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북한산 의상능선(feat. 문수봉) _ 코로나 때문일 거야. 본문

등산

북한산 의상능선(feat. 문수봉) _ 코로나 때문일 거야.

mangsan_TM 2021. 2. 28. 16:42

 

 

 

 

2021년 2월 27일(토). 오랫만에 북한산 의상능선에 다녀왔다.

북한산 등산지도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 제1주차장에 차를 두고

의상봉 - 용출봉 - 용혈봉 - 증취봉 - 나월봉 - 나한봉 - 문수봉 - 대남문 - 금위영유영지 - 주차장으로

약 10여 km의 거리를 5시간 30분 동안 환종주를 했다.

북한산 의상능선 등산지도

 

 

 

산행을 결정할 때 제일 처음으로 하는 고려 대상이 코로나여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북한산은

대상에서 늘 제외되곤 했었는데 산행지를 급히 결정하다 보니

예전에 자주 올랐었던 의상능선에 가기로 했다.

제1주차장에서 본 의상봉(왼쪽봉우리) 실루엣

 

 

 

이왕이면 사람들도 피할겸 일찍 서둘러 아직도 둥근 달이 산마루에 걸려있는

아침 6시 35분 경에 제1주차장에 자를 두고 산행준비를 한다.

 

 

 

6시 40분.  힘차게 출발.

그래도 꽤 오랫만인데 의상도 변했겠지? 

 

 

 

 

아직도 어둠이 물러서지 않았건만 이 이른 시간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명산은 명산이구만.  조금 가다가 오른쪽 의상봉 방향으로

음~ 길 바닥부터 변화가 있구만

 

 

 

북한산 특유의 마사토와 소나무들이 있는 길을 걷다가 암릉길의 시작.

 

 

 

 

그런데.. 왜 이렇게 힘이드는 거지? 한참 뒤쪽에 있던 아주머니는 내가 두어 번 헉헉거리는 동안

응?응? 날아간 건가?

 

 

 

 

그동안 여기를 한두 번 온 것도 아니고, 여기서 헉헉거렸던 기억은 없는 디?

코로나 땜시 방구석에만 있다보니 몸이 불은 것 같던 디.. 그거 때문인겨?

 

 

 

 

암튼, 구시렁거리면서 간신히 이 의상봉의 시그니쳐인 도깨비바위에 도착을 했다.

누구는 쌍토끼 바위라고 하던데, 내겐 전혀 의미가 없고

 

 

 

 

조기 의상봉까지 언능 가서 잠시 쉴 생각 뿐이다.

뒷쪽 비봉라인에 아침햇살이 스며있다.

 

 

 

그러니 잉여분의 활기가 있다면 자세히 알아 볼 성랑지는 

아~~ 성곽 초소가 있던 곳이구나 하고 지나치고

 

 

 

 

오래 전엔 왼발 오른발 순서에 맞게 바위를 디뎌야 오를 수 있었던 곳도 찾아볼 생각 없이

그렇지만 여기엔 계단이 없었던 것 같은데? 갸웃거리면서 오르기에 급급.

 

 

 

 

하지만, 이것!! 이 뷰!!! 이것 만큼은 결코 잊을 수 없지. 

 

 

 

 

원효봉부터 용암봉까지 .. 마침 굵어지는 햇살에 그 도드라짐의 근육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서는 시간.

처음 백운대가 활짝 열리는 곳이 곧 의상봉이었으니

 

 

 

쉽게 정상목과 눈마춤하고는 그 옆 벤취에 철푸덕 앉는다.  7시 55분. 

 

 

 

 

예보론 영상의 따듯한 날씨. 하지만 이곳은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덩달아 추위까지 있어서 결국엔 윈도스토퍼까지 배낭에서 꺼내어 입었다.

 

 

 

 

예전엔 이곳 오르면서 몸시 힘겨움은 느끼지 못했었는데... 확실한 것은

그 때 보다 몸이 더 불었다는 것이겠지? 아닌가? 기력 소진? ㅜㅜ

햇살이 이젠 비봉능선을 넘어섰다. 이제 용출봉으로...

의상봉에서 본 용출봉

 

 

 

왼쪽 아랫쪽에 보이는 국녕사의 대불께 정성을 보내드리고 그 믿음으로

 

 

 

 

허벅지에 있는 에너지를 아끼지 않고 써서 암릉 오름길을 끈질기게 오르지만

 

 

 

 

그 힘듦까지 커버할 순 없어서 뒤돌아 숨을 고르면서 아래로 보이는 의상봉에서 위안을 얻는다.

용출봉 쪽에서 본 의상봉(왼쪽)과 원효봉

 

 

 

8시 30분. 용출봉에 올라 섰다. 어찌보면 의상능선에서 가장 핫한 곳이다.

보기에도 멋지고 사건사고도 많이 있었던 곳.

 

 

 

 

용혈봉은 용출봉과 아주 가까이에 있어서

용출봉에서 본 용혈봉. 

 

 

 

살짝 내려가 이곳의 명물바위인 할미바위를 지나면 금방 용혈봉에 오르지만

할미바위

 

 

 

오를 때마다 자주 뒤돌아보는 센스가 있어야 하는 구간이다.

왜냐하면 뒤돌아 보이는 용출봉의 모습이 무척 아름답기 때문이다.

용혈봉 쪽에서 본 용출봉

 

 

 

물론, 앞 쪽으로 걸어가면서 보이는 풍광도 더 없이 좋다.

오른쪽으론 향로봉부터 이어지는 비봉능선이 거침없이 펼쳐져 있고

 

 

 

왼쪽으론 근육질의 북한산 사령부가 훤히 보여지기 때문이다.

용혈봉가는 길에 보이는 백운대

 

 

 

 

그래도 오름길이 조금이라도 힘겨웁다면 뒤돌아 서서 쉬는 것이 좋다.

그 보이는 풍광이 내게 힘을 채워주니까.

용혈봉에서 본 용출봉(왼쪽)과 의상봉

 

 

 

사실, 용출봉과 용혈봉은 아주 가까이에 있어서 곧장 걷기만 한다면 10분도 안되는 거리에 있다.

 

 

 

 

북한산 어느 곳에서든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지만, 이 의상능선에서 보는 풍경은

내겐 단연 톱에 든다고 할 수 있다. 

 

 

 

 

햇빛은 점점 강해지고, 그런 해와 마주하며 가야하니 만나야 할 봉우리들이 죄다 컴컴하게 보여지지만

그래도 그들의 매력까진 감출 수 없나 보다. 앞쪽의 증취봉 부터 저 오른쪽 나한봉까지..

 

 

 

 

그림상으론 적당한 크기의 암릉으로 보이지만 앞 선 산우님들과 비교해 보면

증취봉으로 가는 길 오른쪽에 있는 바위는 거대한 성곽 만큼이나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시 뒤돌아보기.  왜?

이번엔 의상봉과 용출봉 용혈봉을 한꺼번에 볼 수 있으니까. ㅋㅋㅋ

의상봉(우)과 용출봉(좌) 및 용혈봉(용출봉 앞)

 

 

 

증취봉 꼭대기엔 아주 커단 바윗돌이 올려져 있고 그 아래에 이정목. 그리고

 

 

 

 

그 곳에서는 가야할 나월봉 나한봉 그리고 상원봉을 볼 수 있다. 보다시피

나월봉은 천길 낭떨어지라서 왼쪽으로 우회를 해야한다.

 

 

 

 

부왕동암문까지 이르는 길도 아기자기한 암릉길. 그렇지만 가파름은 유의해야 할 구간이다.

 

 

 

 

부왕동암문을 지나 잠시 오르다가

부왕동암문 위쪽과 뒤돌아 본 증취봉의 모습

 

 

 

나월봉을 오른쪽으로 두고 우회.

 

 

 

 

오래 전엔 저 갈라진 바윗길로 걸어 내려왔었는데? 뭐라더라 이름도 있었는데..?

암튼, 이 곳도 우회 구간에 들어 있었다.

 

 

 

 

그리고 나한봉 꼭대기에 거의 다가갈 즈음에 또 뒤돌아보기!!

나한봉 정상은 공사중_출입금지

 

 

 

와우~~ 지금 껏 걸어온 의상능선길이 시원히 보이고

 

 

 

 

고개를 잠시 오른쪽으로 돌리니.. 헉! 이젠 인수봉까지 보인다.

 

 

 

 

와우~~ 인수봉에 도봉산까지 보여요 보여. ㅍㅎㅎㅎ

 

 

 

 

나한봉을 지나쳐 상원봉에서 다시 뒤돌아 본다.

비록 의상봉은 용출봉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의상능선길이 훤히 보이니 그져 기분이 업된다.

 

 

 

 

상원봉 정상도 한참 작업중(아마도 성곽 복원 중일까?)이라서 정상은 패쓰

 

 

 

 

청수동암문을 지나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9시 55분. 문수봉에 도착을 했다. 

문수봉 725m. 비봉능선과 의상능선의 접선장소.

 

 

 

 

오른 방향 쪽으론 강동과 강남 일대가 L타워 및 남산타워로 세를 과시하고

 

 

 

 

아랫 쪽으론 수려한 문수사가 보인다.

 

 

 

 

그리고 뒤돌아 오르지 못한 상원봉. 그 왼쪽으로

 

 

 

 

마치 태극을 이루려 하는 것 같은 비봉능선을 바라보고 

비봉능선

 

 

 

다시한번 삼각산을 보면서 하산길을 정한다. 

 

 

 

 

결정은 점점 사람들이 많아지니 대남문으로 가서

대남문

 

 

대성암쪽으로 하산. 북한동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것으로 했다.

 

 

 

 

대성암으로 내리는 길은 계곡을 옆에 두고 

 

 

 

 

잔 너덜이 수시로 나타나는 길이다. 그런데 왠만한 곳은 계곡이라해도

얼음은 죄다 녹았던데.. 여기는 아직도 한겨울이네?

 

 

 

 

해발고도가 적당히 낮춰진 지점에 이르는 어느 집터의 흔적이 보인다.

 

 

 

 

예전 북한산성을 수비하던 금위영의 유영지라고 하던대...

 

 

 

 

지금 시간 10시 30분 이건만 너무 배가 고파서 양지녘 한 켠에 놓인

돌 위에 자리를 펴고 간식을 가졌다.

 

 

 

 

그러고 보니 요즘 한참 재미가 들린 셀프카메라 놀이를 못했네? ㅋㅋ

에이 그러면 어때? 넣어 둬. 넣어 둬~~ ^^

 

 

 

 

보충된 에너지 때문인지 아니면 평지길이어선지

 

 

 

 

계곡길 가는 내내 주위가 눈에 들어와 많은 것을 감상할 수 있었지만

점점 마주치는 사람들의 수가 많아지고 있다.

 

 

 

 

주 등산로와 접하고 조금 더 내려온 다음 부터는

 

 

 

 

아예 인산인해. 에휴~~ 저기 저 마스크 안 한 사람은 마인드가 뭘까?

그런 사람 보이는 대로 외면하고 피하면서 산영루를 지나고

산영루

 

 

 

 

중성문을 지나

중성문

 

 

 

북한산둘레길과 만난 시간이 12시 4분. 하산 만 꼬박 두 시간 걸렸다.

 

 

 

다시 1주차장까지 터벅터벅 걸어내려가 산행을 마쳤다.

예전에 자주 오르던 곳, 의상봉을 오르면서 그렇게 힘이들 줄은 생각도 못했다. 

적어도 8년은 더 전의 기억이니 그간 세월의 무게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도 코로나 때문에 늘은 살의 무게 때문이려니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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