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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진해 장복산(feat.경화역 벚꽃) _ 매년 이맘때 오고 싶어 지는 곳. 본문
2022년 4월 5일(화).
진해에 있는 장복산과 경화역에서 각각 진달래꽃과 벚꽃에 흠뻑 젖고 왔다.
진해문화센터 옆길을 시작으로
삼밀사 - 장복산 - 덕주봉 - 안민고개 - 경화역으로 내려섰다.
진해문화센터 앞 버스정류장에서 산행을 준비하고 길 건너
진해문화센터 옆 길로 들어선 시간은 11시 40분 경이었다.
삼밀사까지 여러 갈래 길을 산악회DUMI의 안내에 따라 별 어려움 없이 진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멋스러운 편백나무숲과 그들이 주는 피톤치드를 느낄 수 없을 정도의
가파른 시멘트 포장길.
다행히 삼밀사에서 포장길은 끝이 나고, 산길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런데... 이 길!! 가파른 정도가 거의 얼음골(천황산) 정도! 그러니
쉽게 오르지는 못하고, 조망이 트일 만한 곳이 있으면 무조건 찾아들어가 아래 보기.
와우~ 저 아래 보이는 흰건물이 문화센터이니 이리 저리로 올라왔겠군.
그렇게 쉼이 준 에너지를 채운 만큼 오르고, 고갈되면 또 채우면서 오르니
결국엔 주능선 길과 접속할 밖에. 그려 티끌모아 태산이고
태산도 한걸음부터 오르면 되는 겨.
12시 48분. 장복산에 도착을 했다. 무려 한 시간 넘게
평탄 길 없이 주구 장창 가파른 사면 길을 올라서 도착한 정상이다. 그러니
이 정상석이 아니 소중할까? 격한 그와의 교감은 필수. 그리고
좀 전, 주능선과 접속했던 봉우리도 눈길 한 번 주고는
앞으로 가야할 능선이 잘 보이는 곳에 앉아
가볍게 점심을 가졌다. 오~ 저 능선길 참 따시하게 보인다.
점심을 하는 동안, 많은 산우님들이 이곳에 도착을 했고 그들이 나누는
기쁨이 더욱 배가될 수 있도록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덕주봉으로 향했다.
여기가 진달래꽃 명소 였던가?
가는 길 양 옆으로 많은 진달래가 꽃을 흐드러지게 피우고 있었다.
이 길의 특징 중 하나가 적당한 봉우리 마다 팔각 혹은 사각정자가 있다는 것인데
그 첫 번째 팔각정자를 지나고 있다. 봉우리인 만큼
앞으로 걸어야 할 능선을 잘 살펴볼 수 있어서 좋다.
잠시 아래로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야 하는 것 같은데..
이 길을 걷는 것이 워낙 평화롭고도 안온해서 길 주위엔 무엇이 있는지
혹시라도 할미꽃이라도 보면 대박일 텐데...
할미꽃은 보지 못했지만 여러 야생화를 찾아내곤 혼자서 우쭐거리며
걸을 수 있는 구간. ㅋㅋ
진해를 두르는 산줄기라는 사실을 알리려 함인지
곳곳에서 진해가 가꾸어 놓은 치유의 숲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보였다.
그런데, 갈수록 진달래의 개체수도 증가하고 그 꽃들도 풍성해 보인다.
그런 길을 걷다보니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이 전혀 힘든 줄 모르겠다. 그리고
이 길은 어쩌면 반대방향으로 진행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할 정도로
지나 온 뒷 풍경이 엄청 좋다.
또다시 한 구릉을 올랐을 때 보이는 풍경.
조기 편백나무 조림지 끝에 있는 뾰족 봉우리가 덕주봉이 아닐까?
거리로나 위치로 덕주봉일 것이란 합리적인 생각이 맞는 것 같다.
왜냐하면 사각정자 뒤의 바위봉에 정상석 비슷한 것이 보이기 때문. 확인할 욕심에
잰걸음으로 접근해 갔다. 가까이 갈수록 정상석의 모습이 확연히 보여지고
오후 1시 50분. 이렇게 덕주봉 정상석과 마주했다.
오우~~ 이 멋진 모습이라니. 오랫만에 이 멋진 모습을 함께 보고
함께 공감할 그 누군가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
그래도 언제부턴지 혼산이 편해지고 좋아졌다. 괜한 감상은 그치고
안민고개를 향해 출발~~ 그런데, 저 앞에 보이는 산군이
장복산, 웅산, 시루봉, 마지막으로 천자봉으로 이어지는
그 유명한 진해 한바퀴 산인 모양이다.
저기도 언제 한 번 돌아보겠다는 의지를 세우고 아래를 보는 순간.
오메~~ 이건 덕룡산 주작산 못지 않은 디?
이 아기자기한 암릉길과 곳곳을 밝히는 환한 진달래꽃.
발걸음이 느려지고 자꾸만 뒤돌아봐 진다.
그런데, 급할 것도 없는데 굳이 관성적으로 걸어야 하는 건가?
덕주봉이 잘 보이는 길 옆 암반에 배낭을 내려놓고 주섬주섬 커피 한 잔을 만들어 손에 쥐고
철푸덕 앉아 지나온 길을 바라봤다. 바람~ 향기~ 슬슬.... 잠도 와?
에이 자는 것은 좀 그렇지? 벌떡 일어나 조 앞에 보이는 전망대로~~
이 전망봉에서 보이는 것들. 음~~
이것은 창원 한바퀴? 인데? 좋아 이곳도 가슴 한 켠에 저장.
이제부터 내림길이 시작되는 것 같다.
저 앞쪽으로 보이는 흰 능선이 모두 벚꽃 같아 보이는데 확신할 수 있는 것이
길 위로 점점 만발한 꽃을 매단 벚나무 가지가 터널을 이루어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마지막 조망터일 듯. 여기서 잠시
진해만을 바라보면서, 내림길을 그려보기로 했다. 조기 조 학교가...
진해남중과 중앙고일 테고, 그렇다면 경화역이 저기 정도?
아직 남은 내림길을 걸어 안민고개로 가다가
첫 번째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섰다. 그 길은
끝에 화장실로 매듭짓고 아래의 차도와 이어놨다. 차도 옆으로
나무데크로 된 길이 있는데, 그 위를
풍성하게 꽃을 피운 벚나무가 가지로 터널을 만들고 있었다.
이처럼 처음 갈라지는 길도 '진해드림로드'라는 이름이 있으니
이 길도 이름이 있을텐데... 암튼 가던 길 계속 걷다가
다시 나온 갈림길에서 진해중앙고를 향해 내려섰다. 에효~~ 꽃구경만 할 줄 알아서
스틱을 접어 배낭에 장착을 했는데.. 길이 가팔랐다. 암튼,
도시 근교 농지를 지나 중앙고 옆도 지나서 밑으로 밑으로 향한 뒤
드디어 옛 철길에 닿았다. 이곳이 그 유명한 벚꽃 터널 길.
그 본래의 기능은 잃었어도 여전히 사람을 모으고 있는 경화역.
역시, 그 본래의 기능 대신에 여전히 사람들에게 이로움을 주는 기차를 보면서
은퇴한 후에 가진 '놀고 즐기기'란 내 철학에 잘못됨은 없는 것인지
이리 저리 점검하면서 뒤돌아 섰다.
아직도 걷지 못한 철길에 미련을 둔 결과도 있지만, 집으로 데려다 줄
버스가 5시는 돼서야 바로 아래쪽에 있는 버스정류장에 온다고 했기 때문 이었다.
지금 시간 3시 40분. 여전한 기상을 뽐내는 건널목 차단기를 지나서
버스가 온다는 정류장 근처의 공원 벤취에 앉았다. 그리고 가진 벚꽃멍.
무려 한 시간하고도 20분인 기다림 시간도 길지 않았다.
여기 진해에는 작은 공원에 있는 벚꽃 조차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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