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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계방산 _ 흰 눈을 덮고 있어야 제 매력이겠지만...

mangsan_TM 2023. 1. 12. 14:47

 

 

 

2023년 1월 11일(수). 홍천과 평창을 경계하는 계방산에 다녀왔다.

계방산 등산지도

 

 

 

산악회DUMI의 도움을 받아

운두령 - 1492봉(전망대) - 계방산 - 주목군락지 - 자동차야영장 - 아랫삼거리로 진행을 했다.

 

 

 

 

지난 번 예기치 않은 청계산의 설경을 감상 했듯이 계방산에서 그러기를... 하지만,

산행을 시작하는 운두령의 계단엔 이미 있던 눈도 없어진 상태. ㅜㅜ

운두령의 계방산 오르는 계단길

 

 

 

그나마 예전에 내렸던 눈이 아직도 길 위를 덮고 있어서 눈을 밟고 가는 재미를 주어 다행.

 

 

 

운두령에서 오른 계단부터 당분간 완만한 구릉길.

예보와는 달리 미세먼지가 없어서 계방산 정상이 가깝게 보인다.

 

 

 

눈도 없겠다 날도 푸근해서 아이젠 없이 등산하려 했건만...  역시 큰 산의 위엄은 무시 될 수 없는 법이지.

아직도 내림길엔 미끄러운 곳이 많아서 겸손한 자세로 아이젠을 장착하고 언덕배기를 내렸다.

 

 

 

이렇게 한 30분 정도 작은 동산을 넘고, 다시 시작되는 오름길.

 

 

 

여전히 완만한 오름이라서 주위의 풍경을 살뜰히 챙기면서 오른다. 헉! 꼭 뱁 같잖아?

하늘로 뻗지 못하고 내려 뻗쳐야만 하는 사연이라도 있는 겨?

 

 

 

어쭈? 거제수나무?? 불러보기도 처음인 걸?

거제수나무 : 한자로는 ‘황화수(黃樺樹)’ 또는 ‘황단목(黃檀木)’이라고도 부른다. 자작나무과로 자작나무보다 더 크게 자란다.

 

 

 

쉼터에 도착을 했다. 지금시간이 10시 32분.

운두령에서 여기까지 2.2km의 거리를 30분 정도 걸었으니 평지와 큰 차이가 없는 산길. 

 

 

 

 그렇지만, 고지가 무려 1577m인 이 산의 농도가 그저 이렇게 담담할 수야 없겠지. 길이 고개를 뻣빳히 세운

화사의 목처럼 속쳐 올라, 단숨에 오르기가 벅찼다. 아이고~~  오래 전에 그 때는 눈이

 

 

 

종아리 위까지 차오를 정도로 눈이 많았던 때. 엄청난 인파가 이 가파른 길 위에서 정체가 되어

손 시리고 발 시리고... 다행히 오늘은 날도 푹하고 눈도 적어 17분 만에 급경사를 올라 섰다.

 

 

 

이제부터는 완만한 능선길. 고도가 높은 곳이니 혹시라도 상고대가 남았을까 했지만

상고대 였을 잔해들만 나무 아래에 수북히 남겨져 있었다. 그렇지만

 

 

 

눈이 많이 없다고... 상고대가 없다고... 산을 여기까지 오른 기분이 나빠질리야 없지

그 좋은 기분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단지 더 두터워지지 않은 것 뿐.

 

 

 

아이고야 이렇게 가슴이 확 트이는데, 상고대가 없으면 또 어때? ^^

와~~  아무 생각없이 저기 저 산줄기 따라서 마냥 걷고 싶네.

 

 

 

11시 21분. 전망대에 올라섰다. 정말 대한민국 산 위에 있는 전망대들 중,

조망하기 좋은 전망대를 꼽으라면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지 않을까?

 

 

 

잘은 모르겠지만, 여기가 오대산국립공원 안에 있는 것이니까

저 멀리 있는 산줄기는 혹시, 오대산? 

 

 

 

이쪽 방향이면... 설마 저 멀리 보이는 것이 설악산?

오우~  볼수록 그렇게 보이는데? ㅋㅋㅋ 내게도 리플리 증후군 현상이 있는 갑네. 암튼,

 

 

 

산행 할 때, 번거로워서 폰 사진은 가급적 생략하는 나 조차도 폰으로 동영상을 쫠영케 하는 이곳.

 

 

 

이쪽이 남서쪽인가...?  완전 수묵화가 따로 없습니다. ^^

 

 

 

한참 동안의 조망놀이를 마치고 조 앞에 보이는 정상으로 출발!! 

허허허 조 앞이라고? 사실은 1km 정도가 되는 거리.

 

 

 

상고대가 있는 이 나무터널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환상 그 자체이지 않을까? 여보슈~~

 

 

 

그 때는 이런 눈사과는 없는 겨! 지금으로도 충분해!

오래 걷고 싶으면 짐은 가벼히 해야지!

 

 

 

오르면서 찾아낸 풍경. 저기 풍력발전기(흰색원)가 있는 곳이 운두령이고 그 옆으로

이어지는 능선. 오우~~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죄다 보이네?

 

 

 

아마도 누군가도 나처럼 그 모습을 보고 가슴이 웅장해졌나 보다. 나야 표현이 서투니

할 수 없지만, 그 사람은 벅찬 가슴을 이렇게 눈 위에다 표현한 것 같구나.

 

 

 

전망대에서 정상까지는 산길 1km라는 거리가 무색할 정도로 아주 완만한 구릉길. 그래서

 

 

 

전망대에서 정상석과 마주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아주 여유롭게 걸었는데도

2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모처럼 정상석 주위에 사람이 없어 인증을 하고

 

 

 

온 길을 되짚어 살펴봤다. 지도 상으론 운두령과 이어진 산줄기가

보래봉과 홍정산으로 이어졌던데...  한번 걷고 싶은 욕망이 꿈틀 거린다.

 

 

 

날은 따듯해 졌지만, 바람이 거세져서 체온이 급격히 떨어져 가는 느낌.

서둘러 주목군락지 방향으로 가다가 바람이 잦은 따시한 장소를 발견하고

 

 

 

멀리 산그림자들을 감상하면서 점심을 가졌다. 엇? 산봉우리에 흰 선?

스키장 슬로프 같은데...? 그럼 저 산이 발왕산?

 

 

 

김밥 한 줄과 커피 한 잔으로 약 20여 분의 점심을 마치고

12시. 하산을 시작 한다. 그런데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부는지

 

 

 

이 주목나무 잎을 스치는 소리가 주변을 얼릴 듯한 기세다. 엇? 그런데.. 저기

보이는 봉우리가 서산칭구가 다녀왔다는 소계방산인가 본데?

 

 

 

그 때 다녀온 사진에서 본 그 칭구가 살짝 줄을 넘은 곳이 이 삼거리란 느낌도 들고...

언젠간 나도 가 볼테지만, 오늘은 자동차야영장으로...

 

 

 

이제부터 본격적인 내림길. 이 길 주변이 주목이 사는 기후 조건에 걸맞는 곳인지

노동계곡과 맞닿기까지  많은 주목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사실,

 

 

 

 

 주목의 모습이야 상고대와 어우러진 모습이 더 잘 어울리지만,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 가는 주목이 주는 기운은 눈이 없어도 매 한가지다.

 

 

 

노동계곡 상류에서 중류로 접어들면서 완만해 지는 길.

 

 

 

아직도 자동차 야영장까지는 꽤 긴 거리를 가야 하지만

 

 

 

계곡을 따르다 건너다 하는 길이 거의 평지 수준이고, 게다가 곧

 

 

 

임도와 만난다. 오랜 기억의 파편 중 하나는 지금 보다는 덜 정비가 됐던

눈 덮힌 이 길을 지겹게 걸어내려 갔던 것인데... 지금은 그를 대비해서 아이젠을 벗고

 

 

 

주변을 샅샅이 훓어보면서 내려가고 있다. 그런데... 이런 것도 있었나?

돌탑도 아니고... 첨성대는 더군다나 아니고...  뭔가가 들어서려나?

 

 

 

아직은 윗삼거리가 멀리 있는 지점. 차바큇자국이 있는 것으로 봐 차도 같은데...

이 시간에 한 무리의 등산객이 보였다. 아니 지금 시간에 계방산 까지 오르시나요? 옙!!

 

 

 

ㅋㅋㅋ 그렇 만도 했다. 윗삼거리에 도착한 지금 시간이 겨우 오후 1시 20분.

높은 산을 높은 곳에서 시작하여 거저먹다시피 올랐는데, 내림길에 소요된 시간도 겨우 1시간 20분이다.

윗삼거리와 근처의 자동차야영장

 

 

 

이승복 생가. 어쩌면 옛 군사정부의 건전하지 못한 사상놀음에 이용됐을 지 몰라

 

 

 

예전에 한 번 본 것으로 충분하니 그냥 지나치려다가... 

그놈의 호기심으로 잠시 들려 건성으로 둘러보고 

 

 

 

마을길을 따라 민박촌을 지나고 넓다란 농지도 지나 한 30여 분 걸어서 만난

 

 

 

귀틀집 옆 아랫삼거리. 주차장은 아랫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이 귀틀집 너머에

 

 

 

넓직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도착한 시간은 1시 51분.

 

잘 정돈이 된 화장실에 들어가 땀을 씻어내면서 산행을 마쳤다.

산의 규모에 비해 그다지 어렵지 않게 다녀올 수 있는 산. 이곳이 하얗게 눈 덮힌 그 어느날, 친우들과의 행복하고 즐거운 산행을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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