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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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하남 검단산 _ 첫 눈 마중하기.

mangsan_TM 2024. 11. 28. 14:00

 

 

 

 

2024년 11월 27일(수). 

하남 검단산에 다녀왔다. 검단산역 3번 출구에서 걷기 시작하여

하남 검단산 등산지도

 

 

 

검단산관광안내소 - 유길준묘역 - 전망정(585봉) - 검단산 - 곱돌약수터 - 애니메이션고 - 검단산역으로 원점회귀를 했다.

 

 

 

 

올 들어 첫눈이 내린 날. 충동적으로 배낭을 꾸려 눈 산행을 할 정도의 많은 눈이 내렸다. 영하와 영상의 기온을 넘나드는 날씨로 산행 내내 크고 작은 눈이 내렸다.

 

 

 

 

늦게 일어나 창 밖을 보니 눈이 꽤 많이 내리고 있었다. 오호! 첫눈 치고는 꽤 푸짐히 내리는 걸? 잠시 눈 구경을 하다가 눈 덮인 산너울이 보고 싶어 전철을 이용해서 검단산으로 향했다.

전철로 이동 중에 알아본 오늘의 날씨.

 

 

 

 

검단산역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25분경. 3번 출구로 나갔는데, 그동안 눈이 더 내렸는지 키 큰 나무들의 나뭇잎에는 눈이 벌써 소복이 쌓여있다. 그 모습들이 얼마나 멋진지

 

 

 

 

산곡천을 건널 때는 천변의 나무들이 마치 활짝 꽃을 피운 벚나무 같이 보였다. 검단산은 과장하지 않고 10여 번 넘게 올랐었지만, 역이 생기고 난 이후 처음으로 오르는 길. 3번 출구에서 똑바로 걸어

산곡2교에서 본 애니메이션고(왼쪽 건물)

 

 

 

 

하천을 건너고 큰 도로도 건너서 곧장 가다가 막다른 곳에서 갈팡질팡. 지형에 많은 변화가 있어서 도대체 어딘지 모르겠다. 그래도 감 하나를 가지고 오른쪽으로 걸어가 관광안내소를 보고는 숨을 돌렸다.

검단산 들머리 관광안내소(아빠화장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길. 그런데 이 쪽 길이 이렇게 좋았었나...?  내 오랜 기억으론 작은 소로길이었는데...? 그런 갸웃거림도 

 

 

 

 

지금 펼쳐진 설경에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 처음 치고는 아주 풍성하게 내린 눈. 완전 설국을 이루고 있어서 사진에 담기에 바빴기 때문이다.

 

 

 

 

 

그렇게 눈 감상을 하며, 혹은 멋진 풍경을 사진에 담으며 걷다 보니 어느새 유길준묘가 보였다. 아무리 오래 전의 기억이지만 여기서 조금 더 오르면 아마도

유길준묘역(왼쪽)

 

 

 

 

큰고개? ㅋㅋㅋ 이게 또 뭐라고 맞히고 나니 절로 어깨가 으쓱해진다.  이걸 생각하니 또 슬며시 입꼬리가 올라가고 ^^

큰고개

 

 

 

 

큰고개 이후로는 능선길인데, 길 위로는 이미 많은 분들의 발자국이 보였다. 음~ 기껏해야 오늘 새벽 지나서 눈이 쌓였을 텐데

 

 

 

 

벌써 이렇게 럿셀이 되어있다니. 갑자기 그것을 하신 분은 어떤 분일까 하는 의문과 존경심이 함께 들었다. 

 

 

 

 

 

설마 벌써 부지런히 내려가시는 저분은 아니겠지 ^^. 이제 작은 봉우리를 넘고...

 

 

 

여기 검단산에선 보기 드문 거친 바위군을 만났는데... 오랜 기억이지만 이 바위들을 기점으로 길이 몹시 가팔라졌었지 아마?  그 기억이 맞았다! 헉헉 거리며 오르는 동안

 

 

 

 

이곳을 서너 번은 쉬면서 올랐던 등산 초보 시절, 역시 이곳을 오르다가 인대에 손상을 입었던 직장 동료 등등의 기억이 떠오르곤 사라지기를 반복되더니 곧

 

 

 

 

산 마루금에 닿았다. 먼저 이곳에 도착하신 나이 지긋하신 산우님들은... 마치 10대의 소녀처럼 눈밭에 뒹굴거리며 서로의 그 모습을 사진에 담고 계시던데... 이 모습 또한 내게 미소를 줬다.

 

 

 

 

조금 더 걸으면, 새해 첫 날 많은 분들이 카메라를 삼각대에 설치하고 떠오르는 해를 기다리는 곳이 나오는데 585봉이 그곳이다. 그런데 그곳이

 

 

 

 

지금은 멋진 팔각정을 둔 멋진 전망대로 변해 있었다. 예전에도 이곳까지 오르고 나면 왠지 산을 다 오른 느낌이 나서 늘 쉬었다 가던 곳인데 

 

 

 

 

그때처럼 지금도 쉼을 가지면서 주위를 감상하려 했지만... 보이는 것은 죄다 뿌연 하늘에서 떨어지는 작은 눈들 뿐. 그래서

 

 

 

 

쉼을 갖지 않고 정상을 향해 다시 출발을 했다. 그런데... 골바람들이

 

 

 

 

아래쪽의 눈까지 능선에 올려놓은 건지... 있던 발자국들은 희미해지거나 없어졌고 쌓인 눈은 무릎에 닿을 정도였다. 게다가

 

 

 

 

그다지 세지 않은 바람은 추위까지 몰고 와서 굳이 정상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 하는 유혹에 들게 했지만, 눈이 만든 멋진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꿋꿋이 정상으로 향했다. 

 

 

 

 

곧 히말라야 메라피크에 도전할 예정인데... 이 작은 유혹에도 넘어갈 정도라면 아마도 하이캠프마저도 오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마침내

 

 

 

 

2시 13분. 검단산 정상에 도착했다. 검단산역부터는 보통 걸음으로 2시간 거리이지 싶다.

 

 

 

 

이곳에서 동쪽으로 보이는 산너울과 두물머리, 그리고 한강 건너편에 있는 예봉산의 모습 등은 정말 너무 멋진 풍경이라서 눈 덮인 그것들을 보려고 왔지만... 오늘은 단지

 

 

 

 

먹이를 찾기 분주한 새들만 간간히 볼 수 있는 날씨다. 게다가 춥기도 해서 가져온 점심거리는 배낭에서 꺼내지도 못하고

 

 

 

 

산곡초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예년까지 검단산 등산은 주로 산곡초길을 이용했기 때문에 산곡초로 내려가 버스를 이용해서 귀가할까 했는데...

 

 

 

 

갈림길에 도착해서는 망설임 없이 곱돌샘 방향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ㅋㅋㅋ 산곡초 방향으로 가는 길은 아직 제대로 럿셀이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곱돌샘으로 향하는 길은... 직장 생활 시절, 직장 체육대회 때, 자주 다녔던 길이다. 그때는 이 급한 내리막길 구간을 여러 사람들이 오르는 것이 무리라서 

 

 

 

 

원하는 사람들만 정상에 다녀오는 것으로 하고, 나머지 분들은 이 가파른 구간이 끝날 즈음에 있는

 

 

 

 

넓은 헬기장까지 와서 각자의 부서들끼리 단합대회를 하곤 했었다. 엇? 그랬던 헬기장이 지금은 이렇게 멋진 편의시설과 정자까지 갖추어져 있으니... ㅋㅋ 격세지감이란 말을 이럴 때 써야 하나?

 

 

 

 

예전 기억에는 이 쪽 길은 쓸데없이 넓은 임도 흙길이라서 지루하게 오르내렸었던 것 같은데... 왠지 숲도 깊어진 것 같고 분위기도 더 좋아진 것 같았다. 눈으로 덮고 있어서일까?

 

 

 

 

이 길의 랜드마크인 곱돌샘을 지난다. 여름철 이 길로 검단산을 오를 때, 물을 보충하기에 아주 적당한 거리에 있는 샘터다. 수질은 적합 표기를 달고 있고 지금도 물줄기가 꼿꼿하다.

 

 

 

 

하남시의 주산이고 서울과도 아주 가까이 있는 산이어서 나처럼 첫눈을 감상하려 이곳을 오르거나 내려가는 산우분들과 종종 마주치면서 눈인사를 하다 보니

 

 

 

 

어느새 아빠사랑화장실이다. 유길준묘 들머리인 검단산관광안내소인 화장실은 엄마사랑화장실. ㅋㅋㅋ 쎈스 있는 작명인 건가? 암튼, 화장실에서 몸에 쌓인 눈들을 털어내고 

 

 

 

 

애니메이션교로 내려와 산곡천 눈나무 터널을 통과하고 검단산역을 가면서 올 첫눈맞이 산행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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