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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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울산바위(서봉) _ 원했던 길이 아니어도...

mangsan_TM 2021. 7. 22. 11:08

 

 

 

이번 여름의 휴가를 친구와 함께 설악산에 다녀오는 것으로 시작한다.

코로나19 정국이니 만큼 1박 2일로 그 첫날인 7월 20일(화)에 울산바위(서봉)에 다녀왔다. 

설악산(외설악) 등산지도.

 

 

미시령 아랫쪽에 있는 민박집에 숙소를 정하고

민박집 - 말굽폭포 - 울산바위(서봉) - 민박집으로 원점회귀를 했다.

 

 

 

 

7월 20일(화) 아침 7시 분당을 출발한다. 산에 가는 만큼 날씨에 예민한 반응을 하고 있는데

홍천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가질 때 보니 비구름이 걷히는 듯 하여 기분이 빌드업되어 간다.

홍천휴게소

 

 

 

그리고 울산바위조망휴게소에서 보이는 울산바위의 모습에

오늘 하루가 행복으로 그득 채워지겠다는 예감이 확신으로 변환되어간다.

휴게소에서 본 울산바위 _ 왼쪽부터 동봉, 중봉, 서봉.

 

 

 

 

이곳을 다녀간지 벌써 4년에 접어들어가서 일까? 그 소박했던 민박집은 온데 간데 없고

입구부터 체온측정을 하는 아주 자그마한 기업형 유원지로 변화되어 있었다.

본격적인 2세 경영이 시작된 듯 하다. 체크인 시간은 오후인데 아직 오전 10시.

폭포민박집 풍경

 

 

 

그래서 차에 짐을 두고 간단히 산행준비를 한 다음 10시 10분 쯤, 옛 기억을 살려 말굽폭포로 향했다.

 

 

 

 

옛 기억은 옛 기억이듯이 방향만 남아있는데, 가끔씩 말굽폭포를 이르는 팻말이 보여

좀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아마도 미시령쪽에서 산행하는 분들을 위한 팻말이지 싶다.

 

 

 

 

큰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민박집에서 한 50분 정도 걸었을까?

 

 

 

가파른 둔덕을 내려서서 말굽폭포와 마주한다. 그런데 물의 양이 예전 만 못하다.

말굽폭포

 

 

 

그래도 재회의 기쁨은 충분히 나누고 내려선 곳을 다시 올라가 폭포 상단을 건너

U턴 하듯이 폭포를 왼쪽에 두고 걸었다. 나뭇가지 넘어로 보이는 말굽폭포의 위용도 볼만은 하다.

 

 

 

분명히 지났었을 길에서 낯설음이 다가와 고개를 갸우뚱 거리길 여러차례

 

 

 

드디어 휴게소와 울산바위로 갈리는 낯익은 삼거리를 만난다. 흐흐

이 때까지만 해도 앞길이 순탄할 줄 알았건만..

울산바위 가는 길(오른쪽)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교과서에 나오는 싯구까지 흥얼거리며 가는 것은 좋았는데...

왠지 능선을 타고 막바로 올라가고 싶은 마음에 왼쪽의 능선길로 발을 들였다.

 

 

 

 

넓은 참나무잎이 주는 그늘과 부드러운 흙길까지는 좋았는데 가파르기가 은근 세다. 

 

 

 

 

땀은 비 오듯하고, 힘은 들고...  이 때쯤이면 왼쪽으로 짜잔 하듯이

울산바위의 그 우람한 근육질 바위가 보여야 하는데... 그 모습이 나올 기미조차 없으니..

 

 

 

 

이런 산에 대한 경험이 적은 친구 앞에서 우왕좌왕하다가는 몹시 불안해 할 것 같고..

드디어 바위가 보이긴 했는데 예전의 기억하곤 사뭇 다르다. ㅜㅜ

맞다. 확실한 것은 이전의 그 길이 아니라는 것. 젠장

카메라는 지난 번 비 맞은 이후로 제 멋대로더니 지금 이 시점에 다시 그 짓이다.

 

 

 

그래도 그림은 남기고 싶으니 폰으로라도 남겨야 하겠지? 카메라를 배낭에 넣고 폰을 꺼냈다.

 

 

 

 

그런데 이 바위의 근육. 사진 한 컷으로 다 담아내기에도 벅찰 정도로 거대하다.

 

 

 

 

위를 보니 여전히 생소한 바위들 뿐! 에효~ 친구한테 내가 원한 길이 아니라고 하니

자신은 지금의 산행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며 나를 위로 하기 바쁘다. ㅋㅋ

그래 조금 쉬었다가 저 윗 봉우리라도 올랐다 내려가자.

 

 

 

 

그러니까 울산바위(서봉) 8부능선 쯤 위치하는 그 봉우리에 올라섰더니~~ 와우~~

예전 서봉 꼭대기에서 보았던 그 모습이 펼쳐진다. 동해바다와 속초시 그리고 왼쪽 아래로 우리가 묵을 숙소.

 

 

 

 

뿐인가? 내일 가볍게 오를 신선대와 비록 구름으로 가리웠지만 상봉, 신선봉까지

보이는 모습이 황홀하다. 내일은 저기 흰 암반에서 이쪽을 볼 예정이니 은근 기대감도 생긴다.

신선대_오른쪽 흰 암반

 

 

 

그리고 뭐라고 꼬집어 말할 순 없어도 육중하고 큰 바위가 앙증맞은 무언가를 닮은 모습도 재미있다.

 

 

 

 

오후 1시 20분. 온 길을 뒤돌아 바라보니

 

 

 

멋진 암봉이 자꾸만 손짓을 하고 있는데... 조기까지야 갈 수는 있겠지만..

꼭대기로 가려면 장비가 있어야 할 듯!  에이 친구도 같이 왔는데.. 과감하게

 

 

 

뒤돌아 내려간다. 달마봉은 볼 수 없었지만 그런대로 만족스럽다.

한순간의 선택으로 엉뚱한 결과에 도달했지만 산을 오르고 주위를 보는 즐거움은 같으니까.

 

 

 

 

그래도 원했던 길을 가지 못해 위축된 내 모습이 보였는지 함께 한 친구가

연신 자신의 행복함을 내보이려 노력 중이다. 그래 친구 밖에 없다. ^^ 

갈림길

 

 

 

오를 때 지났던 갈림길로 뒤돌아 와서 휴게소 가는 방향으로 걷다가

 

 

 

작은 갈래길에서 왼쪽으로 들어서서 오후 2시 30분 경 민박집에 체크인을 했다. 그리고

대포항에 들려 저녁거리를 장만하여

대포항으로 가는 길에서 본 달마봉(왼쪽)과 숙소로 오는 길에서 본 울산바위

 

 

 

약간의 알콜음료와 생선으로 즐겁고도 행복한 저녁을 가졌다.

민박집 울산바위 전망대에서

 

 

 

물론, 날아오르는 불새를 본 것은 순전한 내 복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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