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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포천 청계산 _ 기대한 상고대는 없었지만 본문
2020년 12월 12일(토). 포천 청계산에 다녀왔다.
마땅히 갈 산을 정하지 못한 와중에 서산칭구가 다녀온 포천 청계산의 그림이 다가온다.
'오호! 여기구나' 하면서 찾아 본 포천 청계산 관련 글에는 2주 전에 다녀가신
어느 블로거님의 청계산과 명지산의 상고대가 설렘을 줬다.
다녀온 길은
청계저수지 - 길매봉 - 청계산 - 망고개 - 삼선탕 - 청계저수지로
환종주 산행이었다.
서산칭구의 조언에 따라 청계저수지에서 조금 오른 멍석갈비 앞쪽에 주차를 하려 했으나
어느 승용차 두 대가 애매한 위치에 주차되어 있어 차를 대기가 곤란스럽다.
에휴~~ 청계저수지 쪽에 주차장이 있던데.. 차를 뒤돌린다.
조금 내려오다가 발견한 공터. 주변을 둘러보아도 주차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ㅇㅋ 여기! 재빠르게 그곳에 차를 두고 산행 준비를 했다.
그리고 아침 7시 30분 조금 지난 시간, " 내 영원히 아이일수 있는 이 자연"속으로 들어섰다.
눈엔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삶 자체가 늘 선택의 기로와 맞닥뜨려서 불안과 희망을 생성시키지만
산에서의 갈림길은 눈으로 보이고 예습이 있어서 단지 기대감을 준다.
그래서 처음 만나는 갈림길이었지만 오른쪽으로 가는 것에 주저함이 없다.
왜냐하면 길매봉으로 가는 길이 그곳이니까
30분 정도 능선 나무숲 밑을 오르면서 적당히 몸을 뎁히고 난 후에 보이는 조망.
에휴~~ 초미세먼지가 나쁨으로 예보되더니.. 하늘이 죄다 뿌옇다. ㅠㅠ
아마도 저 뒷쪽 라인으로 하산할 듯 싶은데..?
8시 15분. 노채고개에서 이어지는 한북정맥길과 만났다.
이제부터는 능선길이니 걷기가 좀 더 수월하겠지?
715 암봉과 그 뒷쪽 가리산 능선이 기대감을 주고 때마침 715암봉 옆으로 태양이 올라와
발걸음이 가벼워져서 710봉까지 가는 길이 짧아졌다.
그리고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표정의 암릉길을 걸어서
715암봉과 710봉 사이의 안부에 도착. 그런데, 왼쪽 금줄이 쳐진 암봉이 궁금하다.
그래서, 올라온 715 암봉. 올~~ 올라오길 잘했다!!! 청계산은 물론,
그 뒤로 광활하게 펼쳐진 한북정맥 능선. 에고~ 웬수 같은 미세먼지.
바로 눈 앞으로 길매봉이 보이니
여기서 적당히 휴식을 가져도 되겠지?
휙휙 먼지를 쫒고 잠시 휴식을 가진 다음 바로 이웃한 봉우리
710봉으로 건너왔다. 이 봉우리는
운악산을 보는 뷰포인트라고 하던데.. 오늘의 미세먼지는 정말 욕 나올 정도... ㅜㅜ
원경은 미세먼지 때문에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혹시 청계산 꼭대기엔
그젯밤에 눈 내렸다고 했으니 눈송이 혹은 상고대는 있지 않을까?
9시 36분. 산행을 시작하고 2시간 정도에 길매봉에 도착을 했다.
정상석이 작아선지 먼저 다녀간 사람들의 자취에는 땅바닥에 있더니, 이번엔 바위 위에 올라 서 있다.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V라인 길을 살펴보고는
약간은 긴장된 마음과 기대감을 가지고 길 위에 오른다.
그런데... 그런데... 저기 보이는 청계산 봉우리에 허연새깔이 뵈질 않네?
어휴~ 쌀쌀한 날씨로 은근 기대한 상고대 혹은 눈은 없다. 그래 길에 집중하란 신의 뜻이겠거니 하자.
사실, 이 암릉길에 줄이 없었을 땐 로프로 거의 하강하다시피 내려가는 길이었다던데..
내려가다 보니 그 말이 어찌나 실감이 되던지...
그렇게 까탈스러운 직벽 암릉길을 30분 정도 내려와서 길마고개에 도착을 하고
다시 청계산으로 오름질을 한다. 어찌나 가파른지 길매봉을 위치별로 돌아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ㅋㅋ 어쩌면 이 급박한 오름길은 아마도 길매봉이 만들지 않았을까?
다시 오름질을 하고 드디어 많은 블로거님들의 자취에서 본 철계단이 보여 한숨을 돌렸다.
왜냐하면 저 철계단을 오르고 나면 이 오름의 끝인
돌탑이 보일테니까. ㅍㅎㅎ 초행길이지만 기대한 돌탑을 보니 어찌나 반가운지..
10시 5분. 급박한 오름질 또한 30분 정도 한 것 같다. 앞 쪽으론
웅장한 모습의 명지산이 펼쳐져 있고
명지산에서 이어지는 연인산 위에는 아직도 열정적인 해가 가까이 있어
그 모습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가파른 오름길엔 에너지 소모가 많았을테니 바람 없는 양지녘에 앉아 여유 한모금하고는
온 길 뒤짚어 미세먼지 가득하지만, 길매봉과 운악산하고 눈맞춤.
옆을 지날 땐, 수량이 적은가 보다 했던 청계저수지의 풍성한 수량에 감탄을 한다. 그리고
다시 길을 걸어 3코스 갈림길을 지나
마지막 뾰족 경사면에 급한 숨결을 바르고는
이미 와 있던, 오늘 처음으로 보는 산우님한테서 인증을 얻는다.
10시 33분. 산행 3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이다.
그리고 주변을 돌면서 보이는 모든 것을 탐한다.
오우~~ 귀목봉과 명성산.
미세먼지만 아니었다면 각 봉우리를 콕콕 짚어 보겠지만...
강씨봉은 알겠고.. 광활히 펼쳐진 한북정맥의 산군들. 에효 저기에 하얀 눈이 덮혀있다면..?
아쉬움을 삼키면서 내려갈 능선길을 그리고는
뾰족 사면을 되내려가서 아까 그 삼거리에 도착을 하고 이 번엔 오른쪽 멍석갈비로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왼쪽으로 길매봉과 운악산 그리고 올랐던 능선길을 짚으면서 또는
철쭉? 진달래? 암튼 이 꽃들이 피는 시기에 여기를 와도 멋지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도착한 첫 이정표 지점. 사실, 서산칭구가 말하길 내림길이 재미없다고 해서
지도 상 제4의 길로 내려가려 하는데 헉!! 줄에 막혀있다?
어쩌겠어? 줄을 넘어섰더니 길이 뚜렷하다.
그 길을 따라가니 조망이 트여서 뒤돌아 보니 청계산에서 이어지는 능선 실루엣이 멋지다.
여기가 아마도 지도 상에 있는 700봉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사람들의 발자취가 있기는 한데... 너무 휘미한 걸?
아마도 지도에 있는 646봉우리. 음~~ 희미한 길이 두 갈래로 갈라져 있다.
제대로 가고는 있는 건지... 불안한 마음에서 폰을 꺼내 산행 앺을 열어 보니
ㅋㅋ 제대로 왔고 이 번엔 우측길. 에고 한시름 놓이니 쉬었다 가야지...
길인지 아닌지 엄청 가파른 길을 미끄러지듯 내려오다가 왼쪽으로 보이는 청계저수지.
올~~ 저 능선으로 가도 재밌을 것 같은데?
길이 헷갈리는 부분에는 이렇게 산악회 시그널이 있어서 그 쪽으로 내려거기는 하는데..
왜이리 흔적이 없는걸까? 후에 알아보니. 이 길 현재 자연휴식년제란다.
아하!! 그래서 길이 막혀 있었구나.. 어쩌겠어 이미 여기까지 왔으니
나뭇가지 사이로 임도가 보인다. 음~~ 그렇다면 저 곳이 오뚜기령이겠지?
안부에 내려섰더니 제법 길 다운 길이 왼쪽과 직진으로 갈라져 있었다. 어디로 갈까?
다시 앺을 꺼내보니 왼쪽도 곧바로도 아닌 오른쪽이네?
아하!!! 여기가 망고개구만 ㅎㅎ
그런데..오마이가뜨! 확실한 길이 보이지 않아서 마구마구 내려가서
간신히 송지골과 합류. 그런데 여기 송지골 또한 확실한 길이 없어 20분 정도 이리저리 건너가고 오고 해서
큰골과 합류할 수 있었다. 현재 시간 12시 23분.
큰골부터는 길이 제법 뚜렷해서 길 찾아 시간을 소모하지 않아서
굿당까지 쉽게 도달했다. 굿당부터는
시멘트로 포장된 마을길. 한 20분 정도 걸어내려와서
청계저수지에 도착. 잠시 물구경 하다가
차를 둔 곳으로 가 산행을 마친다. 오후 1시 경.
틈틈히 간식을 먹어선지 배가 고프지 않다.
집에 가는 길에 막걸리나 한 병 사가지고 들어가서 늦은 점심을 해야겠다.
기대한 눈 또는 상고대는 없었지만, 서울 근교의 청계산들 중
미답지인 이곳을 밟아 본 것에 의미를 둔다.
큰골과 송지골은 여름에 꼭 다시 오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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