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괴산 남군자산과 갈모봉 __ 알바를 해도 즐거운 산. 본문

등산

괴산 남군자산과 갈모봉 __ 알바를 해도 즐거운 산.

mangsan_TM 2019. 6. 11. 20:10





2019.06.09(일). 오랫만에 우리동네 친목산악회에 들렸다.

가끔씩 들리는 곳이라서 서먹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지만, 언젠가는 주저앉을 생각을 갖고 있는 곳이다.


원래 예정한 길은

하관평마을 - 삼형제바위 - 칠일봉 - 남군자산 - 촛대바위 - 군자치 - 갈모봉 - 선유동계곡.






충북 괴산 하관평마을 앞 큰길에서 안전산행의 다짐을 하고 마을로 향했다.





산으로 들어서는 길은 예의를 갖출 요령인지

노인회관 앞에 놓인 다리를 건너 마을로 들어가 소란함을 발생치 않게

건너기 바로 전에 왼쪽 마을 외곽으로 빠지는 길을 한동안 같이 했다.





작은 언덕에 올라서자 어찌보면 발가락처럼 보이는 희고 큰 바위가 보였다.

오늘 산행의 백미인 삼형제바위란다.





마을 외곽이 끝나고 묘 오른쪽 작은 도랑을 건너 숲에 들어서고

다음 도랑을 건너기 전 왼쪽으로 길이 들어선다.





충북의 그 어느 산처럼 갈참나무와 소나무 우거진 나무숲 사이로 비스듬히 오르다가

갑자기 솟구친 길을 한동안 가야 했다.





그 오름은 능선에 오르고 나서야 잠시 숨을 고르고

때마침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적당한 곳에 주저 앉아 땀을 식힌다.

오늘은 시간이 가든 말든.. 아주 퍼지게 이 산을 즐겨볼까나?




역시 괴산의 산.





적당한 오름과 적당한 바위 구간





그리고 갑자기 시야를 확 틔우고 감탄사 절로 이는 조망을 선사한다.

움~~ 분명 저 라인도 가봤을 텐데. 공간지각능력이 부족하니 원~~





이제부터인가 보다. 이 산의 포인트인 큰 암릉이 있는 곳.





아니나 다를까? 이곳으로 오기 전 블로거 이웃님들의 사진에서 본

그 바윗덩어리. 손으로 쓸어도 보고 뺨에 대보기도 하고





이 삼형제 바위의 맏이라고 하던데.

그 유명한 코끼리 바위. 그런데 난 이 바위를 보면서 왜 흥얼거림이 나왔을까?

"꽃을 든 남자 ♪~"





이 보다 더 좋은 장소가 있을까?

주변이 훤히 조망되고 기암에 기대니 햇살이 풍요롭고

그래 사진을 열심히 찍자. 사진이 남는거여.





와우~~ 이 바위 싸이즈가 장난 아니네?





아마도 둘째하고 세째 같은데..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진다.





아쉽지만 많이 쉬었으니 이제 삼형제 바위와 작별. 그들 뒤에 숨겨 둔





작은문(해산굴)을 간신히 통과한 후에

어때 나 날씬하지? 하는 양 어깨를 우쭐거려 주고





소나무가지 터널 밑으로 기분 좋게 가다보니





작은 공터가 나왔다. 엇? 저게 뭐지?

나무 밑둥에 눈에 잘 뜨이는 적당히 큰 차돌덩이가 놓여있다.





푸하하하~~ 여기가 칠일봉이었군.





칠일봉과 남군자산은 서로 이웃지간. 삼거리가 나오고 오른쪽 길이 남군자 정상이고

왼쪽 길이 갈모봉 가는 길. 그러니 정상에 발 디디고 여기로 다시 와야할 곳.





정상은 삼거리에서 50보나 될까?





그래도 앞 쪽으로 쭉 늘어진 산그리메를 보고 잠시 쉰 다음, 다시 그 삼거리로 향했다.





삼거리에서 갈모봉 가는 첫 관문은... 유격훈련장.





그리고 적당히 경사진 바윗길.





하지만, 나머지가 보여주는 모습은. 죄다 그림이다.

연녹색잎들 그리고 팍신한 길 그 옆으로 놓여있는 조화로운 돌덩이들





남군자산의 또 다른 랜드마크인 손등바위. 손가락바위라 부르기도 하지만,

약지가 잘린 안중근의사의 손가락 같다고 하여 "안의사손바위"로도 불리운다는데. 마지막에 한표 행사를 했다.





안의사손바위를 지나서 잘 닦인 길을 따라 로프도 잡고





바위돌 깔려있는 건계곡을 따라서 시원한 나무그늘 밑으로 신나게 내려온다.





신나게 내려온다? 가만.. 가만있어 보자. 뗏목탐사라고..?

왠지 느낌이 싸~~하다. 잘못 내려왔다. 알바하기 쉬운 산이라고 하더니 나까지 그럴줄이야.  허허허~~





내려오는 방향 오른쪽을 보니 능선으로 다시 오르는 길이 있는 듯 한데.

줄을 쳐서 가로막았다. 길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건지.. 길 같지만 길이 아니라는 건지.

산세가 큰 절벽 같은 것은 보지 못했으니까.. 줄을 넘어 능선으로 다시 올라 간다.






길 같았지만 길이 아니었나 보다.

길 흔적은 보이지 않았지만 누군가 어쩌다 한 번 쯤은 지난 듯 보이는 곳으로 무턱대고 올라갔다.





알바도 잼나다고 생각하면 또 나름 재미있는데. 그 재미를 함께 공유하는 사람은 모두 네 사람.

앞서거니 뒷서거니 씩씩거리며 한 30분 올라서





급기야 주능선길과 반가운 해후. 그에 대한 댓가는 카메라 렌즈 덮개(1만 오천 원 상당).





한 번 알바를 하고나니 잘 가는 길도 의심스럽던 차에

요기 군자산에서 갈모봉 가는 길의 또 다른 이정표인 촛대바위를 만나고 보니 마음이 다시 평안해 진다.





바쁘던 몸과 맘에 휴식을 주고 나니





가는 길목에 있는 군자치도 쉽게 오고





곧바로 갈모봉에 올 수 있었다.

이 갈모봉의 정상석은 수난이 많은 가 보다. 예전 사진에는 가는 육가기둥의 돌덩이더니

누군가 스티로플 박스 뚜껑에 대단한 글씨로 이 봉우리를 이름하였다. 그 분께 감사.





갈모봉 지킴이 용트림 소나무도 보고





지금까지 지나온 능선길(가장 높은 봉우리가 남군자산)을 눈으로 쭈욱 그리면서 대견스러워 하다가





숨 한 번 크게 쉬고는 선유동계곡을 향했다.





오후에 비 온다는 예보가 있었건만... 참 오랫만에 이런 멋진 하늘을 본다.





산 아래 마을길도 여기서 봐서 그럴까? 그 자연스러움이 마음까지 평온케 한다.





이 좋은 풍경... 즐기고 담고.. 또





내려오다가





즐기고





담고





어느새 선유구곡.





풍류를 즐기는 옛 방식은 자연에 자신의 시문이나 글 혹은 이름을 새기는 것이었나 보다

보는 사람도 적었을 테고 그 순간의 기분을 간직함에도 마땅치 않았을 테니까.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지.





요즘엔 보고 즐기고 그리고 후손에게 그 즐거움을 남기고..





그러니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바위에다 낙서하면 안돼요?





이렇게 선유동문을 통과하면서..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한다.



알바구간까지 합해도 10 km 남짓한 거리일텐데.. 지금 시간은 3시 20분이 지나고 있다.(출발 시간은 오전 9시 15분 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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