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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대구 비슬산 __ 참꽃이 없어도 괜찮아

mangsan_TM 2018. 5. 1. 11:33

 

 



2018년 4월 29일(일)

대구와 청도의 경계를 이루는 비슬산에 다녀오다.

유가사 -->대견봉 --> 대견사 --> 조화봉 --> 월광봉 --> 천왕봉(비슬산) --> 도성암 --> 수도암 --> 유가사

대략 11 km 거리의 길을 5시간 20분 정도의 시간을 주고 원점회귀를 하다.

 

<비슬산등산지도>

 



비슬산. 참꽃으로 유명한 산.

하지만, 철죽이 한창 꽃 피울 무렵에서야 이 참꽃이 활짝 개화를 한다고 하던데..

이상 기온의 여파로 일찍 개화했다 모두 졌다는 소리를 듣고 부지런히 유가사로 향했다.

일찍 서둘러 왔지만 역시 먼거리. 이곳 유가사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벌써 10시 50분.

명성에 걸맞게 참꽃이 졌다는 소리가 있음에도 주차장엔 많은 차가 들어서 있었다.(하지만 절정기에는 발디딜 틈이 없는 곳이 이곳이라고 한다)


오전 11시.

저 멀리 비슬산을 한번 바라보고 출발을 한다.

안타깝게도 미세먼지가 시야를 가려서 푸른 생명이 주는 약동감을 덜어내고 있다.

 



비슬산유가사 일주문을 들어서서 

 



누군가의 염원이 담긴 탑림을 지나

 

 



나무가 주는 그 무언가의 기운으로 얻어진 기운으로 힘있게 오르다 보면

 



잠시 앉아서 돋은 땀을 식혀야지 하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곳. 삼거리에 도착을 한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비슬산정상 방향으로 가면 곧바로 참꽃군락지로 갈 수 있으나

오른쪽 대견사 방향으로 향한다. 

 



나무에 매달린 띠지와 그 아래에 놓여진 나무다리가 멋지게 다가오고

그 아래를 지나니 왠지 기분이 좋아져 간다.

 



다리를 지나면서 만나는 개울 또한 풍부한 수량과 시원한 물소리로

오늘 산행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갖게 해준다.

 



길은 커다란 소나무 밑을 지나거나 

 



좀 키큰 관목으로 이루어진 터널 속으로 그다지 위험하지 않게 흙 위를 스쳐가고

 


좀 지루하다 싶을 땐, 가파른 오름길로 변화하여 온 몸에 뿌듯한 땀으로 두르게 한다. 좀 더 힘든 구간이 나올 때는

고맙게도 그곳에 나무계단이 놓여져 있어서 지치지 않고 오를 수 있게 한다.

 




유가사 쪽에서 봉우리를 보면 어느 신선이 비파 혹은 거문고를 타는 모습이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던데...

어떻게 보면 그 모습이 보일까? 원래 본인이 상상하는 모습으로 사물이 보이는 것이니까..

저기 뾰죽히 나온 부분을 신선의 머리, 그 옆 널직한 바위군락을 무릎 위에 얹은 비파로 생각해 볼까?

 



유가사로부터 1시간 10여 분 쯤 오르면

드디어 완만한 능선길과 만난다. 그곳에서는 자연휴양림 쪽이 시원히 조망이 되는데

미세먼지가 육안으로도 보여져서 ...

 

 



혹시나..혹시나...했는데..

설마.꽃이 다 졌다는 말이 사실인가 보다..?

오르면서 보이는 길 양 옆으로 도열한 이 나무들은 혹시.. 진달래나무?

 

 



그래도 꽃이 남아 있겠지..

그런 기대감으로 바삐 걸음을 옮기면서도 불안한 마음이 남아있을 때

드디어 전망대에 도착을 했다.

우선 후다닥 전망대에 올라서 대견봉과 그 능선에 있는 팔각정을 본 다음

 

 



뒤로 돌아 비슬산을 바라본다.

이런 이런... 꽃이 없다.

원래는 아래에 있는 <참꽃문화재 2018>에 올려진 그림과 같았어야 하는데..

 

 

<비슬산 참꽃문화재 2018 홈피에서 퍼온 그림>

 



애써서 이 이상기온을 견뎌내고 지금까지 남아 있는 참꽃으로 위안을 얻는다.

 



벌써 12시 30분이 넘었다.

멀리 조화봉에 세워진 강우관측소가 보이고

 



곧 이어 팔각정이 나왔다. 대견봉이다.

 



대견봉.

원래는 현재 비슬산의 최고봉(천왕봉)에 이 이름이 붙여졌으나 얼마 전, 몇 해전 제 지명 찾기 과정에서 

대견사의 옆 봉우리인 만큼 당당히 그 이름을 갖게 되었다.

 

 



자연휴양림쪽으로 보이는 그림이 너무 멋이 있어서

그 분위기를 한껏 그림으로 담아가려 인상 깊은 포즈를 취하는 사람의 모습이 아름다웠지만..

저 싱그러운 녹색의 기운을 미세먼지가 가리고 있어서 절로 투덜이가 되어갔다.

 



이제 조화봉 쪽으로 고개를 돌려본다.

강우관측탑과 대견사의 석탑이 한폭의 그림으로 다가왔다.

 



다시 팔각정으로 가서

대견사를 향하다 보니 여기저기에서 점심을 갖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덕분에 점심시간을 인지하고 소원바위가 훤히 보이는 편편한 바위를 찾아서 꿀 같은 점심을 갖는다.

 



사실, 강우관측소가 있는 곳까지는 자동차길로 열려 있어서

그곳과 바로 이웃인 여기 대견사를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한다.

 



그 중에서 아이들이 있는 어느 한 가족의 모습은 평화라는 단어의 또다른 표현으로 보여졌다.

 


대견사.

이 곳의 절경이 당나라 문종()이 떠놓은 대야의 물에서 비쳐졌다는 전설이 있어서

대국에서도 보였던 장소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삼국유사를 집필한 일연스님이 한 때 이곳에서 수행하였다고도 전해지는 곳이다.

 

 

 

 



어쩌다 하늘을 올려다 보니 마치 가을 하늘과도 같았다.

미세먼지가 이 위로는 없는 것만 같아서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대견사를 나와서 조화봉으로 가는 도중에 뒤돌아 바라보니

대견사 전경이 안온하게 눈에 차고

 



좀 전에 다녀온 대견봉 정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모습이 보인다.

산에 대한 갈망은 분명히 이 미세먼지보다 크다는 사실을 새삼 느껴본다.

 



비슬산 강우레이더 관측소

조화봉 톱날바위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으로 서 있다.

 



원래는 자동차길과 만나 한 20 m 쯤? 내려가면

아래 사진에서 돌로된 축대 사이에 푸른잎을 가진 관목이 있는 부분으로 톱날바위로 가는 입구가 있지만

관측소로 오르는 도로 또한 색다른 느낌이 있어서 그 길로 올라 산길로 내려올 예정이다.

 



톱날바위를 지나고

 



잠시 후에 조화봉에 올라섰다.

 



이 곳 소재지는 경북의 청도

 



인증샷 한방.

 



내려오는 길에 톱날바위에서 앞으로 갈 월광봉과 천왕봉 능선길을 눈으로 더듬어 본다.

 



다시, 대견사 부근으로 돌아와 월광봉으로 향하는 길

 



참꽃의 군무를 볼 수 없는 아쉬움을  간간히 보이는 몇그루의 나무로 달래본다.

 



월광봉에는 그다지 특징적인 것은 없었다.

아마도 그래서 봉우리 아래에는 그 흔한 이정표 하나 없고 정상에 가서야 하나의 이정표를 볼 수 있었다.

애써 특징을 잡자면..  천왕봉이 보다 가깝게 보인다는 정도? 

 

 



그래도 산 아래 쪽으로는

푸른 물감이 이제 막 칠해진 그림과 같은 새롭고도 약동적인 기운을 느낄 수가 있었다.

 

 

 



비록 참꽃은 없었지만.. 그 외의 또다른 많은 것을 얻는 것 같다. 

군락지를 가로지르는 저 나무데크길. 저 길을 쭉 따라가면 아까의 유가사 삼거리가 나올텐데...

 



길은 점점 참꽃나무들을 밀어내고

 



급기야 천왕봉을 1 km 남겨둔 지점부터는 소나무 밑으로 가더니

 

 




마침내는 자잘한 바위로 치장을 하더니

 

 

 

정자를 지나자 마자


 

 


그 꼭대기에서 트림을 한다.

 



오후 3시 10분.

 




지나온 길을 휘 둘러본다.

대견봉, 조화봉 그리고월광으로 둘러싸인 이 너른분지가 참꽃 군락지.

분명 이 분지가 붉게 물들어서 장관을 이루었을 테지만 지금 이 모습도 좋다.

 



유가사를 가르키는 이정표는 두 군데에 있다.

그 중 도성암을 가르키는 방향으로 길을 잡고 또다시 걸음을 옮긴다.

 



한 400 m 쯤 내려서면, 특별히 유가사를 가르키는 이정표는 없었지만 걱정하지 안했다.

왜냐하면 도성암을 거쳐가는 길 끝에 유가사가 있으니까...

 



이 길의 특징은

가파르고 먼지가 많은 흙길. 그래서 자칫 넘어질 수 있다는 것.

 



하지만, 한고비를 내려서면 안온한 숲길이 이어지고

 



도성암 방향으로 들어서면

 




큰 소나무군락을 지나서 피톤치드의 향연에 흠뻑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성암길에서 내려서니 조금은 정감이 가는 시멘트길과 만났다.

이 길 오른쪽으로 몇 발자욱 내려섰을까? 도성암을 거치지 않고 막바로 도통바위와 이어지는 길 입구와 만난다.

 

 

 

 

유가사로 향하는 길은 그 시멘트 포장길을 두어 번 가로지르고

 

 

 

곧 수도암에 다다른다.

 

 

 

 

수도암에서 막바로 주차장으로 내려갈 수 있었으나

오르느라 지나쳤던 유가사를 보기 위해 다시 유가사로 향했다.

 

 

 

멀리 비슬산을 병풍처럼 두른 유가사. 신라시대부터 내려온 절이지만 그 느낌은 소박하다.

 

 

 

 

곧 다가올 부처님 오신날을 기리기 위해

줄에 매달린 형형색색의 등들이 아주 작은바람에도 주저하지 않고 몸을 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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