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영남알프스
- 북한산 문수봉
- 북한산 원효봉
- 금강산화암사
- 청계산 국사봉
- 영장산
- 북한산 숨은벽
- 청계산 능안골
- 병목안시민공원
- 청계산 망경대
- 설악산 서북능선
- 남한산
- 관악산 용마능선
- 청계산
- 관악산 장군바위능선
- 초암사
- 율동공원
- 수락산
- 북한산 백운대
- 금수산 망덕봉
- 도둑바위골
- 광교산
- 부산여행 2박3일
- 관악산
- 관악산 미소능선
- 귀때기청봉
- 남한산성
- 설악산 귀때기청봉
- 설악산 단풍
- 청계산 석기봉
- Today
- Total
흐르는 물처럼
설악산의 단풍 __ 백운동계곡과 독주골 본문
2017년 첫 단풍은 설악산에서 맞고 싶어서.
9월 30일. 산악회 산과**의 버스에 동승했다.
그 버스는 10월 1일 새벽 03시 30분에 한계령 휴게소에 도착을 했고 내리면서 즉시 램프에 빛을 넣고 산행을 시작했다.
지도에 한계령 --> 곡백운골 --> 백운폭포 --> 직백운골 --> (서북능선)-->독주골 --> 오색에다 줄을 긋고 오늘의 산행길을 정한다.
한계령 휴게소에서 서북능 삼거리까지 거친 숨으로 몸을 데우고 땀을 냈지만.. 새벽 5시. 여전히 주위는 어둠에 묻혀있다.
잠시 숨을 고르고 있으려니 등줄기에서 약간의 한시가 온다. 벌써 새벽엔 추위가 있는 계절을 실감한다.
어둠은 삼거리에서 곡백운골 입구로 내려와 책바위 근처에 오고나서 한참을 휴식한 후에야..
서서히 살작 붉게 물든 단풍과도 같은 먼동을 보여줬다.
책바위에서 에너지를 보충하고 날이 밝기를 기다린 다음
계곡을 따라서 천천히 내려선다. 바위 자체는 미끄럽지 않았지만
물기가 있거나 이끼가 있는 부분은 미끄러워서 몇 번이나 몸을 움찔거려야 했다.
때론 안온한 산길을 걷거나
누군가 걸었던 자취(자그마한 돌탑__ 이름은 생각나지 않는다)를 찾아서 물을 건너가고 오기를 몇 번
드디어 고백운골 본류에 합류했다.
맘마미아! 서서히 밝아지는 풍경과 더불어서 다가오는 계곡물 그리고 주위의 단풍이 절로 탄성을 일게 한다.
그 풍경이 뭔가 가슴을 채우고
기분마저 들뜨게 하여 발걸음도 가볍게 길을 걷자니 맑은 폭포소리가 들려왔다.
길 옆으로 세찬 폭포수가 힘차게 떨어지는데 그 모습이 몹시 상쾌하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는 법! 급경사를 로프에 의지해 간신히 내려서니
하얀 면사가 나플대는 것처럼.. 아니 뭔가 상서로운 것이 승천하는 것처럼..
백운폭포이다.
그 규모 역시 커서 한동안 감상을 해도 지루하지 않았다.
여전히 계곡 옆으론 빨갛거나 노란 혹은 밝은 연두색을 지닌 단풍이 같이하고
계곡 중앙으론 맑은 물이 함께 내려가고 있다.
드디어 직백운골과 합류하는 합수점에 도달한다.
이 곳에서 밤을 보낸 산객이 가볍게 아침을 맞이하는 모습이 한폭의 그림 같기만 하다.
현재시각 08:09.
한계령 삼거리에 도착한 시각이 05:00. 지금까지 4시간 40여 분 걸었나 보다.
이제 곧 직백운골로 해서 다시 서북능선으로 올라야 하기 때문에 충분히 에너지를 보충하고 휴식을 취했다.
직백운골은 곡백운의 그것보다는 규모만 작을 뿐 대부분 흡사한 분위기를 주었다.
자주자주 보이는 소폭과 낙엽을 띄운 소가 그렇고
길 옆 혹은 주변의 단풍들 또한 그렇지만 감흥은 좀 더 높아만 진다.
오를수록 물 없는 계곡이 형성되더니.
급기야는 큰돌 작은돌 대충 얼기설기 놓인 계곡을 올라야만 했다.
하지만 돌들이 안정되지 않아서 발목을 삐거나 굴러드는 큰돌을 잡으려다 손에 부상을 당하는 사람들이
발생한 구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계곡을 벗어나 다시 서북능선길로 접어드는 사면엔 화려한 단풍들이 모여있어서
오르는 그 수고로움을 잠시 잊게 하기도 한다.
10:36 서북능선에 다시 올라섰다.
7시간 째 산행 중이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끝청과 중청이 나뭇가지 사이로 언뜻 언뜻 보일 때까지 주능선길을 따라 걷다가.
길 중간에 그닥 크지 않은 바위길을 넘기 직전 오른쪽으로 빠져 내려갔다.
독주길의 시작이다.
길은 주변에 화려한 단풍으로 치장을 하고
자갈 하나 없는 유순함으로 가장하고 있지만, 급경사에다가 흙부스러기로 되어있어서
자칫 한눈을 팔다가는 순식간에 쭈욱 미끄럼을 타야하는 곳이기도 하다. 사실, 밟힌 돌이 빠지는 바람에 두 번이나 넘어지기 까지..
그러한 길을 힘들게 힘들게 내려오다 보면 눈 높이로 점봉산이 다가오는데.
이것은 드디어 독주폭에 다왔다는 시그널이다.
독주폭포. 달리 만장폭포(선인들의 해학과 과장을 엿볼 수 있다)라 불리우는
이 폭포는 토왕성폭포, 대승폭포와 함께 설악의 3대 폭포이다.
아쉽다면 수량이 좀 부족한 것이지만 이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여유가 내겐 있으니 그것으로 족하다.
만장폭이 있으니 천장폭포라고 없을까?
실제로 만장폭을 내려서면 물방울 흩날리는 모습이 예술인 천장폭을 볼 수있다.
길은 가파르고 미끄러운 돌로된 벼랑 사면에다 철근과 로프를 두르고 얹혀 있다.
그렇게 백장폭, 십장폭(불행히도 어느 것이 그 둘인지는 아직까지 모르지만)을
지나 갖은 계곡의 풍경을 눈에 담다 보니
오색탐방소에서 대청으로 향하는 등로와 만났다.
불과 탐방소에서 200m 떨어진 곳이다.
오늘도 가슴 깊숙히 작지만 충만한 문언가 뿌듯함을 간직하고 탐방소를 나섰다.
현재시간 오후 2:30. 대략 15km의 길을 꼬박 11시간으로 채운 것 같다.
*추신* 가고픈 산길이 있을 때마다 즐겨 찾는 산악회들이 있다. 산악회 MTR이 그렇고 산악회 NPL이 그렇다.
산악회 산과**과 장거리 산행은 처음인데, 이곳의 산행은 나와 맞지 않는 듯 하다.
낯선 길을 꼬리 자르고 없어지기 일쑤인데다가 산행안전에 대한 의식도 낮아서
사람들이 길을 구르거나 넘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게 했다.
심지어는 산길을 리드하는 사람까지 손에 부상을 당할 정도이니.....
'등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울산바위 서봉 __ 말굽폭포에서 이어진 힐링길. 단풍은 그저 거들 뿐. (0) | 2017.10.15 |
---|---|
북한산 숨은벽, 백운봉, 원효봉 __ 국사당 원점회귀 길 (0) | 2017.10.08 |
북한산 향로봉과 비봉 __ 진관사 원점회귀 길 (0) | 2017.09.26 |
설악산 천불동 __ 비경에 취해 1도 깨닫지 못하다. (0) | 2017.09.03 |
서울 근교산 __ 불암산 불암사길 (0) | 2017.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