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보성 제암산 사자산 일림산 __ 철쭉이 꽃을 덜 피웠지만 본문

등산

보성 제암산 사자산 일림산 __ 철쭉이 꽃을 덜 피웠지만

mangsan_TM 2019. 4. 28. 14:55






2019년 4월 27일(토)

전남 보성의 제암산 사자산 일림산으로 가서 철쭉꽃을 보고 왔다.

휴양림 - 제암산 - 사자산(미봉과 두봉 왕복) - 일림산 - 용추폭폭주차장의 경로를 그렸으며

대략 19.6 Km의 거리, 7시간 30분 정도의 산행을 했다.





4월 27일(토) 새벽 4시 42분.

전라남도 보성에 있는 제암산자연휴양림 주차장에 도착했다.

지난 밤 내내 죽전 버스정류소에서 이곳으로 달려온 ㅎㅂ산악회 버스에서 자는듯 마는듯

앉아 있었던 결과이지만 철쭉의 화사함을 보고자 이 고생이니 내 스스로가 ㅁ련 맞다고 해야할지 장하다고 해양할지....

주위는 말 그대로 칠흙이라서 헤드랜턴 불빛으로 이정목을 찾고

원래 계획한 제암산(전망대) 방향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4시 50분이 덜된 시간이다.





길은 그다지 가프르지도 험하지도 않은 부드러운 흙길 게다가 정비까지 잘 되어있어 무난하게 오르기는 하지만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몸컨디션으로 쉽게 지쳐만 갔다.





힘들고 어차피 볼 수 있는 것이라곤 랜턴 불빛 범위 뿐이라서 주변을 무시하고 오르기에만 집중.


휴양림삼거리를 지나 능선에 올라서서야 비로소 주변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5시 50분 경이 일출시간이니 원래대로라면 일출 준비로 한참이나 분주한 모습이어야 할텐데

내일도 내릴 비를 준비하는 구름이 그를 방해하고 있는 것 같다. 덕분에 정상에서 일출을 맞이하려던 계획을 수정

느긋한 걸음으로 걸을 수 있었다.





이제는 랜턴의 불빛이 없어도 어느 정도 풍경이 보여서 램턴의 불을 껐다.




5시 45분 쯤?

길 왼쪽으로 갑자기 주먹 불끈 쥔 팔뚝처럼 생긴 바위가 나타났다.

오호 이건 마치 새벽부터 산에 오른 것을 응원하는 것만 같아서 기분이 좋아졌다.






많은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들려오더니

눈 앞을 막아서는 거대한 주상절리 모양의 바위 덩어리. 움~~ 이것이 바로 제황의 帝자를 닮았다는 바위?





정상에 오르면 너른 바위와 활짝 펼쳐진 주위의 풍경을 볼 수 있다던데

어제 내린 비와 아직도 구름 속에 잠겨 있어 바위 표면에 물기가 많다. 그래서 그 앞봉우리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지만





고감하게 오르기에 도전! 5시 50분에 제암산 정상에 올랐다.

넓직한 평탄면을 가진 바위 상단에는 물도 고여있고 누군가의 위령비? 그리고





정상석도 있지만, 오른 분들이 안계셔서 어쩔 수 없이 서툰 솜씨지만 셀카로 인증샷.

ㅋㅋㅋ 앞으론 이런 사진 찍지 말아야지.. 몹시도 우스꽝스럽고도 바보스럽군!!





오릉 때야 어찌어찌 올라왔지만.. 그 곳으로 다시 내려가기엔 조금 위험스러울 것 같고..

주변을 잘 살펴보니 수직으로 뚫린 바위구멍으로 사람들의 자취가 있어서




밑을 보니 그 밑으로 띠지도 보인다. 과감하게 그 속으로 내려가 조그만 구멍을 통과해서




조심스럽게 내려섰다.





<우연찮게 웹써핑하다 발견한 분명히 그날 같은 장소에 계셨을 한 블로거님의 사진에서 셀카질 하는 내모습을 발견함.>





생각해 보니 그곳을 오르고 내림이 위험스럽긴 하다.

아마도 그런이유로 여기에 번듯한 새로운 정상석을 놓지 않았을까?





날이 화창해애 철쭉의 화사함을 좀 더 화려하게 볼 수 있을텐데.. 아직까지도 호리무중.





그래도 봄이 몽환적으로 다가와서 나름 보는 맛을 즐길 수는 있지만..




6시 15분.

드디어 두터운 구름들을 벗겨내고 햇살이 주변 밝혀줬다.




돌탑봉을 막 지난 시간.




햇살과 더불어 깨어나기 시작하는 주변의 풍광. 




물기 머금 철쭉은 더욱 화사해 지고





나무들 역시 더욱더 싱그러운 봄기운을 내뿜고 있다.





곰재를 만나기 300미터 전. 가족바위가 있었다.

세상에 이름을 잘 지은 것 같다. 왼편부터 엄마 오빠 여동생 그리고 아빠. 그럴듯 하군.




오늘 걸을 길은 장흥군과 보성군을 경계하는 호남정맥길 중 한 구간이다.

여기 곰재는 보성과 장흥을 잇는 중요한 요충지이지 싶다.

산은 있는대로 두는 것이 가장 좋은데. 이것마져 사람들의 욕심으로 덧칠이 되는건지.




지금부터 철쭉꽃의 세계로 들어선다고 했는데?

곰재산을 오르는 구간. 비록 화려하지는 않지만 꽃이 무성하지는 않다. 다 진건가?




암튼, 곰재산을 올랐다. 늘 그랬듯이

오른 후에 뒤돌아 보기. 구름을 벗은 제암산의 모습이 멋스럽게 보였다.





그리고 앞쪽으론 철쭉꽃 너머로 사자산의 머릿봉이 보였고




그 왼편으론 사자산 꼬리봉이 보였다.




무언가를 잡으려고 머리는 낮추고 꼬리를 들어서 막 도약하려는 사자의 모습이라고 하던데

사람의 마음이 간사한 건가? 그리 생각하니 꼭 그렇게만 보이네?

보이긴 가깝게 보이지만 두 봉우리 사이엔 2km란 거리가 있다. 예정엔 없지만 저곳을 다녀오고픈 욕구가 막 생긴다.




지금부터 사자산까지 가는 길 주위가 제암산 철축평원이라 한다는데..





철쭉평원 표지석에 올라 주변을 둘러 본다.




지나온 곰재산부터 이곳까지 이어진 평원. 붉은기가 조금은 약하지만 그래도 봄색이 있어서 볼만하고




가야할 사자산까지 사람 키를 넘는 철쭉길.

갸우뚱. 멋스럽긴 한데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 있다. 꽃이 벌써 진건가?




사자봉(꼬리봉)이 눈 앞에 다가서고





애써 오름질을 해서





정상에 올라섰다. 현재시간 7시 37분.




잠시 뒤돌아서서 휴양림쪽 전망대를 보고





사자봉(미봉) 정상석 뒷쪽도 살펴본다. 저 뒷쪽에 있는 산. 사진을 확대해서 보니 정상부근에

돌기둥 같은 것들이 여러개 보이던데.. 혹시 천관산은 아닐까?

암튼 정상석 오른쪽 길로 들어섰다.




저기 사자 머리까지 등허리를 타고 갔다와야지. 기회는 있을 때 잡는거니까.




가는 내내 왼쪽으로 보이는 마을(장흥 비금리)과 바다(남해 장재도 쪽)가 너무 멋스럽게 다가온다.




그렇지만 정상에는 그 흔한 정상석이 없이 바위 위에 자잘한 돌맹이들을 올려 놓고 그를 대신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여기서 보는 꼬리봉의 모습도 그렇고




억불산(?) 밑자락에 자리잡은 전남의 무슨 교육원의 모습





무엇보다도 제암산부터 곰재산 그리고 철쭉평원까지 이어지는 능선길을 한 눈으로 담을 수 있는 것이 좋았다.





다시 타고 갈 사자의 등을 한 번 더 보고





길을 나섰다. 아직까지는 이른 아침이라서 이슬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한참을 걷는데 에너지가 고갈되어 간다는 신호가 와 활공장에 자리를 펴고 아침을 먹었다.

방울토마토. 목이 마르다거나 배가 고프다거나 할 때 사용하는 나의 최애 비상식품.




사자 꼬리까지는 아직도 1km가 남았다. 벌써 9.4km를 걸어서인지 오르는 것이 힘이 든다.





그래도 아름다운 풍광과 더불어 힘을 내니




꼬리봉이 눈 앞으로 오고 건너편으론 몇몇 분이 보였다.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주차장에 오후 2시까지 오라고 했는데 은근 시간을 걱정했기 때문이었다.





오전 9시. 드디어 정상에 도착을 했다. 사람들의 발길이 없는 곳이라서 이슬들을 다 헤짚느라

신이 젖었지만 가슴 그득 만족감을 채울 수 있었던 사자산 머릿봉 길이었다.





아마도 담안저수지일 곳을 다시 흘깃 바라보고




골치로 향했다. 아래 바위봉우리를 넘자마자





급강하하는 나무계단이 나왔다.





이정목을 살펴보고 지도를 대조해 보니 이정목 바로 위에 있는 봉우리가 일림산인 듯 싶다.




눈으로 보이니 아직도 5km 가까이 걸어야 하지만 왠지 몸이 가볍다.

길은 이미 봄기운으로 충만해서





살방살방 걷는 것 만으로도 기운이 충전되는 느낌이다.






골치.





많은 분들이 용추폭포에서 일림산으로 오르는 길목이 여기 골치인 것 같다.

여기부터는 산행하시는 많은 분들을 볼 수 있었다.




암튼, 골치산 작은봉우리를 거쳐





큰 봉우리에 오른 다음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일림산과 마주했다.

앞 선 분들의 대화. 저 산에 있는 검붉은 색이 모두 화려한 핑크가 되어야 하는데..

너무 이르게 왔군. 다음 주에에 절정이 될 것 같애.




아하~~ 이미 진 것이 아니라 덜 피운것이구나.





서둘러 일림산 정상을 향해 오른다.

날씨는 이미 개었고 하늘은 화창. 그 밑으로 펼쳐진 풍경이 너무 좋다.




멀리 호남정맥이라는 능선길. 시루봉과 제왕산이 보이고

가까이에는 방금 지나온 골치산 작은봉 큰봉까지.




그동안 걸어온 길을 한 눈으로 그릴 수 있으니 이것만으로도 이곳에 온 이유가 되겠다.





10시 55분.

어느 멋지고 예쁜 아주머니께 카메라를 드렸더니 멋진 그림을 담아 주신다.





바다구경도 하고




밑을 내려다 보면서 꽃이 활짝 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가져보고





산을 내려선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이 충만한 봄색깔이면 충분하지.




뒤돌아 보이는 풍경은 또 얼마나 멋져.





그러니 됐다. 철쭉꽃이 활짝 핀 그 풍경은 상상하고 나중에 확인할 기회를 갖자.




보성강 발원(선녀샘)를 찾아서






어느 노총각을 이리로 보낼까 하는 짖궂은 생각도 가져 보면서. 차분하게 하산을 했다.




임도를 가로지로고





약간의 너덜도 지나고





측백나무 터널이 끝나는 그 즈음에 있는 계곡에서 땀도 식히고




그렇게 주차장에 도착을 했는데. 겨우 12시 20분. 버스 출발은 오후 2시.





기다릴까? 하다가 배도 출출해서 주차장에서 조금 아래쪽에 있는 음식점에서 점심을 가졌다.

막걸리 한 병과 잔치국수 한 그릇(총 1만 원). 꽤 만족스러운 점심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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