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제주 2박3일, 큰노꼬메오름 _ 폭풍의 언덕에서 한라산 바라보기. 본문

여행

제주 2박3일, 큰노꼬메오름 _ 폭풍의 언덕에서 한라산 바라보기.

mangsan_TM 2025. 3. 30. 09:44

 

 

 

 

3월 26일(수). 여행 두째날.

카멜리아힐 - 섭지코지 - 성산 일출봉 - 큰노꼬메오름 - 신화월드.

 

 

 

 

 

방에서 눈을 뜨니 때마침 해가 떠오르려고 열심히 머리밀기를 하고 있다. 오호!!  흐믓한 마음으로 그것을 바라 보다가 대충 세수를 하고 식당으로 내려갔다.

 

 

 

 

큰 애는 조식이 포함된 호텔가로 예약한 줄 알고 있는데... 결론은 낚였다. 1명 값(58,000원)으로 1명이 공짜인 것인데, 교묘한 상술에 말린 듯 싶다. 준비된 음식도 여느 20,000원 짜리와 비슷해서

 

 

 

 

식사를 마치고, 카멜리아힐로 가는 내내 궁시렁거렸다. 에휴~~  그래도 효도하는 딸에게는 아주 맛나게 먹었다고 했으니 잘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기분 전환 겸 거금 10,000원 씩 내고 카멜리아힐에 들어섰는데...

 

 

 

 

나무가 꽃으로 덮혀있어야 할 곳엔 온통 싱싱한 초록잎들 뿐이다. 물론, 그런 초록 잎들도 나쁘진 않지만... 꽃을 보고자 들어온 것이라서 좋은 기분은 들지 않았다.

 

 

 

 

그래도 거금 10,000원 씩 내고 들어선 곳이라 안내판이 가르키는 대로 걷고는 있지만...

 

 

 

 

가다가 흥은 오르지 않고 덥기는 또 왜이리 더운지...

 

 

 

 

궁시렁 거리며 보라는 꽃이 없으니 옛 가옥이나 살펴보든지 아니면

 

 

 

 

많지 않은 동백꽃이지만 홑동백인지 겹동백인지 헤아려 보기도 하고...

 

 

 

 

엇? 이녀석도 수양매화인가...? 버드나무 줄기처럼 흘러내리는 가지에 주렁주렁 꽃이 달려 있는 일본에 많다는 수양매화는 아닌지 모르겠다. 암튼, 흥이 오르지 않아 관람을 일찍 마치고 

 

 

 

 

 

긴 시간 운전을 해서 섭지코지에 도착을 했다. 그런데... 바닷가여서 일까? 짙은 안개가 끼더니 바람도 불고... 기온도 낮아져서 긴 소매 옷을 입고 언덕에 올라섰는데...

 

 

 

 

엇? 뭐지? 이미 본 것만 같은 이 풍경은...? 아하! 그러고 보니 어제 좋은 날씨에 이미 송악산둘레길에서 본 풍경이다. 어제 본 것보다 더 좋지는 않겠다며 마눌님은 성산 일출봉으로 가자고 한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주차장(그 짧은 시간에도 주차비 1,000원을 냈다)에서 나와 성산 일출봉으로 왔지만... 일출봉에 오르는 것에 큰 흥미를 보이지 않는 마눌님. 점심이나 먹자고 한다. 그래서 찾은

 

 

 

 

동뜬식당. 갈치조림이 입에 맞았는지 이제서야 미소가 살풋 지나갔다. 밥을 먹으면서 이후의 여정을 논의한 결과... 어제 카페 주인께서 준 노트에서 노꼬메오름을 찍고 그곳을 오르기로 했다.

 

 

 

 

큰노꼬매오름 _ 바람이 얼마나 세차게 부는 지 스트레스까지 날아갔어요.

 

많이 늦은 시간이라  노꼬메주차장에서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그대로 되돌아 왔다.

 

 

 

 

섭지코지나 성산 일출봉에서는 바람이 있고 안개가 있어서 상당히 추웠었는데 이곳에 도착을 하니

 

 

 

 

다시 훈훈한 날씨였다. 허허 참 이 조그만 제주도에서도 지역별 날씨가 다르다니 ^^. 하긴 거긴 서쪽 끝자락이고 여긴 동편에 있으니 그럴 만도 하지. 여기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도  벌써 4시 15분.

큰노꼬메오름 주차장 _ 앞 화장실 건물 왼쪽이 들머리이다.

 

 

 

 

해지기 전에 다녀와야 해서... 대충 채비를 갖추고 길에 들어섰다. 

 

 

 

 

걷는 도중 왼쪽으로 봉긋한 두 봉우리가 보이는데... 머리가 허연 부분이 있는 봉우리가 큰노꼬메오름이다. 원래 목장 부지이다 보니

 

 

 

 

길은 상잣성길 갈림길까지는 말 그대로 탄탄대로이고... 

 

 

 

 

키가 엄청 큰 삼나무로 이루어진 숲으로 들어서면서 상큼한 산길이 시작 됐다.

 

 

 

 

제1쉼터에 도착했다. 제1쉼터까지는 완전히 편안한 산책길. 산에서 내려와 쉼터에 계시던 분들이 건네준 커피 한 잔으로 몸을 추스리고 다시 길을 나섰는데...

 

 

 

 

오호!! 아주 가파른 경사길. 마눌님이 본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언급한 말, 욕이 막 입 밖으로 나올 때 정도까지 오르고 나서야  

 

 

 

 

제2쉼터가 나왔다. 제2쉼터에서 입 밖에 나온 욕들을 주워담고는... 다시금 시작된 오름을 오르면서 또 욕을 내면 어떻하지 할 즈음에 

 

 

 

 

확!!  시야가 트이더니..  오 마이 가뜨!!!  광활한 산 위의 풍경이 저 멀리 한라산 남벽까지 펼쳐저 보였다.

 

 

 

 

그렇다면... 저 아래쪽의 볼록한 봉우리가 어승생이고... 그 아래 안부가 어리목이 아닐까...?

 

 

 

 

산 등성이엔 지금까지 있었던 나무들은 보이지 않고 길 양 옆으로 억새들이 밭을 이루고 있다. 정상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거리에서 갈림길이 나왔는데... 

 

 

 

 

족은노꼬메로 가는 길로 가는 삼거리였다. 주차장 안내도에서 보니 여기 노꼬메오름은 궷물오름, 족은노꼬매오름 그리고 큰노꼬메오름 이렇게 세 오름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 같던데... 기회가 된다면

큰 노꼬메오름에서 본 족은노꼬메오름.

 

 

 

 

세 오름을 연계해서 한 바퀴 돌고 싶다. 이 갈림길에서 정상까지는 정말이지 "폭풍의 언덕"이었다. 마눌님이 날아가면 어쩌나 할 정도 ^^.

 

 

 

 

정상에 도착했다. 주차장에서 오는 내내 주변의 식생을 관찰하거나 풍광을 감상하면서도 1시간이면 올라올 수 있는 오름.

 

 

 

 

주변이 모두 열려있어서 사방을 감상할 수 있는 멋진 뷰스팟이었지만... 운무가 풍경을 가리고 있고

 

 

 

 

바람은 또 얼마나 세찬지 ㅜㅜ. 서둘러 정상석에 왔다 감을 알리고 

 

 

 

 

하산을 시작했다.  그런데 바람이 말도 못할 정도로 세차서 손으로 모자를 단단히 잡고서 내여와야 할 정도였다. 음~~  아무래도 겨울철엔... 추위가 대단할 듯! 그런데...

 

 

 

 

마눌님은 오히려 이 바람이 좋았댄다. 오전 동안 움직이는 내내 기분이 가라앉았었는데... 그 기분 마저 바람에 날아가 가슴이 뻥 뚫리면서 스트레스가 확! 풀렸댄다. ㅋㅋㅋ

 

 

 

 

그러면 됐지! 끝이 좋으면 과정도 좋다고 했으니까 ^^. 그런 생각을 하니 이 세찬 바람을 활공하고 있는  큰 새들이 행복하게 보여졌다.

 

 

 

 

그 세찼던 바람이 산 밑으로 내려오니 몹시 온순해 졌다. 그렇지만

 

 

 

 

해는 어느새 땅에 가깝게 내려서 있었다. 산을 오를 때 길 중간중간 말똥이 보이더니 아마도

 

 

 

 

저녁 어느 특정한 시간 이후로 말들을 방목하는 것 같았다. 뭔가 자유로워 보이는 말과 그 뒤로 보이는 큰노꼬메오름이 한 폭의 그림과 같이 보인다.

 

 

 

 

주차장에 내려온 시간이 6시 20분경. 늦은 시간에 올라갔다가 내려와서인지 주차장엔 딸랑 우리 차 한대만이 있었다.

 

마눌님이 기분 좋아하며 하는 말. 섭지코지와 송악산둘레길은 그 성질이 같고 일출봉과 노꼬메오름 또한 그 성질이 비슷해서 굳이 모두를 가느니 한 군데씩 다양한 곳을 가는 것이 좋겠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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