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함양 황석산 거망산 __ 내게는 물러설 줄 아는 용기가 있었다. 본문

등산

함양 황석산 거망산 __ 내게는 물러설 줄 아는 용기가 있었다.

mangsan_TM 2019. 6. 2. 16:09






2019년 6월 1일(토). 경남 함양에 있는 함석산과 거망산을 다녀왔다.

처음으로 산악회 DUMI의 안내를 따랐으며, 산행 코스는 다음과 같았다.

유동마을 -- 망월대 -- 황석산(남봉-정상-북봉) -- 거망산 -- 거망샘 -- 용추사 -- 용추사주차장


<황석산 거망산 등산지도>






오전 10시 30분 경

버스가 황석산 들머리인 유동마을 마을회관 앞에 도착을 했다.

산악회 DUMI. 처음으로 함께 하는 산악회. 버스 좌석을 넓힐 수 있다는 점과 죽전정류소에 비교적 이른 시간에 도착한다는 점이 좋다.

마을회관에서 잠시 뒤돌아 나와 이정표의 지시대로 오른쪽 길로 접어든 시간은 10시 35분.





그렇게 마을 입구 외곽을





흐드러진 장미와






도시에서는 결코 흔치 않은 뱀딸기 풍성한 마을길을 걸어서





유동마을을 벗어났다.






그렇게 10분을 넘게 걸어서 황석산으로 들어서는 이정표와 만났다.






처음엔 여느 산처럼 순하게 이어지는 길을 걸으면서 대부분의 산과 같겠거니 했건만






말 그대로 길이 솟구친다. 그냥 가파르다가 아니라





가파르고 가파르고.. 잠시 쉬나보다 하지만 또 가파르게 오르기만 한다.





그 정도를 어찌 설명해야 할까? 뒷사람이 헉헉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정도?

암튼, 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가 대상을 애써 다른데로 돌리는 것.

어? 저 바위는 마치 두꺼비처럼 생겼네?






그렇게 한 50분 정도 빡세게(지난주 영봉 오름길 보다 더 힘들 듯) 올라섰더니

조망이 확 트였다. 망월대라는 곳이 분명 이곳일 것 같다.

조기 흰바위로 치장한 곳이 남봉일 테고 그 앞쪽 빼꼼히 내민 곳이 정상이겠지?





산을 많이 다닌 사람들이 불수사도북처럼 가끔씩 언급하는 단어가 있다. 황거금기.

황석산 거망산 금원산 기백산. 이 네개의 산을 환종주했음을 무척 자랑스러워해 언급되는 용어인 듯 하다.

황석산과 거망산은 지금 가고 있고 그 나머지 두 산이 앞쪽으로 펼쳐져 보였다.





그리고 뒤돌아 보이는 산그리메. 저 곳도 분명히 이름 높은 산일테지만.

미안하게도 그 이름들을 불러줄 수가 없다.





지금까지 계속 오름질을 시켜 미안하기라도 한건지 순탄한 길이 이어진다.





그래도 적당히 어려운 구간을 놓고






수문위사를 세우고





그런 뒤에야 멀리서나마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하는 황석산.





모습이 보이니 발걸음에 힘이 절로 들어간다. 점심의 유혹도 물리치고





다시 잰걸음을 했더니 황석산 정상에 있는 사람들의 말소리까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보니. 와우~~ 남봉과 정상이 나란히... 이왕이면 남동도 들러야 하겠지?





다시 정상을 살펴보고





그 오른쪽 북봉도 보고는 고고씽.





드디어 애국의 정신이자 함양의 자존심인 황석산성에 도착을 했다.





산성을 통과하면 정상을 곧 갈 수 있으나.





남봉을 둘러보려면 왼쪽으로 가야했다.





남봉으로 가는 바윗길. 보이긴 험난해 보였지만 미끄럽지 않은 바위라서

큰 어려움 없이 갈 수 있었다.





남봉을 굳이 온 이유는? 이런 풍경도 보고





정상과 북동 그리고 멀리 거망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도 보고 싶어서는 아닐까?.





다시 뒤돌아와서 정상에 올랐다.

차라리 데크를 놓던지 아니면 튼튼한 밧줄을 달아 놓던지..

그 수고로움은 알 수 있으나 계단이 미관상 거슬려 보였다.





정상. 유동마을부터 꼬박 두 시간을 보냈나 보다.





왜 그럴까? 언제부터였을까?

그러고 보니 그 어떤 상황에서든 산을 걷는 중에는 기분이 나쁜 경우가 없었다.

게다가 목표한 산 정상에 오른 후에 밀려드는 격한 행복감은 어찌 표현할 수 있을까?

단지 두 손을 번쩍 치켜드는 것 뿐이니. ㅋㅋㅋ





정상에 오르고 난 후에 갖는 즐거움을 만끽한다.

그 중 상당 부분이 주위를 둘러보는 것이지만, 그래도 이런 풍경은 아무나 볼 수는 없지.

남봉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황석산성. 멋진 그림이다.





이제 북봉으로.

그림에서 앞쪽 북봉. 그리고 북봉 바로 뒷쪽에 있는 멀리 보이는 저 뾰죽한 봉우리.

그것이 거망산인줄 알았는데 확인해 보니 거망산(1184 m)은 저 봉우리(1245 m) 뒷쪽에 있었다.





정상과 북봉 사이의 안부에서 점심을 가지면서 잠시 즐거운 휴식.

이곳에서 보이는 정상의 모습 또한 멋스럽다.





휴식을 마치고 거북바위를 지나





북봉으로 향했다.

암벽능선으로 위험하지만 옛기록을 보니 많은 사람들이 다녔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과감하게 도전.





정작 북봉까지 오르는 것엔 문제가 없었다.





그래서 북봉 꼭대기에서 여유있게 지금까지 걸어온 능선과 남봉 그리고 정상까지




오른 쪽으로 펼쳐진 금원산과 기백산을 보면서 저기는 또 언제 갈까? 하는 즐거운 상상도 하고.





비록 험난해 보이긴 하지만 요 앞 릿지길도 건너서 능선을 타고 저 멀리 거망산까지 생각하는 즐거움을 만끽 한다.





그래서 바윗길이라 잘 보이지 않는 희미한 길을 찾아서 매달리고 미끄러지면서





보다 분명한 흙길을 따라서 가다가 바위를 타 넘고 했지만. 아뿔사! 한 곳이 문제.

하네스라도 있으면 간단한 높이. 뛰어내릴 정도? 그래도 밑이 낭떨어지이고 무릎이나 발목이라도 부상 당한다면?

거의 다 넘어왔고 이곳만 넘어가면 될텐데. 하지만, 과감히 돌아섰다.

사실, 이런 경우 뒤돌아서기 까지는 많은 용기가 있어야 한다. 잠시 잠깐 폴짝 뛰면 된다는 강렬한 욕구를

물리치기 쉬운 일은 아니니까. 다행스럽게도 내게는 그러한 용기가 있었던 것 같다.





다시 뒤돌아와서 우회하는 길. 아쉬움 그득한 북봉릿지가 머리 위로 함께 했다.





북봉을 지나면서 길은 이래도 될까 싶을 정도로 높낮이가 아주 미미했다.

머리 위로는 싱그러운 나뭇잎들이 터널을 만들어 햇빛을 막아주고 뭔가 기분 좋은 기운을 그득 채웠으며

바닥은 부드러운 흙을 쿠션감있게 포장했다.





험하다고 해봤자 겨우 이런 정도?





혹은 약간의 오르막인 1165봉은 그나마 힘듦을 지금 껏 지나온 길을 보여줌으로서 보상을 했다.

왼쪽의 황석산 정상, 그 오른쪽 겹쳐진 것처럼 보이는 북봉. 사실, 두 봉우리 사이에 살짝 남봉도 보인다.




왠만하면 산과 산 사이에는 큰 깊이의 안부가 형성되어 있지만 여기 만큼은 예외인 것 같았다.

여전히 기분 좋게하는 나무그늘과 팍신거리는 흙길.





그래도 걷는 거리가 거리인 만큼 피곤하지 않다고 말할 순 없고. 단지 피곤하다 싶으면

주위를 보면서 그 생각을 잊으려 한다. 가령, 여기 바위는 참 독특하군.




겉모습이 죄다 파충류의 등껍질 같이 생겼군.





그래도 힘이든다 싶릉 땐, 배낭 속에서 나의 최애식품, 방울토마토를 꺼낸다.

가면서 입안에 하나씩 집어 넣고 오물거리다 보면 어느정도 피로가 날아가는 느낌?





암튼 그렇게 팍신거리는 길을 시원한 나뭇잎 그늘 밑으로 두 시간 넘게 걸어서 1245봉에 도달을 했다.

그리고 마주하는 세갈래길. 능선길과 우회길. 능선길을 선택했다.

누군가는 우회길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이 틀린 것도 아닌데 나와 다르다고 그들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다.

주변을 둘러보면 그런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에 새삼 교육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한다.





여기가 아까 황석산에서 봤을 때의 뾰죽한 봉우리.

거기에서 봤다는 것은 여기에서도 볼 수 있다는 의미. 가만 생각해 보면 산행은 철학이다.





여전히 오른쪽에서 함께하는 금원산 기백산 산줄기를 둘러보고(금원 기백 능선도 큰 높낮이가 없어 보인다)





오산마을쪽도 잠깐 힐긋거리곤





다시 나무터널을 벗어났더니.





거망산 만나기 백미터 전.

지장골로 력가는 입구. 거망샘은 입구 반대쪽으로 있으나 우선은 정상으로.





정상 입구 소나무문을 지나 곧





정상. 오후 2시 53분. 황석산으로부터 대략 두시간 거리이다.





움. 붉은글씨가 익숙치 않아선지. 큰 정감은 가지 않았다.

붉은글씨라서 그런가? 빨지산 여장군 정순덕이란 단어만 떠올랐간 사라지고 했다.





사실상 이 근처 최고봉인 1245봉을 바라보면서 그 밑에 있는 지장골입구 삼거리로 뒤돌아가서




거망샘에 들려 시원히 물 한모금을 했다.

산 정상부에서 이렇듯 많은 양의 물이 나오는 것이 참 신기했다.





거망샘에서 다시 올라와 지장골 입구에 섰다.

비가 온 전후에 등산로를 폐쇄함. 태장골(거망산 너머에 있음) 또는 장자벌(불당골?)을 이용.





지장골로 가는 길은 처음부터 내리막이었지만 팍신한 흙길이고





쭉쭉빵빵 나무들 그리고 원시자연으로 이루어져 걸는 맛이 있었다.





물론, 바윗길도 있어서 적당한 긴장감을 줬다.

고백하자면 이곳 어느 바윗부리에 발이 걸려 넘어졌다. 그것도 앞으로 꽈당.

그 순간 아! 크게 다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오른쪽 종아리에서는 갑자기 쥐가 몰려들었다.

그 쥐에 맞서 한참을 힘을주고 일어섰는데. 천우신조가 따로 있을까? 모두가 멀쩡하다.

어떻게 저 많은 바위 틈에서 흙 있는 곳으로만 넘어졌을까? 왠지 북봉이 생각났다. 





어째든 여전히 급한 내림길을 걸어





드디어 계곡과 만났다.





무려 1km가 넘게 이 계곡을





건너갔다 건너오길 반복하면서 내려가야 한다.





하지만, 계곡의 규모가 생각 이상으로 크다는 것에 당황을 한다.

그만큼 물살도 세고 놓여있는 돌들도 크다 그래선지 큰물이 지나가면서 사람들의 흔적을 씻겼나보다

길이 어디인지 분간하기 어려워 다시한번 당황을 한다.





그나마 다행스럽게 나뭇가지에 매어져 있는 띠지가 있어서 어렵게 길을 찾을 수 있었다.





규모가 큰 계곡이니 만큼 크고 작은 폭포도 있고,

정말 이 계곡길은 비가 오거나 혹은 그 전후에는 몹시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암튼 이 지장골과 새로운 계곡이 합류가 되는 곳을 건너면서





실제적인 산행을 마쳤다. 지금 오후 4시 10분. 이제 용추계곡길을 따라서





용추사로 접어들고





용추사 부처님께 보내는 어느 분의 정성에 나의 정성을 보태고





멋진 장관과 그 물소리마져 대단한 용추폭포를 보고





용추사일주문으로 향했다.





일주문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4시27분. 이것저것 모두 합해 13 km가 넘는 길을 6시간 정도 걸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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