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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포천/철원) 명성산(feat. 산정호수) _ 억새보다 단풍. 본문
2020년 10월 17일. 명성산에 가서 올 억새꽃을 보고 왔다.
상동 주차장에 차를 두고
등룡폭포 - 억새바람길 - 삼각봉 - 명성산 - 궁예봉 - 신안고개 - 산정호수(주차장)로
원점회귀를 했다.
새벽부터 바지런을 떨고 여기 상동주차장에 들러선 아침 6시 30분까지는
가시거리가 무척 짧은 안개천지였다. 이 안개 천국에서 억새나 제대로 볼 수 있을런지...
다행히 산행 준비를 하는 동안에 안개가 많이 엷어져서 6시 50분 억새밭으로 향했다.
주차장 입구에서 아랫쪽으로 조금 내려오다가 오른쪽으로 열린 시장골목.
억새밭으로 가는 계곡의 시작이다. 계곡엔 이미 가을이 온통 차지하고 있어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등룡폭포. 밑쪽에서 올려다 보고 싶었지만, 이미 선객들이 자리 잡고 한창 즐기는 중.
그냥 눈으로 감상하고 올라섰다. 뭐~ 이렇게 내려다 보는 것도 나쁘진 않군!
주차장에서 한시간 정도 걸었을까? 우려와는 달리 안개가 걷히고
때마침 나온 햇빛을 받아 그 기쁨에 반짝이는 억새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곤 마침내 명성산억새바람길로 접어들었다.
8시 6분. 제법 차가운 날씨여서 데크엔 찬서리가 아직까지 남아 햇빛에 반짝이고 있고
데크 위에서 비박 중인 사람들 중엔 여전히 꿈나라 여행인 것 같았다.
영남알프스의 넓은 평원에서 일렁이는 억새와는 또는 장안산의 농염한 억새와는
또다른 맛이 있는 명성산의 억새.
햇빛에 아른 거리는 모습이 황홀하다.
좀 더 올라가 억새밭 전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장소에 앉아
여유롭게 억새밭을 감상하면서
고구마와 샌드위치 그리고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 행복한 아침을 즐겼다.
그렇게 여러번 왔었건만 이 산이 궁예가 목놓아 울은 울음산이란 것을 이번에서야 알게 됐다.
명성이란 말이 그저 유명한 산이라서 그리 부를까? 했었건만..
궁예가 섰었을 약수터에서 역사를 한 번 되새김하고는
팔각정으로 올라간다. 오래 전 이 산을 다닐 적엔 주로 자인사를 들날머리로
이 언덕으로 올라섰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아무런 흔적도 없고 1년 뒤의 내게 보내는 편지를 받는 우체통이 인상적으로 서 있다.
올~~ 괜찮겠는데? 한 번 써 보려고 엽서를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는다.
이왕이면 모금함 설치하고 엽서와 우표를 구비해 두면 좋았을 텐데..
이제부턴 안온한 능선길이었던 것 같은데...
옛기억이지만 맞았다. 사방을 조망하면서 편하게 걷던 길. 그런데
와우~~~ 가는 길 왼쪽, 산정호수 쪽으론 아직까지도 흰구름에 덮혀있다.
저 속을 운전하고 왔으니 내 스스로가 대견스러운 걸! ㅎㅎ
아직까지 이른 시간이어서 이 안온하고 멋진 풍경을 홀로 만끽하고 있다.
아래엔 흰구름이고 이제는 걸어야 할 능선이 눈에 보이니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궁예의 전설을 고스란히 간직한 궁예봉. 오늘 처음으로 가 볼 예정인데 기대치가 높다.
오른쪽으론 각흘산과 그 일대의 산너울이 훤히 보이는 고원길.
헬기장에 배낭을 아예 내려놓고 여유롭게 주변을 감상한 다음
조기 가까이 보이는 삼각봉을 향해 출발을 했다.
사실 중간에 있는 흰 바위봉우리는 오를 수가 없어서
그 밑 오른쪽에 있는 우회길로 내려갔다가 이 번 산행 처음으로 밧줄을 잡고 올라섰고
아주 힘든 과정을 거쳤을 텐데 아주 편안하게 바위 위에서 살아가는 저 나무처럼
비록 갑작스럽게 올라야 하는 삼각봉이었지만 온화하고 부드럽게 지나쳤다.
이제는 명성산과 궁예봉이 아주 가까이 보인다. 한달음에 가고 싶었지만
경기도 포천에서 강원도 철원으로 들어서는 관문인 만큼 자세를 진지하게 갖추고
아주 멀리에 있는 화악산 그리고 저 앞에 보이는 각흘산과 눈인사를 나눈 다음
순식간에 명성산 정상에 올라섰다.
현재 시간 9시 55분. 여기까지 꼬박 세 시간 걸린 것 같다.
정상석은 처음 만나는 것이라서 모처럼 만난 한 산우님께 부탁하여 인증을 하고
궁예봉으로 향했다.
10시가 넘은 시간인데도 철원 쪽엔 여전히 흰구름이 그득하다.
궁예봉능선과 명성산을 구분하는 안부.
두 갈래 길이 보이는데 아마도 오른쪽이 약물계곡으로 가는 길인 것 같고
같은 방향이지만 왼쪽에 있는 길로 올라선다.
꽤 까다로운 오름길을 씩씩 거리며 올라섰더니
제법 조망이 나온다. 구름에 덮힌 철원 갈말읍도 보이고
왼쪽으론... 앗? 다행히 짙은 농무가 걷혀가는 산정호수도 보였다.
그런데... 가는 길이 보이지 않네? 궁예봉 능선자락 쪽으로 이리저리 들쑤시다가
한 안부에서 만난 돌탑! 오우~~ 제대로 된 길이 보인다.
아주 커다란 바위를 우회해서 또한 급격한 벼랑길을 두가닥 밧줄에 의지하고 오르는 길
아주 조심스럽게 오른 길이라서 오른 다음 뒤돌아 봤더니..
억? 이 바위 많이 본 모습인걸? ㅋㅋㅋ 맞다. 이웃 블로거님들의 글자취에서 많이 봐 온
'궁예의 침전'이란 바위. 그런데 어떻게 저길 올라가는 거지?
저 침전바위는 꼭 올라가 보라고 하던데... 아무래도 궁예봉에 갔다가 뒤돌아와야 겠다.
11시 4분. 처음으로 보는 궁예봉과 눈인사를 나눴다.
누구는 말 하길, "궁예봉을 가지 않고는 명성산에 갔다고 하지마라"라고 하던데
그 말에 충분히 공감이 갔다. 이 궁예능선은 마치 아주 작은 용아능선 같단 느낌이 들었으니까.
암튼, 오늘의 최종 미션 클리어. 기쁨의 세레모니를 마치고
주변을 둘러봤다. 산을 내려가서 걸어야 할 산정호수까지의 길도 살펴보고
지나온 길도 뒤돌아 보면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진 다음
다시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 하고
드디어 침전바위와 다시 마주했다. 이 쪽에선 오를 수 없으니 분명
이 스릴 있는 절벽 구간을 내려서 오른쪽으로 가면 길이 있겠지?
ㅋㅋㅋ 이곳 저곳 기웃거려 보니 사람이 오르내린 흔적이 보인다.
그 곳을 따라서 몹시 조심스럽게 만난 궁예의 침전!
비라도 내린 뒤에는 물이 그득 담긴다고 하던데..
망국의 한을 곱씹으며 한 켠에서 잠을 청했을 궁예의 심정은 어땠을까?
궁예의 침전을 내려오며 왼편을 바라보니
오우 이제는 농무가 많이 걷혀서 갈말읍의 황금들녘이 보여졌다.
세상에 아까 여기를 지날 때만 해도 아래 그림과 같았건만..
다시 뒤돌아와 궁예능선이 시작되는 첫 봉우리 위에 올랐다. 왠지 허전한 느낌이어서
시간을 보니 11시 56분. 아하! 점심시간이군!
다시 배낭을 내려놓고 김밥하고 남은 샌드위치 그리고 커피로 행복한 점심을 가진다.
안부로 다시 와서.. 신안고개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와우~~ 단풍이 제법인데?
먼지 풀풀나는 길 위에 있는 단풍 치고는 윤기가 제법이란 생각을 갖게 하는 비쥬얼.
그런데.. 여기 단풍. 정말 멋지다. 그런데 길이 너덜길이라서
하늘 만 보고 걷다가 발목을 삐긋거린 것이 여러번이다.
그래도 다양한 단풍이 계속 나오니 안 볼 수도 없고
유순한 길이 나와서 이젠 끝인가 보다 했지만
여전히 멋진 단풍이 계속 나왔다. 안되겠다 싶어 넓은 바위 위에 앉아 한참을 쉬었다.
숨은폭계곡이라 불리는 이 계곡. 많은 단풍을 보아 왔지만
이곳 만큼 멋진 곳은 볼 수 없었다. 정말이지 억새보다는 단풍이 명성산인 것 같다.
신안고개를 조금 지나니 궁예봉이 훤히 보인다.
보이기엔 아기자기하게 보이지만 스릴도 있고 암릉도 있는 궁예봉능선길.
나 역시 그곳을 걷지 않고는 명성산에 갔다고 말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다.
13시 36분. 신안고개 입구에 섰다. 오래 된 기억으론
단지 군용 트럭만 몇 대 간간히 지나던 비포장 도로였었는데
지금은 포장도 잘 되어 있고 많은 사람들이 분주히 다니고 있다.
왼편으로 근육질 몸매 뽐내는 명성산과 함께 상당한 긴 거리를 걸어
산정호수에 도착을 했다. 한 겨울 가족과 함께 근처 콘도에 묵으면서
지금은 어였한 성인이지만 그 땐 아주 작은 어린이였던 애들과 함께 얼음을 짓쳤던 이 호수엔
다정한 연인 혹은 친구 또는 가족들과 좋은 말을 나누면서
수변을 거니는 아주 번화한 휴양지로 되어 있었다.
"그대와 함께한 어느 멋진 날"
ㅎㅎㅎ 문구에 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스쳐지난다.
14시 30분. 다시 상동주차장.
약 7시간 40분 정도의 시간을 들여 일주일 분량의 행복을 충전했으니 마음이 넉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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