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설악산 서북능선
- 귀때기청봉
- 금수산 망덕봉
- 남한산성
- 청계산
- 광교산
- 관악산 미소능선
- 관악산 용마능선
- 율동공원
- 병목안시민공원
- 청계산 망경대
- 관악산 장군바위능선
- 수락산
- 설악산 귀때기청봉
- 북한산 백운대
- 북한산 원효봉
- 남한산
- 북한산 문수봉
- 부산여행 2박3일
- 관악산
- 도둑바위골
- 청계산 국사봉
- 영장산
- 청계산 능안골
- 청계산 석기봉
- 북한산 숨은벽
- 초암사
- 영남알프스
- 설악산 단풍
- 금강산화암사
- Today
- Total
흐르는 물처럼
상황봉 __ 원츄리꽃 만개한 완도의 주산. 본문
2017년 7월 21일(금). 아침 일찍( 7시 30분) 직장동료 8명과 함께 서울을 벗어나서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관광명소인 완도 정도리 구계등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3시 경이다.
물론 휴식하고 점심을 한 시간을 포함했지만 무척 멀다는 느낌을 갖는다.
사실, 이번 여행은 사후도에 충분히 쉴 수 있다는 직장 동료의 말로 인해 계획된 것이라서,
사후보건진료소대야2구선착장에서 오후6시 배에 승선을 하고 사후도에 처음 발을 디딜수 있었다. 하지만, 몇달간 비워뒀던 집에는
많은 양의 수분이 점령하고 있어서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었고,
어쩔 수 없이 다시 완도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완도로 돌아올 때는 충분히 늦은 시각이어서 해가 막 바다 밑을 향해 가고 있었고,
덕분에, 내일 종주할 산그림자를 가슴 벅차게 볼 수 있었다.(심봉은 상황봉 뒷쪽에 있음)
그냥 보내기가 못내 아쉬워 하던 섬에 거주하시는 한 아주머니의 소개로 들른 숙소.
가성비가 훌륭하고 완도대교의 조망 또한 시원히 되어 무척 만족스러웠다.
대부분이 대구미마을을 들머리로 하는 반면에 우리는 숙소(군외면사무소 부근)에서 가까운 불목리 원불교수련장을 들머리로 해서
숙승봉 --> 업진봉 --> 백운봉 --> 상황봉 --> 대구미마을로 내려서는 산행을 계획했다.
<완도 상황봉 등산지도>
22일(토) 아침 7시 30분. 동료 3명과 함께(또다른 동료들은 여유로운 관광을 하기로 함) 불목리 원불교수련원 옆에서
워낙 더운 날씨라서 조금은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산행을 다짐한다.
땅 끝의 남도이다 보니 식생부터가 다르다. 들머리는 동백이 빽빽히 서서 만든 터널 속으로 들어서 있었다.
이 동백림은 숙승봉 능선이 다달을 때까지 계속돼서,
따가운 햇빛을 걱정할 필요는 없었지만 오름이 꾸준해서 땀을 많이 내게 했다.
50여 분 오르고 나서야 주 능선길에 도달할 수 있었다.
잠시 나무 터널을 벗어나 앞을 보니 바위가 무척 인상적인 숙승봉이 눈 앞에 보인다.
인상적인 것은 봉우리 주변에 노란색의 그 무엇이 많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사진으로는 표현이 안돼서 안타깝다. 더욱이 사진기에 습기까지 있는 것 같다.)
그 노란 것의 정체가 궁금해서 부지런히 올라서 살펴보니.. 세상에 온통 원추리꽃이다.
앞쪽을 보니 흰바위절벽의 업진봉. 구름을 이고 있는 백운봉 그리고 그 뒤로 구름에 가려진 상황봉까지
가야할 산마루가 아름답게 보인다.
길은 여전히 나무터널로 되어있다.
그 빽빽한 정도는 햇볕을 막을 정도이고 바람 또한 시원히 불어서 걱정스러웠던 더위를 말끔히 해결했다.
업진봉! 특이한 이름이라서 꼭 이름에 대한 유래를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곳에선 조망 또한 좋아서
지나온 숙승봉이 보이고
숙승봉 왼편으로 고개를 돌리면 완도대교와 여러 섬이 이루는 멋진 바다풍경이 있다.
다시, 앞쪽을 보니 백운봉으로 향하는 고운 능선이 가까이에 보인다.
여전히 길가엔 원추리꽃이 곱게 서 있다.
백운봉! 숙승봉에서 볼 때처럼 수시로 구름을 이고 있는 산인가 보다.
강렬한 햇빛이 있음에도 길 옆 풀들은 이슬을 달고 있다.
봉우리 밑으로 보이는 풍경은 나무들이 빽곡히 들어서서 부드러운 초록융단 같이 보였다.
해신 장보고의 사후에 이곳 주민들은 육지로 강제 이주 당했고
한동안 사람대신 나무들이 주인이었던 관계로 많은 나무들이 있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육지에서는 보기 힘든 나무들도 무척 많다.
혹시 길응 잘못 들어선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백운봉에서 한동안 내림길이 이어진다.
그 의심은 상황봉 2km의 이정표를 보고나서야 멈출 수 있었지만, 덕분에 가졌던 휴식은 결코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쉼없이 부는 바람과 동백림과는 다른 또다른 나무터널(아마도 붉가시나무가 아닌가 생각된다)이 주는 편안함.
드디어 지도에 표기된 하느재에 왔다.
완도수목원과 이어진 임도가 있는 곳이라서,
수목원에서 상황봉을 갈 때 이용되는 길이라고도 한다.
상황봉으로 가는 길은 임도 건너편에 이정표를 옆에 세워두고 역시 빼곡한 나무들 속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 산길은 거의 나무터널로 이루어져 나뭇잎과 그 그늘을 즐기면서 가야 하지만
주변 경관이 멋이 있어서 꼭 봐야 할 곳에서는 시야를 확 틔워준다.
역시 시야가 열린 곳에서 뒤돌아 보니
멀리 백운봉에서 수목원전망대를 거쳐 이곳에 이르는 능선길이 부드럽게 다가온다.
상황봉! 또는 상왕봉. 일제의 장난질이 있는 이름이라던데..
둘 중 어느 것이 진정한 이름인지는 ...
p.s. 전남 완도군은 29일 국가지명위원회가 일제강점기 이후 상황봉(象皇峰)으로 불렸던 상왕산(象王山)과 상왕봉(象王峯)의 지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2017.06.29.
상왕산(664m)은 통일신라시대 해상왕 장보고 대사의 해상무역을 통해 남방불교의 영향을 받은 불산으로
심봉, 업진봉, 숙승봉, 백운봉, 상왕봉 등 다섯 개 봉우리를 아우르고 있으며 고려와 조선시대 고지도 등 문헌자료에도 상왕봉이라는 명칭으로 기록됐다..
상황봉에서 심봉(쉼봉)까지는 가까운 거리여서 봉우리 위 정상석까지 보인다.
가까운 만큼이나 금새 올 수 있었고,
가끔은 어려운 일은 끝냈다는 즐거움이 해학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여전히 원추리꽃은 고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대구미마을로 내려간다. 늘 그랬듯이 오를 때 보다 더 신중히 내려가야 한다.
좀 전에 말했듯이 나무터널을 지나, 시야가 트인 곳에선 여전히 멋진 풍경이 있다.
뒤돌아보니 앞쪽의 3봉, 심봉 그 끝쪽 봉우리 상황봉이 보여지고,
또다른 터널 끝에선 평화로운 대구미마을을 펼쳐놓고 있었다.
현재 시각 오후 1시 30분! 8.8km 길이를 6시간 동안 채우고
길 끝에 있는 슈퍼에 들려 팥이 들어있는 아이스바 하나를 들고 자축을 했다.
더위에 산행보다는 완도 수목원을 보길 원했던 동료들(무지 만족스러워 함)과 합류하여
중앙시장에 들러 시원한 콩국수로 속을 달래고, 신지도 명사십리 해수욕장에선 땀으로 뒤범벅이 된 몸을 달랬다.
서울에서 완도까지.. 대한민국의 종단길이라서 평소에는 갈 염두가 들지 않는 곳이다.
하지만, 이 완도의 상황봉길은 지인에게 꼭 가보라고 자신있게 추천하고 싶다.
육지와 또다른 매력이 넘치는 산이다.
'등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용문산 (0) | 2017.08.03 |
---|---|
설악산 울산바위 __ 곰바위 나드리길 이라고요? (0) | 2017.07.30 |
영장산 __ 비가와서 오히려 운치를 더하는 산. (0) | 2017.07.09 |
치악산__ 숲으로의 산책. 큰무레골 (0) | 2017.06.26 |
두타산은 없고, 쉰움산은 있다. (0) | 2017.06.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