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영남알프스 천황산 & 재약산(feat.9봉완등)_올 겨울 미리 만나기. 본문

등산

영남알프스 천황산 & 재약산(feat.9봉완등)_올 겨울 미리 만나기.

mangsan_TM 2021. 10. 18. 11:02

영남알프스 천황산의 일출

 

 

 

2021년 10월 17일(일). 영남알프스의 천황산과 재약산에 다녀왔다.

배내고개에서 오르기 시작하여 능동산 - 천황산 - 재약산 - 사자평을 거쳐서 죽전마을로

약 15km 정도의 거리를 6시간 동안 걸었다.

영남알프스 천황산 재약산 등산지도

 

 

 

영남알프스 9봉 인증 중 마지막 두 개의 봉우리인 천황산과 재약산으로 가기 위해

산악회 ㄷㅇㅁㅇ의 안내로 배내고개에 도착한 시간은 4시 3분. 화장실에서 산행준비를 마치고

4시 10분 경, 능동산으로 오르는 계단에 첫 발을 디뎠다.

 

 

 

패딩조끼에 고어텍스 바람막이. 추위에 대비했지만 그 강도가 쎄다. 그래도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있으니 어느 정도 추위와 견줄 수 있었다.  모처럼 맑은 날씨여서 별이 곧 쏟아질 것만 같다.

잠시 숨을 고르를 양, 뒤돌아 서니 언양읍의 불을 뒤로 둔 배내봉라인이 선명히 보인다.

 

 

 

 

아마도 5시 정도 됐을까? 능동산 정상석과 마주했지만 어둡고 춥고 해서 적당히 패쓰.

능동산 정상석

 

 

 

좀 급한 내림길 끝에 있는 쇠점골 약수에서 물 한 바가지 들이키고는 임도와 만나   

쇠점골 약수터

 

 

 

한참을 걸었다. 하도 걷다보니 제대로 길을 가는 건지 의구심이 들 때에

케이블카승강장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볼 수 있어서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올라올 수 있었다.

케이블카승강장

 

 

 

서서히 간월산 신불산의 능선 라인에 먼동이 트기 시작한다.

영남알프스 신불산의 먼동

 

 

 

미리 공부한 것으론 일출시간이 6시 58분이라 했으니 이왕이면 천황봉 정상에서 일출을

보고자 부지런히 걸어 샘물상회도 재빠르게 지나 천황산 정상을 향해 부지런히 걸었지만

 

 

 

점차로 주변이 밝아지더니 천황봉 정상을 200m 정도 남겨둔 지점에 이르렀을 때엔

 

 

 

맞은 편, 간월산괴 신불산 사이로 해가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아직 6시 40분이구만 ㅜㅜ

천황산에서 맞이 한 영남알프스의 일출_간월재의 일출

 

 

 

어제도 나오고 내일도 나오는 태양이지만, 이렇듯 새로움을 또다시 채울 수 있으니

뭔가를 계획하고 의기를 다지는 것에서 일출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크지 않을까?

 

 

 

 

이 아침 해를 또 맞이하는 곳은 또 어떨까?하고 주변을 둘러본다. 

가지산과 운문산이 햇빛을 담고 상서럽게 서 있고 그 앞엔 백호를 품은 백운산이 새삼스럽다.

운문산(왼쪽)과 가지산 그리고 흰 바위부분의 백운산

 

 

 

천황봉까지는 평탄한 고원길.

 

 

 

 

가급적 정상에서 일출의 여운을 즐기고파 큰 잰걸음으로 내달려서

정상 바로 밑에서 온 길을 뒤돌아 본 모습_운문산과 가지산이 보인다.

 

 

 

6시 55분. 천황산 정상석 옆에 섰다. 몹시 추운 날씨였지만 그도 뿌듯함을 없애지는 못했다.

영남알프스 9봉 _ 여덟 번째 인증

 

 

 

그 뿌듯함을 주체하지 못하고 사방을 둘러보며 카메라 셧터를 눌러 댄다. 지나온 길도

운문산과 가지산(오른쪽)

 

 

 

찬란하되 유순한, 맞은 편의 간월산, 신불산 그리고 영축산 라인의 아직도 머물고 있는 황홀한 태양의 모습도

천황산에서 본 간월재의 일출

 

 

 

 

그리고 곧 찾아가야 할 재약산까지... 마구 격정적으로 카메라 셧터를 눌러 댔는데, 제길 또

셔터가 눌리질 않는다. 에효~~ 그림이 내 맘에 들게 나와 내가 최애품으로 여기는 건데, 이별예감이라니 ㅜㅜ

재약산과 그 아래 천황재

 

 

 

어쩔 수 없이 좀 전 어둠에 있을 때 사용하고 배낭에 고이 모셔둔 핸드폰을 다시 꺼내고 재약산으로 향한다.

 

 

 

아침 해무리에 반짝이는 억새꽃과 고원의 너른 평원이 마음을 안온하게 해 주는 천황재 가는 길

 

 

 

천황재엔 아침을 라면으로 하는 지, 여러 동의 텐트 사이로 라면 끓는 냄새가 진동한다. 그 사이를 조용히 지나

 

 

 

뒤돌아 지나온 길을 쳐다 보니 물씬 퍼지는 편하고 평화로운 이 느낌.

천황재의 풍경

 

 

 

겨울에도 이리 추운 것은 드문데, 간 밤엔 얼마나 추웠을까?

평탄한 곳엔 어름이 보이고 비탈진 곳엔 어김없이 서슬퍼런 서릿발이 보인다.

 

 

 

하지만, 걷기에는 적당한 날씨? ㅋㅋ 곧 재약산이 가까이 보이고 적당한 오름 끝에서

 

 

 

주암삼거리와 재약산으로 갈리는 삼거리길 이정표와 만났다. 여기서

200m 거리인 정상으로 갔다가 이곳으로 뒤돌아 와서 주암삼거리로 내려갈 예정이다.

 

 

 

 

7시 45분. 재약산 정상석 옆에 섰다.

이로써, 영남알프스 9봉인증의 마지막 봉우리에 대한 인증을 마친다.

영남알프스 9봉 _ 아홉 번째 인증

 

 

 

산과 산치고는 가까이 있는, 눈 앞에 훤히 보이는 천황산에 작별을 고하고는

재약산에서 본 천황산

 

 

 

앞으로 가야할 너른 사자평 뒤에 있는 짙은 산줄기를 눈으로 좇은 다음

재약산 정상에서 본 사자평의 억새밭

 

 

 

주암삼거리로 향하는데, 아뿔싸 추운 날씨를 이기지 못한 폰밧데리의 잔량부족 경고음.

비상 상황을 대비해 어쩔 수 없이 산행 앺을 끄고 사진 촬영도 자제하고 있지만

주암삼거리

 

 

 

주암삼거리에서 밧데리 잔량 15%란 또 다른 경고음에 사전촬영도 이 사진을 끝으로 끝냈다.

 

 

 

 

그런데, 사자평 입구에서 번쩍 든, 비상대비 가져 온 똑딱이 카메라. ㅋㅋㅋ 그림이 마음엔 들지 않지만

어째든 그림을 담을 수 있겠네? ^^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자리에 앉아 커피 한 잔 진하게 마셨다.

 

 

 

 

사자평을 여기저기 들쑤시고 구경할까 하다가 초행길임을 감안하여 죽전마을삼거리 이정표가 가리키는 

 

 

 

 

길을 따라 걷는데, 우거진 억새로 길이 지워질 정도다. 하지만

 

 

 

햇살 머금은 억새꽃이 얼마나 반짝거리는 지. 감탄이 절로 이는 지경.

 

 

 

저 앞 능선을 쭈욱 따라가다 보면 죽전마을로 가는 삼거리가 나온다고 했으니 믿음을 가지고

 

 

 

 

아래에서 보이는 그림 보다 더 반짝이는 억새꽃 무리를 헤치고 또 능선길을 걸어 마침내

 

 

 

삼거리에 도착을 했다. 현재 시간이 8시 10분이니 아직도 아침나절? 암튼

죽전마을 삼거리

 

 

 

순탄한 내림길을 시작으로 죽전마을로 향했다.

 

 

 

길이 키 큰 나무들로 뒤덮혀 있어서 조망이라곤 하나도 없는 내림길에서 구세주처럼 등장한 딱 한군데의

조망처. 이곳에서는 배내고개는 물론 간월산, 신불산 그리고 영축산의 능선길이 시원하게 보여진다.

 

 

 

하지만 이후의 길은 가파름의 극치. 마치 영축산에서 죽전마을로 가는 내림길과의 데칼코마니 같은 느낌.

 

 

 

 

비가 내린 후였다면 몇 번이고 미끄러졌을 가파른 내림길을 40분 정도 내려와서 마을 큰 길과 만났다.

 

 

 

 

마을 상수원보호구역이라고 마을 몇몇 분들이 순찰을 돌고 있는 바람에 냇물에 들어서지는 못했지만

산행날머리에 화장실이 있어서 그곳에서 대충 땀을 씻은 후, 포장도로를 따라 태봉교를 향해 걸었다.

태봉교로 가다가 뒤돌아 본 걸어 온 차도.

 

 

 

파레소유스호스텔 앞 태봉교에 도착한 시간이... 10시 10분. 이런이런 ㅜㅜ

 

집합시간이 오후 2시 30분인데... 뭐하면서 시간을 메꾸지 무려 4시간이 넘게 남은 시간을?

오다 보니 신불재로 오르는 들머리가 보이던데 거기나 다녀올까?

에이~~ 은퇴하면 남는 것이 시간인데..

그 시간을 미리 대비하는 자세로 멍이나 때려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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