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제천 용두산과 송학산 __ 2막 1장 무대 찾기. 본문

여행

제천 용두산과 송학산 __ 2막 1장 무대 찾기.

mangsan_TM 2018. 7. 26. 16:48




여름 휴가의 시작.

휴가 때에는 보다 유익하게 노년을 보내기 위한 장소를 물색하고 가 보겠다는 의지를 세워왔었는데...

일이 되려다 보니 제천에 있는 모 대학의 기숙사에서 숙박할 기회를 얻는 행운까지 따라왔다.

그래서 오랜 친구와 둘이서 2박 3일간(7월 24일~26일) 제천 주위를 둘러 보기로 했다.  




7월 24일(화).

도시와 그다지 떨어져 있지 않으면서도 산에 인접한 이왕이면 크지는 않지만 조금의 물이라도 흐르는 계곡이 있는 곳.

내가 찾는 첫번째 입지 조건이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첫번째 방문한 곳이 충북 제천에 있는 노목계곡이었다.

도로가 잘 발달되다 보니 분당에서 아침 10시에 출발했지만 이곳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30분 경.

하지만 계곡이 크고 이미 주위에는 많은 음식점들이 들어차 있어서 마음에 다가오지 않는다.

그래서 이 마을안내도의 길 건너편에 있는 음식점에서 올갱이 해장국(신선하고 맛이 좋았음)으로 점심을 하고 제천 용두산으로 향했다.




가는 길, 또한 주변을 열심히 둘러보다 보니 명도리 매화동 마을을 만날 수 있었고




그곳부터 감악산 약천사로 오르는 길 주변 풍경이 선뜻선뜻 내 가슴을 노크했다.

다음에 다시 꼭 찾아봐야지...




오늘의 일정은 노목계곡과 그 주위를 보는 것으로 하고 제천을 감싸고 있는 산, 용두산을 오르는 것으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제천 용두산을 처음 오르려 하지만, 이미 산우님들의 글로부터 많은 정보를 얻었고 그 결과

이 제2의림지가 용두산에 오르는 길 입구임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은 벌써 오후 1시 40분. 날씨는 후텁지근하고 서울은 섭씨 39도의 무더위.

그래서 짧은 산행을 계획한다.

차로 용담사에 가깝게 접근해서 오른쪽길로 올라 왼쪽길로 내려오는 길을 그리고 출발을 한다.

<제천 용두산 산행지도__용담사길>




평일이어선지 사람들이 없다.

길은 험하지도 또 순탄하지도 않은 그런 길이라서 전혀 위험 구간은 없다. 다만, 있다면 이 무더위?




제2 의림지에서 차로 500 m 정도 올라왔으니 이제 겨우 500 m쯤 걸었을텐데..

땀이 모자를 거쳐 눈 앞으로 떨어지는 것이 마치 빗방울 같다.




충북의 여느 산과도 같이 소나무가 많이 있지만 그들이 가진 바위를 여기에선 찾을 수가 없었다.




소나무와 가끔씩 나오는 갈참나무 군락. 시원한 바람이라도 주면 좋겠는데.. 그마져도 인색하다. 




이 더위에 가장 조심스러운 것은 아무래도 급격한 심박수일테다.

천천히 천천히 호흡을 조절하면서 오르다 보니




오후 2시 40분. 용두산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무척 넓고 평평한 헬기장이 꽤 인상적이었다.




제천을 감싼 산 답게 남쪽으로 제천 시가지가 거침없이 조망되고




산 아래쪽 가까이에는 오늘 내일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하는 모대학의 학사동(돔형식의 건물)이 보였다.




오늘 같은 날,

몸 속 온도를 높여서 바깥 온도와 밸런스를 맞추어주면 오히려 시원하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 수 있었지만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께 굳이 권하고 싶지는 않다.

왜냐하면 밸런스를 맞추는 과정의 완급 조절이 미숙할 경우에는 오히려 대형 사고를 가져올 수도 있으니까...




평소보다 더 많은 휴식을 하고 더 많은 수분을 섭취한 후에 용담사로 향한다.




정비가 잘 된 계단을 내려서고




이 나무는 아직도 살아있는데...

누군가의 잔인한 사랑의 표시일까? 아니면 자연을 사랑하라는 자연의 준엄한 경고일까?

암튼 하트시그널도 지나고 나서




첫번째 만나는 철탑에서 왼쪽으로 급격히 방향을 바꾸었다.




그 길은... 무척이나 급격히 내려선다.




용담사를 300m 앞에 둘 때까지 경사가 급했다. 짧고 강력한 등산을 원한다면 이길로 오르면 될 것 같다.




오래 전 여기 어딘가에는 용이 살던 연못이 있었나 보다.




그 용의 평범치 않은 사연으로 이 절이 들어섰나 보다. 그러니 용담사가 아닐까?




용담사에서 차가있는 갈림길까지는 시멘트 포장길이었다.

그래도 도시 그것과는 달리 주위의 푸른잎들이 정감을 주어서 걷는 데 피곤을 주진 않았다.




오후 4시. 하산을 완료하고 숙소로 찾아가 체크인. 가벼운 드링킹 & 휴식.





7월 25일(수)

오늘은 함께한 친구가 호젓하게 그림을 그리기 좋은 장소가 있다고 하여 오전은 그곳을 보기로 했다.

강원도 영월군 무릉도원면 운학리. 구룡산 자락이 그곳이다.


숙소 근처에서 아침을 하고 네비에 의존해서 운학리를 찾아가는 길..

어느 저수지(오미리 저수지)를 지나면서 좌우로 산이 있고 앞이 훤히 뚫린 지역이 나왔다.

시원한 느낌에다 주변이 깨끗하게 보였다. 아하! 이곳도 괜찮은데..?

지역을 알아보니 원주시 황둔마을.  여기도 다음에 반드시 올 곳으로 체크!


현지에서 부동산을 하시는 분의 안내로 가본 전원주택지.

구룡산자락 계곡의 상류에 지어진 조그만 주택(12평)! 첫 눈에 반했다.






그 밑에 자리한 좀 더 큰 주택(19평)도 마음에 쏙 들어섰지만...

은퇴를 하기엔 아직도 3년을 기다려야 할테고.. 친구는 그림을 그리겠지만 조금의 야채라도 가꾸기엔 ...

그래도 3년 뒤에 다시올 충분한 이유가 되겠다.





다시 제천으로 오는 길.

산 중턱에 얹혀진 조그만 주택이 아른거린다. 그것을 씻을 요령으로 황둔마을을 다시 지날 때에는

일부러 스톱을 하고 메밀 막국수로 점심을 했다. 와우~~ 환경은 누추하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그 맛은 오랫동안 입안을 감돌았다.


오전의 일과는 마쳤고,, 제천을 감싸는 또다른 산, 송학산을 오르기로 했다.

오늘도 역시 더운날씨와 많지 않은 시간을 이유로 짧은 산행을 계획했다.


월명사에서 정상에 오른 다음 강천사로 내려갈 예정이다.

<제천 송학산 등산지도 __ 월명사길>



마을에서부터 월명사까지는 자동차로 제법긴 거리를 올라야 했다.

비록 자동차로 오르기는 했지만 바닥이 거칠고 폭이 좁아서 꽤 신경이 쓰였지만 월명사 앞 공터가 몹시 넓어서 그 기분을 담숨에 보낼 수 있었다.

월명사를 잠시 둘러보고





다시 절 입구로 돌아와 월명사 표지석 옆으로 들어섰다. 아마도 오후 1시 45분?




절 경계에 정상까지 2km를 알려주는 이정표가 보였다.

무더운 날씨만 아니하면 40분 정도의 거리이겠지만.. 오늘 역시 편안하게 오르리라 다짐을 한다.




어제 용두산에서 만난 세 분 중 한 분께 물은 말.

제천에서 유명한 산은 어디어디지요? 여기 용두산과 송학산도 유명한가요?

그 분 대답이.. 여기 두 곳 빼고 모두 유명하지요...  큭큭큭

그래선지 많은 사람이 다닌 흔적은 아닌 것 같다. 길 위에 솔꺼럭이 수북히 쌓여있었다.




하지만, 짧은 거리라고 우습게 보이기 싫은 것인지 꾸준한 오르막길.

무더운 날씨에 급새 땀범벅이다. 이럴 때, 길 옆의 간간히 보이는 바위구경하기






아니면 두 곳 밖엔 없지만 줄잡고 오르기




그러다 보니 곧 강천사 갈림길.



2시 45분. 송학산 정상. 잡목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그다지 조망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전부를 아는 것이 아니듯이 그 나름의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 같다.





정상에서 강천사로 가는 길은 순하고 안온한 느낌이 들었다.




한 200m 정도 걸으니 강천사 갈림길이 나오고




거기서 잠시 내려서니 곧 강천사였다.




강천사!

여러 면을 견준다 해도 제천의 그 어느 사찰에 비해 손색이 없을 것 같았다.

종루에 있는 큰 고와 범종이 울릴 때면, 저 아래의 사바세계에서 고통을 받는 중생들에게 큰 위안이 될게 분명해 보였다.

그래선지 내려다 보이는 마을 풍경 또한 안온하게 다가와 이 송학리 역시 다시찾기에 저장했다.






산행은 이 산의 8부능선 정도에 있는 강천사에서 마쳤다.

사실은 친구가 어제 발꿈치 윗부분에 찰과상을 입었는데..  어제 산행 내내 그 부분이 무척 아프고 신경이 쓰였나 보다.

그래서, 월명암에서부터 이곳까지 차를 가지고 와 주차를 한 다음에 정상에서 만날 수 있었다.




덕분에 한 시간 정도의 산행을 짧고 강하게 할 수 있었다.




조금 이른 시간이기는 했지만 숙소에 다시 든 시간이 오후 5시 경.

몸을 씻고 잠시 휴식을 가진 다음 밖에서 약간의 음식을 사 가지고와서 저녁을 마쳤다.


낼은 아침 일찍 집으로 돌아가야 하니, 이제는 이 여행을 마무리할 시간.

어제 오늘의 일정을 눈을 감고 가만히 자취를 좇아 본다.




사실은... 눈을 감고 한참을 있다 보면..

얼마 전, 부자연스러운 죽음을 택한 고 노회찬의원의 고뇌를 생각하게 된다. 평소 많은 관심을 갖지 않았던 분인데..

가시밭길을 걷다가 조금의 오물이 묻었다고 책임을 운운 하신 분...

온 몸에 덕지덕지 오물을 묻히고도 천역덕스럽게 얼굴을 들고 다니던 사람들의 충분한 귀감이 될 것으로 믿는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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