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울산바위 서봉 __ 말굽폭포에서 이어진 힐링길. 단풍은 그저 거들 뿐. 본문

등산

울산바위 서봉 __ 말굽폭포에서 이어진 힐링길. 단풍은 그저 거들 뿐.

mangsan_TM 2017. 10. 15. 18:36

 

 

 

 

 

지난 7월. 울산바위 곰바위나들길(동봉)을 아주 힘겨웁게 오르고 난 후에 가진 생각.

울산바위 서봉은 어떨까? 그 해답을 찾으러 단풍 화려할 이 계절, 울산바위 서봉을 찾아 간다.

 

2017년 10월 14일. 미시령 터널을 나와 요금소 가까이에 있는 휴게소에서 잠시 울산바위를 본다.

미시령을 지날 때마다 어느 계절이든 그 위용을 아낌없이 보여주는 울산바위.

아래 그림의 맨 오른쪽. 즉 서봉이 오늘의 목표이다.

 

 

 

휴게소에서 옛길을 따라 미시령쪽으로 조금 오른 후에 민박집이 있는 방향으로 조금 진행을 한 다음

민박집 못미친 지점에서 아랫쪽 대골 계곡으로 진입을 하고 다시 계곡 위로 올라선다.

굳이 계곡으로 내려섰다가 다시 오르는 이유는 사유지를 존중하는 의미로서 민박집을 피하기 위함이다.

 

 

 

길은 키 크고 잘생긴 나무들(갈참나무 서어나무 쪽동백 등등)의 넓고 싱싱한 잎들 밑으로

팍신팍신한 흙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언제까지나 걸을 것만 같게 한다. 

 

 

 

 

 

길 옆으론 풍부한 수량을 가진 계곡의 물이 지형에 따라 다양한 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참~~ 좋다!!  더 이상의 미사여구는 필요가 없을 듯.

 

 

 

나무들이 가끔 하늘을 열어 먼 곳을 보여줄 때마다,

느닷없이 나타난 힘 불끈 준 울산바위의 모습. 우와~~

 

 

 

 

2km 정도 걸었을 때쯤. 웅장한 물소리와 함께 등장한 말굽폭포.

몇 주 전 설악 3대폭포 중 하나인 독주폭포를 본 것 보다 더 감명이 인다.

아마도 풍부한 수량이 내 가슴 밑바닥에서 그리는 폭포와 비슷한 모양인가 보다.

 

 

 

 

사실 이번 산행은 가끔 산행에 신세를 지는 산악회MTR의 안내를 받고 있다.

오늘은 리딩을 하시는 분의 히든 절경을 공개하신다고 하여

비록, 자잘한 물바위들이 걸음을 더디게 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그들을 딛고 대골 상류로 올라간다.

 

 

 

오호!!

저 앞쪽이 힘차게 뿜어져 나오는 것이 물줄기?

 

 

 

 

물이 떨어져 내리는 모양새가 치마가 나플대는 것과 같아서 리딩하시는 분이 직접 작명을 하셨다고 한다.

와우~~ 말 그대로이다. 앞으론 자연스럽게 이 폭포는 "치마폭포"로 불리울 것 같다.

 

 

 

치마폭을 거슬러 올라가

 

 

 

다시 기분을 좋게하는 큰나무숲길로 들어서고

 

 

 

말굽폭포를 건네다 보면서 울산바위로 향한다.

 

 

 

설악은 온통 단풍으로 물들었다고 매스컴들이 소리소리 지르고 있지만

이곳 당단풍나무는 짙푸른 잎으로 그 싱싱함을 뽐내고 있다.

 

 

 

하지만,

가파른 오름길이 이어져서 허파에서 이는 숨이 귀가에서 맴돌게 될 쯤

 

 

 

발그레한 단풍과 그 너머로 당당한 서봉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오메.. 여기는 고운 단풍 천지. 덕분에 숨 한 번 고르고

 

 

 

 

드디어 당당한 서봉을 전망할 수 있는 전망바위에 도착한다.

그 하얗고 기묘한 모습의 바위덩어리에 압도되다가도

 

 

 

미시령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작년에 올랐던 신선대에서 상봉에 이르는 능선, 그리고 그 뒤로 금강산 제일봉인 신선봉의 모습으로

막힌적 없던 가슴마저도 시원히 뚫어진다.

 

 

 

다시금 고운 단풍잎 그늘을 지나

 

 

 

이 서봉의 문이라는 돌문바위에서 잠시 기원을 한다.

이 멋진 모습을 보여주심에 감사 드리옵고 좋은 것 계속 볼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제 서봉의 윗부분이 눈에 들어선다.

 

 

 

강한 힘을 얻어서

 

 

 

지붕에 올라선다.

지나온 길을 뒤돌아 바라보니

상서러운 동물들이 고개를 들고 하늘을 향해 무언가 간절한 염원을 보내는 것만 같아서 잠시 숙연한 마음이 인다.

 

 

 

또한 설악산을 다니면서 늘 멀게만 보였던 황철봉.

그 황철봉이 금방이라도 다녀올 듯한 가까운 거리여서 신기하기 까지 하다.

 

 

날씨는 또 어떻고? 

저 멀리 동해바다에 손을 넣고 휘저을 것만 같을 정도로 가을의 깨끗하고 맑은 날씨이다.

 

 

이건... 돌조각 정원일까?

가지가지 모양들이 자신의 상상 그대로 펼쳐 보여주고 있다.

저 중간에 있는 바윗돌은 똥바위라고도 하고 누구는.. 난 시중에 판매되는 무슨 초코릿 같기도 하고..

 

 

누구는 괴물 혹은 에일리언이라 부르고 그 위쪽 바위는 언뜻 돼지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서봉을 좀 더 올라선다.

저 아래. 이 울산바위를 올려다보며 오를 길을 탐색했던 장소. 휴게소가 보이고

차를 조금 몰로와서 주차시킨 곳. 민박집이 보인다. 무엇보다도 여기까지 올라온 길을 대충 그릴 수 있어서 즐겁다.

 

 

 

달마봉은 아직 미답인데..

울산바위 저 건너편에 있는 달마봉의 매력에 어쩔줄 몰라 하다가..

 

 

 

 

금강산 제일봉인 상봉과 신선봉을 좀 더 세밀히 그려볼 수 있을 것 같고

 

 

 

대청에서 화채봉에 이르는 능선길 역시 손으로 그려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진이 없어서 아쉽지만, 사실 이 봉우리에서는 설악의 대부분을 그리고 볼 수 있는 뷰포인트라고 해도 무방한 곳 같다.

 

 

 

산 아래와는 달리 봉우리 위쪽엔 화려하고 고운 단풍들이 한참 매력발산 중이다.

잠시 휘휘 단풍을 보고..

 

 

 

 

 

꽃길..? 아니 단풍길을 걸어 하산을 한다.

 

 

 

거짓말처럼

가파른 능선길을 내려서면 단풍의 붉은 기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고

또다시 큰키나무들의 기분 좋은 나무숲길이 이어진다.

 

 

 

흥얼흥얼..

절로 콧소리가 나오고 걸음은 리드믹컬하고 에너제틱하게 옮겨진다.

 

 

 

계곡에 닿았다.

계곡 건너편엔 처음의 그 민박집이 보인다.

 



계곡을 건느면서 오늘의 힐링 산행을 마무리 한다.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았을 때의 그 기분.

오늘 걸었던 길은 내겐 뜻밖의 선물과도 같았다.

9km를 6시간 동안 걸었음에도 전혀 피곤하지가 않은 것이 그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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