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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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서울 근교산 __ 무갑산

mangsan_TM 2015. 11. 24. 17:53

 

 

 

 

무갑산.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산으로 600m가 채 안되는 산으로

중부고속도를 이용하여 지방에 갈 때, 광주IC를 조금 지나 왼쪽으로 큼직히 보이는 산이다.

옛 장수가 두른 철갑과 같이 보인다 하여 무갑산이라 했다던데 어느 곳에서 봐야 그 모양이 나오는지는 모르겠다.

 

분당에서 채 30분이 안돼서 도착한 곳이 무갑리이니 서울 어느 곳이든지 1시간이면 이 곳에 도달할 듯 하다.

 

 

 

 

분당에서 가깝지만 자주 다니지 않은 산을 생각하다 찾은 산이 무갑산이다.

오래전에 신광사쪽을 들머리 날머리로 잡아 오르고 내린 기억이 뿌옇게 보인다.

 

오늘 2015년 11월 22일.  무갑리 마을회관을 네비에 두고 아침 8시 경에 출발했다.

마을회관 앞 공터엔 그다지 붐비지 않아 차를 쉽게 두고

회관건물을 마주본 왼켠에 있는 이정표를 기준으로 무갑산을 향해 첫걸음을 디뎠다.

 

 

 

 

초입은 여러 공장이 있어 산길의 정취는 없지만 그 나름 길안내판이 애교스러워 걸을만 하다.

 

 

 

이런 마을길을 걷다보니 문득 제대로 가고는 있는지 회의가 든다.

그럴때면 암튼 큰길을 따라 올랐다.

지은 지 얼마 안됐음직한 이쁜 집들이 틈틈히 보이는 그런 큰길을 700M 정도 오르니

그 길 끝쪽에 무갑사가 보였다.

 

 

 

 

 

 

 

 

무갑사를 왼켠에 두고 우측으로 보이는 무갑산 입간판 밑으로 등로가 열린다.

 

 

 

 

등로는 낙엽송잎을 덮고 고즈넉히 있다.

사실 미리 말하지만 무갑산 정상까지 가는 동안에 본 사람이라곤 한 쌍의 노부부가 전부이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해도 이정도 산에 그것도 도시 근교에 있는 산에 일요일임에도 인적이 없어 신기하기까지 하다.

 

 

  

 

 

 

무갑사로부터 400M 정도 지났을 무렵, 즉 두번 째 다리를 지나면서 가파른 길이 시작된다.

신관사 갈림길까지는 어느정도 완급이 있는 가파른 길이라 하겠다.

그래도 적당한 땀을 동반하는 오름이라서 아주 큰 경사길이라 할 수는 없고 왼쪽으로 관산 능선이 보여

어렵지도 지루하지도 않은 산행을 할 수 있었다.

 

 

  

 

 

 

 

 

 

 

 

 

 

1시간 20여 분 오른 것 같다. 우측 아래 멀리로 중부고속도가 보인다. 무갑산 정상이다.

 

 

 

 

 

 

날씨가 맑지 않은 관계로 전망안내도에 있는 지명은 다 찾아볼 순 없었다.

다만, 바람에 펄럭이는 태극기를 보며 아주 작게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좀더 작게는 청년실업에 대한 우려를,

그리고 아주 크게 내 자식의 취업걱정을 하곤 관산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관산으로 향하는 길은 정상석을 마주할 때, 뒷쪽으로 나 있다.

사람의 통행이 적어서인지 길의 자취가 희미하다.

이제부터는 초행길인데 제대로 가고는 있는건지..? 다행히도 200M 쯤 내려서니

관산으로 향하는 이정표가 나왔다. 관산까지 4.66KM

 

 

 

아무도 없다.

길엔 떡갈나무잎으로 뒤덮여있어 제대로 된 길인지 자주 확인을 해야만 했다.

경사진 길을 내려올 땐 낙엽에 미끄러지기 일쑤고 가끔 넘어지기라도 하면

아무도 없지만 쑥스러워 헛웃음을 짓곤 했다.

그렇게 낙엽 밟는 소리를 흘리고 가면서 이정표로 줄 긋고 가지만

가끔 멧돼지가 분명히 했음직한 흙파헤침 자국을 볼 때면 뒷머리가 쭈뼛해지도 했다.

 

 

 

 

 

 

 

 

이제 관산과 앵자봉의 갈림길이다.

이왕이면 소리봉까지라도 다녀올까? 언제 또 온다고.. 600M 밖에 안되는데..?

하지만, 그 유혹을 남겨두고 관산으로 향했다.

좀 더 혈기왕성할 때라면 그리해도 좋았을 테지만.. 이제는 마무리 채색을 할 때이니

괜스레 덧칠해서 어둔 색을 만들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육산이 주는 가을길. 떡갈잎 간간히 단풍잎..

변함없는 걸음걸이로 멧돼지의 그것처럼 씩씩 걷다보니 갈림길이 나온다.

다시금 마주친 유혹. 이미 많이 걸었는데 그냥 내려갈까?

아니지 아니야.. 원래 목표가 관산도 들리는 건데?

이정표를 보아하니 올랐다 되돌아와야 하겠는데? 괜찮겠어?

난... 확신이 들어 오르면 분명 또다른 길이 있을거야..

 

 

 

정상은 인적이 없는 만큼이나 쓸쓸해 보였다.

화려하지도 그렇다고 크지도 않은 정상석. 하지만 그 너머로 보이는 마을이 정감이 간다.

먼 훗날 은퇴하고 나도 저런 곳에 비록 한 칸 초막이라도 장만해 살 수 있으면 좋겠는데..

노력하자.. 그리고 준비하자.. 할 수 있는 힘껏!!

 

 

 

 

그래 맞았다!! 믿음이란 어느 행동의 원천이고 의미가 된다.

정상에 올라서니 무갑리로 가는 또다른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는 없었다. 내 믿음에 실망을 할 때,

산행지도가 눈에 들어선다. 그 곳엔 분명 아까 그 길과 합류되는 또다른 길이 표시되어 있었다.

 

 

 

내 자신을 믿고, 그 지도를 믿고 관산을 넘어섰다.

하지만, 여기도 그 갈림길 같고 저기도 그 갈림길 같았다.

나 자신을 믿자. 남도 믿는데 나 자신을 믿지 못할까? 분명 이정표가 있을거야..

나를 믿자! 이제는 나를 의심하지 말자! 그러니 금연도 했지.

곧 내 믿음의 증표가 나왔다. 크고 화려하지 않지만 무갑리로 향하는 이정표가 분명했다.

 

 

 

무갑리로 향하는 계곡길은 원시림 그 자체였다.

얼기설기 엃긴 덩굴식물줄기들.. 수명이 다 된 것? 혹은 자연의 힘?

드문드문 쓰러진 나무 등걸엔 새 생명이 움트고 있다. 그 옆으론 깨끗한 물이 쉼없이 흘러내려 가곤 했다.

 

 

아쉬운 점...

무갑리 마을로 들어서자 그 계곡 주변으로 지난 여름 행락의 분비물이 그대로 있었다는 점.

그런 마을길을 1.5KM는 넘게 걸어야 다시 마을회관으로 온다는 점이다.

 

그래도 도시근교산 치고는 때가 덜 타고 사계절 모두 맛이 있다는 장점이 있는 산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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