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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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진안 마이산 __ 능소화와 삿갓봉

mangsan_TM 2019. 7. 29. 14:07





2019년 7월 28일(일).

전북 진안에 있는 마이산을 산악회 ㅎㅂ의 일정을 따라서다녀왔다. 남부주차장에서

고금당 -- 비룡대 --북부주차장갈림길 -- 삿갓봉 -- 북부주차장갈림길 -- 봉두봉 -- 암마이봉 -- 탑사 -- 금당사

그리고 남부주차장으로 원점회귀했다.

<마이산 등산지도>





몸이 찌뿌둥하여 어느 산에 갈까하고 웹서핑을 하던 중에 어느 블로거님의 마이산 글이 눈에 들어섰다.

오래 전(2011년 4월 경) 이곳의 벚꽃을 보고자 강정리에서 광대봉을 거쳐 마이산 까지 왔었지만, 정작 암마이봉은 출입금지.

그곳이 못내 아쉬워서 마이산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이 여름 탑사의 능소화가 몹시 멋스럽다니 안 가볼 수가 없었다.


아침 10시 15분. 버스에서 내렸다.

어제 밤까지만 해도 오늘 이곳의 날씨를 흐림으로 예보한 기상청. 지금 여기는 비가 내리고 있다.

슈퍼컴퓨터를 사주면 뭐할까. 데이터 분석을 못하니 한치 앞 예보도 못하지.





10시 20분. 비가 소강 상태라서 우선 출발을 했다.





조금을 걸어 오르다가 왼쪽으로 고금당 가는 길이 있지만 임시 막사까지 설치해서 문화재관람료를 징수하고 있다.

성인 3000 원. 어차피 은수사나 탑사를 뒷쪽으로 들어선대도 매표를 해야 해서 군소리 없이 매표를 했다.





고금당으로 향하는 길은 마음을 한가롭게 해 주지만





그동안 내린 비로 몸집을 불린 폭포의 큰 소리는 산행을 시작하는 각오를 다지게 했다.





아직도 빗방울은 떨어지다 말다를 하고 있고 덕분에 길 위는 아직까지 물길과 겹쳐있다.





고금당 갈림길은 의외로 빨리 만났는데 작은 선택을 강요했다.

곧바로 가면 비룡대를 직행하는 것. 왼쪽으로 가면 고금당을 들렸다 가는 길. 왼쪽으로..





고금당. 즉, 옛 금당사의 터전.

조선건국에 일조를 하신 무학대사의 스승이신 나옹스님이 득도하신 곳.






산 능선으로 올라서 비룡대로 향했다.





가파른 오름길 이지만 길이가 짧아서 큰 힘은 들이지 않고 올라섰더니





와우~~ 주변이 모두 시원스럽게 조망이 되었다.

조금 전 저 아래쪽에 보이는 전망대라는 곳에서





암마이봉을 보면서 연신 멋져요를 외쳐댔지만





여기서 보이는 모습에 비할까.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보니 조금 전에 들린 고금당의 금색지붕이 인상적이고

저 뒤쪽 봉우리가 아마도 광대봉 같은데.. 활강하는 구름 속에있으니 마치 살아 있는 듯 보여졌다.





맞다. 8년 전 4월의 어느날에 내가 서 있었던 광대봉.





그 때, 거기서 보였던 멋진 모습들. 왼쪽 부터 비룡대 삿갓봉 봉두보봉 그리고 암마이봉.

그 당시에는 봉우리에 의미를 갖기 보다는 언제 저기를 가나 하고 걱정했던...





그 때의 기억에 덧대서 다시금 봉우리들의 이름을 불러봤다.

저 왼쪽에 있는 삿갓봉. 주 등로에 벗어나 있어서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다고 하던데

오늘은 가서 반갑게 인사라도 하고 오자.





사실, 이 비룡대에 있는 봉우리는 나봉암이란 정식 명칭이 있는데

암마이봉이 출입되지 않던 시절에는 마이산 정상을 대신했다는 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있다.





연장리 마을 위를 활하는 구름을 뒤로 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여전히 빗방울은 내렸다가 말았다가 한다. 나뭇잎에 맺힌 빗방울 일수도 있고.





뭔가 전설을 간직했을 법한 두꺼비 닮은 바위를 지나





드디어 삿갓봉으로 들어서는 갈림길에 도착을 했다.

'관광단지주차장'이란 문구가 단독으로 표기된 첫 이정표이고 그 아래 지도에는 성황당으로 표시된 지점이다.




그 지점에서 역방향으로 지금까지 온 길 위쪽으로 희미한 등로가 보이는데

그 길이 삿갓봉으로 가는 길이다. (아래 지도의 붉은 원 안의 길)





삿갓봉으로 가면서 만나는 전망장소.

광대봉과 고금당 비룡대의 모습이 과감없이 펼쳐져 보이는데, 말 그대로 한폭의 그림과도 같다.





고금당과 비룡대





오른쪽으론 어느새 다가온 암마이봉과 숫마이봉의 모습





드디어 삿갓봉의 모습이 보였다.

여기도 암삿갓이 있고 숫삿갓이 있는건가? ㅋㅋ 봉우리가 두 개인데 어느 것이 삿갓봉인지는 모르겠다.





드디어 정상에 올라섰다. 갈림길에서 20분 정도 걸어왔으니 적어도 700 m 에서 1 km 정도의 거리?

저 앞쪽의 봉우리는 아무리 살펴보아도 오를 수 없을 것 같고..





여기서 보이는 마이산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봉두봉과 헬기장(예전엔 헬기장이 봉두봉이었는데?) 그리고 마이산 두 봉우리.





그리고 다시금 지나온 길을 바라보고는 재빠르게 아까의 그 갈림길로 되돌아와서





잠시 올랐더니 제2쉼터. 요즘엔 여기를 봉두봉이라 하는가 보다.

암튼, 쉼터라 하니 컵라면에 물을 붓고 큰 토마토 2개를 순삭시켰다.





그리고 컵라면으로 요기를 하고는 헬기장으로 잠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가는 길. 혼자 다니니 이 길이 맞기나 한건지.

다행이라면 길이 갈라지는 곳엔 어김없이 나타나는 샛길출입금지 표식.





그를 믿는 보상이라도 해 주려는 것인지 갑자기 이정목이 나타나면서 불안감을 가셔준다.

그러고 보니 맞다. 오래 전엔 이 길 오른쪽 마이산탑으로 내려섰던 기억이... 지금은 직진!





꽤 가파른 오름. 그래도





결국엔 마치 세멘트로 반죽해서 만들어진 것만 같은 암마이봉과 만났다.





그런데, 봉우리 위쪽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어느 세찬 빗방울보다 커서

결국엔 가져왔지만 펴지 않았던 우산을 처음으로 펴 들었다.





다행스럽게도 길이 곧 바위의 오버행 아랫부분을 지나게 되어서 곧 우산을 접었지만





물기가 있고 게다가 줄 난간이 흔들거려서 상당히 주의를 집중해서 길을 걸어야만 했다.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보고는





다시 암마이봉을 오른쪽으로 두고 옆을 휘돌아 가다가





나무데크의 긴 오름질 끝에





암마이봉을 오르는 입구에 도착을 했다.





12시 56분. 처음으로 암마이봉 꼭대기를 향해 힘차게 발을 내 디뎠지만..





빗길이라서 보기 보다는 상당히 미끄럽고





가파르기는 왜 이리 가파른지.





오르는 내내 왼쪽에서 함께한 숫마이봉을 구경하는 체 하면서 쉬지 않았다면 아마 심장에 이상이 오지 않았을까 할 정도였다.





오후 1시17분. 입구부터 약 20분 정도 오른 시간이고 지금까지 약 3시간 정도의 산행시간이다.

옷은 이미 다 젖어있었다.(빗물 보다는 처음으로 런닝을 입지 않은 원인인지 땀으로 모두 젖은 것 같았다)





잠시 화엄굴의 전설을 품은 숫마이봉을 바라보다가





다시 입구로 되돌아 내려오고 천왕문으로 향했다.





천왕문에는 금강으로 가는 물과





섬진강으로 향하는 물이 동시에 발원되는 곳이라 하던데





그렇다면 이 계단 옆으로 흐르는 물이 섬진강의 원류가 되는 것인가?





은수사.를 지나





다시 섬진강?이 될 물줄기를 따라서 내려서면





또 다른 사찰과 만나는데





여기가 많은 전설을 품고 있는 탑사이다.





그리고 드디어 만났다. 탑사의 능소화. 이렇게 굵은 줄기라니





어느 나무가 아닌 절벽을 타고 오르니





이 모습 또한 멋스럽다. 꽃이 만개했을 당시엔 무척 아름다웠겠지만 지금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빗줄기가 점차 굵어진다.





서둘러 탑영제로 걸어내려갔다.





혹 이 길이 그전에 벚꽃이 흐드러져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했던 길일까?





지금은 길가에 혹여라도 내 사위 만큼은 고생을 덜해라 하는 장모의 염원이 담긴

사위질빵꽃 만이 이쁘게 피어 있었다.





벚꽃 보다는 잎이 더 싱그러운 탑영제





벚꽃이 한창일 때(2011.04)에는 이런 모습이었겠지만





초록이 우거져 마이산 모습을 비추는 지금의 모습도 나쁘지 않다.





탑영제를 뒤로하고 남부주차장으로 향했다.





금당사를 지나





남부주차장으로




오후 2시 30분. 산행을 마쳤다. 약 9 km가 넘는 길이를 4 시간 10분 정도 걸은 것 같다.



탑사의 능소화를 볼 수 있어서 행복했고 예정된 산행에서 삿갓봉을 홀로 다녀온 것이 무엇보다도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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