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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포천 가리산 _ 신로봉과 국망봉 환종주 본문
2020년 11월 14(토)일. 포천에 있는 가리산과 경기 제3봉인 국망봉에 다녀왔다.
생수공장 뒷쪽에 차를 두고
국망봉자연휴양림 - 가리산 - 신로봉 - 국망봉 - 휴양림으로
내려와 장암저수지 밑 공터로 환종주 산행을 했다.
그동안 열리지 않았던 포천의 가리산을 갈 수 있다는 소식에
동트기 전에 포천의 가리산을 향해 부지런히 달려 갔다.
원래 계획으론 휴양림 안에 차를 두고 산행하려 했지만 아침 9시는 돼야 문을 연다고 하여
생수공장 뒷편에 차를 두고 장암저수지를 찾아 갔다.
아침 7시. 미세먼지가 있지만 장암저수지의 이 수려한 모습 만큼은 빼앗지 못한 것 같다.
아마도 메타섹콰이어길?
매력적인 벽돌색 잎을 감상하면서 휴양림 속으로 들어선다.
오르다가 만난, 길 왼편에 있는 이정목.
왼편 작은 개울을 건너면서 미지의 가리산으로 들어선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다녀오고 그들의 방식으로 글을 많이 남겼기 때문에
처음길이어도 익숙한 기분이다. 이 평탄길이 끝나는 곳에
돌무지가 있는 건계곡과 만날거고, 그 계곡길을 거슬러 오르다 보면
집터와 마주할 테지? ㅎㅎ. 여기까지는 무난 하다.
그리고 잠시 헤메였지만 좀 전에 건넜던 건계곡 쪽으로 완전히 틀고 그 계곡을 따라 조금 오르니
왼쪽 어깨 쪽으로 난 능선에 가이드라인으로 쳐진 밧줄이 보인다.
이제 첫단추를 잘 채웠으니 산행을 즐기기만 하면 되겠군. ^^
그런데, 이 길. 제법 성깔지다. 그다지 가파르진 않지만 잠시 쉴줄도 몰라서
근 50분 정도를 땀 뻘뻘 흘리고서야 장암리에서 오르는 능선과 만날 수 있었다.
다음부턴 능선길이니 살방살방 걸었고. 그리고 문제의 645봉 이정목과 출입금지판 앞에 섰다.
블로거님들 글을 보면, 이 곳 금지판을 넘어야 가리산으로 가는 지름길이 된다고 하니
출입금지판 뒤의 철망을 훌쩍 넘어서 희미한 길을 따라 간다.
그리고 만나는 작은 계곡. 이곳 만큼은 블로거님들 의견이 분분하여 약간의 시행착오를 겪었다.
결과는 걍 계곡을 따라 쭈욱 내려가는 것이 상책이란 생각.
그러다가 또다른 계곡과 만나는 합수곡에서는 다른 계곡을 따라 잠시 동안 오르고
그 왼편으로 다른 곳과는 달리 돌들이 많은 곳이 보였을 때, 돌탑 비슷한 것을 찾고
그 모양이 아래 그림처럼 우물 모양이라면 제대로 가고 있구나 안심해도 될 듯 싶다.
왜냐하면, 그 우물모양의 돌들 바로 위쪽 능선이 가리산으로 가는 길이니까.
그런데, 이 길도 꾸준한 오름길이어서
가리산과 850봉을 잇는 능선길과 만나기까지는 꽤 많은 에너지가 소모됐다.
9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 잠시 휴식을 취한다.
해는 이미 뒷쪽에 있는 국망봉보다 더 높이 있다.
잠시 가진 휴식시간으로 가리산의 수문바위까지는 수월히 왔지만, 쉽게 오를 수 있을까?
다행히 블로그 이웃님들의 글자취를 따라서 줄이 있는 곳에선 한 단계 오르고 오른쪽
바위 틈에 자리잡은 소나무가 있는 골로 넘어갔더니
무난히 동봉 위에 서서 그 위의 터줏대감께 인사를 올릴 수 있었다. 그런데 여기에선
키 큰 나무들이 시야를 가리고 있어서 주위를 볼 수가 없다.
그래서 지체 않고 서봉으로 향했다. 동봉에서 잠시 내려서서 달팽이인지 거북이인지
그 놈에게 허락을 받고
포효하는 사람인지 눈 지긋히 감고 하늘을 향해 얼굴을 들고 있는 사람인지 모를
그 것에게도 경의를 표하고 서봉에 올라선다.
9시 15분. 가리산 위에 섰다. 멀리에서 보면 산이 두 갈래로 갈렸다 해서 가리산이란 설도 있던데
그러고 보면 홍천의 가리산이나 가리봉산 역시 그런 것 같아 신뢰도가 높은 것 같다.
아쉽게도 미세먼지로 인해 명성산의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오지 못한다.
멀리 광덕산과 기상관측소도 보이고,
조만간 돌아볼 예정인 백운산, 도마치봉 흥룡봉도 보이지만 미세먼지가 아쉬움을 준다.
암튼, 실제로는 보잘 것 없는 춤을 사진으론 멋지게 추는 체 하며 기쁨의 세레모니.
따듯한 커피도 음미하면서 이 산의 정기를 충분히 음미한다.
그리고 동봉 쪽으로 시선을 두니 가야할 길이 실루엣으로 보여진다. 그러니까
요 앞 동봉, 그 우측 850봉으로 가서 좌측 끝에 있는 신로봉으로 갔다가 그 뒷쪽 라인으로..? 오우~~ 긴데?
그것을 보고나니 맘이 급해져서 서둘러 동봉으로 가고 수문바위와도 작별하고
좀 전에 올라왔던 삼거리까지 빠르게 진행을 했다.
그리고 다시 초행길. 있는 것이라곤 오직 수북히 쌓인 낙엽 위를 걸어서
가리산이 쓰인 유일한 이정목이 있는 절개지에 도착을 했다.
절개지를 가로질러
또다시 있는 것이라곤 수북히 쌓인 낙엽 뿐인 길을 가파르게...?
가리산은 774m 이지만 850봉은 850m여서 여전히 오름질을 해야 했다.
그렇게 간신히 오른 850봉.
휴~~ 기진맥진! 그래도 산행을 시작한 장암저수지가 보이니 피로가 풀린다.
대충 올라온 길을 눈으로 그려 보고는
마누하님의 정성을 꾹꾹 담은 유부초밥으로 에너지를 차곡차곡 채운다.
고작 10시 40분이지만, 괜찮다. ㅎㅎ
에너지 보충이 끝나고 신로봉으로 향하는데..
올~~ 내림길이 만만치 않네?
작지만 그 오르락 내리락하는 길이 물론 힘은 들지만 재미지다.
대부분이 육산인 이 곳에 바위로 이루어진 암봉.
옆은 낭떨어지지만 길에선 보이지 않아 그 스릴을 느낄 수 없어서 재빠르게 올라가
온 길을 뒤돌아 본다.
으휴! 으휴! 찌르르르~~ 오금이 저려온다. ^^;
850봉에서 신로봉으로 가는 길의 클라스!
여전히 그 오르내림이 급하고 격해서 그 집중력이 피로감을 누르는 곳이다.
10시 48분. 신로봉에 올라섰다.
뒤돌아 내려다 본 가리산의 모습!!! 와우~~ 글치만 쪼금은 아쉽다. ㅜㅜ
사실, 이 모습을 보고 싶어 여기에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 왠쑤 같은 미세먼지!!
그래도 고개를 조금 오른쪽으로 돌려서 보이는 풍경에 또 한번 와우~~
광덕산, 백은산, 도마치봉 그리고 여기 신로봉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길이 속 시원히 펼쳐져 있다.
그리고 뒤돌아서니 앞으로 가야할 돌풍봉과 국망봉이 실루엣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굳이 저곳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
고개를 조금 왼쪽으로 돌려 멀리 화악산을 살펴본다.
그리고 발 아래가 신로령인데.. 저곳에서 휴양림으로 내려갈까?
신로령으로 내려섰지만, 지금까지의 고민이 무색하게 생각없이 지나친다.
이제부터는 한북정맥길. 많은 사람들이 지난 길로 탄탄대로이다.
하지만, 5시간 넘는 산행을 하다보니 요 앞 돌풍봉을 오르는 것도 벅참으로 다가온다.
다행이었던 것은 돌풍봉에 올라서고 국망봉으로 가는 동안 내내 바람이 불어줬다는 것.
원래 이곳은 겨울산행으로 명성이 높은 곳. 겨울 산행 중에
많은 바람이 반갑지는 않았을 터. 그래서 이름이 돌풍봉은 아닐까?
이제 국망봉이 코 앞으로 다가섰다. 좀 더 배에 힘을 주고...
마지막 오름질 중에 만난 이정표. 아직도 60m를 더 올라야 하지만 여기서 잠시 스톱!!
휴양림으로 가는 표식은 없지만 삼거리길 중 나머지 하나가 휴양림으로 가는 길.
정상에 올라갔다가 이곳으로 되돌아와야 하는 곳이다.
오후 1시 17분. 국망봉에 올라섰다.
오르는 내내 본 사람이란곤 3명이 전부였었는데 여기서 3분을 더 본다.
아마도 비박을 하신 듯. 산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보니 덩달아 행복해 진다.
타이머 설정하고 정상인증.
에효 아무리 쓸만 하더라도 애들이 버린 옷 주워입는 게 아닌데.. 바지가 너무 커 보이는 걸?
견치봉쪽 조망도 하고
이번에 보다 선명히 보이는 화악산쪽도 감상해 본다.
올 여름에 갔던 석룡산 북봉 중봉 조무락골도 대충 살펴본 다음에
아까 그 삼거리에서 휴양림 방향으로 하산을 했다. 오우~~ 여기
생각난다. 오래 전 겨울에 경사가 하도 급해서 아이젠을 착용하고도 심하게 넘어졌던 곳.
그래서 대피소 안에 들어가 엉치뼈와 무릎뼈를 달랬던 곳.
그 때에는 내려오기 급급해서 다른 것 생각할 여유가 없었지만, 오늘 보니
나뭇가지가 죄다 주변 경관을 가리고 있고
쓸데 없이 경사만 심해서 내려온 것에만 온 신경을 써야하는 길이다.
그래서, 만약에 이곳을 다시 온다면
이곳으로 굵고 짧게 올라가서 온 길을 뒤짚어 내려가면서 경관을 즐기지 않을까 싶다.
그런 급한 내림길을 장장 한 시간 30분 정도를 내려와서야 임도와 만났다.
임도를 따라서 장암저수지쪽으로 걸어내려오니
아침에 건넜던 배수로가 보인다. 저 곳으로 되돌아가도 좋지만
이번엔 좀 더 내려가서 개울을 넘어갔다.
차를 세워둔 나대지에 도착을 하고 뒤돌아 보니
오늘 걸은 능선이 뿌듯함으로 다가온다.
지금, 오후 3시 20분이 지난 시간.
무릎에 신경을 많이 썼던 결과인지 아니면 천천히 걷기가 효과를 보는 것인지
지금까지 무릎이 아프지 않다.
고맙다! 내 왼 무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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