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무주 적상산 _ 아주 붉은 치맛단은 볼 수 없었지만 본문

등산

무주 적상산 _ 아주 붉은 치맛단은 볼 수 없었지만

mangsan_TM 2021. 11. 7. 16:55

 

 

 

2021년 11월 6일(토). 덕유산국립공원에 있는 적상산에 다녀왔다.

무주 적상산 등산지도

 

 

 

치목마을에서 - 송대 - 사고 - 안국사 - 안렴대 - 향로봉 - 서창마을로

약 10km의 거리를 4시간 10여 분 정도 걸은 것 같다.

 

 

 

한 가을에는 산을 둘러싼 바위절벽과 그 아래로 펼쳐진 단풍이 마치 붉은 치맛단을 펼친 것과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 적상산이 보고 싶었다. 때마침, 산악회ㅇㅌ가 안내한다고 해서

그의 차에 올랐다가 치목마을 주차장에서 내린다. 그리고

치목마을주차장에서 본 적상산(중앙 송신탑이 있는 봉우리)

 

 

 

10시 28분. 주차장의 맞은편에 있는 치목마을로 향하면서 산행을 시작한다.

치목마을 버스정류장_전봇대 뒤로 향로봉을 가르키는 이정표가 있다.

 

 

 

무척 정갈하면서도 깨끗한 느낌을 주는 마을을 벗어나자 곧

산을 경계하는 시그널이 나왔다. 괜히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켜 주고 

 

 

 

산으로 접어든다. 아주 가파르지도 거칠지도 않은 초입길.

 

 

 

 

그렇지만, 꾸준한 오름이 있어서 계속 걷자니 숨이 차오르고 힘이 든다.

 

 

 

 

헉! 나만 힘든겨? 버스에 동승했던 다른 분들은 내 옆을 휙휙 지나서 올라가고 있다.

그렇지만 나는 괜스레 지나 온 치목마을을 점검하는 양, 뒤돌아 숨을 고르고 있다.

치목마을

 

 

다행이라면, 다시 걷는 앞길은 적당한 오름질 후에 곧 산허리를 휘감아돌아가서

 

 

 

 걸으면서 호흡을 고를 수 있다는 것. 또한 좀 밋밋하다 싶으면 한 차례 오름질을

해주어 산행에서 오는 큰 힘듦을 쉽게 잊게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길 오른쪽으론 깊은 낭떨어지. 발걸음에 신중함을 더해 걷는다. 어쩌다 공간이 열린 곳으론

바람이 있을 때마다 낙엽들이 활공하고 있어서, 좀 더 깊은 가을임을 느끼게 해준다.

 

 

 

 

11시 11분. 소나무 울창한 평편한 암반대라는 송대에 도착을 한다.

그런데, 이건 뭔 나무지? 삼나무? 측백나무?

송대

 

 

 

송대폭포는 길을 벗어나 있어 가 볼까 하다가 물이 없어 볼폼 없다는 방금 그곳을 다녀오신

이웃 산우님 말에 걍 패쑤. 사실은 바리케이트를 넘나들 정도의 열정이 없어서 이지만...

 

 

 

 

잠시 잊고 있었다. 이 산은 그래도 해발고도 1,000m가 넘는 산이라는 사실을.

그 사실을 새삼스레 깨우쳐준 가파른 목계단을 헉헉 거리며 올라서고

가파른 목계단을 오르기 전과 후(오른쪽)

 

 

 

뒤돌아 보니. 와우~~ 송대폭포 상단에는 가을이 옴팡 내려앉아 있었다. 

송대폭포 상단

 

 

 

지금까지와는 달리 조금은 경사가 있는 산길이어서 가다 서다를 반복 중. 하지만, 

이 완연한 가을색과 낙엽길이 숨겨져 있던 정서를 끄집어 올려주어 힘들어도 힘겹지가 않다.

 

 

 

 

그렇게 한 15분 정도 비탈길을 올라서니 왼쪽 나무가지 너머로 기봉의 송신탑이 보이고

길도 완만히 산허리를 휘감아 도는 것이 보인다. 그곳을 숨을 고르며 걷다가

 

 

 

안국사 고승들의 진신사리가 안장된 부도탑에 인사를 하고 나니

안국사 부도탑

 

 

 

느닷없는 산 중의 낯선 자동차소리. 오우~ 여기가 임도삼거리라 하는 것 같은데

차도 갈림길 _ 안국사(왼쪽) 방향과 적상호 방향으로 가는 길.

 

 

 

임도가 아닌 안국사로 이어진 차도다. 가로수인 단풍나무는 아직까지도 화려한 가을옷을 뽐내고 있지만,

 

 

 

지체없이 삼거리에서 길 건너 조금 아래에 있는 적상산 사고로 간다.

오랜 역사가 기록된 사서를 안전하게 보관하려는 선조들의 지혜와 자부심에 공감하면서

적산산성사고

 

 

 

사고 앞쪽에 있는 적상호로 향한다. 양수발전소의 상부댐인 적상호. 하부댐(무주호)에서 물을 올려담아

필요 시 물을 내려서 전력을 생산하는 시스템. 호명산의 그것과도 같은 기능이다.

적상호

 

 

 

적상호의 전망대에선 여러 멋진 곳을 조망할 수 있다던대, 시야가 좋질 않다는 핑계를 대고

왔던 곳을 뒤돌아 안국사로 향한다. 차도와 인도가 함께 나란히 있는 길을 걸어

 

 

 

안국사일주문에 도착을 한다. 에효~ 차의 소음과 배기가스에 눈쌀을 찌푸려지는데 

적상산안국사 일주문

 

 

 

12시 5분 경의 안국사엔 말 그대로 인산인해. 위드코로나의 첫 주말을 실감케 한다.

 

 

 

 

해발고도 900m가 넘는 이 천년고찰인 안국사. 이곳에서 보는 맑고 선명한 노을이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청하루로 들어서서 극락전, 지장전 등을 돌아보며 가족과 나라의 안녕을 기원하고

안국사 극락전과 범종각(오른쪽)

 

 

 

청하루로 뒤돌아나와서 오른쪽으로 담장을 둔 길로 걸으니 곧

 

 

 

향로봉으로 향하는 시그널이 보인다.

 

 

 

 

이 산은 전체적으로 타원뿔대 모양으로 상부에는 바위절벽으로 둘러싸였지만, 안국사 윗쪽으론

 

 

 

 

비교적 평탄한 곳이라서, 안렴대 갈림길까지 산책 하듯이 걸어 금새 도착을 했다. 사실 안국사 주차장에서

안렴대로 갔다가 이곳으로 오는 길이지만, 이상하게 여기서 안렴대까지 왕복을 하고 싶었다.

안렴대삼거리

 

 

 

안렴대로 향하는 길은 순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조망이 트여

 

 

 

산아래로 적상면을 볼 수 있고, 뒷쪽으론 가야할 향로봉까지 조망할 수 있었다.

오른쪽 사진 _ 향로봉과 기봉(송신탑)

 

 

 

안렴대. 이번엔 고려시대 때, 큰 난리를 좋은 방향으로 일을 꾀했던 장소.

 

 

 

발 아래로 중부고속도로와 여러 산군들이 활짝 열려 보였지만... 가시거리가 짧아서 아쉽다.

덕유산의 산군들이 그림처럼 보인다고 해서 기대가 많았던 곳인데. ㅜㅜ

 

 

 

아쉬운 미련을 흘리면서 뒤돌아선다. 저 앞쪽에 보이는 유순한 향로봉을 향해

향로봉_맨 오른쪽 봉우리

 

 

 

내려섰던 철계단을 다시 오르고 왔던 길을 뒤돌아 갈림길을 지나치고 곧

 

 

 

여러시설들을 보호한다는 명목하에 출금이 된 적상산 최고봉인 기봉을 최대한 가까이로 갔다가

적상산정상

 

 

 

그 아래쪽으로 생뚱맞게 덩그란히 서 있는 적산산성이란 표지석에 눈길 한 번 주고 지나친다.

 

 

 

이제는 정상고집을 할 산행력도 지나서 굳이 정상에 발 디디는 것에 대한 큰 아쉬움은 없다.

 

 

 

 

12시 44분. 산성의 흔적이 남아있는 양지녘에 자리를 펴고 점심을 가졌다.

땅 속으로 향하는 것이 진리라면 단단한 막힘이라도 좌절하지 않고 진리를 찾아가는

저 나무에서 교훈을 얻으면서 점심을 마친다.

의지의나무라 명명함.

 

 

 

오후 1시, 빼꼼히 보이는 향로봉을 향해 다시 출발.

 

 

 

 

이 바위에는 어느 모습이 숨겨져 있을까? 각자의 마음대로 숨겨져 있겠지?

 

 

 

 

향로봉과 서창마을로 갈리는 갈림길에 도착. 향로봉까지는 불과 700m. 

 

 

 

 

길은 몹시 순탄했다. 엇? 나는 이 나무에서 키스가 연상될까? 누군가가 말하길

<사랑하는 사람은 가을에도 봄을 느끼지만 이별한 사람은 봄에서 가을을 느낀다>고 했는데

내 가슴 어딘가에 아직도 사랑이 남아는 있는 걸까? ㅋㅋㅋ

 

 

 

높낮이가 거의 없는 여름철에 와도 걷기가 좋을 길을 노래 몇 마디 흥얼거리니 곧

 

 

 

향로봉이다. 여기가 적상산의 실재적인 정상역할을 하는 곳이랜다.

 

 

 

 

행복해 하는 어느 한 가족이 너무 보기 좋아서 가족사진을 자청해 찍어주었더니

그 중 남편 분이 품앗이 해서 얻은 인증 사진. 오후 1시 18분 이었다.

 

 

 

 

산을 내려서는 그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고 주변을 살펴보니

 

 

 

주변 곳곳에는 행복의 에너지가 이글거리 듯 하늘로 오르고 있었다.

 

 

 

 

아마 요 아래가 서창마을 인 듯 싶다. 대충 길을 생각해 보고

 

 

 

왔던 길을 뒤돌아 가서 또다시

 

 

 

좀 전의 갈림길 앞에 섰다. 직진은 안국사이고 오른쪽 서창쪽으로 향하는 길이니 당연히 오른쪽으로

 

 

 

안온하고 평안한 길. 좀 더 일찍 왔다면 더 없이 환상적이었을 듯.

 

 

 

서문터를 지나고부터는 

서문터

 

 

 

길이 얼마나 가파르던지... 게다가 낙옆에 덮혀 있는 길이라서 미끄럽기 까지.

난간을 크게 의지하면서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ㅋㅋㅋ 최영장군이 자신의 등산을 막아섰다 해서 한 칼에 잘라냈다는 장도바위.

이곳 이후로는 비교적

장도바위

 

 

 

편안한 길이 이어졌지만 급한 사면길이라서 지그재그로 내려가고 있다. 하지만

 

 

 

가을로 충만된 지그재그 길이라서 내려오는 것에 불만 같은 것은 생기지 않는다. 그리고

산행에서는 <곧으면 빠르다>는 진리가 성립되지도 않는 것이 사실이고

 

 

 

 

서창지킴터를 1km 정도 앞에 두고 부터는 유순한 길이지만 잔돌이 덮혀 있어서

발목에 무리를 줄까봐 스틱에 의존하면서 오히려 조심스럽게 걷는다.

 

 

 

 

2시 32분. 서창지킴터를 나오니 서창마을을 지키는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 보여 정성껏 인사를 하고

 

 

 

아직도 고운 단풍잎을 간직한 서창마을의 주도로를 따라 내려간다. 

 

 

 

 

마을입구 대형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2시 44분.  산행을 마치고 옆 쪽 개울에서 땀을 씻었다.

서창마을에서 본 적상산

 

서창마을에서 보니 바위절벽이 마치 치마처럼 보여진다. 단풍이 절정인 시기에 보았다면

말 그대로 붉은 치마라 불러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선인들의 풍류와 낭만 그리고 재치가 느껴졌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