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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관악산 __ 육봉능선으로 오르고 자하동천으로 내리다. 본문
2016년 2월 26일. 금요일이자 실제적인 휴가의 마지막날이다.
방에서 뒹굴기에는 날씨가 너무 좋고 평일인 오늘을 허투로 보내기가 싫다.
그래서 점심을 한 후에 부랴부랴 배낭을 꾸리고 과천을 향해 운전한다.
육봉능선을 타고 바로 그 옆 계곡을 따라 내려오기를 습관적으로 했었는데 오늘만큼은
육봉능선과 소위 케이블카 능선(연주암---해골바위--두꺼비바위--일명사지--문원폭포)이란 곳을 도는
환종주 산행을 계획한다. (휴~~ 아래 지도도 그렇고 고수님들의 블로그도 그렇고 미리 공부했어야 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절반의 실패라 할 수 있다. 결과는 계획과는 전혀 달랐으니까)
<관악산 육봉능선 및 케이블카 능선 지도>
토,일요일에는 큰길가 적당한 곳에 차를 두곤했는데, 평일엔 견인구역인 듯 하다. 주차된 차가 한대도 없다.
다시 내려와 국사편찬위원회 아래 주차라인이 있고 많은 차가 주차된 곳으로 가 주차를 한다. 오후 1시 30분이다.
국편위 건물 뒷쪽으로 육봉라인은 물론 주능선 라인이 가까이 보인다.
사진 보다 더 선명하게 다가오던데 그를 표현할 수 없어 안타깝기만 하다.
국편위건물 정문앞 큰길을 조금 걸어오르다 보면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건물이 있는데,
그 건물 울타리를 끼고 들어가는 것부터 산행이 시작된다. 자주 다녔던 곳이라 큰 감회는 없다.
다만, 큰 가뭄을 버텨낸 듯 아직 남아 있는 계곡물이 반가울 따름이다.
역시 문원폭포에도 약간의 물줄기가 그 이름을 잇고 있다.
지난 가을철에 바짝 메말라 있던 모습이 떠올라 지금의 볼품 없는 모습 마저도 아름다워 보인다.
문원폭에서 큰 바위쪽으로 안내된 길을 오르면 두갈래로 길이 나뉜다.
곧바로 오르면 그동안 내가 가보지 않았던 능선길이고 왼쪽길이 육봉능선 들머리가 된다.
육봉능선으로 내려온다는 것은 릿지 고수님들이나 할 일. 육봉으로 해서 일명사지 쪽으로 잘 찾아 오길 바랄뿐이다.
이 육봉 코스는 보이는 경관하며 두손두발을 사용하여 오르는 등산의 묘미를 한 껏 주는 몇 안되는 길이다.
문원폭에서 땀 좀 나나보다 할 즈음에 첫 암릉을 만난다.
등로는 사람들이 많이 다녀서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이곳이란 걸 알 수 있는 바윗길이다.
두손두발을 사용해서 그다지 어렵지 않게 오른다.
뒤돌아보니 멀리 광교산과 청계산이 보인다.
실제로는 깨끗하고 맑게 보이던데. . . 내 폰의 화질이 따르질 못해 아쉽다.
다시 오르니 오른편으로 가고자 하는 주능선과 케이블카능선?이 한눈에 들어선다.
첫번 째 난코스. 제일봉으로 오르는 길이다.
바위는 거의 직벽에 가까이 서 있고 선뜻 올라갈 길을 내어주지 않겠다는 듯 완고히 서 있다.
하지만, 사람들의 의지가 오죽 강할까?
자세히 보면 나무를 짚고, 혹은 바위틈을 잡고 오르는 길이 보인다.
그도 안 보이면 잠시 휴식도 할 겸, 주위를 자세히 살펴보면 된다. 반드시 또다른 길이 있다.
그 어려운 1봉에 올라보니 눈에 들어오는 경관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다.
저 아래 세상살이가 또한 그렇게 어리석게만 보인다. 호기가 충천하지만,
제2봉으로 오르는 두번 째 난코스가 눈을 가린다.
역시, 길이 보인다. 하지만 보이는 길조차 발디디기가 겁난다.
그래도, 미끄럽지 않은 바위 그리고 그동안 다녔던 경험이 있어 차분하게 한걸음 한걸음 전진한다.
중턱까지 오르고 뒤돌아보니 저 아래 1봉이 보이고 발 밑으로 내가 오른 바위길이 보인다.
내가 올랐다는 사실조차 경이로운 풍경이다. 때로는 내가 아는 나자신보다 나는 더 강하다.
제2봉 코끼리바위란다. 이리저리 살펴보아도 어디가 코끼리인지 모르겠다.
그림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는데 내 인식의 한계인가 보다.
세번 째 난코스 제3봉이다. 연습바위라 불리우는 만큼, 암벽등반의 연습장소이기도 하다.
그래도 몇몇 사람들은 그리로 오르곤 하던데... 아주 오래전 친구가 내려준 줄에 의지해 오른 것이 내가 오른 전부이다.
아까도 말했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어떤 난관도 타개할 길이 반드시 있다.
암벽 타는 스릴과 묘미는 없겠지만, 산을 느낀다는 점은 전혀 부족함이 없는 우회길을 이용한다.
물개바위? 역시 어찌 보아야 물개가 될런지.. 난 두꺼비로 보이건만.. 하긴 무엇을 닮았건 상관은 없다.
보아서 신기롭고 기분이 좋은 것으로 충분히 제 역할을 한 것이니까.
암튼, 그 너머로 국기봉(육봉)이 반가이 보인다.
2봉과 3봉 그리고 4봉과 5봉, 6봉은 춘천 오봉산의 오봉만큼이나 가까이 있다.
이 능선길의 백미는 역시 사봉에 있다. 하지만, 극히 위험하여 두번 경험한 이후론 늘 우회로를 이용한다.
날씨가 많이 풀렸음에도 제법 날씨가 쌀쌀하다. 아마도 센 바람 탓일지 모르겠다.
육봉 정상엔 그 센 바람을 안고 태극기가 기운 차게 펄럭이고 있다.
산행 시작 후, 대략 2.3km, 한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정상은 정상답게 쉬기 좋은 자리에 앉아 보온병에 담아온 탄자니아 커피를 한 모금 하면서
눈으로나마 길을 나서다가 배낭을 다시 메고 길을 재촉한다.
국기봉을 넘으면 늘 하산 하던 오른쪽 계곡길을 일별하고 몹시 바쁜체 길을 서두른다.
이렇게 가는 길은 처음이라서 여유롭지가 않은 모양이다.
조금 더 가니 팔봉능선 갈림길이 나온다.
가만... 사당동 인헌고교 뒷길로 들어서서 연주대를 지나 팔봉능선길로 내려서서 다시 서울대 옆길로 간 적이 몇해 전일까?
새삼 신림동 사거리에서 즐겼던 순대와 소주가 간절하다.
분명 예전에 보았을 텐데... 왕관바위도 생각나는데... 이 운악산 미륵바위 같은 바위는 뭐지?
이 정도 포스면 이름이 없을리 없고... 하산하여 찾아보니 장군바위란다.
누구는 불꽃 같다 하여 불꽃 바위라 하던데.. 이름과 상관 없이 경탄이 절로 이는 모양새이다.
사실, 연주대까지 이어지는 이 관악 주능선길은 아기자기하고 기기묘묘한 돌길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능선길이다 보니 많이 힘든 구간도 아니라서 충분히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그만큼 경관이 뛰어나고 볼 것도 많다.
다만 주의할 점은 돌길이다 보니 힘들게 오른 후라서 발목을 다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주능선길에서 본 삼악산>
<이 뒤쪽으로 일명사지 가는 등로가 표시되어 있던데...>
국기봉에서 대략 1.6km를 50분에 걸쳐 걸었나 보다. KBS송신소에 왔다.
송신소에서 연주암으로 가는 길은 만든지 얼마 안되어 보이는 깔끔한 데크가 계단을 이룬다.
연주암이다. 분명 바쁘지도 않은데 몹시 바쁜 듯 연주대 가는 길을 애써 외면한다.
종각에 칠해져 있는 아름다운 단청 그리고 보물인 듯한 종 마저도 무슨 광고라도 하는 양 쓱 지나쳐 간다.
아마도 일명사지로 가는 길이 안보여서 일테이다. 큰 산이고 여지껏 서 있던 이정표를 믿었지만,
그 어디에서도 문원폭포 혹은 일명사지로 가는 이정표를 찾지 못해서일 터이다.
공부를 하고 왔더라면 좀더 찾아보았을 터이고 가고자 하는 능선을 찾았을텐데...
어렴풋이 과천향교 가는 길에서 갈라져 나간다는 생각이 든 이유는 무엇일까?
암튼, 향교로 가는 길을 물어 길을 나선다.
연주암을 오가는 길이라선지 길은 내려가는 내내 돌로 꾸미거나 데크로 조성되었다.
때로는 계곡(내려와 알게된 것인데 이 계곡의 이름이 자하동천이란다)을 따라서 멍석길로 꾸며놓기까지 하였다.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인공이 가미된 이런 길을 걷다보면 자연이 주는 흥미가 많이 줄어드는 것 같다.
혹시 문원폭포라 가는 길이라도 있을까봐 두리번거리며 걷길 1시간여
드디어 관악산입구 이정표가 나오기 조금 내려오니 과천향교가 나온다.
<과천향교>
마침 향교 앞에 안내도가 있어 살펴보니. 연주암부터 길을 잘못 든 것 같다.
계획대로 걷진 못했지만 아무렴 어떨까? 이 자하동천길을 처음 디딘 것으로 만족해 한다.
덕분에 향교부터 정부과천청사앞을 지나 차가 있는 곳까지 2km를 걸어야만 했다.
내려와 다시 학습을 하니
장군바윗길, 용마능선길하며 케이블카능선길? 많은 길이 나를 기다린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오늘의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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