 이 부근에선 처음 보는 계단길이다. 그런데! 계단 밑을 보니...  하하하 여기가 그 말굽계단 부분이었구만!!

 

 

 

 

예전에 거칠고 가파르며 자칫 위험하기까지 했던 구간은 어느새 머리 위에 안전한 데크 계단을 두고 있었다.

 

 

 

 

한두 곳도 아니고 조금이라도 위험성이 있는 곳엔 죄다 다양한 계단으로 덮었다. ㅋㅋㅋ 뭔 계단 전시회장인 줄. 암튼, 이제는 마지막이겠지 하는 기대를 가지고 올랐지만 아직도 정상은 아니었고

 

 

 

 

아직도 남은 데크 계단을 잠시 내려섰다가 다시 오르고 난 후에야

 

 

 

 

정상석과 마주할 수 있었다.  이 정상석이 가평군이 세운 것이니

 

 

 

 

이 정상석은 포천군이 세운 것일까? 많은 산을 다니면서 여러 지차체의 경계가 되는 봉우리도 많이 다녔는데... 광덕산에는 천안시와 아산시처럼 서로 협의하여 하나의 정상석을 두었는데, 그와 같은 경우는 거의 볼 수가 없었다.

 

 

 

 

오후 3시. 이제 하산을 한다. 생각 같아서는 백호능선도 걷고 싶지만... 시간 관계상 현등사로 내려갈 예정이다.

 

 

 

 

우선 백호능선 방향으로 내려가는데... 이곳에서 보이는 설경이 너무도 멋지다.

 

 

 

 

얼마나 멋진지 말을 꺼내다가도 맺지 못하고 어버버 얼버무리기 바쁠 정도다. 그러니 굳이 말을 아껴가며 탄성을 지르며 감상했다. 

 

 

 

 

절고개에 도착을 해서 왼쪽 현등사 방향으로 내려가는데... 오우 세상에!!

 

 

 

 

경사가 엄청 심해서 이런 곳에 계단을 설치해야지 하는 듣는 이 없는 민원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사실, 눈길만 아니라면 내려오기 어렵지 않은 곳인데...

 

 

 

 

그 유명한 코끼리 바위가 눈 앞에 있음에도 자세히 보지 못하고 집중해서

 

 

 

 

내림길에 집중해야 했다. 좀 전에 잠시 마음을 놓았다가 아이젠을 장착했음에도 바위 사면에서 미끄러져 아래로 떨어질 뻔 기억 때문이다. 그래서

 

 

 

 

괜히 미끄러져 넘어질 것 같은 구간에선 아예 바닥에 주저앉아 엉덩이로 미끄럼을 타듯 내려섰다. 어휴~~  그렇게 힘든 내리막을 한 40여 분 내려오고 나서야 

 

 

 

 

현등사 문 앞을 통과할 수 있었다. 현등사 앞에서는 잘생긴 강아지 두 마리가 반갑게 우리를 맞이하더니

 

 

 

 

현등사 일주문이 보이는 곳까지 배웅을 하다가 뒤돌아 갔다. 오후 4시 40분 마침내 일주문을 통과했다. 그리고

 

 

 

조금 더 걸어내려와 주차장에 있는 화장실에서 손과 얼굴을 씻고 산행을 마무리 했다. 25년 첫 산행. 눈산행은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이런 멋진 눈산행이어서 넘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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