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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뉴질랜드 남섬 여행 __ 퀸즈타운, 밀포드사운드, 마운트 쿡 후커벨리, 헤글리공원 본문
1월 15일.
북섬 오클랜드에서 국내선을 타고 이곳 남섬 퀸스타운 공항으로 향하고 있다.
북섬의 특징이라면 너른 들판?
하지만 비행기 안에서 보이는 남섬의 큰 특징은 흰눈을 인 큰 산맥(아마도 서든알프스?)이 있다는 것.
퀸즈타운 공항에 내리니 우선 눈 앞으로 펼쳐진 큰 산줄기가 눈에 확 들어섰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곳 퀸스타운의 울타리인 리마커블 산이다.
영화 연작인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의 주 촬영지 였다는 소리가 있는 곳이다.
오전엔 북섬에 있었던 관계로 이곳 현지를 안내해줄 분과 만난 시간도 꽤 늦은 시간인 오후 5시(현지시간).
그래도 숙소에 들기 전에 퀸즈타운은 꼭 살펴 보라면서 남섬에서의 일정을 설명해 준다.
15일. 오후 그 아름다움이 여왕과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 퀸즈타운과 와키타프호수
16일. 피오르드국립공원의 거울호수와 밀포드사운드의 전경
17일. 마운틴 쿡의 후커벨리 트레킹
18일. 크라이스트쳐치의 헤글리공원과 모나베일공원
19일. 오클랜드로 이동 후, 귀국
퀸즈타운 공항에서 막바로 퀸즈타운으로 왔다.
오후 5시가 넘는 시간 임에도 햇살이 강력하다.
우리의 명동 만큼은 못되겠지만 이 퀸즈타운 거리의 인파를 뉴질랜드 와서 처음으로 겪어본다.
서든알프스의 빙하가 모여드는 호수 와카티프호수. 그래서 맑고 차갑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햇빛 자체를 몹시 좋아해서 가족단위 혹은 친구들 끼리 그 햇살을 즐기는 것 같았다.
오늘은 퀸즈타운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코르넷피크 호텔에다 짐을 푼다.
1월 16일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다.
왜냐하면 오늘은 써든 알프스를 넘어가서 밀포드 사운드를 봐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써든 알프스를 향해서 한참을 가고 나서야 해를 볼 수 있었고
산맥 아래에 있는 너른 평야를 덮고 있는 구름의 환상적인 모습은 이곳에서 영화가 만들어지는 이유를 알게 해 준다.
뉴질랜드 남섬의 등뼈와 같은 존재 써든 알프스
그만큼 넘기 쉽지 않아서 넘으려 할 때에는 많은 시간을 들일 수 밖에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가는 길 내내 주위에 펼쳐져 있는 그림들로 인해 지루하지는 않았다.
드디어 써든알프스와 마주했다. 머리 위에는 여전히 흰눈이 있었고
눈으로 확인되지 않은 빙하가 이 여름의 열기로 끊임없이 물을 내고 있다.
드디어 써든알프스를 간편하고도 쉽게 넘었다.
하지만 호머란 분이 없었다면 아마도 넘지 못했을 수도 있었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왜냐면 이곳을 넘나드는 유일한 통로인 터널을 이분이 거의 다 뚫었다고 하니까.. 그분의 노고를 다시금 생각해 본다.
드디어 피오르드랜드 국립공원에 들어섰다.
가급적 사람의 손길을 닿지 않게 한 천연자연의 공원. 아마도 부러움의 두번째이지 싶다.
얼마나 물이 깨끗하고 공기가 맑으면 호수가 거울과 같아질까?
테아나우에서 시작해서 밀포드사운드로 이어지는 밀포드 워킹.
죽기 전에 꼭 한번 이곳 밀포드 트레킹을 할 수 있다면...
그리고 높은 산을 옆에 둔 황금빛 누런 들판.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사실은 빙하가 깍아 놓은 계곡이니 밀포드 피오르드 임이 맞겠지만
선입감의 무서움을 일깨우듯 여전히 사운드로 불리우는 밀포드 사운드.
배를 타고 큰 바다 가까이 다가갔다 돌아오면서 그 경치를 감상해 본다.
물개들의 쉼터 seal rock
다시 버스를 타고 써든 알프스의 호머터널을 통과 하여 태아나우 호수까지 뒤짚어 왔다.
이 호수 끝쪽에 있는 마을 태아나우 마을도 참 이쁘다고 하던데.. 갈때 비몽사몽하지 말고 자세히 볼껄...
오늘은 어제 묵었던 숙소에서 또 1박을 한다.
길 건너편에 있는 맥주 집이 생각이 난다. 400cc에 약 5000원 정도인 흑맥주. 몹시 만족스럽고 맛있었던 기억만 있다.
1월 17일.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를 하고 있는 곳으로 간다. 에베레스트를 기록상 처음 올랐다는 힐러리경이 알바를 했던 곳. 마운트 쿡으로 간다.
그곳으로 가려면 넓은 고원지대를 버스를 타고 한나절은 가야해서.. 가는 중간중간에 유명 장소를 들렸다.
애로우타운. 뉴질랜드 초기 사금채취로 유명한 곳이란다.
많은 사람들이 금을 찾아 지도에 체크를 하다보니 그 모습이 마치 화살과도 같아서.. 애로우타운
지금은 어느 한적한 영국의 어느 시골 동네의 모습이다.
두번 째로 들린 곳. 하켓 번지점프장. 세계 최초로 번지 점프를 상업화한 장소로 하켓이란 사람이 세웠다고 한다.
전 세계 어느 곳에든 번지점프란 용어를 쓰면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고 그 돈은 하켓이란 사람의 호주머니로 들어 간다고 하니
사람의 생각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것만 같다.
그러면 이 용감한 소녀의 멋진 점프를 볼까?
버스가 부지런히 달리자 풍경이 바뀌었다.
푸른 잎을 지닌 나무가 없고 우리로 치면 억새 정도의 풀일까?
그들끼리 뭉쳐서 포기 포기 잔디처럼 온 산을 뒤덮고 있었다. 뉴질랜드 고원의 한 풍경이란다.
간간히 지대가 조금 낮아진 곳에서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스프링쿨러가 물을 뿜어내면서 초지를 형성하고 있었다.
물이 부족한 고원 땅을 간척하는 중인 것 같다.
푸카키 호수.
마운트 쿡을 가장 멋지게 조망할 수 있는 곳. 저 멀리 구름을 이고 있는 흰산이 마운트 쿡이다.
푸카키 호수 왼편에 있는 길을 따라서 마운트 쿡으로 고고씽!
산의 모습이 달라지더니
드디어 아오라키 마을이다.
아오라키 마운트쿡 국립공원(Aoraki / Mount Cook National Park )의 직원, 가이드 등이 사는 곳이다.
여기 한 음식점에서 점심을 하고 마운트 쿡을 바라보는 힐러리경과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이제는 빙하를 만나보러 갈 시간
후커벨리 3시간 짜리 트레킹을 시작한다.
우선 지도를 스캔하고 경로를 숙지했다면 출발.
출발을 하고서 잠시 뒤돌아 본 풍경에 그만 발길을 멈출 수 에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 이어질 풍광도 이에 못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에..
첫번 째 흔들다리.
최대 20명이 지나갈 수 있게끔 설계가 되어 있으니 맞은 편에서 많은 사람이 건널 때는
잠시 기다렸다가 가는 쎈수가 필요한 곳.
이쁘게 보이니 바위에 기생하는 이름모를 꽃조차도 이쁘게 보인다.
새삼 또 느껴지는 이곳 사람들의 삶. 가족 우선주의
혹은 두 셋의 친구와 함께
그렇게 이 황홀한 자연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 생활하는 것 같았다.
두번 째 다리이다. 거의 평지와 다름 없는 길이다.
길 옆엔 빙하가 지닌 여러 광물들을 품어서 희뿌옇게 보이는 빙하수가 세차게 흐르는 계곡이 있고
여러 풀들 사이로 나무판을 깔아두어 걷는 것 자체가 힐링이 되게끔 놓여져 있었다.
이제 마지막 흔들다리이다. 이 세번 째 다리를 건너서 약간의 오르막을 올라서면
빙하가 둥둥 떠 있는 호수를 볼 수 있다.
이곳이 빙하와 만나는 후커호수.
후커산은 구름을 감싸고 있어 자세한 모습을 볼 수 없었으나 그 아래 계곡에 있는 끝이 단절된 빙하를 볼 수 있었다.
이 곳을 들어서야 좋은 일이 있다는 말이 있는지 현지인들은 옷을 벗고 거침없이 물속에 들어섰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수영복 입고 올껄. ㅠㅠ
와우~~~ 뒤돌아 내려오는 길의 모습은 또다른 장관이다.
노부부의 다정한 동행은 더불어 훈훈한 행복을 더하고
속이 확 트이게 하는 너른 초지와 그 사이를 걸어 얻는 행복은 저절로 속을 꽉 채우는 것만 같다.
오를 땐 그져 감탄만 자아냈던 무엘러 빙하호수도 아주 천천히 감상을 하면서
뒤돌아 내려갔다.
화이트호스힐 캠핑장.
키를 잘 보관하고 있으면 차량 도난에도 책임이 없다는 나라. 다시금 밀포드트레킹 혹은 루트번트레킹이 간절히 다가온다.
아쉬움을 달래면서 쿡산의 빙하수를 담은 푸카키호수를 다시 지나고
오늘 묵을 메켄지 호텔에서 잠을 청했다.
우리나라에는 해발 1,000 m가 넘어야만 나오는 것이 마가목 열매인데.. 마가목 열매가 아주 흔하다.
1월 18일. 오래전 옥스포드 대학생들이 의기투합해 건설했다는 크라이스트쳐치로 향한다.
멀리 써든 알프스를 바라보면서 별축제로 유명한 켄터베리 대평원을 지나고
뭔가 선한 전설을 간직한 개의 동상과
뉴질랜드 최초의 교회인 선한목자의 교회가 세워진 이곳
쿡산의 빙하수를 담은 푸카키와 또다른 데카포 호수도 구경을 하면서 크라이트쳐치로 향했다.
가다가 힘들면 간간히 나오는 농가 마을에 차를 멈추고 동네를 구경하고
용변이 급할 땐, 마을 어귀에 있는 공중화장실도 사용했다.
공중화장실이 참 깨끗하고 사용하기 편리했다. 부러움의 세번 째이다.
고풍스럽고 멋졌던 도시가 지진으로 망가져 이제는 한창 재건 중인 크라이스트쳐치.
고풍스러운 트램이 먼저 환영을 해 줬다.
맞추기라도 한 것인지 도착 시간이 때마침 점심시간이라서 이곳 정통 햄버거로 점심을 하고
서울하면 한강이 있듯이 크라이스트쳐치하면 떠오르는 강 에이번 강을 따라 조성된 헤글리 공원을 둘러 보기로 한다.
하지만, 그 규모가 방대하여 길을 잃을 염려가 있다는 과장법이 통할 정도라서 그 속에 있는 보타닉 정원을 둘러보기로 했다.
첫 눈에 담기는 것은 넓은 잔디광장.
그 위를 깔판 없이 눕거나 앉아서 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여기서는 쥐가 없고 따라서 뱀이 없어서 가능해 보인다.
두번 째는 나무가 갖고 있는 크기이다. 다른 곳에 비해 성장 속도가 네배가 된다고 하니 이해는 가지만
그 높은 나무 끝까지 영양분이 잘 전달이 되어 싱싱한 모습을 보이니 신기할 따름.
사회민주주의인 이곳의 성향과 같음인지 심지어는 나무들 조차 공생하고 있다.
무엇보다 맘에 드는 것은 공원 전체를 꾸미되 최대한 자연을 살려 만든다는 점이 좋았다.
장미정원 역시 어느 구역에 어느 장미를 심되 그 나무는 자연스럽게 크게 둔다.
이 도시의 젖줄인 에이번강. 오늘도 그에 의지하여 자라나는 새싹들의 함성이 우렁차다.
이번엔 에이번강을 끼되 헤글리 공원과 다른 곳에 있는 정원, 모나베일 정원을 찾았다.
이 지역은 귀족 혹은 대부호들이 살던 곳이라 하던데..
집부터가
혹은 환경부터가..
달랐다.
정원 역시 근사한 이곳. 안타깝게도 지진으로 많은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했다고 한다.
앗? 안타깝지만, 그들이 아직 살고 있었다면... 이 멋진 곳을 볼 수나 있었을까...?
뉴질랜드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을 함께할 장소이다.
숙소에 짐을 풀고 그냥 보내기 아쉬워서 가까운 곳에 있는 바를 찾았다.
때마침 불금이라선지 시간이 지나자 많은 사람들이 찾아 들었다.
잼나는 것은 이곳 록밴드의 음악이 마치 불놀이야와 같아서 절로 어깨춤을 출 수 있었다는 것.
1월 19일.
크라이스트쳐치에서 비행기로 오클랜드 공항으로 온 다음 다시 KE9130으로 인천에 앉았지만
우리집으로 가는 공항버스는 이미 끝이 났고, 강남을 거쳐 다음날이 되어서야 집에 들어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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