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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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한라산 백록담 _ 성판악에서 관음사까지

mangsan_TM 2022. 2. 18. 09:34

 

 

 

 

2022년 2월 14일(월). 한라산의 얼굴, 백록담과 마주하고 오다.

 

한라산 등산지도

 

 

 

성판악 탐방지원센터 - 사라오름 - 진달래밭대피소 - 백록담 - 삼각봉대피소 - 관음사탐방지원센터

위와 같이 걸어 다음의 기록을 남겼다.

 

 

 

 

주변인들의 말로는 새벽 5시 30분이어도 성판악 주차장엔 주차할 공간이 없댄다.

에이 설마~~ 호텔에서 5시에 나와 가까운 곳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성판악에 왔다. 헉!!!

6시가 안된 시간임에도 주차장은 이미 만차! 그런데

엇? 바로 앞 차가 누군가를 내려주고 자리를 비운다. ㅍㅎㅎㅎ 복 받았네.

 

 

 

 

주차를 했으니 이제부터는 여유로운 마음. 화장실도 다녀오고 탐방예약도 확인해 주고

6시 20분. 어둠에 묻힌 한라산의 품속으로 들어섰다.

 

 

 

 

음~~ 7시 10분 경이 일출시간인데...? 이미 그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어두운 길.

 

 

 

 

그럴 수밖에. 큰 산인만큼, 날씨예보가 수시로 바뀌는 곳이 여기 한라산.

어제 예보로는 맑음이라서 일출을 기대하고 왔지만

 

 

 

 

한시간 정도를 걸어 도착한 속밭대피소에서는 가는 진눈깨비가 내리는 날씨다.

암튼, 대피소인 만큼 잠시 휴식을 가진 후, 다시 출발.

 

 

 

 

진눈깨비가 이어졌다 그치기를 반복해서 배낭에 커버를 씌우고

 

 

 

어느 정도 고도를 높히니, 날씨가 서서히 좋아진다. 

 

 

 

 

8시 35분. 사라오름 갈림길에 도착을 했다. 사라오름을 보기 위해서는 여기서 왼편으로

 

 

 

15분 정도 올라갔다가 되내려와야 한다. 운무가 짙어 조망이 없을 것 같아

 

 

 

 

지나치려 했다가 올라와 봤는데, 산정호수의 얼음과 운무가 나름 멋있었다.

 

 

 

 

그렇지만 그게 다여서 잠시 서성이다가 되돌아 내려갔다.

 

 

 

 

속밭대피소부터 진달래밭대피소까지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가파른 오름길.

 

 

 

 

그 힘든 여정을 길가에 두툼히 쌓인 눈의 깊이를 재어보는 재미로 가다보니

 

 

 

파란하늘이 보이는 산등성이가 나왔다. 오호~ 진달래밭 대피소가 머지 않다는 얘기.

 

 

 

 

진달래밭대피소에 도착을 했다. 여기서도 12시가 넘으면 백록담에 갈 수 없지만

지금의 시간은 채 10시도 안된 시간. 여유로운 시간에 맞춰 때이른 점심을 가졌다. 그리고

 

 

 

 

10시 35분. 백록담을 향해 힘차게 출발을 했다.

 

 

 

 

해발 1600 고지를 지나고 1700 고지를 지나고 부터는 와우~~

 

 

 

 

또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여기저기 나뭇가지에 상고대가 달려있고

 

 

 

주목과 고사목들 또한 하얀 눈세상에 펼쳐져 있어서 

환상적인 세계를 연출하고 있었다.

 

 

 

이제는 백록담이 있는 한라산 정상부도 가까이 보이지만

 

 

 

아직도 1 키로미터 가까운 거리. 게다가 약간의 평탄길을 걷지만

 

 

 

백록담 턱 밑부터는 가파른 계단 오름길이라서 쉽게 오를 수 없었다. 이럴 때는

 

 

 

 

잠시 멈추고 아래를 보면서 쉼을 갖는 것이 정답!

오우~ 고산에서 보이는 이 멋진 풍광은 덤.

 

 

 

 

12시 10분. 정상부에 도착을 했다. 그런데, 이 기~인 줄은 무엇?

아마도 정상인증을 위한 줄 같은데... 도무지 줄어들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의 정상인증이라곤 아주 오래되어 빛도 바랜 사진 한 장 뿐이지만

기다리기 지루해서 글씨가 보이는 적당한 곳에서 인증을 하고

 

 

 

백록담과 대면을 위해 분화구 윗쪽까지 오르고 참으로 오랫만에

 

 

 

그 얼굴 다시 본다. 잘 지냈나?

그 때 함께 했던 친구들은 하나는 가까이 있지만 얼굴 보기 힘들고

다른 하나는 외국으로 삶을 옮겨 소식조차 끊겼다네.

 

 

 

 

백록담과 정감을 한참 동안 나누다가 관음사로 향한다.

 

 

 

 

이 관음사 길은 처음 걸어보는 길. 

 

 

 

 

북쪽에 위치하는 길이어선지 성판에서 오르는 길과 달리 상고대가 무척 화려했다.

 

 

 

 

멀리 내려다 보이는 삼각봉과 왕관바위의 풍경도 장관이고

 

 

 

북벽을 넘어 보이는 백록담의 모습도 압권이다.

 

 

 

 

그래서 이 길은 보이는 그대로 즐기면서 걷기에 좋을 것 같다.

 

 

 

 

길 옆으로 예쁜 상고대가 나오면 지나치지 말고 충분히 즐기고

 

 

 

앞 만 보지 않고 뒤돌아 보는 여유도 가지면서...

 

 

 

 

백록담에서 조금 내려서기까지는 관음사길로 많은 사람들이 오르고 있었지만,

 

 

 

 

요 앞 헬기장이 보이는 곳부터는 오르는 사람들이 없다. 아하!! 

삼각봉대피소에서도 12부터 입산통제를 할테니 당연한 일.

 

 

 

 

헬기장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가 곧

 

 

 

곤두박칠 듯 내려갔다. 눈길이고 가파라서 아이젠의 기능도 소용 없을 지경.

 

 

 

 

하지만, 맞은 편으로 보이는 바위와 어우러진 풍경이 마치 한 폭의 산수화 같기만 해서

 

 

 

한눈 팔다 미끄지기도 하면서 간신히 계곡 바닥 가까이 내려섰다. 

아마도 지도상 이곳이 개미계곡인 듯 싶은데... 이 계곡은

 

 

 

설치된 지 오래되지 않은 것 같은 현수교로 건너고 다시 오름질을 하여

용진각현수교

 

 

 

또다른 산등성이로 갈아탔다. 여기서 보니 좀 전에 있던 헬기장을

왜 왕관바위로 부르는 지 알겠다. 

 

 

 

 

오후 시 경. 삼각봉대피소에 도착을 했다. 하지만 현수교부터

꾸물꾸물 몰려들던 운무가 이미 여기를 점령한 상태.

삼각봉대피소

 

 

 

가시거리라곤 고작 50여 미터나 되려나? 그저 길 만 볼 밖에. 그래도

 

 

 

 

고도가 떨어질수록 운무가 옅어지니 다행. 아직도

나무 꼭대기에 겨우살이가 있는 것을 보니 한참을 더 내려가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급격한 내림길로 내려가서 만나는 탐라계곡 목교를 건너고 부터는

 

 

 

산죽나무 군락을 통과하는 유순하고 평탄한 길. 아이젠을 벗어

 

 

 

배낭에 다시 추슬여 넣고 걸으니 매사가 순조로운 느낌이 든다. 그래선 지

앞 서 가던 아가씨가 멈추어 서서 내게 보여주는 흰 눈에 하트모양을 새긴 돌을

보니 그동안 지녔던 하트들이 떠올랐다. 

 

 

 

 

아가씨~ 그렇게 사랑도 행복도 그리고 추억도 많이 쟁여두시다가 먼 훗날

서리서리 풀어 놓으면서 또다시 행복해 하셔요. 곧 건물이 보이고

 

 

 

 

관음사탐방지원센터에 도착을 했다. 4시 35분. MTR의 리더께서

성판악에 주차한 렌트카를 회수할 시간을 감안하다 보니 너무 늦게 내려왔나 보다.

 

 

 

 

ㅎㅎ 이미 차를 회수하여 대기 중 이셨다. 덕분에, 편하게 공항 인근의 식당에 들려

간편한 저녁을 가진 후, 8시 10분 발 제주항공을 타고 집으로 귀가 했다.

* 참. 공항 주변의 교통이 복잡해서 비행기 탑승 전 2시간이 여유롭진 않았다 *

 

성판악에서 관음사까지는 아주 여유로운 걸음이라도 10시간이면 걸을 수 있다.

김포에서 첫 비행기가 6시 5분. 제주에서 마지막 비행기는 9시 30분에 있으니

서울에서 하룻만에 한라산을 다녀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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