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고창 방장산 __ 이미 많은 사람을 품고 있는 산. 본문

등산

고창 방장산 __ 이미 많은 사람을 품고 있는 산.

mangsan_TM 2018. 9. 2. 12:39




2018년 9월 1일. 고창 지역에서 가장 높은 으뜸 산으로 지리산·무등산과 함께 호남의 삼신산으로 추앙 받는 방장산에 다녀오다. 

장성갈제에서 쓰리봉 --> 서대봉 --> 연자봉 --> 봉수대 --> 방장산 --> 벽오봉 --> 양고살재로 내려오다.


<방장산 등산지도> 




아침 10시 30분!

전북과 전남을 잇는 고개. 장성갈재이다. 예전엔 이곳에 갈대가 많아서 그리 불리워졌던데.. 어째든

어제까지만 해도 이곳은 분명히 비가 예보되었던 곳

하지만 날씨만 좋다. 단지 습도가 높은 느낌?

오른쪽 노란 차단기의 오른쪽으로 길이 열려있어서 산행을 시작한다. 10시 35분.




어제까지 내린 비로 땅바닥에 습기가 많다. 게다가 길은 오름질을 계속하고 있어서




조금 오르니 온 몸이 땀으로 뒤범벅인다.

이럴 때일수록 자주 쉬어주는 것이 몸에 좋겠지?




주위가 습해서인지 쉽게 지쳐가고 있었지만 오름질은 돌담을 쌓아놓은 것 같은 곳에 이르러서야 잠시 멈추었다. 25분 동안 꾸준히 오른 뒤이다.

후에 이리저리 자료를 살펴보니 이 축조된 돌담은 고창읍성의 한 외성이 아닐까 추측할 뿐 어디에도 근거는 없는 것 같았다.




길은 넓은 숲 공터를 완만하게 내려가고 있어서 잠시동안 기분이 좋았지만





곧이어 산죽을 옆에 두르고 급하게 오름질을 한다.

세상에 계속 오르자니 죽을 듯 하여 잠시 호흡을 정리하면서 물 한모금을 하고는..





또다시 힘을 쥐어짜면서 올랐다.

고개를 들어보니 숲길 바로 너머로 밝게 빛나는 햇살이 보인다. 그것은 산등성이에 다 왔다는 시그널?





예측이 맞았다.  이제부터는 능선길의 시작.

가는 길 왼쪽으로 전남 장성군 북이면의 풍요로운 대지의 모습이 거침없이 보였다.




그리고 잠시 뒤. 쓰리봉에 도착을 했다. 현재 시간은 11시 45분.

쓰리봉? 이름이 특이해서 자료를 뒤적여봤더니

원래 가장 높은 봉우리였으나 6.25 때 폭격을 맞아 높이가 깎이는 바람에 세번째 높은 봉우리가 되어 쓰리봉으로 불리게 되었다는 황당한 이야기가 있었다.

하지만 <고창향토문화백과>에는 '방장산은 벽오봉[방문산]·724·742.8·써래봉 등 4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로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써래봉이 음운전이되어 쓰리봉으로 된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헉 장성갈재까지 1.8km거리 밖에 안되네? 무려 1시간 10분 동안 올랐는데?

잠시 주변을 살펴보면서 숨을 고른다음 방장산으로 향한다.




오를 땐 왜만한 것은 죄다 산죽으로 감추어서 몰랐었는데.. 여기저기 이쁜 바위들이 꽤 많다.

참!!  이 산의 특징을 잡으라면.. 산죽이 아마도 그 하나일 것 같다.




부드러운 흙길이 좋긴 하지만 때론 바위 너덜길도 보여주고




전망터에서는 왼쪽 아래로는 수도제와 북이면의 풍요로움을 보여준다.





그리고 앞으로 장쾌하게 쭈욱 뻗은 산마루





가까이부터 서대봉, 연자봉, 봉수대 그리고 방장산을 한눈에 담게끔 해준다.




12시 27분. 서대봉에 도착을 했다.

서대봉에는 그 어느 표시도 없어서 조금 개성이 있는 바위에 잠시의 시간을 갖고 의미를 부여한 다음 연자봉으로 향한다.




오늘 산행의 시작이 몹시 힘이 들었는지 능선길임에도 오르막 오르기엔 여전히 힘이 든다.

그래서 지나온 길을 돌아본다는 핑계로 자주 휴식을 갖는다.

연자봉에서 지나온 길을 보니 쓰리봉의 모습이 참으로 멋스럽다.





앞쪽으론 가운데 뾰족 솟은 봉수대의 모습이 확연히 다가와서

배낭에 있는 간편식(약밥과 밀크엔 바나나 쉐이크)을 꺼내어서 에너지 보충을 하고 힘차게 다시 출발. 





그 에너지 때문인지 봉수대가 눈 앞 가까이에서 보였다.





봉수대 바로 아래에서 위를 바라보니 파란 하늘과 흰구름이 참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그 하늘 아래에서는 여러 산우님들의 행복한 담소가 맑디 맑게 퍼지고 있었다.





12시 55분. 봉수데에 올라섰다.

봉수대는 헬기장과 넓은 평탄면을 두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서 점심도 하고 휴식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보고




그 아래에 있는 걷고 싶은 길을 가진 수도제를 잠시 둘러보고는




방장산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사실 말 그대로 봉수대와 방장산은 지척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어쩌면 오늘의 마지막 오름길일 수 있는 길을 숨가쁘게 올라야 했다.





드디어 기쁨 섞인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온다.  정상 인증을 하는 산우님들의 목소리.





그래서 한달음에 올라가 나도 정상인증에 동참을 한다.

언제부터인지 사진 속에 내 모습을 남기지 않게 되었지만.. 그래도 정상인증 만큼은 하게 되는 이유는 도대체....뭐지?

와우~~ 지나온 능선길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멋지다.




오늘 이곳에 비가 온다고 예보가 되어 올까말까 많이 망설였었는데..

오우~~ 저기 저 흰구름좀 봐. 그 아래로는 조금 뒤 차례로 걷게될 624봉, 억새봉(활공장) 그리고 큰 소나무 한그루가 특징인 벽오봉이 보이고

산 너머로 펼쳐진 고창읍내까지... 지금 아니면 언제 또다시 이 광경을 볼 수 있을까. 




방장산에서 고창고개까지도 육산 특유의 길을 가져서 별 어려움 없이 걸을 수 있었다.




한가지 흠이라면 이정표 그 어디에도 벽오봉이니 억새봉이니 하는 문구가 없다는 점이다.

패러글라이딩장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어느 산우님의 글을 보지 못했다면 원하는 길을 가는데 큰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았다.




고창고개부터는 왼편으로 임도를 두고 등로가 이어져 있고 




임도와 헤어지면서부터 오름길이 시작된다.

비록 짧은 거리이지만 오늘만큼은 오름길을 오르기가 무척 힘이 든다.





드디어 패러글라이딩장. 억새봉이다.





사방이 훤히 열린 잔디로 이루어진 봉우리.

흰 뭉게구름과 그 아래로 펼쳐진 고창읍내의 전경.




게다가 지나온 방장산의 모습까지. 이곳이야말로 사방을 조망하기에 더 없이 좋은 장소이다.

왠지 이곳 상징물인 주먹불끈처럼 뿌듯함에 가슴불끈한다.




흰구름 푸른잔디 그리고 배경은 파란하늘. 더 없이 평화로운 그림을 뒤로하고




방장산가시비의 반대편에 있는 벽오봉으로 가는 길에 들어선다.




억새봉과 벽오봉은 거의 붙다시피한 거리이다.

방문산으로도 불리우는 이 벽오봉은 커단 소나무 한그루가 상징이고





역시 이곳도 벽오봉이란 흰글씨가 있는 정상목이 전부였다.

그래도 싱그러운 소나무와 돌무지는 인상적이다.




방장사로 향하는 길.




어느 정도 내려오다 보면 임도와 만나는데.. 그 임도를 가로질러 왼쪽으로 등로가 열려있었다.

아마도 이곳은 산악자전거길로도 유명한가 보다. 자전거도로에 전문용어가 적힌 플랭카드가 여럿 걸려있다.




또다시 아무생각없이 그저 걷는데 충실하게 하는 길을 걸어 내려오니




뭐지? 이 오름질은..? 이미 오름길은 끝났을텐데...?




오호라~~  갈미봉이 있었네...

갈미봉에는 정상목 조차 없다. 단지 방장산 안내도가 이곳이 갈미산이라는 것을 대신하고 있을 뿐이다.





나무 그늘에 벤취까지 갖추어 놓은 것으로 보아 갈미봉부터 양고살재까지는 고창읍내 사람들이 많이 애용하는 것 같다.




어째든 길이 급격히 떨어져 내리더니




산죽이 아닌 대나무숲이 나오고




급기야는 방장사가 나왔다.

경내를 살펴볼까 하다가 너무 조용하여 겉만 슬쩍 보고는 양고살재로 향한다.




길은 정감이 이는 절길로 이어지다





어느 순간 넓이를 넓히더니




드디어 차도와 마주친다. 양고살재이다.

병자호란 때 고창 출신인 박의 장군이 청나라 장군이었던 누루하치의 사위인 적장 양고리를 이 곳에서 살해한데서 유래된 고개이름이다.





현재시간 2시 54분.



4시간 20분 정도 산길을 걸었나 보다.




고창쪽으로 조금 내려오면 대형 주차장이 있고 그 한켠에는 화장실이 있다.

그 화장실 옆으로 수도꼭지가 하나 있다. 오늘 걸은 길에는 계곡이 전혀 없었는데.. 그 수도에서 나오는 물로 세수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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