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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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청계산 __ 아직도 가을을 품은 능안골

mangsan_TM 2016. 12. 20. 15:27





청계산은 서울 근교에 위치한 관계로 많은 산길을 품고 있다. 

양재동에 있는 화물터미널에서 옥녀봉으로 오른 다음 매봉, 석기봉 그리고 백운산을 지나 광교산으로 가는 청계-광교 종주산행이 가장 명성이 높지만,

원터골이나 옛골로 오르는 길에는 늘 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있어 휴일에 이 길을 걷게될 경우에는 오가는 사람들 끼리 부딛침을 조심해야 할 정도다.


 오늘 2016년 12월 18일(일). 비교적 사람들이 뜸한 능안골을 찾았다.

옛 어른들이 서울에서 부산으로 갈 때, 지났다고 하는 영남1길을 따라서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풍광은 어느 시골 마을과 같고 그에 걸맞게 길 초입에 있는 집에서는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경작지가 조만간 뒤로가고 곧 참나무 혹은 밤나무 숲 아래로 밟혀진 낙엽이 길을 만들고 있다. 아직까지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여

때때로 길이 지워지기도 하지만 둘러보면 금방 길을 찾을 수 있다.








옛골에서 이수봉으로 가는 능선길과 만나기 전까지는 조금 가파르다 싶은 정도의 사면길이다.

조금 숨을 가쁘게 내뱉고 들이쉬면서 몸을 움직이니 적당히 기분 좋을 정도로 몸이 뎊혀졌다.  그렇게 40여 분 오르고 나서 영남길을 벗어났다.





곧, 옛골에서 이수봉까지 이르는 능선길이다. 어쩌면 눈을 감아도 갈 수 있지 않을까 할 정도로 눈에 익은 길이다.

여전히 작은 봉우리에는 녹색 천막을 입은 막걸리집이 있고, 술을 마시러 온건지 산에 온건지 알 수 없는 얼굴 불콰한 몇몇이 그 안에서 제 얘기 하기 바쁘다.

오죽하면 그곳이 일터가 됐을까 만은..  그런 천막과 그런 모습의 사람들은 그만 보았으면 좋겠다.


한참을 춥다가 어제 늦게부터 날이 풀려서 춥지 않겠지 했는데..  산이라 그런지 아니면 바람 때문인지 몸에 한기가 찾아와 재킷을 덧잎고 바삐움직인다.

이수봉 바로아래 레이다기지를 지나 이수봉 표지석을 잠시 응시하고 국사봉으로 향한다.





건조한 날이 많았고 계절 또한 겨울에 있어선지 많은 먼지가 길을 덮고 있다.  주위 나무들도 겨울을 채비하고 있어 어쩐지 스산함을 준다.

다행한 것은 많은 산길을 야자열매껍질을 가지고 가마니 형태로 만들어 덮은 점이다. 색감도 좋아서 편안함을 주고, 산객의 발목을 보호하고 먼지도 줄여준다.





역시 자주 본 국사봉을 일별하고 금토산으로 향했다.





원래 이 길은 판교에 사는 분들은 물론, 분당 주민들도 사랑하는 길이었는데 서울외곽순환도로에서 판교로 진출입하는 도로를 만드는 공사 한창이어서 주 산길 입구가 막혔다. 그 바람에 한적하고 운치가 있는 산길로 변화중이다.





그러다 보니 오염되지 않은 낙엽들이 운치있게 깔려있고, 잎을 벗은 나무들 마저도 생동감이 있어 보였다. 깊은 가을만 같다. 







어느 새 기시감을 안은 뒷동산이 시작되더니 곧 능안골 마을에 다다랐다.  오래 전 유년의 사진 한 장을 본 기분이다.







영남길로 시작해서 이수봉, 국사봉 그리고 다시 여기 능안골까지..

대략 7km 정도의 거리다. 급할 것 없이 이것저것 살펴보면서 살방살방 3시간을 걸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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