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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동석산과 세방낙조 __ 릿지에 시간을 두고 낙조에서 시간을 찾다. 본문

등산

진도 동석산과 세방낙조 __ 릿지에 시간을 두고 낙조에서 시간을 찾다.

mangsan_TM 2019. 5. 7. 21:21





2019년 5월 5일(일). 진도의 동석산을 지나 세방낙조 휴게소에서 낙조를 감상했다.

거리는 5km 남짓. 릿지를 즐기면서 낙조시간에 맞추는 산행이라서 시간에 의미를 둘 수 없었다.

코스는 아래 동석산등산지도에서 표시된 바와 같이

종성교회 -- 동석바우ㅏ전망대 -- 동석산 -- 석적막산 -- 작은애기, 큰애기봉 -- 세방낙조휴게소

였고, 모든 사항은 산악회 MTR의 인솔에 따랐다.







무려 6시간. 복정에서 출발해서 이곳 진도 하삼동 마을에 도착하기 까지 걸린 시간이다.



마을에 있는 주차장에서 동석산을 바라보니 낮은 고도가 무색하게

엄청난 존재감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동석산 들머리 종성교회. 오후 1시에 이곳을 지난다.





출발하고 잠시 나무그늘 밑을 지났다 싶었는데 곧바로 릿지가 나왔다.




하삼동 마을을 밑으로 쭉쭉 밀면서 동석산 릿지 산행을 시작해 볼까?





우선은 잘 정비된 길을 따라서 조그만 암봉을 오르고




내리다 보니




어느정도 고도를 높였나 보다. 가야할 봉우리와 바윗길이 훤히 펼쳐져 보이고





그간 지나온 길 또한 선명하게 보여, 지나온 자취를 그려보는 재미를 가질 수 있었다.




날씨는 쾌청하긴 한데, 미세먼지 역시 보통으로 예보가 되었지만

그리 멀지도 않은 곳의 모습이 그리 선명하게 보이질 않으니




그래도 아주 가까운 산자락 밑까지는 깨끗하게 볼 수 있으니 그것으로 만족해야할 것 같다.




마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 그렇지만 저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가파른 바윗길을 철난간에 의지해서 어렵게 내려와야만 했다.





전망대에서 잠시 마을을 둘러보고는 다시 길을 나섰다. 

정규 등로임에도 길은 날카롭거나





낭떠러지에 가까웠지만





바로 앞에 보이는 칼바위능선에는 미치지 못했다.




거기만큼은 그 누구도 갈 수 없으니

동석산 정상(나무가 새처럼 보이는 곳)까지 어찌어찌하여 가면 되겠구나 길을 그어보고




뒤돌아 서서 온 길을 살펴보고





그 칼바위능선 벼랑을 내려온 다음에




그 칼바위능선 맞은편으로 기를 쓰고 다시 올라간다.





왜냐하면 칼바위능선과 좀 전에 서 있었던 뾰죽바위봉우리는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니까.




멀리로 큰애기봉과 작은애기봉(쌍봉)이 보이고




곧 정상에 도착했다.

그렇지만 시간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기억에 없다.

두손과 두발을 암벽에 붙이고 그를 느끼고 즐기다 보니 시간을 의식할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비록 해발 219 m라 해도 정상이니까 바윗길이라 해도 이제부터는 쉬운길 이려니 생각했다.

앞으로 보이는 릿지 능선은 길이 아니려니 분명 우회길이 있으려니 했다.





그렇지만 우리의 리더께서는 그 우회길(정규등로)이 아닌





바위그늘 밑에 있는 독사를 주의하라는 말과 함께 긴장할 것을 당부하면서 




이 암봉들의 등을 걷고자 하신다.





아찔한 경사를 지닌 바윗길을 집중과 스릴을 가지면서 건너고





적당한 곳을 디딤돌 삼아 바윗등에 올라섰다.





그렇지만 보기와 달리 이 바윗등이 오르고 내림이 이처럼 심할 줄이야.





누군가 말하길 암벽타기에 빠지면 헤어날 길 없다더니

이 위험하고 긴장되는 길을 걷는 와중에도 미소가 지어진다.




세상에나 지금까지 지나온 바위 능선길.

사진을 보는 지금에도 가슴이 저릿저릿하다.




비교적 덜 어려운 길을 내려서고





또 오르길 반복하다보니





앞쪽으로 삼각점이 있는 암봉이 보이고 그 너머로는 작은 애기봉의 쌍봉이 보였다.





뒤돌아보니 그 날카롭고 거칠면서 가파른 바윗길은 보이지 않고

암릉과 나무가 적당한 비율로 섞인 산과 너른 들녁 그리고 호수가 아주 평안함으로 다가선다.




여기를 내려서면서 만나는 삼각점이 있는 암봉.

내 눈에만 그리 보이는걸까? 마치 한마리 호랑이가 오른쪽 앞발로 무언가를 덮썩 잡은 모습이다.

그 오른쪽 앞발부분까지 가서야 정규등로를 만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예의상 호랑이의 머리부분을 올라서서 삼각점을 보고 앞길을 보았더니




더 이상의 릿지는 보이지 않았다.





단지 작은애기봉(쌍봉)과 큰애기봉까지 이어진 푸른능선만이 보여졌다.





실제로 애기봉까지의 길은 싱그러운 잎을 가진 나무들의 터널로 이루어졌고




길 역시 부드러운 흙길이어서




큰애기봉까지는 소풍가는 기분으로 걸어갈 수 있었다.

정상에는 전망대가 정상석을 대신하고 있어서





남해의 올망졸망 여러 형태의 섬들을 조망할 수 있었지만

그 아름다운 모습에서 선명한 모습에 대한 갈증만 한층 더 키운 결과를 가지게 되었다.




길 진행방향 아랫쪽에 있는 산들의 아우라가 보통이 넘어서 저 정도면 산이름이 있겠거니 하고

폭풍검색을 해 봤지만, 여전히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언제가 됐든 저 산만큼은 꼭 걸어보겠다는 다짐을 하게 했다.





이제 세방낙조를 감상하러 가야할 시간. 낙조시간(오후 7시 10분 경)까지 아직 멀었지만...

세방낙조전망대로 가기 위해선 온길을 잠시 되돌아가야 했다.

되돌아보니 동석산부터 지금까지 온 길의 능선이 다 보여졌다.





작은애기봉과 큰애기봉 사이의 고갯길에서 낙조전망대로 가는 길은 가파르고 잔돌들이 많이 있었지만

자생하는 동백숲이 이국의 정취를 주어 나름 정취를 갖게 했다.





낙조전망대 정자를 지나고







낙조전망대휴게소에 다다른 시간이 오후6시 10분 경.

그 짧은 거리를 무려 5시간 넘게 산행을 했지만 낙조까지는 1시간을 넘게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지금 시간으로도 본격적인 낙조 못지 않은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서





보다 더 멋진 모습을 담고자 분주히 움직였다.






그리고 마침내 만났다. 그 유명한 세방낙조.




해가 졌다.

내일은 조도로 들어가서 신금산과 돈대봉 능선을 걷고 도라산전망대를 둘러볼 계획이다.

오늘 무지 더웠으니 내일은 반바지를 입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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