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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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북설악 신선봉 __ 도원능선길

mangsan_TM 2019. 8. 12. 16:16





2019.08.11(일). 늘 마음의 빚으로 남아있던 북설악 신선봉에 다녀왔다.

원래는 사패산을 친구와 같이 가려했으나, 친구의 사정으로 사패산은 다음 번으로 미루고

설악산을 갈때마다 늘 의지 하던 곳, 산악회 MTR의 안내를 따랐다.  코스는

화암사주차장 -- 도원능선 -- 신선봉1204 m) -- 화암사삼거리 -- 화암사주차장.  10.3 km, 7.5시간.






복정에서 출발할 때만 하더라도 땡볕에 산행이 걱정스러웠는데 화암사에 도착하니 하늘에 물기가 손으로 느껴진다.

이러다 비 오는 것은 아닐까? 우중산행준비는 하나도 하지않고 왔는데..

그래도 9시 50분. 힘차게 첫발을 디뎠다.





일반적으론 화암사로 들어가서 수바위 및 신선대로 올라서서 주위를 감상하지만 목표가 도원능선이니

일주문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샘치골교를 건넜다.





그리고 임도를 따라서 걸어오르면서 오늘의 날머리와 눈맞춤.





좀 더 걸어 오른 후에 만나는 첫 번째 골짜기입구에 멈춰섰다.





왜냐하면, 산행이 그 골짜기 계곡물을 건너가고





건너오고





또 건너가고 오고를 반복하면서 이 골짜기가 거의 끝나는 부분 쯤에서





숲으로 들어서는 루트이기 때문이다.





거의 야생에 가까운 숲이라서 푸ㄹ숲을 헤치면서 간신히 등로를 이어가지만..





결국엔 우려했던 비님이 소식을 묻는다.





그리고 운무까지 자욱하니 제대로 가고는 있는건지...

이럴 때, 반가운 것은 그 지역의 랜드마크. 이곳을 다녀간 이웃님 블로그에서 본 바위가 더 없이 반갑기만 하다.





결국엔 제볍 뚜렷한 등로와 만나고 





10시 50분. 산마루에 올라서서 첫 번째 전망바위와 만났다.





그렇지만 오늘 내게 주어진 몫에는 전망은 불포함 사항인가 보다. 주위엔 온통 운무로 그득하다.





약하지만 비는 여전하다.

나뭇잎에 맺힌 물방울들이 바지에 스며들더니 양먈까지 침투했다.





게다가 가파른 너덜 위에도 물기를 더해서 발 디디기가 몹시 힘들게 했다.





그렇게 30분 쯤 올라서서 두 번째 전망바위와 마났지만, 여전히 전망은 없고





그래도 자체가 멋져보여 사진 한 컷 남겨보지만

양말은 죄다 젖었고, 모자도 이미 물기에 잠식되어 제대로 서지 못하고 흐느적 거린다.





벌써 11시 45분.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어도

배고픔 해소가 그 무엇보다 우선이니까, 적당한 곳에 자리를 펴고 점심을 가졌다.

슬금 슬금 오르던 추위가 따듯한 컵라면 한그릇에 물러섰다. ㅋㅋ 컵라면 가져오길 참 잘한 것 같았다.





비는 내리고 온통 운무이다 보니 점심시간도 기껏해야 20분 정도?

우비고 스페츠고 뒷전으로 두고 본격적인 도원능선의 묘미, 암릉으로 다가선다.





그 첫 번째 관문인 절벽바위.





간신히 중턱까지 올라섰지만





나머지는 미끄러워 더 위험하다고 리더께서 줄을 내려 주셨다.

감사한 마음을 담고 한순간 힘을 집중해 올라섰다.





그리고 조심조심 옆으로 돌아서고





잠시 내려섰다. 그리고 힘을 추스린 다음에





바위 능선을 두 손으로 잡고





때로는 건너고





또 오르고다 보면





땀으로 옷이 흠뻑 젖어진다. 노? 빗물로 다 적셔졌지? 암튼, 한소금 쉬고





다시 두 손을 모두 쓰면서 걷고





오르고





때론, 두손두발 모두 사용하여 기어오르기도 하면서





암벽 산행의 묘미를 느낀다.





아직도 만만한 곳은 없어서





큰 바위 봉우리를 만나면 우회길은 없는지 살펴보고 있다면 그리로 가거나





아니면, 그곳을 넘어가면서 자신이 훈련한 결과를 만끽하기도 한다.





이곳이 마지막 고비가 되는 곳이었나 보다.

그 앞쪽 바위 만큼은 자신의 몸을 허락하지 않아서





멋진 잣나무 한그루를 내어주어 충분히 쉬고 감상케 한 다음에 자신의 아래로 난 길로 내려서길 권했다.





하지만, 그 특징적이고도 멋진 그림은 담을 수가 없었다. 계속되는 비와 습기가

벌써 카메라 속으로 비집고 들어가 있어서 당분간 비닐에 담아 배낭에 넣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가랑비? 부슬비? 암튼 비는 여전히 내려서





정상에 거의 다와 감을 알려주는 그리고 상당한 시간을 투자해야 통과하는 너덜지대와 기타 풍경을 담을 수 없게 했다.

.............


하지만, 너무 특징적이고도 멋진 곳에선 배낭을 내려 카메라를 꺼내고 그 모습을 담게 한다.

이 남근석이 그렇고





마지막 관문으로 가는 길과





그 마지막 관문인 이 바위 봉우리가 그랬다.

이 바위 봉우리는 우회길이 없고 잣나무가 힘차게 서있는 곳으로 올라가





넘어서야 했다.





그리고 그 바위를 넘어서면





바로 앞쪽 바위 봉우리에서 누군가가 기쁨을 포효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는데..

그곳이 오늘의 목적지인 신선봉 정상이기 때문이다.





눈 앞에 있으니 주저할 이유가 없다. 힘찬 전진 뿐.





오후 2시 57분. 드디어 정상에 올라섰다.

눈과 비 그리고 바람이 워낙 심한 곳이라서 정상표지석은 수시로 깨어지고 바뀌고 하는 것 같았다.





예전 어느 블로그 이웃님들의 정상석 표지판과는 그 모양이 다른 것을 보니.





암튼, 내마음의 약속을 이행하기도 해서 더 없이 기분이 좋은 오늘의 산행이었다.

사실, 2016년 7월 24일. 미시령 오르는 구길에서 신선대에 오른 다음에





신선봉을 가려고 했었다. 그 날도 오늘처럼 산행 초기에는 비가 개이는 듯

울산바위 근처에서 활공하는 멋진 구름의 모습을 보여줬었는데





상봉까지 상당한 거리를 둔 지점부터 많은 비가 내렸었고 그 빗속을 뚫고 힘들게 상봉에 도착을 했었지만




화암사 갈림길에서 도저히 신선봉에 오를 엄두가 나지 않아서 신선봉은 언제고 꼭 오마 하는 다짐을 하고는 화암사로 내려섰었다.

그 다짐을 오늘 지킬 수 있어서 몹시 뿌듯하다.

아직도 비가 여전해서 카메라를 다시 배낭 속에 넣었다  이제 화암사 갈림길로 내려가서





아주질척이고도 미끄러운 급경사 흙길을 한 시간 가량 내려선 다음엔

또 지루하다 싶을 만큼의 나무 숲길을 걸어내려온다.

(이후 휴대폰 촬영)





그 숲길은 계곡인지? 길인지? 의심이 들기까지 했지만 굳건한 마음으로 계속 걷다보니





개울 건너편 위쪽으로 아침에 걸어올라간 임도가 보였고





드디어 5시 15분. 아침의 그 날머리로 나올 수 있었다.



화암사주차장까지는 5분 정도 더 걸어 내려가야 할테니 꼬박 7시간 30분의 산행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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