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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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광교산 청계산 종주 산행(신분당선을 따라서)

mangsan_TM 2016. 2. 13. 13:01





병신년(2016), 설 명절 연휴가 끝났다.

느낌상으론 살이 3kg 쯤 붙은 듯 하다.  그래서 긴 산행을 계획한다.

신분당선 광교역을 들머리로 청계산입구역을 날머리로 하는 산행이 적당할 듯 하여 2016년 2월 11일 아침에 전철에 오른다.


정자역에서 광교까지 연장된 구간이라선지 전철 안에는 사람이 많지 않다.


 



광교역에서 내려 예전에 걸었던 경기대 옆 반딧불이 화장실로 갈까? 하다가 괜스레

경기대를 가로지나는 일이 번거롭다는 생각이 들어서 역사 주변을 둘러본다.

금방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열림공원이다.

그곳에서는 분명 광교산으로 향하는 길이 있겠다 싶어 광교역 2번출구로 나선다.





그래도 확신은 없어 쭈볏거리고 가던 중, 친절한 한 아주머니의 소중한 조언으로 발걸음에 힘을 줄 수 있었다.

광교초등학교를 지나자마자 나오는 개천길을 학교를 끼고 오르다 보면 왼편으로 베르디움 아파트가 나온단다.

그곳이 산행 들머리로 적당하단 말씀대로 발길을 정한다.






 시냇물길 따라서 오르다 보니 왼편으로 베르디움이 보이고 전방과 오른편엔 한창 아파트가 건설 중이다.

베르디움 아파트 쪽으로 접근하니 열림공원 안내도가 그렇게 정겹게 서 있었다.






열림공원부터는 길 안내가 잘 되어 있어 힘들지 않게 광교산으로 접근을 한다.





한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공원을 지나서 얼마 되지 않은 곳에 이정표가 하나 나오는데





화살표가 잘못된 듯 하다.  화살표 방향으로 내려갔더니 거기 역시 공사현장이고 급기야는 돌아가시오란 팻말까지 보인다.

제대로라면 길 가던 방향, 즉 약수터 방향의 반대가 되는 화살표가 옳다.







다시 되돌아와 잘 정비된 길을 걷는다.

미리 말하자면 여기서 광교산(시루봉)을 가는 내내 쭉쭉 뻗은 소나무 군락들을 지나게 된다.

 겨울철 지금에도 기분을 좋게 하는데, 잎이 무성할 때 이곳을 걷는다면 그 기분은 또 어떨까?


 




가끔은 걷기만 한다. 생각이 왔다간 가고 또 왔다가 가곤한다.

그것이 잠과는 다른 또 다른 뇌의 휴식은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그 다음부터는 맑은 기운을 느낄 수 있으니까...


천년약수터를 지나고 경기대에서 오르는 길과 합류도 하여 계단을 오르고 하니 드디어

광교산 첫 봉우리 형제봉에 앉을 수 있었다.

뒤돌아보니 왼쪽으론 내가 오른 산등성이가 오른편으론 경기대에서 오르는 산등성이가 훤히 보인다.







형제봉에서 잠시 급히 내려서다, 다시 오르기 시작하면 종루봉(비로봉)이 나오는데

정상석 대신 팔각정이 앉아 있다.

팔각정 안에는 가장 좋은 친구는 숲속의 새요, 듣기 좋은 소리는 돌 위를 흐르는 물소리라는

시구가 담긴 편액과 시계가 걸려 있다. 시계가 가르키는 시간이 11시 20분. 열림공원부터 대략 1시간 40분 걸린 듯 하다.







이제 시루봉까지 1km 정도?

급하게 오른 것도 아닌데 가끔씩 호흡 중에 식도 저 밑쪽에서 쓰라림이 감지 된다. 핏줄에 상처가 있는 느낌이 이럴까?

사실, 작년 5월 경 급작스런 당뇨 판정을 받고 몹시 당황을 했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음식을 줄이고 운동을 하는 등 꾸준히 관리를 한 결과, 비록 약을 먹긴 하지만 정상 수치에 왔는데

해외여행에다가 명절 음식 그리고 음주의 영향이 있었는지 당수치가 높이 올라선 내려설 기미가 없다.

아마도 그 때문에 이 긴 여정에 올랐을 것이다.


가쁜 호흡을 달래면서 무리하지 않은 걸음을 옮기니 곧 시루봉이다.

시루봉에서는 시야가 좋아서 앞으로 가야할 바라산과 청계산은 물론 멀리 관악산까지 조망이 된다.






아주 가깝게는 고기리 유원지가 내려다 보이는데,

노인회관을 들머리로 하는 바라산 광교산 환종주 산행이 기억난다. 한 겨울 혹은 한 여름 산행으로 아주 좋았던 기억이다.





어쩜 점심때가 다가온 듯 하다. 백운산을 향하는 도중에 배에서 계속 신호가 있다.

우리 몸은 정직해서 어디가 아프거나 부족한 무엇이 있을 때면 계속하여 신호를 준다고 한다.

즉, 어떤 음식은 어떠한 이유로 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다. 당기는 음식은 소량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하니

노루목대피소에서 가져온 떡과 빵 그리고 커피로 가볍게 점심을 한다.






도시 근교산 치곤 등산로 정비가 아주 잘 되어 있다. 광교산에 대한 수원시의 애정을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통신부대 우측으로 돌아 예전엔 질척거리던 지금은 먼지구덩이 길을 지나니 여기저기서 휴식을 취하는 산객들이 보인다.

백운산 정상이다. 사실, 시루봉과는 큰 높낮이가 없는 능선이라서 아주 편하게 올 수 있는 구간이다.







백운산 정상에서는 여러 길이 있다. 그 중 바라산을 향한다.

올라올 때, 보여주던 소나무 군락 대신에 이곳은 철쭉나무들이 꽤 많이 보인다.

아주 오래 전, 초여름도 더 지난 계절에 보았던 이곳의 철쭉꽃이 아직도 기억에 담겨있다.

응달이라선지 늦게까지 철쭉꽃이 지지 않는 곳이 이 능선길이기도 하다.





아주 험난하거나 위험하지 않지만, 꽤 걸은 다음에서야 바라산이 제 모습을 보여준다.

지금은 데크로 정상을 아주 깔끔하니 단장해 놓은 것이 인상적이다.

아마도 이것은 의왕시의 애정이 아닌가 싶다.






바라산.  어디를 바라본다는 .. 한자로는 망산이 되는 이곳에서 가장 멋지게 조망이 되는 곳은 백운호수이다.






또한, 진달래가 만개하거나 혹은 짙은 녹음이 그리울 때, 백운호수를 걷다 모락산을 거치고

백운산을 오른다음 이곳 바라산 그리고 다시 백운호수로 내려서는 환종주 산행 역시 좋은 산행이 된다.





바라산에서 365계단을 내려와 고기리와 백운호수를 잇는 고분재까지 내려서면

굳이 구분하자면 광교산 자락을 벗어났다는 편이 옳다.


이제부터 청계에코브릿지까지는 발화산(우담산) 영역이 된다.

이곳 역시 고기리에서 바라산 국사봉을 연결하여 판교 운중동으로 내려서는 산행을 할 수 있다.




태봉산에 올라서면 청계산 국사봉과 석기봉이 아주 가깝게 보인다.

꽤 걸은 듯, 허벅지와 발목에서 가끔 고통을 호소한다.

지금 걷는 길은 혹 부상을 입거나 힘에 부칠 때, 언제든지 내려설 수 있는 코스이다.

내가 거치는 6개의 시, 즉, 수원시(경기대쪽). 용인시(광교쪽). 의왕시(백운호수쪽).

성남시(고기리 판교 옛골). 과천시(대공원). 서울시(원터골 양재) 등 언제든지 내려설 수 있다.









청계 에코브릿지.  예전엔 이것이 없어서 아래 도로를 가로질렀다. 참 무모했던 것 같다.

새삼 이 다리가 고마워진다.







이제 가장 힘든 구간이다. 예전의 기억에서도 몹시 힘들었다고 알려준다.

에코브릿지부터 묘원을 옆에 두고 다시 힘겹게 국사봉을 오른다.

이미 체력은 많이 소진이 된듯 하여 중심 잡기가 용이하지 않다.

남아 있던 떡을 배낭에서 꺼내어 한입 정성스레 먹는다.






그나마 먹은 떡의 기운으로 국사봉에 오른다. 국사봉 그 소나무는 많은 사람들에게 시달렸음에도

여전히 굳건하게 넓게 가지를 뻗고 있다. 한여름 많은 사람을 품안에 두려하는걸까?





이제는 걸음이 규칙적이다. 아니 저절로 움직여 진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게다.

산을 접한지 얼마 안됐을 때, 그 한여름 땡볕에서 화야산을 내려왔을 때, 그 맛나는 아이스크림도

입에 아주 쓰더구만.. 그 이후로 두번 째 걷는 걸음 같다.


그래도 멀리 이수봉 능선이 보여 힘을 낸다. 아마도 산행 6시간은 넘지 않았을까?





이수봉이다. 생활터전이 분당인 관계로 자주 오는 곳이 여기 청계산. 그래도 오늘은 낯설게 다가온다.





어느듯 무념에 들어선 것인지. 석기봉을 향하는 발걸음에 일정한 리듬이 붙을 즈음

전에 내린 많은 눈이 힘겨웠는지, 아니면 세찬 바람에 못견뎌 했는지

나뭇가지가 부러져 있다. 내 힘을 과신하여 많은 가지를 뻗고 잎을 만든 결과라 하겠다.

과연 나는 어떠할까?





오늘의 마지막 관문 석기봉. 이곳만 올라서면 큰 어려움 없이 내려설 수 있다.

간신히 오르니 예전 헬기착륙장 자리에 건물이 들어서 있다.

국가 안위를 위한 군시설이려니 위안을 삼지만, 정체불명의 표지판이 심기를 거스른다.

위험구간이라서 등산로를 폐쇄한다니.. 오히려 약간의 경각심이 있어야 더 안전한 것을..






청계산 최고봉(망경봉)은 군부대가 앉아있으니 석기봉이 그 자리를 대신하면 된다.

맑은 날에는 인천 앞바다까지 보인다는 석기봉의 조망이 좋다.


이수봉과 국사봉 라인은 물론,

 





망경대와 과천 그리고 그너머 관악산까지 거침없는 조망이 뭔지 속을 뻥 뚫어주는 느낌이다.





망경대를 오를까 하다 그 급한 오름을 핑계로 매봉을 향한다.





내 산행 역사에 함께 하는 매봉. 슬플 때나 즐거울 때나 혹은

가족과 친지와 함께 기억을 공유했던 매봉.

벌써 날이 어둑해져 가볍게 눈인사를 하곤 옥녀봉을 향한다.






사실, 청계산 옥녀봉 매봉 구간은 많은 계단으로 유명한 곳이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활용하는 산이라서 자연훼손을 막아보자는 의도가 있어서 이겠지만

계단과 다른 또다른 수단이 시급히 요구된다. 오르고 내림에 많은 부담이 무릎에게로 가는 것이 사실이니까.






가파른 계단일수록 여유롭게 천천히 내려선다. 무릎이 건강해야 오래동안 산을 오를 수 있을테니






하지만, 벌써 오후 6시 반이 넘어선다. 계단 외 구간은 빠른 걸음으로 드디어 옥녀봉에 다다른다.

마음 같아선 양재쪽으로 내려가 양재시민의숲역을 이용하고 싶지만, 처음 생각과 빠르게 다가오는 어둠을 이유로

청계산 입구역으로 가기로 한다.






왔던 길을 뒤돌아 한 300m 쯤 오니 아까 보았던 진달래 능선길이 있어 그 길을 따른다.

따르다 보니 주위는 어느새 어둠으로 싸여있다.







길도 보이지 않는다. 저 아래 원터골 상가들의 불빛을 등대 삼아 내려가

우측으로 돌아서니 고속도 밑을 통과하는 그 유명한 원터골 입구이다.







장장 23km 구간을 9시간 동안 걸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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