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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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북설악 성대봉 _ 무척 힘이 들었던 날.

mangsan_TM 2021. 7. 26. 14:49

 

 

 

2021년 7월 25일(일). 북설악의 성대봉에 다녀왔다.

중요한 군 기밀시설이 있는 관계로 자세한 지도는 남기지 않기로 했다.

 

화암사 주차장에 차를 두고

도원능선 - 신선봉 성대봉 갈림길 - 성대봉 - 뱀바위봉 - 도원리로 

12km에 불과한 거리를 무려 8시간 35분 동안 걸었다.

 

 

 

 

오늘도 설악을 산행할 때마다 의지하는 산악회 MTR의 이끔에 한자리 얹었다.

아침인데도 덥다. 이러다가 아열대 기후가 되려는 것인지... 

홍천휴게소_뒤로 공작산이 보인다.

 

 

 

 

원래는 도원저수지에서 성대봉으로 가 바위를 즐기다 내려오는 가벼운 산행이라 했는데

코로나19로 도원마을을 들어설 수 없었다. 그래서 결정한 도원능선에서 성대봉으로 가는 코스.

그것이 나를 실신지경에 이르게 했다. 10시 15분 경, 화암사 주차장에서 출발 한다.

금강산화암사 일주문

 

 

 

2년 전 도원능선에서 신선봉으로 갈 때처럼 임도를 조금 걷다가 만나는

 

 

 

첫 번째로 보이는 오른쪽 지계곡으로 들어서서

 

 

 

계곡을 따르다가 적당한 곳에서 오른쪽의 사면을 올라 정규등로와 만나고

 

 

 

가파른 오름길을 겉 옷이 땀을 흠뻑 먹을 정도까지 올라 돼지바위(? 정확한 명칭은 모름)와 만났다.

 

 

 

 

잠시의 휴식을 갖는 함께 하는 산우님들이 맞은 편, 안개 속의 흰 바위봉우리를 가리키면서

오늘의 목표라고 한다. 덧붙이길 주변이 중요한 군사시설이 있어서 성대봉이란 명칭도 공식적이지 않다고 한다.

돼지바위에서 본 성대봉

 

 

 

다시 시작되는 오름길. 돼지바위에서 한차례 휴식을 가졌음에도 자꾸만 지쳐간다.

 

 

 

그래도 그간 쌓여진 등산력이 있어 여기 가파른 길의 종점을 알리는 랜드마크 앞에 설 수 있었다. 하지만

 

 

 

밝은 카기색의 윗 옷은 이미 땀에 먹혀 검정으로 변한지 오래. 그래도 급한 오름이 끝나고

 

 

 

재미있는 바위능선길 구간이니 힘을 내보기로 한다.

 

 

 

거추장스러운 스틱은 접고 양손을 사용해 가면서

 

 

 

 

바위를 타 넘거나 옆을 돌면서 가긴 하는데 얼마나 힘이 드는지

 

 

 

코 앞으로 다가온 삼거리봉을 보고서도 감흥이란게 나오질 않는다.

삼거리봉_신선봉(왼쪽길)과 성대봉으로 갈린다.

 

 

 

그 코 앞까지 가는 것도 얼마나 힘겨웁든지...  간신히 도착을 해서 자리 옮길 힘도 없고

 

 

 

 

앉은 자리에서 나 홀로 점심을 가졌다. 이 날 산악회MTR의 정대장님이 주신 수박 한조각의 맛이란...

 

 

 

 

점심으로 에너지를 보충했지만, 그리고 이제부터는 내림길이었지만 여전히 지치고 힘이 든다.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무덥고 습한 날씨.

그렇지만 길을 가는 데 무릎 아래까지 오는 관목들의 습격도 무시할 수 없었다.

 

 

 

 

관목을 헤치고 나가면 길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바윗길.

 

 

 

물도 이제는 마지막 병의 바닥에서 찰랑거리니 심리적으로 위축도 되고.. 암튼, 

 

 

 

 

이제부터 바위구간이 시작되려는 듯, 멋진 바위가 보여 심기일전을 하고

 

 

 

비가 내리지 않길 기도하면서 바윗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고는 마침내

내리면서 본 성대봉의 모습(오른쪽)

 

 

 

성대봉에 올라서 가쁜 숨을 진정 시킨다.

 

 

 

 

누군가는 아랫쪽부터 1봉 2봉 3봉 4봉이라 부른다 던데... 아마도 그 중 제일 높은

4봉을 성대봉이라 하는가 보다.

성대봉 4봉

 

 

 

이제 4봉을 보았으니 나머지 봉우리들이야 수월하지 않을까? 약간의 기대감을 가지고

이런 길인지 모르고 반바지 입은 댓가를 톡톡히 치뤘음.

 

 

 

오르고 내려가지만... 헉!!! 

 

 

 

 

확 들어서는 뷰는 멋져서 감탄은 나오는데... 도대체 어디가 길인겨?

 

 

 

 

아 몰라~~ 구름 때문에 뷰는 그닥일테고, 무엇보다 힘을 아낀다는 핑계로 3봉은 걍 패쑤(우회길)

성대봉 3봉

 

 

 

2봉으로 내려서는 길도 만만치 않지만, 아랫쪽으로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뱀바위봉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성대3봉에서 본 뱀바위봉(중간 흰 바위봉)

 

 

 

내 나름대로 정의를 하자면 성대봉 하이라이트는 제2봉인 것 같다.

저 좌우 봉우리에 올라 마냥 즐기는 산우들을 모습은 그 사이에 머물고 있던 내게도 행복함을 주었으니까.

성대봉 2봉

 

 

 

그리고 2봉에서 1봉으로 내려가는 길. 오늘 길 중에서 가장 위험하고도 나해했던 길이다.

가파른 바위벼랑이야 그다지 큰 위험이 없었지만 번번히 낙석을 유발하는 흙으로 된 벼랑길을

내려갈 때에는 가급적 로프를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하는 구간이었다.

 

 

 

 

성대봉 1봉. 지금까지 힘든 길을 보상해 주려는 듯이 가볍게 올랐다가 갈 수 있었던 곳.

성대봉 1봉.

 

 

 

1봉에서부터의 내림길은 비교적 가파른 흙길. 아래 계곡까지 내려섰다가 물을 보충하고 다시

가파른 마사토로 이루어진 사면을 올라야 한다. 왜냐하면 그래야

**참. 결국 도중에 물이 떨어져서 정대장님의 귀한 물을 보충 받았다. 고맙습니다** 

 

 

 

뱀바위봉에 갈 수 있으니까. 비록 낮은 높이였지만 지친 몸이다 보니 여기서도 땀 깨나 쏟았다.

 

 

 

 

그렇지만 능선의 작은 바위 위에 올라섰다.

비록 구름에 가리웠지만 오전에 지났던 도원능선길을 볼 수 있었고

 

 

 

뒤돌아 지금 껏 내려온 길을 그려볼 수 있었다.

사진출처 : 사시나무님의 블로그 _ 구름인해 명확한 사진이 없어 이 사진으로 대체 함. 

 

 

 

이미 다녀간 블로그님들이 언급한 마당바위 위에 올랐다. 옆으로 뱀바위봉이 보이고

마당바위

 

 

 

도원저수지와 그 뒤로 운봉산의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맑고 깨끗한 모습이었다면 아주 멋진 그림을 얻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줬다.

 

 

 

뱀바위봉은 마당바위를 내려와 그 아랫길을 조금 걸으면 나오는 곳이지만

 

 

 

말 그대로 우리나라 중요한 군사기밀이 있는 곳이라 하니 자세한 그림은

 

 

 

 

생략하고 이것 저것 많은 것들은 눈으로 담았다. 하지만

 

 

 

가족과 친지들 그리고 친우와 산우들 나아가 국가까지 사랑하는 변치 않는 마음은 꼭

그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이 하트바위 만큼은 그림으로 남긴다.

 

 

 

 

사람이 묘한 것이 아까까지만 해도 지치고 힘도 없고 했지만

내려가는 길엔 에너제틱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6시 20분. 도원리로 내려와서 도원저수지까지 걸어내리면서 오늘 산행을 마무리 했다.

 

 

 

 

오늘 처음으로 걸어 본 도원능선길과 성대봉길. 누구는 뭔가를 기념할 때 타투를 한다고 하던데...

난 굳이 그 기념을 정강이에 새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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