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청계산 _ 때마침 펼쳐진 뜻 밖의 설경. 본문

등산

청계산 _ 때마침 펼쳐진 뜻 밖의 설경.

mangsan_TM 2023. 1. 9. 08:07

 

 

 

2022년 1월 7일(토). 청계산에 다녀왔다.

청계산 등산지도

 

 

 

전철 신분당선을 타고 청계산입구역에서 내려

원터골굴다리 - 천개사 - 매봉 - 망경대 - 이수봉 - 국사봉 - 운중동으로 걸었다.

요즘 램불러 지도가 산행종료 시점보다 10여 분 전으로 기록된다. ㅜㅜ

 

 

 

3일 전 월악산에 다녀온 후유증이 아직 남아 있어서 가볍게 청계산을

다녀올 결심으로 간 산행이 대박 났다. 간밤에 내린 눈이  산 위에다 설국을 만들었을 줄이아...

 

 

 

가까운 산이니 만큼, 아침을 여유롭게 보내고 10시 47분 경에 청계산입구역으로 왔다. 

산행 준비를 마치고 원터골입구로 들어서서 천개사로 향했다. 

굴다리와 천개사 원경(오른쪽)

 

 

 

천개사를 지나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산길. 간밤에 비 또는 눈이 예보 됐었는데, 비가 왔는지

녹은 눈으로 길이 질퍽인다. 그래도 남녀노소 많은 분들이 열심히 산을 오르내리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인다.

 

 

 

개천사로부터는 깔딱고개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오름길. 그 오름을

 

 

 

40여 분 정도 오르면서 산행하기에 적당한 몸 컨디션을 갖추고 나면 나오는 평지 능선.

아마도 이 능선이 좀 더 높이 있다면 많은 사람이 뒤돌아갔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정자쉼터에 닿았다. 매봉으로 가는 길과 옛골, 원터골로 갈리는 오거리길. 단지

오르는 목적 이외에는 볼 것이 없는 계단길을 피해, 습관적으로 허릿길로 들어섰다. 그리고

 

 

 

아니 이게 웬일이래...?  전혀 기대하지도 예상하지도 못한 이 풍성한 눈이라니...?

 

 

 

마치 눈으로 덮혀있는 깊은 산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인 걸.

 

 

 

허릿길로 가다가 성남시가지를 바라보는 전망바위로 가기 위해 가던 길 

오른쪽으로 틀어서 산 윗쪽으로 올라간다. 눈으로 덮혀있었던 길을 다행히 잘 찾았다. 

 

 

 

그런데... 살짝 배가 고파 시간을 보니 이미 12시가 넘어간 시간. 주위의 설경도 좋아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예기치 않은 눈 구경과 함께 기분 좋은 점심을 가졌다. 그리고

 

 

 

누군가 이미 선점해 버린 전망바위에 올라가

 

 

 

말 그대로 전망을 했지만, 오늘은 전망 대신에 눈 구경. 이어서 

 

 

 

매봉으로 가는 길. 와우~~  어젯 밤 이후로 지난 사람이 없었나 보다.

가는 내내 내 걸음이 남기는 발자욱이 첫 발자욱이다.

 

 

 

그것 뿐일까? 나뭇가지에서 핀 눈꽃들은 또 어떻고?

 

 

 

세상에~~ 지난 번, 덕유산에서도 볼 수 없었던 눈꽃이라서 걸음을 디딜 수 없을 정도다.

 

 

 

좋을 때나 힘들 때나 Life goes on! 돌문바위 앞 길에 오르고

 

 

 

매바위로 가는 길 위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

이 흔치 않은 풍경에 어쩔줄 몰라 감탄을 하거나 사진으로 담거나 한다.

물론, 나도 그렇다. 그러니

 

 

 

정상석이 갖는 의미가 희박해 져서 매바위에서도

 

 

 

매봉에서도 정상석 보다는 눈을 찾아 이제는 망경대로 바쁘게 걷는다.

 

 

 

그래!!  이런 풍경! 이 길을 수 없이 지나다녔지만 오늘 만큼 감동적이었나?

 

 

 

여전히 기온이 올라가는 중이니 아마도 잠시 후면 눈이 녹아

 

 

 

이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연출할 것이다. 물론, 그 모습 또한 나름 멋스럽겠지만

 

 

 

어쩌면 찰나일 이 순간의 모습을 본다는 것은 순전한 복이 아닐 수 없다.

 

 

 

혈읍재에서 계단으로 올라 기존 길이 아닌 거친 곳으로 가야만 하는 망경대.  오늘은 굳이

위험한 그 길 대신에 오른쪽으로 우회를 해서 망경대 바로 아래로 지나는 루트를 잡았다.

 

 

 

이 길 역시 지나는 사람들이 드물어 깊은 산, 눈 길을 걷는 기분이 든다.

 

 

 

사실, 청계산 최고봉엔 국가시설이 있어서 망경대 밑을 지나는 것으로 정상을 갈음 하고

 

 

 

그 보다 조금 높이가 낮은 석기봉에 올라 정상놀이를 하곤 했는데, 

망경대 방향에서 본 석기봉의 모습

 

 

 

오늘 역시 그래야 할 것 같다.

석기봉으로 가다가 본 망경대의 모습

 

 

 

망경대와 석기봉은 그리 멀지 않아서 굳이 두 봉우리를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지만

우리의 선조들이 지닌 혜안 만큼은 인정하는 바여서 그 이유를 찾고 있는 중이다.

 

 

 

오후 1시 46분. 석기봉에 올라섰다. 이곳에선 멀리 광교산까지 보이는 조망 스팟이지만

오늘은 가까이 있는 이수봉 마저 흐릿하게 보인다.

석기봉에서 본 이수봉능선

 

 

 

산 바로 아래에 있는 과천 대공원의 모습도 역시나 흐릿하고...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하얀 눈을 걸친 망경대의 모습은 절경이라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을 하고

석기봉에서 본 망경대의 모습

 

 

 

이수봉으로 향했다. 석기봉에서 이수봉으로 갈 때, 혹은 이수봉에서 여기로 올 때

 

 

 

가파른 경사로 청계산 산행의 포인트가 되는 곳. 쭉쭉 뻗은 큰 소나무숲이 일품인 곳인데...

지금 소나무를 감싼 눈과 그 아래의 눈들이 펼치는 풍경이 작품 그 자체다.

 

 

 

석기봉에서 내려와 다시 이수봉으로 오른다. 계단 저 위가 청계사와 이수봉으로 갈리는 갈림길.

아직 과천 매봉을 거쳐 과천시로 가 보지 못했는데... 곧 갈것 같은 예감. 올라가

 

 

 

왼쪽 길을 이수봉에 도착을 하고, 걸어온 속도 그대로로 국사봉으로 향했다.

 

 

 

청계사 아랫쪽에 있는 청계산주차장에 차를 두고 청계사에서 이수봉을 거쳐

이곳 갈림길에서 다시 청계사로 내려섰던 적도 있었는데, 아주 오래된 기억이다.

 

 

 

이수봉과 국사봉은 35분에서 40분 거리. 약간의 높낮이가 있는 구릉길이라서

큰 힘은 들지 않았지만, 국사봉의 높이가 이수봉의 그것보다 높아서 막판에 힘을 짜내어

 

 

 

국사봉 정상석과 마주했다. 이제 막 오후 3시 5분이 되어가는 시간이었다.

 

 

 

잠시 쉼을 가진 후, 청계광주 종주길과 직각으로 꺾인 운중동으로 향했다.

이곳은 눈이 안 온건지 녹은건지... 길 왼쪽 사면에 있는 나뭇가지에서만 눈을 찾을 수 있었다.

 

 

 

운중동과 판교공원으로 가는 갈림길. 계속 이어가서 판교공원으로 가도

재미 있겠지만, 사람은 늘 만족함을 알아야 뭐든 오래 가는 것이니까. 오른쪽

 

 

 

운중동으로 가는 길로 제법 가파르게 내려간다. 그런데... 이곳은 벌써 눈이 다 녹았다.

청계산 윗 부분에서 본 설경이 꿈인 듯 하다. 게다가 질퍽이는 진흙탕 길.

 

 

 

다행인 것은 서울외곽순환도로 밑을 지나는 굴다리 부근에 물웅덩이가 있다는 것. 그곳에서

신발에 묻은 오물을 닦아내고 아이젠도 벗어 씻은 후 마을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을에 들어서면서 산행을 마쳤다. 시계를 보니 4시 5분.

 

 

약 9 km의 거리를 5시간 10분 정도 걸었나 보다. 물론, 눈에 홀린 시간을 포함해서.

정말 느닷없이 맞이한 청계산의 설경! 무척 오랫동안 기억에 담겨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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