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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거창/김천) 양각산과 수도산 _ 다시 걷고 싶은 산으로 저장. 본문

2026년 6월 9일(화). 경남 거창과 경북 김천의 경계에 있는 수도산에 다녀왔다.
산악회 NLB의 계획을 좇아 거창군 가북면 심방마을에서 산행 준비를 하고

심방 - 흰대미산 - 양각산 - 수도산 - 청암사로 걸었다.


장장 4시간 넘게 앉았던 버스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심방마을에 발을 들인다. 적당한 돌 위에 배낭을 얹고 여유롭게 산행 채비를 한 다음, 흰대미산으로 향한 시간이 10시 22분경.


임도로 된 길은... 주위에 다른 길을 두지 않아 무성한 풀들을 헤치며 아무런 의심 없이 흰대미산 들머리를 향해 걸어가는데...

의외로 산자락이 일찍 나왔다. 그래도 희미하나마 길이 보여 그 길을 따라 오르는데... 엇? 길이 점차로 땅으로 스며들어 보이질 않는다.


그래도 산행력이 있어 당황하지 않고, 없는 길 만들면서 올라가는데 산은 점점 거칠어지고... 어쩔 수 없이 등산앱을 열어보니 에휴~~ 정규 등로와는 멀리 떨어져 있다. 다행히


흰대미산이 조금만 더 곧바로 오르면 될 것 같아, 부지런히 없는 길을 올라가 마침내 능선길과 만났다. 지금 시간이 11시 22분이니 막산을 50여 분 오른 것 같다. 암튼,


진행방향 반대 방향으로 한 30m 정도 올라가 흰대미산 정상석과 마주했다. 덤, 이 지방 용어로 '바위나 벼랑'을 뜻하니 흰덤이산이 원 이름이겠지.

우선 시야가 열린 곳을 시원히 조망하는데... 채석장이 눈에 거슬리긴 하지만, 거창의 용양면의 모습이 아늑해 보여 비난은 생략하고

오늘 첫 대면인 정상석과 안면을 튼 다음, 앞으로 걸어야 할 산줄기를 바라보며 대충 봉우리들의 이름을 붙여봤다.

조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마치 쇠뿔과 같으니 양각산일 테고... 저 멀리 높은 봉우리가 수도산이겠지? 좀 전까지 힘들게 막산을 타고 올라온 결과인지 다시 나선 길,

능선길은 마치 여느 공원길을 가볍게 산책하는 것만 같으니... 기분 탓일까? 아니다. 팍신한 흙길에 시원한 나무그늘까지 정말 길이 걷기가 좋았다. 게다가


바람도 적당히 불어오니 걸을수록 기분이 좋아진다. 심방마을에서 양각산으로 막바로 오를 때 거치는 갈림길을 지나고부터는

혹시라도 흙길을 걷는 것에 지루해 할까봐 약간의 암릉길을 포인트로 놓아두는 쎈쓰. 이후로


살살 고도를 높히면서 산행의 맛도 곁들이고 있으니 홀로 걷고 있으면서도 입가가 절로 씰룩였다.


음~~ 이 바위는 뭔가 닮은 것 같은데...? ㅋㅋ 올챙이..? 뭔 물고기 같기도 하고...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걷다가 만난

왼쪽의 큰바위 덤. 살짝 길의 흔적이 보여 호기심으로 그곳에 올라갔는데... 안 올라갔으면 후회했을 듯. 왜냐면


그곳이 양각산 좌봉이었기 때문이다. 왠지 횡재한 기분으로 지나온 흰대미산을 살펴보는데... 흰대미산 너머 멀리 있는 산군들이 궁금해 산행앺을 열고 열심히 찾아보지만...

괜히 눈만 어질어질. 이름은 포기하고 그냥 감상만 하다가 돌아서서 앞에 보이는 양각산을 향해 힘차게 발걸음을 했다.

좌봉에서 살짝 내려섰다가 다시금 올라서는데... ㅋㅋ 뜬금없이 하늘로 올라가는 기분? 암튼,


양각산 위쪽은 꽤 긴 평평한 능선으로 형성이 되어 있어 덕분에 가는 길 오른쪽으로 보이는 심방마을을 여유롭게 살펴보며 걸었다.

양각산에 도착했다. 12시 25분. 걷기에 좋은 길이라서 살방살방 얼마 걷지 않아 도착한 것 같은데...

생각해 보니 흰데미산부터 이곳까지 벌써 1시간 가까이 걸은 것 같다. 역시 처음 대면인 만큼 양각산 정상석과 인사를 나누고

앞으로 걸어야 할 산길을 대충 눈으로 그려본 다음 양각산을 내려가는

계단을 통해 다시금 나무그늘 아래로 난 능선길을 걷는데... 시원한 그늘 아래로 평탄한 반석이 보이고 바람까지 더하니 쉬어가지 않을 수가 없지. 한동안 쉼을 즐기다가


연초록 잎이 일렁이는 나무숲길 속으로 다시금 길을 나섰다. 비록, 조망은 없지만 숲이 주는 청량함과

어쩌다 나오는 바위들이 기묘한 표정을 짓고 있어 그 표정을 궁금해 하며 걷다 보니 적당한 오르막은 아무 의식 없이 지나는 정도다.

암튼, 양각산부터 30분 정도 걸었을까? 갑자기 커단 바위 위로 길이 나 있어 왠지 멋진 조망이 있을 것 같아 서둘러 올라섰는데... 오우~

여기가 등산지도에 표기된 암릉구간이구먼? 물론, 조망도 좋아서 좀 전에 지나온 양각봉부터 걸어온 능선을 살펴보고... 돌아서서

앞으로 가야할 암릉구간을 어떻게 오를지 생각하고는 그 즉시 실행에 옮겼다.

왼쪽에 깊은 낭떠러지를 두고 오르는 암릉길이지만 워낙 발디딤이나 손으로 잡을 곳도 적당히 있어 거침없이 오른 후에


다시금 뒤돌아 섰다. 에휴~ 양각산에 가려 흰대미산이 보이지 않는 것이 속상하지만... 뭐 이 정도의 그림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다시금 가야할 길을 바라보며... 조 앞 봉우리가 쇠코(시코)봉일 텐데... 왼쪽? 오른쪽? ㅋㅋ 가 보면 알 일을 이렇게 서서 고민할 필요가 있을까?!

이렇게 금방 도착한 것을 보니 왼쪽 봉우리가 시코봉이었네... 1시 10분, 소의 코, 즉 시코봉 정상석 앞에서 인증을 했다. 양각산에서 45분 정도의 거리. 이제부터


경상남북도의 경계를 걸어 수도산으로 향한다. 싱그런 숲터널을 통과하고 바위와 소나무의 멋진 조화로움도 감상하면서


오른발은 경남 거창에 두고 왼발은 경북 김천에 두면서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수도산을 향해 기분 좋게 걷고 있는데...

갑자기 힘이 딸리는 기분. 에휴~~ 그러고 보니 아직 점심도 먹지 못했네? 시간은 벌써 1시 12분인데... 길 옆 적당한 자리로 들어가 떡과 미숫우유로 간편한 점심을 가졌다.


역시!! 움직이는 모든 것엔 에너지가 전부지! 점심으로 채운 에너지 덕분엔 수도산 서봉으로 가는 갈림길도 놓지지 않게 잘 찾아가서


2시 3분, 마침내 신선봉(수도산 서봉) 정상에 발을 들였다. 시코봉부터는 대략 1시간 정도의 거리. 정상 표지판에 인사를 하고

수도산을 향하는데... 엇? 이렇게 거친 내리막이라고...? ㅋㅋㅋ 수도산까지의 거리가 겨우 400여 미터 쯤? 내리막길은 짧고 대부분

완만한 능선길. 덕분에 힘들이지 않고

2시 10분. 마침내 수도산 정상에 있는 돌탑 옆으로 우뚝 섰다. 정상석의 정면을 찍는 방향으로는 천길 낭떠러지. 그만큼이나 조망도 좋은 곳. 역시. 도를 닦기에 좋은 산이란 것에 동의가 됐다.

수도산은 오늘 처음 오른 산이다. 그래서 카메라를 셀프로 설정해서 사진 한 컷을 얻고

심방에서 지금까지 걸은 길을 손으로 그려본 다음

수도암으로 향했다. 동봉으로 향하는 중, 동봉 너머로 아까부터 눈길을 끄는 우뚝 솟은 봉우리가 보이는데... 상당히 인상적이어서 앺을 열어 살펴보니... 남산제일봉?

그렇다면 그 왼쪽으로 가야산이 보여야 할 텐...데...? 에이 몰라!! 그냥 멋진 풍경을 감상하는 걸로 ^^

다시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로 길을 걷다가 버스를 함께 타고 내려온 두 산우님과 만났다. 올해 연세가 80세와 81세이신 산우님들. 지금도 왕성한 기력으로

오늘의 산길을 거침없이 다니시니 존경과 부러움이 생겼다. 나 역시 꾸준히 몸 관리를 해서 저 분들처럼 80대에도 거뜬히 산행을 할 수 있기를...

2시 47분. 수도암과 청암사로 갈리는 갈림길에 도착했다. 청암사 주차장에 5시 이전에 도착하려면... 수도암에 들리기엔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

청암사로 막바로 가는 길로 들어섰는데... 소수의 사람들만 다녔는지 길이 뚜렷하지 않다. 그리고

가끔씩 내가 좋아하는 그늘사초 넘실대는 길도 나오기는 하지만

대체로 길이 덜 정비가 되고 낙엽이 수북히 쌓인 곳도 많아서 걷기가 상당히 불편했다. 그러고 보니 이곳은 김천시이군.


음~ 수도산에 다시 온다면... 이곳 길은 생략해도 될 듯. 암튼, 갈림길에서 50분 정도 산길로 내려와


인현왕후길 7번지점과 가까이 있는 임도길에 도착하여 그 길을 따라 청암사로 가는데... 길 옆으론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 함께하고 있어서, 계곡 적당한 곳으로 내려가 물에 발을 담그고 몸에 묻은 땀도 깨끗이 씻었다. 옷을 갈아입고 다시 길을 나선 시간이 벌써 4시 8분.

20분 정도를 더 걸어 청암사에 도착했는데... 사찰 내로 들어가 차분히 둘러보기엔 시간이 없고 걸어내려와 일주문 앞에서

경건한 마음을 드리고는 주차장으로 향하면서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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