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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억새로의 초대. 오서산

mangsan_TM 2007. 10. 22. 09:00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급경사면을 올라서자 우선 탁 트인 하늘이 보인다.

많이 긴장한 가슴을 달래면서 마무리로 길게 숨을 내쉬는 순간, 다시금 입이 턱하고 벌어지면서 한순간에 모든 행위가 멈춰진다.

능선을 따라서 길게 늘어져 있는 눈꽃송이? 안개꽃? 왜 나는 지금 모든 생명들이 막 움트는 늦봄의 그 때, 온산을 화려히 수놓은 진달래꽃이 생각날까?

적당한 바람에 하늘거리는 억새꽃! 장관이었다. 여기저기 많은 억새를 보아왔지만 이곳의 억새꽃 만한 곳은 단연코 없다. 

맑게 내리는 햇살아래 상기된 붉은 뺨엔 어느새 아이들의 표정을 담은 사람들이 모두 나와 같이 동작을 멈추고 가볍게 미소를 짓고 있다.

아이를 부르는 소리, 연인의 속삭임. 핸드폰에 풍경을 담느라 여념이 없는 사람들..이제서야 눈에 들어온다.

괜스레 가족이 생각이 난다. 이 좋은 것을 가족과 함께 하면 더 행복했을 것을... 

 

 

 

<가족여행 오서산 강추>

경부와 서해를 잇는 서안산 서평택 고속도를 이용하여 광천I.C로 나와 오서산까지의 가는 시간은 여유롭게 잡아서 2시간 반 정도이다.

산을 오르는 도중에 있는 정암사를 비롯하여 주변을 조망하면서 산행을 하는 시간이 대략 2시간 40분 정도,

산행을 마친 후 새우와 새조개로 유명한 남당리, 새우젖으로 유명한 광천장 등을 두루 살펴볼 수도 있다. 

   

 

 

 

<10월 21일 오서산 산행일기>

 

언제나 아침은 상쾌하다. 아침 7시 탄천 길엔 가을이 옅게 깔려 있어 기분까지도 상쾌하다.

 

 

 

 

경쾌한 기분으로 우리 산행의 메카 분당구청 뒤, 해병대막사에서 식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출발.

 

 

 

 

 

 9시 40분 오서산 들머리인 상담면에 이르다.

 

 

 

 

 

오늘따라 오서산 마라톤대회가 있어선지 마을이 몹시 붐비고 어수선하여. 9시 45분 막바로 산행시작.

정암사까지 길은 자동차길과 인도가 혼재된 구간으로 서서히 몸을 뎁히다.

 

 

 

 

정암사를 지나면서 급경사로 이어진다. 숨이 턱에 차고 발걸음은 무겁기만하다.

좁은 등산로에 가족들 친우들 우리와 같은 산방식구들..좀 복잡하지만 여기저기 서로들 격려를 하면서 오른다.

나무계단이 줄지어 하늘에 닿았다. 한계에 다다를 때마다, 자신을 극복하려는 의지와 타협을 하곤한다.

광천읍내를 전망할 수 있는 곳에 이르러서야 숨을 깊게 몰아 쉴 수 있었다.

나무 숲 사이로 언듯 하늘이 보인다. 다시 힘을 내어 단박에 능선으로 폴짝!

왁짜한 소음도 주변의 경관도 모두 사라지고 오직 능선을 따라서 길게 이어진 억새꽃이 헤살거리는 햇살아래서 일렁이는 모습만 보일 뿐!

한동안 말이 없는 나를 이상화님이 툭 치더니 이어폰으로 들려오는 "비창"과 넘 어우러져 환상이란다.

애써, 비발디의 사계를 떠올리니 여기가 천상인 듯 하다.

 

 

 

 

740봉부터 정상에 이르는 구간은 온통 억새꽃으로 뒤덮였고 사방을 모두 조망할 수 있다.

오서정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다 즐겁고, 그래선지 여기저기에서 점심을 하는 사람들 얼굴엔 행복감이

충만하다. 정상을 넘어 조망이 좋은 곳에서 점심을 했다.

 

 

 

 

하산길에도 억새꽃은 어김없이 우리를 반겼고 그 쪽으로 오르는 사람들은 그에 감탄을 연발하니

등성이 넘어에 있는 억새밭에서는 표정이 어떨까? 하는 가진자?의 뿌듯함을 만끽해보곤 한다.

제주고씨 무덤을 지나 조금 내려오니 밤나무가 밀짚된 유실수 농원이 나온다. 주변 모두가 밤나무로 들어찬 들어찬 모습에 남다른 감흥이 일었다. 

 

농원을 끝으로 성연마을이 있고 여기저기 논밭 풍경이 아련히 유년의 기억을 깨워, 고구마 캐고 수수에 올가미를 걸어 새를 잡던 일

혹은 고운 은행잎들을 괜스레 책갈피에 끼던 일 등등 생각으로나마 다시금 시도해 보곤 피식 웃게끔 했다.

 

 

 

 

 

  

하산을 마친 시간 오후 2시.

예정보다 일찍 산행을 서두른 탓인지 여유롭게 산을 음미하면서도 예정보다 빨리 내려왔다.

서둘러 근처 남당리에 들렸다. 이 조그만 포구에는 이 지방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활기를 가지고 있었다.

연일 드나드는 자동차와 사람들.. 새우와 새조개의 명소에 걸맞는 풍경이다.

 

새우는ㅣkg당 2만오천원에서 3만원을 하는 것 같다.

비록, 양식이지만 통통히 살이 오르고 싱싱히 펄떡이는 새우를 소금구이하여 소주와 적당히 버무리니 식도락의 대가인양 흐믓하기만 하다.

 

서울 근교는 언제든 마음 먹으면 쉽게 갈 수 있지만, 억새꽃 한창인 이 곳 오서산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많아 쉽게 오기가 힘든 곳이다.

이러한 이 곳 오서산을 넘 만족하게 조우할 수 있게 된 것은 우리의 방이 있고, 같이 꾸미는 식구들이 있기 때문이니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이 절로 난다.

이제는 모두가 형제자매 같아서 스스럼 없는 울 식구들.. 이 오서산의 기쁨을 두고 두고 내뿜어 늘 환한 미소가 어리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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