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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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소백산 __ 초암사길

mangsan_TM 2016. 5. 6. 21:11


<비로봉에서 바라본 순흥지(왼쪽)와 금계호>







겨울 소백은 말 그대로 춥지만 환상을 준다. 그래서 소백을 찾을 땐, 어김없이 눈과 바람 그리고 상고대를 두른 주목이 반기곤 했다.

봄 가을 그리고 여름의 소백 또한 멋지다 하던데.. 드디어 5월 5일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하는 4일 간의 연휴.

그 첫날 봄 소백을 만나기로 한다. 그것도 봄철산불예방출입금지가 해제된지 얼마 안돼서...

설레임 때문인지 아침 4시경에 눈이 떠졌다. 이왕 그리된거 물을 끓여서 사발면 하나를 먹고 하나는 배낭에 넣어 자동차에 올랐다.

연휴의 여파는 고속도에 여실히 나타나서 아주 이른시간에 출발했음에도 8시 40분 경에야 초암사 주차장에 올 수 있었다.






주차장에서 초암사까지 대략 500m의 길은 시멘트 포장길이지만 나름 운치가 있다.

산행은 그 초암사를 지나 달밭골 국망봉 가는길이라 쓰인 문을 지나면서 시작된다.








길은 입산금지가 해제되고 얼마되지 않아선지 풀내음 나무내음이 섞인 싱그러운 내음을 담고 있다.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그 길 옆으로는 회돌거나 떨어지거나 잔잔히 흐르는 풍부한 량의 계곡물이 함께한다.

꼭 올라야 할까? 그냥 여기에 자리펴고 물소리 듣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어쩌면 사이렌의 유혹을 이해할 수 있을 듯 하다.










이런 아름다운 계곡은 초암사로부터 3km, 국망봉을 1km 남겨두고 헤어진다.

완만한 경사와 물소리 그리고 싱그런 내음.. 이 모두가 당연한 듯 여겨질 때 그렇게 헤어진다.

그리고 얼마 안가서 그것을 그리워한다. 어쩌면 우리 주변엔 그러한 것들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남은 1km 구간은 급경사를 이룬다.

그것도 돌길과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어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천천히 걸어 올랐다.

가끔씩 보이는 철쭉꽃을 보면서 혹 능선에 화려한 철쭉이 있지는 않을까? 기대하면서 오르다 보니.

이 길의 체크포인트 봉바위와 돼지바위가 나온다.




                      <봉바위>


<돼지바위>



물론, 소백산의 품이 넓고도 깊어 물이 풍부하겠거니 했는데 이곳이 낙동강 발원지인 것은 오늘에서야 알게 됐다.




아무리 입산금지 해제가된지 얼마되지 않았다지만..

오르는 내내 사람구경을 못하던 차에 한 쌍의 부부가 도란도란 얘기하면서 내려오길래 반가운 나머지

"반갑습니다" 큰소리의 인사를 건낸다.

그 힘인지는 모르겠지만 드디어 능선길에 올라선다.



<오라서서 왼쪽으로 비로봉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국망봉이 보인다. 다시 이곳을 지나 비로봉으로 가야한다>


<진달래는 드문드문 보이고 그것도 말라가는 ..철쭉은 아직 봉우리만..>




국망봉이다. 예전 겨울엔 이곳을 거쳐 어의곡리로 갔었는데.. 연휴임에도 어딘지 모르게 쓸쓸하다.

그래도 기록을 남겨야 하겠지?  다행히도 먼저온 산우님이 계서서 멋내고 찰칵!!  ^.^






국망봉 정상 바위에 올라서서 바라보니 비로봉까지 주능선길이 안온하고 평화로워 마음이 뎁혀지는 것 같다.




뒤돌아서 바라보니 상월봉까지 길이 또한 요람에 담긴 아기 같기만 하여 언릉 다녀올까? 하다가 참는다.





아~~  이것이 봄의 소백이구나.. 비록 철쭉꽃이 없지만 괜찮다. 마치 누군가가 채색이라도 하는듯이

저 밑부터 위로 점점 진녹색에서 연녹색으로 색이 번져가고 있다. 간간히 보이는 저 진달래꽃은 또 어떤가?





이제 비로봉으로 향한다.  아직 꽃망울이 없어 아쉽기만 하지만 나무 그자체만으로도 좋다.

멈추면 비로소 보인다고 하더니 주능선길을 살피며 가다보니 천상화원이 따로 없다.


싱싱함과 싱그러움으로 자라는 내가 모르는 풀이 있고... 


큰개별꽃 



현호색도 있고 기타 여러가지 꽃들이 있지만 사진으로 다 담지 못했다.




비로봉 어의곡갈래길 못미쳐에서 마침 점심하기 좋은 장소가 보여 배낭을 내려놓고 점심을 가졌다. 

5월 중순이면 아마도 잎과 꽃으로 장식된 이 나무그늘이 훌륭한 방이되지 않을까?





점심의 효과인지 한걸음에 비로봉을 가듯이 걷다보니 숨이차다. 그래서 멍하니 앞을 보니 칼바람 겨울과는 그 정취가 사뭇 다르다.

뭐랄까... 그래 우선은 따스함? 아늑함..?




뒤돌아보니 주능선에서 왼쪽으로 어의곡으로 향하는 데크가 인상적이다.

얼마전 큰 불이 있어 모두가 걱정을 했던 곳인데... 완전한 복구야 시간이 한다지만.. 어느정도 회복은 됐는지..





소백산 비로봉 1439m

어의곡에서 오고, 희방사에서 오고.. 비로사에서 오고.. 아니면 연화봉에서 오고.. 국망봉과는 달리 여기는 인산인해다.






그 많은 사람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그것 "내려가기 싫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참 좋다라는 말만 나온다. 그 이상의 표현도 어렵다. 그저 좋다.


<멀리 연화봉과 천문대가 보인다>





아무리 좋아도 이제는 내려가야 할 시간..  계획한대로 삼가 야영장 쪽으로 향한다.

초암사길이 자연에 가깝다면 이 길은 잘 정비된 느낌이 있는 곳이다. 그만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징이 있다면 큰 소나무가 많다는 느낌?







달밭골 명품마을에 도착했다. 이미 이 곳은 산자락이 아닌 어느 흔한 동네 슈퍼와 같다.

어느 산우님은 벌써부터 얼굴이 불그레 하니 눈 따로 혀 따로 사용하는 신기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곳에서 초암사로 가는 길.. 소백산 자락길 일부는 시골 한동네에서 그 옆마을로 넘어가는 마을길 같아 낯설지 않다.







생각버리기 하면서 걷다보면 어느새 물소리가 들린다. 역시 이길도 계곡과 물을 곁에 두고 간다.

잔잔하다가는 포효하고 때론 격정적인 이 계곡물과 함께 하다보니 어느새 초암사 갈림길이다. 









달밭골.. 초암사와 비로사 사이의 골짜기...

내가 가본 둘레길 개념이 있는 길들 중 단연 이 달밭골 길이 으뜸이다. 꼭 다시 오고픈 곳이다.





대략 14.5km를 이것저것 감상하면서 6시간 반 동안 둘러본 길이다.





시원한 초암사 계곡의 물 그리고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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